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AZ 잔여백신 괜찮을까?…“본인 희망따라 접종” vs “심각한 우려”

입력 2021.08.18 (19:41) 수정 2021.08.1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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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SNS를 통한 잔여백신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였지만,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잔여 백신의 대부분이 아스트라제네카인데, 신청자가 없어서 병원에서 아깝게 버려지는 경우가 속출했습니다.

희귀혈전증 부작용 때문에 지난 7월 1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는 50살 이상에서만 맞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49살 이하는 잔여백신이 있어도 접종 연령 제한 때문에 아예 신청을 할 수가 없었고, 접종이 이미 진행 중인 50대는 굳이 잔여백신을 찾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은 지난 13일부터 의료기관 예비명단을 통해 30살 이상 희망자에 한해 접종이 허용됐고, 17일부터는 SNS 당일 예약을 통해서도 접종이 가능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 “30살 이상 희망자 접종 가능”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권고 연령을 50살 이상으로 유지하되, 국내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 등을 고려해 30살 이상 연령층 중 희망자에 한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기회를 부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30살 이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연령을 낮춘 이유는 4차 유행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접종 속도를 신속하게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를 30살 이상이 접종해도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첫째, 제약사의 임상시험,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는 주요 27개국과 국제기구의 검증을 거쳤고, 우리나라에서도 식약처의 허가 과정을 거쳐 18살 이상에서 접종 가능한 것으로 허가가 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둘째,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으로 인한 희귀 혈전증 발생 사례는 총 3건으로, 다른 나라에 비하면 발생률이 극히 드문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셋째, 무엇보다도 희귀혈전 발생의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접종의 이득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호주에서도 델타 변이 등 방역 상황이 변함에 따라 60살 이상이었던 접종 권고 연령을 18살 이상으로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근거들을 바탕으로 아스트라제네카를 30살 이상에서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경우 접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입장입니다.

■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 “30살 이상 접종 심각한 우려”

이에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해 50살 이상의 접종 권고 연령과 희망자에 한해서 30살 이상의 접종 기회 부여 연령의 차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의협은 질병청이 지난 11일에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후 이상반응 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특히 50살 미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은 다른 백신에 비해 예방적 효과 대비 백신 관련 이상 반응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희망자라고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고려되기에는 위험하다고 우려했습니다.

18~29세에서 ①아스트라제네카의 이상반응 비율이 ②화이자보다 2배 가까이 높다.18~29세에서 ①아스트라제네카의 이상반응 비율이 ②화이자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란셋 ‘Lancet’에 발표 된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에서 자가 보고된 데이터 분석 결과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55살 이하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모두에서 전신 부작용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이자 1차 접종 후 55살 이하에서는 21%, 55살 초과에서는 11%가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전신 부작용을 보고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 후 55살 이하에서는 47%가, 55살 초과에서는 31%가 전신 부작용을 보고했습니다. 국소 부작용의 보고도 55살 이하에서 더 많았습니다.


즉,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률 대비 부작용 비율이 다른 백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됐고, 전신 및 국소 부작용 발생 위험성이 더욱 높은 “50살 미만 인구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게 의협의 입장입니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주장도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의 근거도 양쪽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결국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의 문제인데, 그 접점이 30살 이상 가운데 “희망자”의 접종인 셈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을 선택하기 전, 예방 접종의 이득과 부작용에 대해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포그래픽: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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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40대 AZ 잔여백신 괜찮을까?…“본인 희망따라 접종” vs “심각한 우려”
    • 입력 2021-08-18 19:41:12
    • 수정2021-08-18 19:41:26
    취재K
한 때 SNS를 통한 잔여백신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였지만,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잔여 백신의 대부분이 아스트라제네카인데, 신청자가 없어서 병원에서 아깝게 버려지는 경우가 속출했습니다.

희귀혈전증 부작용 때문에 지난 7월 1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는 50살 이상에서만 맞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49살 이하는 잔여백신이 있어도 접종 연령 제한 때문에 아예 신청을 할 수가 없었고, 접종이 이미 진행 중인 50대는 굳이 잔여백신을 찾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은 지난 13일부터 의료기관 예비명단을 통해 30살 이상 희망자에 한해 접종이 허용됐고, 17일부터는 SNS 당일 예약을 통해서도 접종이 가능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 “30살 이상 희망자 접종 가능”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권고 연령을 50살 이상으로 유지하되, 국내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 등을 고려해 30살 이상 연령층 중 희망자에 한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기회를 부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30살 이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연령을 낮춘 이유는 4차 유행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접종 속도를 신속하게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를 30살 이상이 접종해도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첫째, 제약사의 임상시험,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는 주요 27개국과 국제기구의 검증을 거쳤고, 우리나라에서도 식약처의 허가 과정을 거쳐 18살 이상에서 접종 가능한 것으로 허가가 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둘째,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으로 인한 희귀 혈전증 발생 사례는 총 3건으로, 다른 나라에 비하면 발생률이 극히 드문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셋째, 무엇보다도 희귀혈전 발생의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접종의 이득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호주에서도 델타 변이 등 방역 상황이 변함에 따라 60살 이상이었던 접종 권고 연령을 18살 이상으로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근거들을 바탕으로 아스트라제네카를 30살 이상에서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경우 접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입장입니다.

■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 “30살 이상 접종 심각한 우려”

이에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해 50살 이상의 접종 권고 연령과 희망자에 한해서 30살 이상의 접종 기회 부여 연령의 차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의협은 질병청이 지난 11일에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후 이상반응 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특히 50살 미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은 다른 백신에 비해 예방적 효과 대비 백신 관련 이상 반응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희망자라고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고려되기에는 위험하다고 우려했습니다.

18~29세에서 ①아스트라제네카의 이상반응 비율이 ②화이자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란셋 ‘Lancet’에 발표 된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에서 자가 보고된 데이터 분석 결과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55살 이하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모두에서 전신 부작용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이자 1차 접종 후 55살 이하에서는 21%, 55살 초과에서는 11%가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전신 부작용을 보고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 후 55살 이하에서는 47%가, 55살 초과에서는 31%가 전신 부작용을 보고했습니다. 국소 부작용의 보고도 55살 이하에서 더 많았습니다.


즉,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률 대비 부작용 비율이 다른 백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됐고, 전신 및 국소 부작용 발생 위험성이 더욱 높은 “50살 미만 인구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게 의협의 입장입니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주장도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의 근거도 양쪽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결국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의 문제인데, 그 접점이 30살 이상 가운데 “희망자”의 접종인 셈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을 선택하기 전, 예방 접종의 이득과 부작용에 대해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포그래픽: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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