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철조망 너머로 아기 던진 엄마들

입력 2021.08.20 (15: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카불 공항 담 너머로 미군에게 아기를 건네는 모습카불 공항 담 너머로 미군에게 아기를 건네는 모습

아프가니스탄 탈출이 쉽지 않자 아기라도 살리기 위해 아기 엄마가 철조망 너머로 아기를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은 아프가니스탄의 한 호텔에서 3m 이상 돼 보이는 철조망에 막혀 진입이 어려워지자 일부 아기 엄마들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철조망 너머에서 경비를 서는 군인들에게 아기를 던졌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영국군이 지키는 호텔 철조망 너머에서 시민들이 머리 위로 아기를 옮기는 모습영국군이 지키는 호텔 철조망 너머에서 시민들이 머리 위로 아기를 옮기는 모습

이 호텔은 영국이 자국민과 관계자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공수부대원들이 지키도록 한 곳입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자 시민들은 이곳으로 몰려들어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던져진 아기들은 영국 군인이 받아냈지만, 일부는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에 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영국군 관계자는 "아프가니스탄 엄마들은 절박했다. 탈레반의 폭행을 견디면서도 '내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외치며 철조망 반대편에 있는 우리에게 아기를 던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던져진 아기 몇 명은 철조망 위에 떨어졌다"면서 "그 후에 일어난 일은 끔찍했다. 나중에 밤이 되자 모든 부대원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습니다.

카불 공항 담을 넘는 소녀카불 공항 담을 넘는 소녀

탈출하려는 시민들로 가득 찬 카불 공항 내부탈출하려는 시민들로 가득 찬 카불 공항 내부

수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린 아프간 시민들도 공항 담 너머에 있는 미국군에게 아기를 먼저 건넸습니다.

공항에는 아프간을 벗어나려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군중을 해산시키려는 총성이 울리고 사망자까지 나오는 등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공항 운영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공항에 진입조차 못 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공항은 미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공항으로 가는 검문소 등은 탈레반이 장악해 아프간 시민들의 출국길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탈레반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민간인을 폭행하거나 여권이나 서류를 찢어 공항으로 가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카불을 장악한 뒤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외국군에 협조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포용과 변화를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이후 시위대와 언론인, 여성을 향해 총을 겨누고 대대적인 탄압에 나서면서 공포 정치가 20년 만에 돌아온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철조망 너머로 아기 던진 엄마들
    • 입력 2021-08-20 15:56:24
    취재K
카불 공항 담 너머로 미군에게 아기를 건네는 모습
아프가니스탄 탈출이 쉽지 않자 아기라도 살리기 위해 아기 엄마가 철조망 너머로 아기를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은 아프가니스탄의 한 호텔에서 3m 이상 돼 보이는 철조망에 막혀 진입이 어려워지자 일부 아기 엄마들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철조망 너머에서 경비를 서는 군인들에게 아기를 던졌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영국군이 지키는 호텔 철조망 너머에서 시민들이 머리 위로 아기를 옮기는 모습
이 호텔은 영국이 자국민과 관계자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공수부대원들이 지키도록 한 곳입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자 시민들은 이곳으로 몰려들어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던져진 아기들은 영국 군인이 받아냈지만, 일부는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에 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영국군 관계자는 "아프가니스탄 엄마들은 절박했다. 탈레반의 폭행을 견디면서도 '내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외치며 철조망 반대편에 있는 우리에게 아기를 던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던져진 아기 몇 명은 철조망 위에 떨어졌다"면서 "그 후에 일어난 일은 끔찍했다. 나중에 밤이 되자 모든 부대원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습니다.

카불 공항 담을 넘는 소녀
탈출하려는 시민들로 가득 찬 카불 공항 내부
수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린 아프간 시민들도 공항 담 너머에 있는 미국군에게 아기를 먼저 건넸습니다.

공항에는 아프간을 벗어나려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군중을 해산시키려는 총성이 울리고 사망자까지 나오는 등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공항 운영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공항에 진입조차 못 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공항은 미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공항으로 가는 검문소 등은 탈레반이 장악해 아프간 시민들의 출국길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탈레반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민간인을 폭행하거나 여권이나 서류를 찢어 공항으로 가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카불을 장악한 뒤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외국군에 협조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포용과 변화를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이후 시위대와 언론인, 여성을 향해 총을 겨누고 대대적인 탄압에 나서면서 공포 정치가 20년 만에 돌아온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