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소비는↓ 가격은 인상? 가격결정제도 손보나

입력 2021.08.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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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우유 소비량 줄어드는데, 우유 가격은 오른다고?
- 정부, 낙농업계와 ‘가격 구조 개편안’ 논의 검토


요즘 장보기 무섭다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특히 라면, 계란 등 우리와 친숙한 먹거리들의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요.

우유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다음달(9월)부터 1ℓ당 21원씩 오르면서, 우유를 시작으로 우유 관련 제품 가격도 연달아 오르는 이른바 '밀크인플레이션(우유제품발 물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가격 인상과는 별개로 우유 소비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6.3㎏으로, 1999년 24.6㎏ 이후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소비가 줄어드는데도 우유 가격은 계속 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 수요·공급 관계없이 생산비 반영하는 '원유가격연동제'


우유 소비는 꾸준히 줄어드는데도 우유 가격이 인상되는 이유는 2013년에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 로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입니다.

원유가격연동제는 2011년 당시 구제역 파동 이후 낙농가들이 큰 타격을 입자 정부가 수급 안정을 위해 도입한 제도입니다.

낙농업은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수 없는 업종입니다. 계절적 요인 등으로 만약에 시중에서 우유 소비량이 줄었다고 탄력적으로 젖소 수를 줄이거나 우유을 적게 생산할 수는 없기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아도는 우유를 처분하기위해 분유를 많이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유마저도 저출산 여파로 소비는 줄고 있어 유가공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원유를 생산하는 축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사료 공급, 착유기와 같은 설비 투자, 축사 운영 등 소를 키우는데 필요한 많은 인프라를 갖춰야하는 장치산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구제역과 같은 예기치 않은 동물 감염병이 번질 경우 낙농가는 운영비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래서 정부는 최소 비용을 보전해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이른바 '원유가격연동제'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수요와 공급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원유 생산비용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적용해 원유 가격을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낙농진흥회는 원유 가격을 2년에 한 번씩 인상해왔고 지난해 원유를 리터 당 21원을 인상하기로 결정했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가격 인상을 유예한 바 있습니다.

지금 그 유예기간이 만료 되면서 원래 올리기로 한 리터 당 21원이 올라야 하는 시점이 온 겁니다.

■ 정부 "낙농업체와 계속해서 논의할 계획"

정부는 이러한 가격 결정 구조에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유 소비는 계속 줄고 있는데 우유 가격이 오르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지난 1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현행 ‘원유가격연동제’의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유예기간에 정부는 낙농진흥회와 함께 원유가격연동제 개편에 대해 논의하려 했지만, 낙농가의 반대로 진척은 없었습니다.

정부는 낙농가에 가격인상을 연말까지 좀 더 유예를 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낙농가에서 이를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유 가격이 다음달부터 인상되면 흰 우유는 물론 초코우유, 바나나 우유 와 같은 가공유들의 가격도 당연히 오릅니다. 여기에 더해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이나 과자, 커피 그리고 아이스크림 등 2차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합니다. 이른바 우유값 인상이 다른 제품들의 가격 인상을 부추겨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전반적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체감 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유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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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 소비는↓ 가격은 인상? 가격결정제도 손보나
    • 입력 2021-08-22 09:02:13
    취재K
- 우유 소비량 줄어드는데, 우유 가격은 오른다고?<br />- 정부, 낙농업계와 ‘가격 구조 개편안’ 논의 검토

요즘 장보기 무섭다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특히 라면, 계란 등 우리와 친숙한 먹거리들의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요.

우유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다음달(9월)부터 1ℓ당 21원씩 오르면서, 우유를 시작으로 우유 관련 제품 가격도 연달아 오르는 이른바 '밀크인플레이션(우유제품발 물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가격 인상과는 별개로 우유 소비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6.3㎏으로, 1999년 24.6㎏ 이후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소비가 줄어드는데도 우유 가격은 계속 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 수요·공급 관계없이 생산비 반영하는 '원유가격연동제'


우유 소비는 꾸준히 줄어드는데도 우유 가격이 인상되는 이유는 2013년에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 로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입니다.

원유가격연동제는 2011년 당시 구제역 파동 이후 낙농가들이 큰 타격을 입자 정부가 수급 안정을 위해 도입한 제도입니다.

낙농업은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수 없는 업종입니다. 계절적 요인 등으로 만약에 시중에서 우유 소비량이 줄었다고 탄력적으로 젖소 수를 줄이거나 우유을 적게 생산할 수는 없기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아도는 우유를 처분하기위해 분유를 많이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유마저도 저출산 여파로 소비는 줄고 있어 유가공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원유를 생산하는 축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사료 공급, 착유기와 같은 설비 투자, 축사 운영 등 소를 키우는데 필요한 많은 인프라를 갖춰야하는 장치산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구제역과 같은 예기치 않은 동물 감염병이 번질 경우 낙농가는 운영비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래서 정부는 최소 비용을 보전해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이른바 '원유가격연동제'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수요와 공급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원유 생산비용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적용해 원유 가격을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낙농진흥회는 원유 가격을 2년에 한 번씩 인상해왔고 지난해 원유를 리터 당 21원을 인상하기로 결정했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가격 인상을 유예한 바 있습니다.

지금 그 유예기간이 만료 되면서 원래 올리기로 한 리터 당 21원이 올라야 하는 시점이 온 겁니다.

■ 정부 "낙농업체와 계속해서 논의할 계획"

정부는 이러한 가격 결정 구조에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유 소비는 계속 줄고 있는데 우유 가격이 오르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지난 1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현행 ‘원유가격연동제’의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유예기간에 정부는 낙농진흥회와 함께 원유가격연동제 개편에 대해 논의하려 했지만, 낙농가의 반대로 진척은 없었습니다.

정부는 낙농가에 가격인상을 연말까지 좀 더 유예를 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낙농가에서 이를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유 가격이 다음달부터 인상되면 흰 우유는 물론 초코우유, 바나나 우유 와 같은 가공유들의 가격도 당연히 오릅니다. 여기에 더해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이나 과자, 커피 그리고 아이스크림 등 2차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합니다. 이른바 우유값 인상이 다른 제품들의 가격 인상을 부추겨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전반적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체감 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유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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