[특파원 리포트] 오늘은 아프가니스탄, 내일은 타이완?…거세지는 中 공세

입력 2021.08.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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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곳, 두말 할 나위없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입니다. 아프가니스탄과 80km 가량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탈레반 정권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 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남긴 공백을 메우고 존재감과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한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적 화해와 재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 문제는 여전히 골치거립니다.

7월 28일 중국 텐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포함한 탈레반 지도자들을 만나" '동투르기스탄 이슬람 운동'(ETIM) 등 모든 테러 단체와 탈레반이 선을 긋고 지역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바란다" 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탈레반은 "어떤 세력도 아프간 영토를 이용해 중국에 불리한 행위를 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 CNN 방송은 중국의 안보 리스크가 중국 국경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정책'으로 중국은 중앙아시아에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데 따른 파급효과가 중국 국경을 넘어 더 넓은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전략적 이익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프간 탈출 주민 가득 태운 카타르행 미군 수송기 (출처: 연합뉴스)아프간 탈출 주민 가득 태운 카타르행 미군 수송기 (출처: 연합뉴스)

■ 오늘은 아프간, 내일은 타이완?

그런데 단순히 '신장 위구르' 지역 문제로 국한될 것 같았던 이번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에 대한 여파가 중국 내에서는 '타이완'으로 번지는 모양샙니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아프간 정부의 붕괴는 전 세계인들에게 미국의 신뢰도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켰고, 미국이 거추장스러운 동맹에 대해서는 무한정 배려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외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아프간 함락의 여파로 타이완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며 타이완 매체들에서는 미국이 타이완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도 보도했습니다.

또 미국이 동맹을 버린 것은 아프간이 처음이 아니며 다음은 타이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 기사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 '아프가니스탄에서 얻어야 할 교훈?'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군 철군에 따른 탈레반의 아프간 함락에 대해 '미국 패권 쇠락의 종이 울렸다' , '미국은 종이 호랑이' 라며 연일 미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수주의 성격이 강한 환구시보는 '타이완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얻어야 할 교훈' 이라는 내용의 글을 실었습니다.

1975년 사이공에서 미국 철수(사진 왼쪽), 2021년 카불에서 미국 철수 (사진 오른쪽) (출처: 바이두)1975년 사이공에서 미국 철수(사진 왼쪽), 2021년 카불에서 미국 철수 (사진 오른쪽) (출처: 바이두)

환구시보는 한마디로 미국의 아프간 철군이 카불 정권의 빠른 전멸을 불러왔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1975년 미국의 남베트남 동맹 포기, 사이공 함락, 미국의 긴급 철수는 물론 2019년 미국이 시리아 북부에서 철수하면서 동맹인 쿠르드족을 버렸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아프간 정권 포기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의존도가 높은 타이완에 큰 충격을 줬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애견 '챔피언'이 죽자 위로의 글을 보냈던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아프간 사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의 입장에서 타이완은 동아시아에서 가성비가 높은 동맹이라며 무기와 소,돼지 고기 판매를 통해 돈만 벌고 손해를 안보는 거래 관계라고 분석했습니다.

타이완 해협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타이완군은 몇 시간 내에 무너지고 미군의 지원도 이뤄지지 않아 결국 항복할 것이며 고위 관리들이 비행기를 타고 도주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의 최선의 선택은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가지 않는 것이며 이를 위해 중국에 대항하는 노선을 조정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 "타이완, 아프간이 아니다"

중국 언론들의 타이완에 대한 잇따른 보도에 대해 '타이완은 아프간이 아니다' 라며 반박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쑤전창 타이완 행정원장 (출처: 중스신원왕)쑤전창 타이완 행정원장 (출처: 중스신원왕)

쑤전창 타이완 행정원장은 아프간의 정세가 어지러운 것은 내부 정세가 먼저 어지러웠기 때문이고, 내부 안정과 질서가 유지된다면 타이완을 침략하려는 어떠한 무력에도 대항할 수 있다며 "살해당하거나 감금당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 반드시 이 땅을 지켜낼 것이다" 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중국과 타이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 발트해 3국 가운데 한곳인 리투아니아가 타이완 대표부를 설치하겠다고 하자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자국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중국에 있는 리투아니아 대사를 소환하라고 압박하는 등 중국은 타이완에 대해서는 신장 위구르 만큼이나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이후 타이완이 '다음 차례'가 될지, 중국 매체들의 추측이 맞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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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오늘은 아프가니스탄, 내일은 타이완?…거세지는 中 공세
    • 입력 2021-08-18 07:00:06
    특파원 리포트

요즘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곳, 두말 할 나위없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입니다. 아프가니스탄과 80km 가량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탈레반 정권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 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남긴 공백을 메우고 존재감과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한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적 화해와 재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 문제는 여전히 골치거립니다.

7월 28일 중국 텐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포함한 탈레반 지도자들을 만나" '동투르기스탄 이슬람 운동'(ETIM) 등 모든 테러 단체와 탈레반이 선을 긋고 지역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바란다" 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탈레반은 "어떤 세력도 아프간 영토를 이용해 중국에 불리한 행위를 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 CNN 방송은 중국의 안보 리스크가 중국 국경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정책'으로 중국은 중앙아시아에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데 따른 파급효과가 중국 국경을 넘어 더 넓은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전략적 이익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프간 탈출 주민 가득 태운 카타르행 미군 수송기 (출처: 연합뉴스)
■ 오늘은 아프간, 내일은 타이완?

그런데 단순히 '신장 위구르' 지역 문제로 국한될 것 같았던 이번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에 대한 여파가 중국 내에서는 '타이완'으로 번지는 모양샙니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아프간 정부의 붕괴는 전 세계인들에게 미국의 신뢰도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켰고, 미국이 거추장스러운 동맹에 대해서는 무한정 배려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외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아프간 함락의 여파로 타이완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며 타이완 매체들에서는 미국이 타이완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도 보도했습니다.

또 미국이 동맹을 버린 것은 아프간이 처음이 아니며 다음은 타이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 기사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 '아프가니스탄에서 얻어야 할 교훈?'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군 철군에 따른 탈레반의 아프간 함락에 대해 '미국 패권 쇠락의 종이 울렸다' , '미국은 종이 호랑이' 라며 연일 미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수주의 성격이 강한 환구시보는 '타이완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얻어야 할 교훈' 이라는 내용의 글을 실었습니다.

1975년 사이공에서 미국 철수(사진 왼쪽), 2021년 카불에서 미국 철수 (사진 오른쪽) (출처: 바이두)
환구시보는 한마디로 미국의 아프간 철군이 카불 정권의 빠른 전멸을 불러왔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1975년 미국의 남베트남 동맹 포기, 사이공 함락, 미국의 긴급 철수는 물론 2019년 미국이 시리아 북부에서 철수하면서 동맹인 쿠르드족을 버렸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아프간 정권 포기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의존도가 높은 타이완에 큰 충격을 줬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애견 '챔피언'이 죽자 위로의 글을 보냈던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아프간 사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의 입장에서 타이완은 동아시아에서 가성비가 높은 동맹이라며 무기와 소,돼지 고기 판매를 통해 돈만 벌고 손해를 안보는 거래 관계라고 분석했습니다.

타이완 해협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타이완군은 몇 시간 내에 무너지고 미군의 지원도 이뤄지지 않아 결국 항복할 것이며 고위 관리들이 비행기를 타고 도주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의 최선의 선택은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가지 않는 것이며 이를 위해 중국에 대항하는 노선을 조정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 "타이완, 아프간이 아니다"

중국 언론들의 타이완에 대한 잇따른 보도에 대해 '타이완은 아프간이 아니다' 라며 반박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쑤전창 타이완 행정원장 (출처: 중스신원왕)
쑤전창 타이완 행정원장은 아프간의 정세가 어지러운 것은 내부 정세가 먼저 어지러웠기 때문이고, 내부 안정과 질서가 유지된다면 타이완을 침략하려는 어떠한 무력에도 대항할 수 있다며 "살해당하거나 감금당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 반드시 이 땅을 지켜낼 것이다" 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중국과 타이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 발트해 3국 가운데 한곳인 리투아니아가 타이완 대표부를 설치하겠다고 하자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자국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중국에 있는 리투아니아 대사를 소환하라고 압박하는 등 중국은 타이완에 대해서는 신장 위구르 만큼이나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이후 타이완이 '다음 차례'가 될지, 중국 매체들의 추측이 맞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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