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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플러스] 선 넘는 언론…취재의 자유는 어디까지?
입력 2021.08.22 (23:21) 수정 2021.08.22 (23:32) 질문하는 기자들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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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언론인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언론인의 윤리의식이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MBC 기자가 신분을 사칭해서 무리하게 취재를 벌이다가 경찰에 입건된 건데요. 이같은 취재 윤리 위반은 한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취재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 것인지 김효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을 비롯해 수조 원 대 부동산을 소유한 의문의 인물을 추적한 '그것이 알고 싶다' <강남 땅부자 박 회장> 편.

박 회장이 머물던 요양병원 직원 50대 김 모 씨는 이 방송을 기점으로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녹취>김00
"누가 (당직실에) 빼꼼히 들어오더라고요, 늦은 밤에. '방송국에서 나왔는데요.' 그래가지고. 저는 (박 회장) 돈이 국가에 귀속돼야 될 돈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저 위에 있으니까 가서 취재해봐라. 702호인가 있다'고 이야기를 해줬거든요.”

요양병원 원장은 박 회장의 가족.

김 씨는 피해가 걱정돼 취재협조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방송분>
"여기 있어요. 저번에도 왔다 갔어요. 쫓아다니는 사람 피해서, 한 2주 됐나? 7층에 있어요. 7층."

<녹취>김00
"아, 이게 뭐야…. 아이고, 큰일 났다! 내가 위험하지만, 취재를 해보라고 소스만 준 거예요. 근데 왜 거기다가 아무 상관도 없는 내 목소리를 넣냐고요."

음성변조가 약하게 된 탓에 병원에선 김 씨의 목소리를 알아챘고, 방송 한 달 만에 직장을 잃었습니다.

<녹취>김00
"관계자가 저한테 와가지고 이렇게 (영상을) 보여주면서, ‘아니, 반장님, 이 목소리라고 다들 이야기를 하고 그런데 왜 이런 걸 하셨냐'고. 제보자 색출하려고 했고, 권고사직 형식으로 나왔는데, 뭐 어차피 내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으니까.”

제작진은 언론중재의견서에서 "미리 녹취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허락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방송을 한 점, 김 씨가 실직한 상황에 대해 송구하다”고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방송사의 잘못으로 명백한 피해를 봤지만, 배상을 받기까지는 쉽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방송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서야 6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1,500만 원을 방송 2년 만에 받았습니다.

인터뷰한 내용이 당초 설명 들은 취지와 다르게 사용돼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소수자 자녀를 지지하는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지난해 9월 한 일간지와 이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기자의 설명에 어렵게 응한 인터뷰였습니다.

그렇게 발간된 신문.

“자녀의 동성애 커밍아웃에 말로 표현 못할 고통을 느꼈죠”

이 기사 옆에는‘변태적 쾌락'이라거나 ‘위험한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기사가 연달아 배치됐고, 약속과 달리 성소수자들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인터뷰가 소화됐습니다.

‘기자에게 속았다'고 생각한 부모들이 소송에 나서자 해당 매체는 8달 만에 사과문을 실었습니다.

녹취> 신문사 편집국장(음성변조)
"기자가 개인적으로 잘못 전달을 받았는지 아니면 본인의 지향하는 바가 저희 회사 입장과 달랐는지 거기까지는 확인을 못 했는데, 기자 교육 문제라든지 매뉴얼이나 이런 것에서 보완하려고 하는 중이에요.”

위법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합니다.

국민의힘 윤석렬 씨의 부인인 김건희 씨 논문 의혹을 취재하던 MBC 기자와 PD.

김 씨의 논문 지도교수를 찾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경찰이라며 취재를 시도했습니다.

윤석렬 캠프 측에서 해당 기자를 형사고발했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경찰'을 언급한 부분은 공무원 사칭 혐의가, '주소'를 물어 정보를 얻으려 한 부분은 강요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수사를 하고 있는 경기북부경찰청은 "고발장에 경찰이라며 겁을 주고, 답변을 강요한 것으로 돼 있다”며 “기자가 출석한 후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MBC는 취재진이 MBC 사규를 위반했고, 기자협회의 강령도 어겼다며 해당 기자는 정직 6개월, PD는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언론사들이 모두 무리하게 취재하는 건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일부 언론사들은 어떤 이유로 이렇게 선을 넘게 되는 걸까요?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당시 서울시청 국장 방에 몰래 들어가서 성범죄 관련 서류를 촬영한 조선일보 기자가 있었습니다.

해당 기자는 불법 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는데요.

해당 기자는 법정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지난 1월(음성 대역)
"일에 대한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었고, 큰 물의를 일으킨 점 압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성숙한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선처 바랍니다"

결국 경쟁심에 그랬다는 건데요.

기자들은 여러 취재윤리 가운데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저희 질문하는기자들 팀이 2003년부터 격년으로 언론진흥재단이 조사한 언론인 인식조사 15년치를 분석해봤습니다.

취재원과의 약속 파기와 금품 수수는 용인하면 안 된다는 답변이 꾸준히 많은 반면 신분 은폐나 위장취업은 다소 용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2013년을 기점으로 기존에 용인되던 부분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대답이 늘었습니다.

기자 출신 언론학자 남재일 교수는 탐사보도를 중시하는 기자들이 늘면서 신분 은폐나 위장취업을 용인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합니다.

<인터뷰>남재일/경북대 신방과 교수
"최근 한 20년 사이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과거에는 객관성, 정확성을 굉장히 중시했는데, 시간이 뒤로 흐르면서 언론의 어떤 사회적인 개입, 사회 정의에 대해서 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 언론 보도 형식으로 보면 탐사성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게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취재방식이 인정받으려면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남재일/경북대 신방과 교수
“(기자들이) 본인이 내 보도가 과연 진짜 상업적이고 기자 개인의 어떤 직업적인 욕망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이게 사회 공익에 더 충실한 건지 이런 거를 좀 성찰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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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질문하는 기자들 Q의 열정 담당 김효신 기자의 열정적인 취재 잘 봤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효신: 열정 기자 김효신입니다. 열정.

김솔희: 김효신 기자는요. 탐사 취재 부문에 오래 있었잖아요? 탐사 취재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위장 잠입을 해야 한다든가 이런 상황들이 올 것 같아요. 많이 해보셨죠?

김효신: 사실 이제 탐사라는 거 자체가 접근하기 힘든 인물이라든지 사회적 고발을 하는 게 탐사보도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취재를 갔을 때 기자님 어서 오십시오, 여기서 취재하십시오, 이런 데는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위험을 무릅쓰고 잠입하고 이렇게 되는 건데.

제가 사실 지난해 초에 주가조작 아이템을 했었어요. 3달 동안 주가조작 단원으로 활동을 했었거든요. 거기에 계시는 분들은 다 저를 주가조작 단원으로 알고 계셨죠. 그런데 저희가 취재 말미에 취재윤리상 밝히도록 되어 있어요. 그래서 KBS 기자 명함을 주면서 KBS 김효신입니다, 했더니 해당 업체에서 저를 경찰에 신고했어요.

김솔희: 난리 났겠죠.

김효신: 그렇죠. 업무 방해 혐의로 신고를 했어요, 되려. 그쪽은 범죄자 집단인데. 경찰이 출동해서 저를 잡아갔어요. 그래서 제가 조사를 받고 곤혹을 치렀는데 사실 피해구조 목적이었거든요.

기자 입장에서도 아쉬운 점이 개인의 욕심, 특종 욕심이라든 지 아니면 취재윤리 자체가 과거에 머물러 있다보니까 단순과실스럽게 실수 내지는 문제를 일으키는 건데 사실 언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앞서 말했던 김영란법보다 이게 더 크거든요. ‘나를 만난 기자가 나를 속이고 내 인터뷰를 이상하게 내?’ 그거거든요.

김솔희: 경찰을 사칭해서 취재를 했던 MBC의 경우에 그래도 바로 사죄를 했어요.

유현재: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내부조사위원회, MBC에서 이렇게 빨리 꾸려져서 결정도 6개월, 6개월 이렇게 해서 결정을 내려주셨잖아요. 그런데 이거 굉장히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 보시면 결정의 핵심 내용을 보면 거주에 대한 확인 이외의 목적은 없다고 판단되었다,라고 해서 6개월 정지, 감봉 징계를 내린 건데.

이 말은 즉 살펴보면 거주 확인 정도는 탐사 취재 영역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해서 이렇게 결정을 내린 것 같아요. 이게 보면 이익형량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기자가 탐사 취재를 해요. 그러면 공익성을 생각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그 공익성과 혹시 취재 대상이 되는 사람한테 피해가 갈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두 개를 한번 비교해 보는 거예요. 어느 쪽의 추가 무거워지는가. 앞으로 김효신 기자님 포함해서 굉장히 많은 기자분들이 그런 상황을 맞닥뜨릴 거예요. 그때 아마 이 판례는 아니겠습니다마는, 굉장히 중요한 판단 준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이동구: 옛날에 우리가 이제 자동차, 우리나라 초창기 자동차들은 ABS 브레이크 이런 것도 없었고 에어백도 없었고 측면 바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그다음에 점점 더 경제가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졌고 국가의 규제도 높아졌고 그런데 또 동시에 그 자동차를 제조하는 제조사들의 역량도 커졌거든요.

그런데 언론사는 그 언론소비자들의 요구 수준도 높아졌고 그 다음에 사회 전반적인 감수성도 높아졌지만 언론사의 기사를 제작하는 시스템 자체는 얼마나 그러면 따라왔는가, 시대를저는 따라오지 못한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기사를 제작하고 송출하는 어떤 체계의, 이것의 선진화 없이 그냥 단순히 개개인 기자들의 감수성이 문제다? 윤리의식이 부족하다? 기자들이 기레기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저는 그렇게만 보는 거는 굉장히 문제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솔희: 늘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참. 국민의 알 권리,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어느 선까지 취재 자유를 허용해야 하는지, 어느 선까지 보장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고민은 정말 더 깊을 것 같아요.

김효신: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됩니까? 지침을 좀 고민할 시간이 없습니다. 데일리기자들의 일과를 설명 드리자면 아침에 9, 10시에 출근하면 아이템 발제를 해서 채택이 되면 낮에 현장 취재를 나가서 4, 5시면 복귀를 하거든요. 6시, 7시면 기사를 마감해서 늦으면 9시 뉴스에 나가잖아요.

그러면 팩트체크할 시간이 두세 시간밖에 없어요. 그러면 팩트체크하기도 힘든데 언론윤리헌장을 꺼내서 몇 조? 이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기자협회 윤리강령에도 ‘우리는 취재 과정에서 항상 정당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하며’. 어떻게 하라는 얘기야? 그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다같이 해줘야 하는데 기자 개인한테 맡기는 게 상당한 부담이더라고요.

유현재: 저도 윤리 강령, 원칙, 이런 거 찾아봤거든요.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이게 강령 과잉 정도예요. 그러니까 아주 구체적으로 지금은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MBC 케이스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 케이스가 있잖아요.

백과사전 같아도 상관없어요. 굉장히 두껍고, 이러이러한 상황인데. 해외 케이스, 법적으로 가고 이런 사례까지 빡빡하게 해두면 아무리 바빠도 내일 만약에 취재다, 그런데 진짜로 도움이 되면 그거는 살펴볼 수 있죠.

이게 뭔가 내놨을 때 기자들이 지킬 수 있게 뭔가를 마련하지 않으면. 정책 효용성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공허한 게 없어요. 그러니까 그 부분은 아마 서로가 고민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솔희: 이제는 일부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언론 전체가 언론윤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새기고 되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세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동구: 감사합니다.

김솔희: 미디어 생태계가 정화되는 그날까지 질문하는 기자들 Q의 질문은 계속됩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5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Q플러스] 선 넘는 언론…취재의 자유는 어디까지?
    • 입력 2021-08-22 23:21:27
    • 수정2021-08-22 23:32:03
    질문하는 기자들Q
[앵커]

언론인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언론인의 윤리의식이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MBC 기자가 신분을 사칭해서 무리하게 취재를 벌이다가 경찰에 입건된 건데요. 이같은 취재 윤리 위반은 한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취재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 것인지 김효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을 비롯해 수조 원 대 부동산을 소유한 의문의 인물을 추적한 '그것이 알고 싶다' <강남 땅부자 박 회장> 편.

박 회장이 머물던 요양병원 직원 50대 김 모 씨는 이 방송을 기점으로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녹취>김00
"누가 (당직실에) 빼꼼히 들어오더라고요, 늦은 밤에. '방송국에서 나왔는데요.' 그래가지고. 저는 (박 회장) 돈이 국가에 귀속돼야 될 돈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저 위에 있으니까 가서 취재해봐라. 702호인가 있다'고 이야기를 해줬거든요.”

요양병원 원장은 박 회장의 가족.

김 씨는 피해가 걱정돼 취재협조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방송분>
"여기 있어요. 저번에도 왔다 갔어요. 쫓아다니는 사람 피해서, 한 2주 됐나? 7층에 있어요. 7층."

<녹취>김00
"아, 이게 뭐야…. 아이고, 큰일 났다! 내가 위험하지만, 취재를 해보라고 소스만 준 거예요. 근데 왜 거기다가 아무 상관도 없는 내 목소리를 넣냐고요."

음성변조가 약하게 된 탓에 병원에선 김 씨의 목소리를 알아챘고, 방송 한 달 만에 직장을 잃었습니다.

<녹취>김00
"관계자가 저한테 와가지고 이렇게 (영상을) 보여주면서, ‘아니, 반장님, 이 목소리라고 다들 이야기를 하고 그런데 왜 이런 걸 하셨냐'고. 제보자 색출하려고 했고, 권고사직 형식으로 나왔는데, 뭐 어차피 내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으니까.”

제작진은 언론중재의견서에서 "미리 녹취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허락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방송을 한 점, 김 씨가 실직한 상황에 대해 송구하다”고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방송사의 잘못으로 명백한 피해를 봤지만, 배상을 받기까지는 쉽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방송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서야 6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1,500만 원을 방송 2년 만에 받았습니다.

인터뷰한 내용이 당초 설명 들은 취지와 다르게 사용돼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소수자 자녀를 지지하는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지난해 9월 한 일간지와 이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기자의 설명에 어렵게 응한 인터뷰였습니다.

그렇게 발간된 신문.

“자녀의 동성애 커밍아웃에 말로 표현 못할 고통을 느꼈죠”

이 기사 옆에는‘변태적 쾌락'이라거나 ‘위험한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기사가 연달아 배치됐고, 약속과 달리 성소수자들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인터뷰가 소화됐습니다.

‘기자에게 속았다'고 생각한 부모들이 소송에 나서자 해당 매체는 8달 만에 사과문을 실었습니다.

녹취> 신문사 편집국장(음성변조)
"기자가 개인적으로 잘못 전달을 받았는지 아니면 본인의 지향하는 바가 저희 회사 입장과 달랐는지 거기까지는 확인을 못 했는데, 기자 교육 문제라든지 매뉴얼이나 이런 것에서 보완하려고 하는 중이에요.”

위법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합니다.

국민의힘 윤석렬 씨의 부인인 김건희 씨 논문 의혹을 취재하던 MBC 기자와 PD.

김 씨의 논문 지도교수를 찾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경찰이라며 취재를 시도했습니다.

윤석렬 캠프 측에서 해당 기자를 형사고발했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경찰'을 언급한 부분은 공무원 사칭 혐의가, '주소'를 물어 정보를 얻으려 한 부분은 강요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수사를 하고 있는 경기북부경찰청은 "고발장에 경찰이라며 겁을 주고, 답변을 강요한 것으로 돼 있다”며 “기자가 출석한 후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MBC는 취재진이 MBC 사규를 위반했고, 기자협회의 강령도 어겼다며 해당 기자는 정직 6개월, PD는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언론사들이 모두 무리하게 취재하는 건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일부 언론사들은 어떤 이유로 이렇게 선을 넘게 되는 걸까요?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당시 서울시청 국장 방에 몰래 들어가서 성범죄 관련 서류를 촬영한 조선일보 기자가 있었습니다.

해당 기자는 불법 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는데요.

해당 기자는 법정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지난 1월(음성 대역)
"일에 대한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었고, 큰 물의를 일으킨 점 압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성숙한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선처 바랍니다"

결국 경쟁심에 그랬다는 건데요.

기자들은 여러 취재윤리 가운데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저희 질문하는기자들 팀이 2003년부터 격년으로 언론진흥재단이 조사한 언론인 인식조사 15년치를 분석해봤습니다.

취재원과의 약속 파기와 금품 수수는 용인하면 안 된다는 답변이 꾸준히 많은 반면 신분 은폐나 위장취업은 다소 용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2013년을 기점으로 기존에 용인되던 부분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대답이 늘었습니다.

기자 출신 언론학자 남재일 교수는 탐사보도를 중시하는 기자들이 늘면서 신분 은폐나 위장취업을 용인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합니다.

<인터뷰>남재일/경북대 신방과 교수
"최근 한 20년 사이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과거에는 객관성, 정확성을 굉장히 중시했는데, 시간이 뒤로 흐르면서 언론의 어떤 사회적인 개입, 사회 정의에 대해서 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 언론 보도 형식으로 보면 탐사성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게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취재방식이 인정받으려면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남재일/경북대 신방과 교수
“(기자들이) 본인이 내 보도가 과연 진짜 상업적이고 기자 개인의 어떤 직업적인 욕망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이게 사회 공익에 더 충실한 건지 이런 거를 좀 성찰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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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질문하는 기자들 Q의 열정 담당 김효신 기자의 열정적인 취재 잘 봤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효신: 열정 기자 김효신입니다. 열정.

김솔희: 김효신 기자는요. 탐사 취재 부문에 오래 있었잖아요? 탐사 취재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위장 잠입을 해야 한다든가 이런 상황들이 올 것 같아요. 많이 해보셨죠?

김효신: 사실 이제 탐사라는 거 자체가 접근하기 힘든 인물이라든지 사회적 고발을 하는 게 탐사보도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취재를 갔을 때 기자님 어서 오십시오, 여기서 취재하십시오, 이런 데는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위험을 무릅쓰고 잠입하고 이렇게 되는 건데.

제가 사실 지난해 초에 주가조작 아이템을 했었어요. 3달 동안 주가조작 단원으로 활동을 했었거든요. 거기에 계시는 분들은 다 저를 주가조작 단원으로 알고 계셨죠. 그런데 저희가 취재 말미에 취재윤리상 밝히도록 되어 있어요. 그래서 KBS 기자 명함을 주면서 KBS 김효신입니다, 했더니 해당 업체에서 저를 경찰에 신고했어요.

김솔희: 난리 났겠죠.

김효신: 그렇죠. 업무 방해 혐의로 신고를 했어요, 되려. 그쪽은 범죄자 집단인데. 경찰이 출동해서 저를 잡아갔어요. 그래서 제가 조사를 받고 곤혹을 치렀는데 사실 피해구조 목적이었거든요.

기자 입장에서도 아쉬운 점이 개인의 욕심, 특종 욕심이라든 지 아니면 취재윤리 자체가 과거에 머물러 있다보니까 단순과실스럽게 실수 내지는 문제를 일으키는 건데 사실 언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앞서 말했던 김영란법보다 이게 더 크거든요. ‘나를 만난 기자가 나를 속이고 내 인터뷰를 이상하게 내?’ 그거거든요.

김솔희: 경찰을 사칭해서 취재를 했던 MBC의 경우에 그래도 바로 사죄를 했어요.

유현재: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내부조사위원회, MBC에서 이렇게 빨리 꾸려져서 결정도 6개월, 6개월 이렇게 해서 결정을 내려주셨잖아요. 그런데 이거 굉장히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 보시면 결정의 핵심 내용을 보면 거주에 대한 확인 이외의 목적은 없다고 판단되었다,라고 해서 6개월 정지, 감봉 징계를 내린 건데.

이 말은 즉 살펴보면 거주 확인 정도는 탐사 취재 영역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해서 이렇게 결정을 내린 것 같아요. 이게 보면 이익형량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기자가 탐사 취재를 해요. 그러면 공익성을 생각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그 공익성과 혹시 취재 대상이 되는 사람한테 피해가 갈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두 개를 한번 비교해 보는 거예요. 어느 쪽의 추가 무거워지는가. 앞으로 김효신 기자님 포함해서 굉장히 많은 기자분들이 그런 상황을 맞닥뜨릴 거예요. 그때 아마 이 판례는 아니겠습니다마는, 굉장히 중요한 판단 준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이동구: 옛날에 우리가 이제 자동차, 우리나라 초창기 자동차들은 ABS 브레이크 이런 것도 없었고 에어백도 없었고 측면 바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그다음에 점점 더 경제가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졌고 국가의 규제도 높아졌고 그런데 또 동시에 그 자동차를 제조하는 제조사들의 역량도 커졌거든요.

그런데 언론사는 그 언론소비자들의 요구 수준도 높아졌고 그 다음에 사회 전반적인 감수성도 높아졌지만 언론사의 기사를 제작하는 시스템 자체는 얼마나 그러면 따라왔는가, 시대를저는 따라오지 못한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기사를 제작하고 송출하는 어떤 체계의, 이것의 선진화 없이 그냥 단순히 개개인 기자들의 감수성이 문제다? 윤리의식이 부족하다? 기자들이 기레기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저는 그렇게만 보는 거는 굉장히 문제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솔희: 늘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참. 국민의 알 권리,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어느 선까지 취재 자유를 허용해야 하는지, 어느 선까지 보장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고민은 정말 더 깊을 것 같아요.

김효신: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됩니까? 지침을 좀 고민할 시간이 없습니다. 데일리기자들의 일과를 설명 드리자면 아침에 9, 10시에 출근하면 아이템 발제를 해서 채택이 되면 낮에 현장 취재를 나가서 4, 5시면 복귀를 하거든요. 6시, 7시면 기사를 마감해서 늦으면 9시 뉴스에 나가잖아요.

그러면 팩트체크할 시간이 두세 시간밖에 없어요. 그러면 팩트체크하기도 힘든데 언론윤리헌장을 꺼내서 몇 조? 이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기자협회 윤리강령에도 ‘우리는 취재 과정에서 항상 정당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하며’. 어떻게 하라는 얘기야? 그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다같이 해줘야 하는데 기자 개인한테 맡기는 게 상당한 부담이더라고요.

유현재: 저도 윤리 강령, 원칙, 이런 거 찾아봤거든요.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이게 강령 과잉 정도예요. 그러니까 아주 구체적으로 지금은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MBC 케이스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 케이스가 있잖아요.

백과사전 같아도 상관없어요. 굉장히 두껍고, 이러이러한 상황인데. 해외 케이스, 법적으로 가고 이런 사례까지 빡빡하게 해두면 아무리 바빠도 내일 만약에 취재다, 그런데 진짜로 도움이 되면 그거는 살펴볼 수 있죠.

이게 뭔가 내놨을 때 기자들이 지킬 수 있게 뭔가를 마련하지 않으면. 정책 효용성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공허한 게 없어요. 그러니까 그 부분은 아마 서로가 고민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솔희: 이제는 일부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언론 전체가 언론윤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새기고 되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세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동구: 감사합니다.

김솔희: 미디어 생태계가 정화되는 그날까지 질문하는 기자들 Q의 질문은 계속됩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5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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