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우진, 경찰청장에 승진 청탁’ 의문의 메모…“법조 브로커”

입력 2021.08.18 (21:38) 수정 2021.08.18 (22: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윤 전 서장은 뇌물 사건 수사가 진행중이던 2014년 쯤, 측근 최 씨의 소개로 영종도의 한 호텔 건축 사업에도 투자했습니다.

이후 호텔을 매각해 주인이 바뀌었는데, 윤 전 서장이 경찰 인사 청탁에 개입했다는 투서 형식의 메모가 호텔 사무실에서 발견됐습니다.

우한울 기자가 이 메모를 입수했습니다.

[리포트]

인천국제공항에 바로 인접한 3성급 호텔.

개업식 사진에 윤우진 씨 모습이 보입니다.

윤 전 서장은 2014년 쯤 측근 최 씨 소개로 알게된 건축주 정 모 씨와 함께 호텔 사업에 투자했습니다.

정 씨는 2017년 호텔을 매각했는데 두고간 문서 더미에서 메모 한 장이 발견됐습니다.

제목 '경찰청장 건'.

윤 서장 외 몇몇이 정기적으로 돈을 걷어 경찰청장에게 거마비로 줬다, 인사 청탁을 하고 이를 청장이 들어줘 다른 사람의 공평한 진급기회를 박탈했다고 돼 있습니다.

경위에서 경감 승진이라고 특정했습니다.

또 음주한 경찰의 징계 강도도 조정했다고 적었습니다.

건축주 정 씨는 본인이 쓴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정 모 씨/OO 호텔 전 건축주 : "그것도 전혀 사실이 아닌 얘기가 나와서... 지금 무슨 글로 봤다는 거 아닙니까. 제가 글 쓰기. 제가 글을 쓴 적이 없는데."]

부동산 업자 A씨는 비슷한 이야기를 윤 전 서장한테서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사업가 : "인사를 하러 500만 원을 들고 집으로 찾아왔었다. (경찰이?) 경찰이. 본인은 2,000만 원가량을 썼는데 500만 원을 들고 와서 돌려보냈다. 내가 거지냐, 내가 쓴 돈이 2,000만 원인데. 기분 나쁜 표시를 했다는 말 들었죠."]

이런 청탁의 배경은 검찰과 경찰 고위층들과의 친분이라고도 했습니다.

A씨의 수첩입니다.

2017년 여름부터 2년 동안 윤 전 서장과 스무 차례 넘게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자리엔 검경 전현직 고위인사들이 나왔고 이때마다 계산을 했다고 했습니다.

[A씨/사업가 : "(검사 일행이) 다섯 명이었던 걸로 기억을 하고 있고, 고기도 굽고 굴비도 있고 한 식사 자리였고, 와인을 갖고 오셨고. 그게 부족해서 한 병 더 시켜서 와인을 먹었고. (얼마 정도였던가요?) 한 80만 원가량 나왔던 거 같은데."]

A씨는 윤 전 서장이 일종의 '사건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A씨/사업가 : "(그런 뒷배경을 보고 윤우진 씨한테 기업인들이 많이 사건을 의뢰하는 것 같았나요?) 네, 그러는 거 같았습니다. 본인도 또 아주 당연한 것처럼 얘기했는데요."]

A씨는 지난해 11월, 검찰에 이런 의혹을 진술했지만, 별다른 조사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기 인사로 조사가 다소 지연됐고 A 씨의 진술은 기록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지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윤우진, 경찰청장에 승진 청탁’ 의문의 메모…“법조 브로커”
    • 입력 2021-08-18 21:38:42
    • 수정2021-08-18 22:12:08
    뉴스 9
[앵커]

윤 전 서장은 뇌물 사건 수사가 진행중이던 2014년 쯤, 측근 최 씨의 소개로 영종도의 한 호텔 건축 사업에도 투자했습니다.

이후 호텔을 매각해 주인이 바뀌었는데, 윤 전 서장이 경찰 인사 청탁에 개입했다는 투서 형식의 메모가 호텔 사무실에서 발견됐습니다.

우한울 기자가 이 메모를 입수했습니다.

[리포트]

인천국제공항에 바로 인접한 3성급 호텔.

개업식 사진에 윤우진 씨 모습이 보입니다.

윤 전 서장은 2014년 쯤 측근 최 씨 소개로 알게된 건축주 정 모 씨와 함께 호텔 사업에 투자했습니다.

정 씨는 2017년 호텔을 매각했는데 두고간 문서 더미에서 메모 한 장이 발견됐습니다.

제목 '경찰청장 건'.

윤 서장 외 몇몇이 정기적으로 돈을 걷어 경찰청장에게 거마비로 줬다, 인사 청탁을 하고 이를 청장이 들어줘 다른 사람의 공평한 진급기회를 박탈했다고 돼 있습니다.

경위에서 경감 승진이라고 특정했습니다.

또 음주한 경찰의 징계 강도도 조정했다고 적었습니다.

건축주 정 씨는 본인이 쓴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정 모 씨/OO 호텔 전 건축주 : "그것도 전혀 사실이 아닌 얘기가 나와서... 지금 무슨 글로 봤다는 거 아닙니까. 제가 글 쓰기. 제가 글을 쓴 적이 없는데."]

부동산 업자 A씨는 비슷한 이야기를 윤 전 서장한테서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사업가 : "인사를 하러 500만 원을 들고 집으로 찾아왔었다. (경찰이?) 경찰이. 본인은 2,000만 원가량을 썼는데 500만 원을 들고 와서 돌려보냈다. 내가 거지냐, 내가 쓴 돈이 2,000만 원인데. 기분 나쁜 표시를 했다는 말 들었죠."]

이런 청탁의 배경은 검찰과 경찰 고위층들과의 친분이라고도 했습니다.

A씨의 수첩입니다.

2017년 여름부터 2년 동안 윤 전 서장과 스무 차례 넘게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자리엔 검경 전현직 고위인사들이 나왔고 이때마다 계산을 했다고 했습니다.

[A씨/사업가 : "(검사 일행이) 다섯 명이었던 걸로 기억을 하고 있고, 고기도 굽고 굴비도 있고 한 식사 자리였고, 와인을 갖고 오셨고. 그게 부족해서 한 병 더 시켜서 와인을 먹었고. (얼마 정도였던가요?) 한 80만 원가량 나왔던 거 같은데."]

A씨는 윤 전 서장이 일종의 '사건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A씨/사업가 : "(그런 뒷배경을 보고 윤우진 씨한테 기업인들이 많이 사건을 의뢰하는 것 같았나요?) 네, 그러는 거 같았습니다. 본인도 또 아주 당연한 것처럼 얘기했는데요."]

A씨는 지난해 11월, 검찰에 이런 의혹을 진술했지만, 별다른 조사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기 인사로 조사가 다소 지연됐고 A 씨의 진술은 기록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지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