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차는 지금 ‘확진자 이송 중’…업무 폭증에 응급이송 ‘구멍’

입력 2021.08.19 (12:38) 수정 2021.08.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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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는 응급상황에서도 119구급차는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한 소방공무원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입니다.

소방 자원이 코로나 관련 업무에 대거 투입되면서, 정작 주 업무인 응급환자 돌봄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는 호소였는데요.

정말 그런 건지, 최유경 기자가 현장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급출동 48 범계역 3번 출구.”]

출동 명령이 내려지자 소방관들은 방호복부터 입기 시작합니다.

고열이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눈 보호 장비까지 중무장해야 합니다.

[“(갈게요.) 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을 때는 병원을 찾는 데 매번 애를 먹습니다.

단순 골절 환자도 일단 열이 나면 음압병실로 보내야 하기에 몇 시간씩 대기하는 경우도 흔한 일입니다.

[박지운/안양소방서 구급대 : “병원들에서 다 자리가 없다고 하셔서 한 40군데 정도 넘게 전화까지 해본 적이 있는데 저희 관할 밖으로 벗어나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이송 시간이 많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송 뒤에는 40분씩 걸리는 구급차 소독도 부담입니다.

[배재훈/안양소방서 구급대 : “그 시간 동안에 차량이 출동할 수 없는 상태인데, 만약에 인근에 다른 구급 상황이 발생하면 멀리 있는 차량이 출동하게 됩니다.”]

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조사 결과, 지난해 구급활동 시간과 이동 거리가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해 12월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홍기정/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임상부교수 : “단순 발열 환자 이송이나 이런 종류에 투입되는 거는 오히려 진짜 중증 응급환자 이송에는 문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겁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구급차로 이송된 의심·확진 환자는 모두 30만여 명.

게다가, 전국 구급차의 11%는 예방접종센터에 묶여 있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진옥/ 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조사연구팀장 :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있는 관점에서는 이제 민간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응급환자들을 제대로 이송할 수 있는 핵심 인력들이 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하고….”]

소방청은 국가 재난 상황인 만큼 코로나19 환자 이송을 적극 지원하면서도 지자체가 민간업체로 대체하면 소방 자원 지원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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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9구급차는 지금 ‘확진자 이송 중’…업무 폭증에 응급이송 ‘구멍’
    • 입력 2021-08-19 12:38:52
    • 수정2021-08-19 12:47:10
    뉴스 12
[앵커]

‘이제는 응급상황에서도 119구급차는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한 소방공무원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입니다.

소방 자원이 코로나 관련 업무에 대거 투입되면서, 정작 주 업무인 응급환자 돌봄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는 호소였는데요.

정말 그런 건지, 최유경 기자가 현장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급출동 48 범계역 3번 출구.”]

출동 명령이 내려지자 소방관들은 방호복부터 입기 시작합니다.

고열이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눈 보호 장비까지 중무장해야 합니다.

[“(갈게요.) 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을 때는 병원을 찾는 데 매번 애를 먹습니다.

단순 골절 환자도 일단 열이 나면 음압병실로 보내야 하기에 몇 시간씩 대기하는 경우도 흔한 일입니다.

[박지운/안양소방서 구급대 : “병원들에서 다 자리가 없다고 하셔서 한 40군데 정도 넘게 전화까지 해본 적이 있는데 저희 관할 밖으로 벗어나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이송 시간이 많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송 뒤에는 40분씩 걸리는 구급차 소독도 부담입니다.

[배재훈/안양소방서 구급대 : “그 시간 동안에 차량이 출동할 수 없는 상태인데, 만약에 인근에 다른 구급 상황이 발생하면 멀리 있는 차량이 출동하게 됩니다.”]

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조사 결과, 지난해 구급활동 시간과 이동 거리가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해 12월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홍기정/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임상부교수 : “단순 발열 환자 이송이나 이런 종류에 투입되는 거는 오히려 진짜 중증 응급환자 이송에는 문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겁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구급차로 이송된 의심·확진 환자는 모두 30만여 명.

게다가, 전국 구급차의 11%는 예방접종센터에 묶여 있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진옥/ 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조사연구팀장 :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있는 관점에서는 이제 민간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응급환자들을 제대로 이송할 수 있는 핵심 인력들이 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하고….”]

소방청은 국가 재난 상황인 만큼 코로나19 환자 이송을 적극 지원하면서도 지자체가 민간업체로 대체하면 소방 자원 지원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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