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식량 고갈 가능성…“어린이 100만 명 영양실조 위기”

입력 2021.08.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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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군인에게 물 얻어마시는 아프간 아이외국 군인에게 물 얻어마시는 아프간 아이

'구호품 공급 막혀 식량 고갈 가능성' 한목소리

올해 극심한 가뭄을 겪은 아프가니스탄에 코로나19 확산과 탈레반 집권 사태까지 일어나면서 다음달부터 식량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영국 가디언 신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 민간 항공기의 착륙이 막히면서 긴급 식량키트 등 구호 물품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아프간 인구의 절반인 약 1,850만명이 현재 구호 식량에 의존해 생활 중인데, 가뭄에 탈레반 장악까지 겹치면서 구호품 전달이 원활해지지 않으면 식량 위기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아프간 내 식량 위기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육로를 통한 식량 지원에 나서고 있는 이 기구의
앤드루 패터슨 아프간 지부 부소장은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많은 도로가 눈으로 뒤덮일 상황을 대비해 식량을 창고에 보관해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대 2천만명에게 공급할 식량 구입을 위해 2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어린이들아프가니스탄의 어린이들

■유니세프, "어린이 100만명 영양실조 위기"

구호단체들은 식량과 의료품 공급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약 두달 전부터 30만명의 피란민들이 추가로 생겨나면서 이들에게 식량과 의료품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아프간 응급 업무 담당 의사인 리처드 브레넌은 "지금 전 세계의 시선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에게 쏠리고 있지만, 우리는 아프간에 남겨져 외면받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물품을 구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의 그레고리 매슈스도 아프간은 현재 식량 위기, 정치적 불안정성, 55만명의 피란민 문제 등 3중 위협에 직면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아프간 정부는 이미 지난 7월에 가뭄으로 인한 위기를 선언했는데 현재 그 위기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간 식량 고갈 위기에 따라 어린이 100만명이 영양실조에 빠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아프간 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아동이 1천만명에 달했으며, 이중 100만명은 영양실조로 인해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또 220만 소녀를 포함한 420만명의 어린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고, 43만명이 넘는 아동과 여성이 폭력을 피해 집을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유니세프는 추산했습니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성명에서 "유니세프와 인도적 지원 파트너들이 안전하고 시의적절하게 이들 아동에 접근해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게 보장해 줄 것을 탈레반에 촉구한다"고 호소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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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식량 고갈 가능성…“어린이 100만 명 영양실조 위기”
    • 입력 2021-08-25 09:07:53
    취재K
외국 군인에게 물 얻어마시는 아프간 아이
'구호품 공급 막혀 식량 고갈 가능성' 한목소리

올해 극심한 가뭄을 겪은 아프가니스탄에 코로나19 확산과 탈레반 집권 사태까지 일어나면서 다음달부터 식량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영국 가디언 신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 민간 항공기의 착륙이 막히면서 긴급 식량키트 등 구호 물품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아프간 인구의 절반인 약 1,850만명이 현재 구호 식량에 의존해 생활 중인데, 가뭄에 탈레반 장악까지 겹치면서 구호품 전달이 원활해지지 않으면 식량 위기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아프간 내 식량 위기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육로를 통한 식량 지원에 나서고 있는 이 기구의
앤드루 패터슨 아프간 지부 부소장은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많은 도로가 눈으로 뒤덮일 상황을 대비해 식량을 창고에 보관해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대 2천만명에게 공급할 식량 구입을 위해 2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어린이들
■유니세프, "어린이 100만명 영양실조 위기"

구호단체들은 식량과 의료품 공급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약 두달 전부터 30만명의 피란민들이 추가로 생겨나면서 이들에게 식량과 의료품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아프간 응급 업무 담당 의사인 리처드 브레넌은 "지금 전 세계의 시선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에게 쏠리고 있지만, 우리는 아프간에 남겨져 외면받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물품을 구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의 그레고리 매슈스도 아프간은 현재 식량 위기, 정치적 불안정성, 55만명의 피란민 문제 등 3중 위협에 직면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아프간 정부는 이미 지난 7월에 가뭄으로 인한 위기를 선언했는데 현재 그 위기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간 식량 고갈 위기에 따라 어린이 100만명이 영양실조에 빠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아프간 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아동이 1천만명에 달했으며, 이중 100만명은 영양실조로 인해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또 220만 소녀를 포함한 420만명의 어린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고, 43만명이 넘는 아동과 여성이 폭력을 피해 집을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유니세프는 추산했습니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성명에서 "유니세프와 인도적 지원 파트너들이 안전하고 시의적절하게 이들 아동에 접근해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게 보장해 줄 것을 탈레반에 촉구한다"고 호소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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