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아프간 선수들 출전 좌절…아프간 국기는 개막식 입장

입력 2021.08.24 (10:58) 수정 2021.08.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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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

2020 도쿄패럴림픽이 오늘(24일) 막을 올립니다. 참가국은 당초 181개국에서 162개국으로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모아, 통가 등이 참가를 포기했고 일부 국가들은 국내외 사정으로 불참을 알렸습니다.

불참국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국가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입니다.

■ 아수라장 된 수도 카불에 발 묶인 아프간 선수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팀 아리안 사디키 단장은 17일(한국시간) 런던에서 진행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두 선수가 카불에서 나오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2명의 선수를 파견할 예정이었습니다. 여성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남성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는 16일 카불을 떠나 17일 도쿄에 도착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카불을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공항이 일시 마비되는 등 혼란이 계속되면서 두 선수는 출국길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1996 애틀랜타패럴림픽에 처음 선수단을 파견했던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집권기인 2000 시드니패럴림픽도 불참했습니다. 이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하계 패럴림픽에 선수단을 내보내 왔는데 21년 만에 다시 불참하게 됐습니다.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

■ '아프간 최초 여성 패럴림픽 선수' 꿈꿨지만…출전 무산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될 예정이었던 쿠다다디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18일 사디키 단장에게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며 국제 사회에 출전을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지만, 외출할 수 없다고 전한 쿠다다디는 "감금된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며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 여성들과 여성 보호를 위한 기관, 모든 정부 기관에 촉구한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시민이 패럴림픽에 나설 권리가 이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을 막아달라"며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아무 성과도 없이 내 투쟁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다. 도와달라"고 재차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쿠다다디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입장하게 된다고 알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입장하게 된다고 알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

■ 선수 불참에도 아프간 국기 개회식 행진에 합류…연대의 메시지

비록 선수는 출전하지 못해도 2020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참가국 선수단 행진에 함께합니다.

AP 통신 등 외신들은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이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대의 메시지'로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입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슨스 위원장은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면서 "불행히도 그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마음은 그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국기는 자원봉사자가 들고 경기장에 입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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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럴림픽] 아프간 선수들 출전 좌절…아프간 국기는 개막식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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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8-24 10: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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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
2020 도쿄패럴림픽이 오늘(24일) 막을 올립니다. 참가국은 당초 181개국에서 162개국으로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모아, 통가 등이 참가를 포기했고 일부 국가들은 국내외 사정으로 불참을 알렸습니다.

불참국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국가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입니다.

■ 아수라장 된 수도 카불에 발 묶인 아프간 선수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팀 아리안 사디키 단장은 17일(한국시간) 런던에서 진행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두 선수가 카불에서 나오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2명의 선수를 파견할 예정이었습니다. 여성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남성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는 16일 카불을 떠나 17일 도쿄에 도착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카불을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공항이 일시 마비되는 등 혼란이 계속되면서 두 선수는 출국길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1996 애틀랜타패럴림픽에 처음 선수단을 파견했던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집권기인 2000 시드니패럴림픽도 불참했습니다. 이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하계 패럴림픽에 선수단을 내보내 왔는데 21년 만에 다시 불참하게 됐습니다.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
■ '아프간 최초 여성 패럴림픽 선수' 꿈꿨지만…출전 무산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될 예정이었던 쿠다다디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18일 사디키 단장에게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며 국제 사회에 출전을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지만, 외출할 수 없다고 전한 쿠다다디는 "감금된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며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 여성들과 여성 보호를 위한 기관, 모든 정부 기관에 촉구한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시민이 패럴림픽에 나설 권리가 이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을 막아달라"며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아무 성과도 없이 내 투쟁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다. 도와달라"고 재차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쿠다다디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입장하게 된다고 알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
■ 선수 불참에도 아프간 국기 개회식 행진에 합류…연대의 메시지

비록 선수는 출전하지 못해도 2020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참가국 선수단 행진에 함께합니다.

AP 통신 등 외신들은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이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대의 메시지'로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입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슨스 위원장은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면서 "불행히도 그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마음은 그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국기는 자원봉사자가 들고 경기장에 입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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