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터 ‘2차 장마’…다음주까지 폭우 ‘비상’

입력 2021.08.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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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광복절이 지나자 바깥 공기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기운마저 감도는데요. 한낮의 더위도 습도가 낮아지며 견딜만해 졌습니다.

'이대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나.' 궁금하신 분들도 많으시죠. 그런데 아직은 아닙니다. 진짜 가을로 가기 위한 관문, '2차 장마'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 일본 규슈 일주일 동안 1,000mm·중국 남부 3시간 만에 300mm 폭우

우리나라에서는 이른 가을을 느끼는 동안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에서는 물난리가 났습니다.

지난 11~12일 중국 내 누적 강수량(위)과 11~17일 일본 내 누적 강수량(아래)지난 11~12일 중국 내 누적 강수량(위)과 11~17일 일본 내 누적 강수량(아래)

먼저 위 그림에서 붉은 원으로 표시된 지역은 중국 후베이성 쑤이저우시 일대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12일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단 3시간 동안 373.3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1시간에 100mm의 폭우만 쏟아져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런 비가 3시간 동안 이어진 겁니다.

아래 그림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일본 전역에 내린 비의 양입니다. 보시면 일본 가장 서쪽에 있는 규슈 지역이 대부분 짙은 붉은 색으로 표시됐는데요. 나가사키와 사가현 일대에 일주일 새 최고 천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 일본·중국에 폭우 뿌린 비구름의 정체는?

이미 초여름 장마 때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났던 지역들인데요. 여름이 끝나가는 이맘때 또 폭우가 쏟아진 이유는 뭘까요?

지난 12일 천리안 2A 위성 영상지난 12일 천리안 2A 위성 영상

두 나라에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2일 천리안 2A호 위성이 촬영한 구름 모습입니다. 중국 남부에서 남해상, 일본에 걸쳐 동서로 긴 띠 구름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마치 7월 초 장마 때와 비슷한 모습이죠. 바로 '2차 장마' 비구름입니다. '2차 장마'는 '가을 장마'라고도 불리는데요. 한여름 더위가 지난 뒤 가을로 넘어갈 무렵 비가 자주 내리는 현상을 뜻합니다.

더운 공기가 북쪽으로 치고 올라갈 때 생기는 초여름의 '1차 장마'와 달리, '2차 장마'는 찬 공기가 남쪽으로 밀고 내려올 때 형성됩니다. 여름의 더운 공기가 한순간에 물러나지 않고 찬 공기와 힘겨루기를 하게 되면, 그 사이에서 띠 구름이 만들어져 정체하면서 2차 장마가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


■ '2차 장마' 주말 한반도 북상…다음 주까지 잦은 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2차 장마는 해에 따라 아예 나타나지 않는 해도 있는가 하면, 오히려 1차 장마보다 강하고 길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구름대가 한반도에서 벗어난 채 정체하다가 물러가면 올해는 2차 장마 없이 가을을 맞이하게 될 텐데요. 올해도 여름이 쉽사리 물러나진 않을 모양입니다.

오는 토요일(21일) 예상된 구름 및 기압계 현황(자료 : 기상청)오는 토요일(21일) 예상된 구름 및 기압계 현황(자료 : 기상청)

이번 주말부터 2차 장마가 시작됩니다. 그동안 한반도 상공을 덮고 있던 찬 공기가 물러가고 오는 토요일(21일)부터 저기압과 함께 정체전선이 한반도로 북상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입니다.

기상청 예보를 보면 토요일 새벽에 제주와 남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중부지방은 일요일 오후면 비가 그치겠지만, 남부지방은 사정이 다릅니다. 다음 주 후반까지 일주일 이상 길게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합니다.

중국 남부와 일본 규슈에 폭우를 뿌린 정체전선이 남해안을 오르내리며 남부지방에 비를 뿌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정체전선, 저기압이 다가올 때마다 중부지방까지 세를 확장하며 비를 쏟아낼 거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입니다.


■ 언제, 어디에 집중호우 쏟아질까?

다만, 기상청은 다음 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북쪽의 찬 공기가 어디까지 남하하는지에 따라 비 오는 구역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정확히 언제, 어느 지역에, 얼마나 많은 비가 올지는 알기 어렵다는 얘기인데요.

'그래서 결론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거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실 텐데요. 그렇더라도 일본과 중국에 막대한 양의 비를 뿌린 구름대가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건 매우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대비 없이 일본과 중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를 맞게 된다면 피해는 불 보듯 뻔합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 때 취약한 시설물을 살피고, 배수구를 막고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미리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게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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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부터 ‘2차 장마’…다음주까지 폭우 ‘비상’
    • 입력 2021-08-19 15:33:06
    취재K

올해도 광복절이 지나자 바깥 공기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기운마저 감도는데요. 한낮의 더위도 습도가 낮아지며 견딜만해 졌습니다.

'이대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나.' 궁금하신 분들도 많으시죠. 그런데 아직은 아닙니다. 진짜 가을로 가기 위한 관문, '2차 장마'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 일본 규슈 일주일 동안 1,000mm·중국 남부 3시간 만에 300mm 폭우

우리나라에서는 이른 가을을 느끼는 동안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에서는 물난리가 났습니다.

지난 11~12일 중국 내 누적 강수량(위)과 11~17일 일본 내 누적 강수량(아래)
먼저 위 그림에서 붉은 원으로 표시된 지역은 중국 후베이성 쑤이저우시 일대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12일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단 3시간 동안 373.3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1시간에 100mm의 폭우만 쏟아져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런 비가 3시간 동안 이어진 겁니다.

아래 그림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일본 전역에 내린 비의 양입니다. 보시면 일본 가장 서쪽에 있는 규슈 지역이 대부분 짙은 붉은 색으로 표시됐는데요. 나가사키와 사가현 일대에 일주일 새 최고 천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 일본·중국에 폭우 뿌린 비구름의 정체는?

이미 초여름 장마 때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났던 지역들인데요. 여름이 끝나가는 이맘때 또 폭우가 쏟아진 이유는 뭘까요?

지난 12일 천리안 2A 위성 영상
두 나라에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2일 천리안 2A호 위성이 촬영한 구름 모습입니다. 중국 남부에서 남해상, 일본에 걸쳐 동서로 긴 띠 구름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마치 7월 초 장마 때와 비슷한 모습이죠. 바로 '2차 장마' 비구름입니다. '2차 장마'는 '가을 장마'라고도 불리는데요. 한여름 더위가 지난 뒤 가을로 넘어갈 무렵 비가 자주 내리는 현상을 뜻합니다.

더운 공기가 북쪽으로 치고 올라갈 때 생기는 초여름의 '1차 장마'와 달리, '2차 장마'는 찬 공기가 남쪽으로 밀고 내려올 때 형성됩니다. 여름의 더운 공기가 한순간에 물러나지 않고 찬 공기와 힘겨루기를 하게 되면, 그 사이에서 띠 구름이 만들어져 정체하면서 2차 장마가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


■ '2차 장마' 주말 한반도 북상…다음 주까지 잦은 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2차 장마는 해에 따라 아예 나타나지 않는 해도 있는가 하면, 오히려 1차 장마보다 강하고 길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구름대가 한반도에서 벗어난 채 정체하다가 물러가면 올해는 2차 장마 없이 가을을 맞이하게 될 텐데요. 올해도 여름이 쉽사리 물러나진 않을 모양입니다.

오는 토요일(21일) 예상된 구름 및 기압계 현황(자료 : 기상청)
이번 주말부터 2차 장마가 시작됩니다. 그동안 한반도 상공을 덮고 있던 찬 공기가 물러가고 오는 토요일(21일)부터 저기압과 함께 정체전선이 한반도로 북상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입니다.

기상청 예보를 보면 토요일 새벽에 제주와 남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중부지방은 일요일 오후면 비가 그치겠지만, 남부지방은 사정이 다릅니다. 다음 주 후반까지 일주일 이상 길게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합니다.

중국 남부와 일본 규슈에 폭우를 뿌린 정체전선이 남해안을 오르내리며 남부지방에 비를 뿌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정체전선, 저기압이 다가올 때마다 중부지방까지 세를 확장하며 비를 쏟아낼 거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입니다.


■ 언제, 어디에 집중호우 쏟아질까?

다만, 기상청은 다음 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북쪽의 찬 공기가 어디까지 남하하는지에 따라 비 오는 구역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정확히 언제, 어느 지역에, 얼마나 많은 비가 올지는 알기 어렵다는 얘기인데요.

'그래서 결론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거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실 텐데요. 그렇더라도 일본과 중국에 막대한 양의 비를 뿌린 구름대가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건 매우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대비 없이 일본과 중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를 맞게 된다면 피해는 불 보듯 뻔합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 때 취약한 시설물을 살피고, 배수구를 막고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미리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게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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