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구한 하늘다람쥐…치료 마치고 자연 품으로

입력 2021.08.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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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가 굴참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건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가 굴참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건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

동그란 머리에 큰 눈, 아치형으로 굽은 꼬리를 가진 '하늘다람쥐'. 이 귀여운 생명체,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하늘다람쥐는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8호로, 2012년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로 지정된 보호종입니다.

이달 초, 전라남도 구례군 지리산에 있는 절 천은사에서 하늘다람쥐 한 마리가 탈진상태로 발견됐습니다. 하늘다람쥐는 스님과 국립공원공단에 의해 구조된 뒤 20일간 치료를 마치고 자연으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 전남 구례 천은사 법당에서 발견…스님이 신고

국립공원 직원과 천은사 스님이 함께 하늘다람쥐를 굴참나무 숲에 방사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국립공원 직원과 천은사 스님이 함께 하늘다람쥐를 굴참나무 숲에 방사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

하늘다람쥐가 발견된 건 지난 1일 새벽이었습니다. 천은사의 법당 관음전에서 스님이 쓰러져 있는 하늘다람쥐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발견 당시 다람쥐는 눈은 뜨고 있었지만, 힘없이 축 늘어진 상태였습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관계자는 "7월부터 비도 오지 않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기후 영향을 받아 탈진한 것 같다"면서 "한옥으로 지어진 법당은 비교적 선선해 하늘다람쥐가 그곳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다람쥐는 스님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리산국립공원 야생생물 보호단에 의해 바로 구조됐습니다.

■ 야생동물의료센터서 20일간 치료…점프·비행 등 재활훈련까지

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가 굴참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건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가 굴참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건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

구조된 하늘다람쥐는 국립공원연구원 야생동물의료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늘다람쥐의 크기는 10cm 정도로 손바닥만 합니다. 이런 하늘다람쥐의 혈관을 찾아 주사를 놓는 것조차 어려운 일입니다. 이 때문에 센터 직원들은 혈관을 찾아 주사를 놓는 대신 입을 통해 물과 약을 공급하며 정성껏 보살폈습니다. 처음엔 먹이를 줘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하늘다람쥐는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기력을 되찾았습니다.

하늘다람쥐가 몸을 회복하자 자연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재활훈련도 진행했습니다. 나무 구조물 등을 설치해 하늘다람쥐가 점프나 비행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먹이도 그릇에 담아 주는 게 아니라 구석구석 숨겨두거나 뿌려서 찾아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20일간 치료를 마친 하늘다람쥐는 지난 19일, 천은사 일원 참나무 숲으로 건강히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 너구리 등 14개체 치료 중…9개체 자연 품으로

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가 굴참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건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가 굴참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건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

하늘다람쥐가 다녀간 야생동물 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동물은 수리부엉이와 너구리 등 모두 14개체. 하늘다람쥐를 포함해 모두 9개체가 치료를 받은 뒤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차수민 자원보전과장은 "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보호에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원 내 야생생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생태계 건강성 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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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님이 구한 하늘다람쥐…치료 마치고 자연 품으로
    • 입력 2021-08-23 15:04:41
    취재K
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가 굴참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건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
동그란 머리에 큰 눈, 아치형으로 굽은 꼬리를 가진 '하늘다람쥐'. 이 귀여운 생명체,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하늘다람쥐는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8호로, 2012년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로 지정된 보호종입니다.

이달 초, 전라남도 구례군 지리산에 있는 절 천은사에서 하늘다람쥐 한 마리가 탈진상태로 발견됐습니다. 하늘다람쥐는 스님과 국립공원공단에 의해 구조된 뒤 20일간 치료를 마치고 자연으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 전남 구례 천은사 법당에서 발견…스님이 신고

국립공원 직원과 천은사 스님이 함께 하늘다람쥐를 굴참나무 숲에 방사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
하늘다람쥐가 발견된 건 지난 1일 새벽이었습니다. 천은사의 법당 관음전에서 스님이 쓰러져 있는 하늘다람쥐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발견 당시 다람쥐는 눈은 뜨고 있었지만, 힘없이 축 늘어진 상태였습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관계자는 "7월부터 비도 오지 않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기후 영향을 받아 탈진한 것 같다"면서 "한옥으로 지어진 법당은 비교적 선선해 하늘다람쥐가 그곳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다람쥐는 스님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리산국립공원 야생생물 보호단에 의해 바로 구조됐습니다.

■ 야생동물의료센터서 20일간 치료…점프·비행 등 재활훈련까지

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가 굴참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건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
구조된 하늘다람쥐는 국립공원연구원 야생동물의료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늘다람쥐의 크기는 10cm 정도로 손바닥만 합니다. 이런 하늘다람쥐의 혈관을 찾아 주사를 놓는 것조차 어려운 일입니다. 이 때문에 센터 직원들은 혈관을 찾아 주사를 놓는 대신 입을 통해 물과 약을 공급하며 정성껏 보살폈습니다. 처음엔 먹이를 줘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하늘다람쥐는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기력을 되찾았습니다.

하늘다람쥐가 몸을 회복하자 자연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재활훈련도 진행했습니다. 나무 구조물 등을 설치해 하늘다람쥐가 점프나 비행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먹이도 그릇에 담아 주는 게 아니라 구석구석 숨겨두거나 뿌려서 찾아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20일간 치료를 마친 하늘다람쥐는 지난 19일, 천은사 일원 참나무 숲으로 건강히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 너구리 등 14개체 치료 중…9개체 자연 품으로

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가 굴참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건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제공.
하늘다람쥐가 다녀간 야생동물 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동물은 수리부엉이와 너구리 등 모두 14개체. 하늘다람쥐를 포함해 모두 9개체가 치료를 받은 뒤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차수민 자원보전과장은 "천은사에 방사된 하늘다람쥐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보호에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원 내 야생생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생태계 건강성 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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