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끝물’ 論과 1/4 토막난 거래…금리 인상에 집값 잡힐까?

입력 2021.08.26 (15:08) 수정 2021.08.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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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8월 대폭 감소한 서울 아파트 거래물량, 왜?
일각에선 '끝물 징조' 아니냐는 해석도
조기공급·대출규제·금리인상, 집값 잡을 수 있을까


요즘 서울시내 부동산을 방문하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매물도 없고 거래도 없다"는 겁니다. '매물 잠김' '거래 절벽'이란 말은 익숙한 단어가 됐습니다. 실제 통계 수치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유독 급감했다


표를 하나 보겠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공개된 자료입니다. 오늘(26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149건에 그치고 있습니다. 1월 5,800건에 육박하고, 아무리 못해도 3~4천 건대를 유지하던 올해 상황을 감안한다면, 8월이 다 끝나가는 지금 시점에 이 정도 수치는 이례적으로 적습니다.

그간 '너무 많이' 오른 집값에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부르는 가격에 큰 괴리가 발생하는 건 일상이었습니다. 주도권을 쥔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그나마 나온 매물도 높은 호가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이 매물, 그 가격에라도 가져가겠다는 매수자가 나타난다면 그 가격이 또 전체 집값 평균을 끌어올립니다.

■ 변곡점에 다다르는 서울 집값…'끝물'의 징조?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이 변곡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데에는 상당수 전문가가 동의합니다. 하지만 언제 고점을 찍느냐, 찍었다 한들 그 상태에서 떨어지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거래 절벽 상황에서도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문가들, 8월 '유독 적은 거래물량'을 주목합니다. 이른바 '끝물의 징조' 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서울보단 경기·인천 지역이 상승하는데 그 안에서도 외곽이나 중저가 지역에서 막바지 밴드웨건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순환매 장세처럼 끝물에 나타나는 증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공급 자체도 적지만 이젠 "수요 자체가 못 버티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가격수준에 들어가고는 싶지만, 실제 살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 정부 "공급 계속할 테니, 무리한 추격매수 하지 마"

이 와중에 정부는 연일 '공급 폭탄'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실제로 그 폭탄 언제 터지는지 묻고 있습니다.

주요 공급정책인 8·4 대책과 2·4 대책을 보겠습니다. 8·4대책의 핵심 부지 중 하나였던 서울 '태릉 CC' 개발은 애초 10,000 가구를 짓겠다는 안에서 다소 물러났습니다.

교통난과 녹지감소를 우려한 주민 의견을 반영해 6,800가구로 저밀 개발하는 대신 인근 노원구 대체부지 4곳을 개발해 총량으로 10,000 가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겁니다. 2027년까지는 준공과 주민 입주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울 노원구 태릉CC서울 노원구 태릉CC

2.4 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현재 13곳(물량19,000가구)에서 주민 3분의 2 동의를 확보해 지구지정 요건을 갖췄습니다. 이르면 2024년 착공이 이뤄져 2026년쯤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공공물량에 대한 사전청약을 시작한 3기 신도시는 2025년 일부 단지의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모두 앞으로 수년은 더 걸려야 하는 사업입니다. 꼭지까지 올라 있는 시장의 수요와는 타이밍이 어긋납니다.

그래서 정부는 '조기공급'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공공분양에만 한정된 '사전청약'을 공공택지 내 민간분양으로 확대하고, 2·4대책 부지에도 적용해 올해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모두 10만 호 가량의 사전청약을 추가 진행하겠다는 겁니다.

실제 착공이나 입주가 이뤄지는 것도 아닌데도 '조기공급'이란 말을 계속 쓰고 있는건데, 어제 브리핑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김영한/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
"당장 주택경기가 과열되고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미래의 수요까지 다 현재화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래 예정된 공급을 당겨서 조기화시키는 것이 굉장히 효과적인 시장안정 수단이라고 판단한다"

미래에 내가 살 새집을 미리 '찜'해두는 성격으로 지금의 과열된 주택구매 수요를 잠재우겠다는 거죠. 정부는 공급을 지속적으로 할 테니 안심하고 무리한 추격매수에 나서지 말라는 신호입니다.

■ 초저금리 시대 마감…이번엔 집값 잡을 수 있을까?

여기에 거의 마지막 카드라고 불렸던 '기준금리'까지 0.5%에서 0.75%로 인상됐습니다. 정부의 대출규제 움직임에 시중은행들이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오늘 카드는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론상으로 볼때, 통상 금리를 인상하면 대출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주택투자 수요는 줄어듭니다. 금리수준이 1%p 상승할 경우, 수도권 주택가격 변동율이 연간 약 0.7%p 하락한다는 국토연구원의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함영진 랩장은 "종전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낮은 이자를 활용하는 차입에 의한 주택구매와 자산투자가 제한될 것"이라며 "투자수요가 감소하면 주택 거래량이 줄고 거래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의 금리이기 때문에 가계에 미치는 부담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함께 제기됩니다.

결국 금리 인상 카드 역시 주택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시장이 안정화될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줘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정부가 연일 강조하고 있는 '공급 폭탄'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정부는 다음주 LH 사태로 미뤄뒀던 수도권 14만호 공급 '신규택지'를 새롭게 발표합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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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끝물’ 論과 1/4 토막난 거래…금리 인상에 집값 잡힐까?
    • 입력 2021-08-26 15:08:54
    • 수정2021-08-26 16:43:31
    취재K
8월 대폭 감소한 서울 아파트 거래물량, 왜?<br />일각에선 '끝물 징조' 아니냐는 해석도<br />조기공급·대출규제·금리인상, 집값 잡을 수 있을까

요즘 서울시내 부동산을 방문하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매물도 없고 거래도 없다"는 겁니다. '매물 잠김' '거래 절벽'이란 말은 익숙한 단어가 됐습니다. 실제 통계 수치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유독 급감했다


표를 하나 보겠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공개된 자료입니다. 오늘(26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149건에 그치고 있습니다. 1월 5,800건에 육박하고, 아무리 못해도 3~4천 건대를 유지하던 올해 상황을 감안한다면, 8월이 다 끝나가는 지금 시점에 이 정도 수치는 이례적으로 적습니다.

그간 '너무 많이' 오른 집값에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부르는 가격에 큰 괴리가 발생하는 건 일상이었습니다. 주도권을 쥔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그나마 나온 매물도 높은 호가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이 매물, 그 가격에라도 가져가겠다는 매수자가 나타난다면 그 가격이 또 전체 집값 평균을 끌어올립니다.

■ 변곡점에 다다르는 서울 집값…'끝물'의 징조?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이 변곡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데에는 상당수 전문가가 동의합니다. 하지만 언제 고점을 찍느냐, 찍었다 한들 그 상태에서 떨어지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거래 절벽 상황에서도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문가들, 8월 '유독 적은 거래물량'을 주목합니다. 이른바 '끝물의 징조' 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서울보단 경기·인천 지역이 상승하는데 그 안에서도 외곽이나 중저가 지역에서 막바지 밴드웨건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순환매 장세처럼 끝물에 나타나는 증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공급 자체도 적지만 이젠 "수요 자체가 못 버티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가격수준에 들어가고는 싶지만, 실제 살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 정부 "공급 계속할 테니, 무리한 추격매수 하지 마"

이 와중에 정부는 연일 '공급 폭탄'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실제로 그 폭탄 언제 터지는지 묻고 있습니다.

주요 공급정책인 8·4 대책과 2·4 대책을 보겠습니다. 8·4대책의 핵심 부지 중 하나였던 서울 '태릉 CC' 개발은 애초 10,000 가구를 짓겠다는 안에서 다소 물러났습니다.

교통난과 녹지감소를 우려한 주민 의견을 반영해 6,800가구로 저밀 개발하는 대신 인근 노원구 대체부지 4곳을 개발해 총량으로 10,000 가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겁니다. 2027년까지는 준공과 주민 입주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울 노원구 태릉CC
2.4 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현재 13곳(물량19,000가구)에서 주민 3분의 2 동의를 확보해 지구지정 요건을 갖췄습니다. 이르면 2024년 착공이 이뤄져 2026년쯤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공공물량에 대한 사전청약을 시작한 3기 신도시는 2025년 일부 단지의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모두 앞으로 수년은 더 걸려야 하는 사업입니다. 꼭지까지 올라 있는 시장의 수요와는 타이밍이 어긋납니다.

그래서 정부는 '조기공급'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공공분양에만 한정된 '사전청약'을 공공택지 내 민간분양으로 확대하고, 2·4대책 부지에도 적용해 올해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모두 10만 호 가량의 사전청약을 추가 진행하겠다는 겁니다.

실제 착공이나 입주가 이뤄지는 것도 아닌데도 '조기공급'이란 말을 계속 쓰고 있는건데, 어제 브리핑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김영한/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
"당장 주택경기가 과열되고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미래의 수요까지 다 현재화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래 예정된 공급을 당겨서 조기화시키는 것이 굉장히 효과적인 시장안정 수단이라고 판단한다"

미래에 내가 살 새집을 미리 '찜'해두는 성격으로 지금의 과열된 주택구매 수요를 잠재우겠다는 거죠. 정부는 공급을 지속적으로 할 테니 안심하고 무리한 추격매수에 나서지 말라는 신호입니다.

■ 초저금리 시대 마감…이번엔 집값 잡을 수 있을까?

여기에 거의 마지막 카드라고 불렸던 '기준금리'까지 0.5%에서 0.75%로 인상됐습니다. 정부의 대출규제 움직임에 시중은행들이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오늘 카드는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론상으로 볼때, 통상 금리를 인상하면 대출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주택투자 수요는 줄어듭니다. 금리수준이 1%p 상승할 경우, 수도권 주택가격 변동율이 연간 약 0.7%p 하락한다는 국토연구원의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함영진 랩장은 "종전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낮은 이자를 활용하는 차입에 의한 주택구매와 자산투자가 제한될 것"이라며 "투자수요가 감소하면 주택 거래량이 줄고 거래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의 금리이기 때문에 가계에 미치는 부담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함께 제기됩니다.

결국 금리 인상 카드 역시 주택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시장이 안정화될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줘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정부가 연일 강조하고 있는 '공급 폭탄'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정부는 다음주 LH 사태로 미뤄뒀던 수도권 14만호 공급 '신규택지'를 새롭게 발표합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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