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이탄희 “대한민국 곳곳이 설국열차…법원 개혁 법률안 통과 안 돼 죄송”

입력 2021.08.26 (16:07) 수정 2021.08.2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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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우리나라 반복적 야간 중노동 규제 거의 없어. 야간 임금 조금 더 주는 거 외에 규제 없어"
-"요즘 대한민국 곳곳이 설국열차…머리칸, 꼬리칸 힘의 격차 너무 커"
-"법원 개혁 법률안 거의 통과 안 돼 죄송. 내용 준비돼 있어 시작만 하면 금방 할 수 있어"
-임성근 항소심 '무죄'…"탄핵소추만으로도 법원에 큰 신호. 헌재가 행위 기준 명확히 해주길 기대"
-"다른 대비책 없이 판사 임용 경력만 5년으로 줄이는 것 반대. 전관예우·후관예우 늘어날 것"
-"언론중재법, 개인적으로 우려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대하는 부분도"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코너명 : 여의도 사사건건
■ 방송시간 : 8월 26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https://youtu.be/rn3NZHHbWZU

◎범기영 오늘 여의도 사사건건은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단독 출연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탄희 안녕하세요?

◎범기영 단독 출연이니까 잘해 주셔야 되는데. 너무 부담 갖진 마시고요. 이제 아프간인들 입국 소식을 저희가 전해드리고 있는데, 그러니까 이것 좀 여쭤보려고요. 정부는 특별 공로자 신분이라는 걸 계속 강조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니까 거부감이 생길까 봐 이런 걸 강조하는 것 같긴 한데, 그러다 보니까 그냥 평범한 아프간인들이 들어올 때, 난민이 들어올 때는 좀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도 들어요.

▼이탄희 꼭 그렇게 이어지리라는 법은 없고요. 전체적으로 정부가 가지고 있는 입장이 난민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인 입장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고요. 저는 그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가 사실 6·25 때는 온 국민이 다 난민 문제를 피부로 겪어봤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어느 정도 경제를 갖춘 상태고 또 근본적으로는 남을 돌보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도 돌봄을 못 받는 그런 세상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난민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우리 공군기가 여러 나라 영공을 통과해 가면서 이렇게 아프간 현지로 가서 구출해오는 과정 자체가, 모르겠어요,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장면인데, 우리나라가 이렇게 됐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본론으로 좀 들어가 볼까요? 최근에 새벽 배송 현장에 직접 가셨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떤 경험을 좀 하셨습니까?

▼이탄희 일단 제가 가게 된 이유를 좀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저는 거기 일하시는 분들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제가 갖게 됐어요. 그러니까 이게 야간에 하는 중노동이잖아요. 원래 WHO에서 야간 중노동은 2군 발암물질로 분류를 해놨거든요. 그런 데다가 최근의 통계를 보니까 물류와 택배, 이 현장에서 119구급 출동 건수가 급증하고 있고요. 또 산업재해율도 막 올라가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제 여의도 인근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논의를 주변 분들하고 해봤더니 경험해보신 분들이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나라도 좀 가서 느껴보고, 그러고 나서 얘기를 하자, 그런 생각이 들어서 현장을 가게 됐습니다.

◎범기영 현장에서 느끼긴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건가요?

▼이탄희 일단 제가 정말 힘들었어요. 세 가지를 느꼈는데, 첫 번째는 정신이 없다. 두 번째는 몸이 아프다. 세 번째는 끝나고 나니까 좀 많이 우울하더라고요. 업무량이 진짜 많아요. 그러니까 2분당 1개꼴로 소화를 해야 되는데...

◎범기영 2분당 1개.

▼이탄희 이게 뭐 복도식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7개, 8개씩 들고 막 오르락내리락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막 떨어지기도 하고, 그러면 제가 7개, 8개 호수를 다 이렇게 기억하고 동선을 그려놨다가 머릿속에서 숫자가 엉키고, 또 뭐 상가 같은 데는, 밤에는 이렇게 셔터가 내려가 있어서 비상문 찾는 데 3~4분 걸리기도 하고, 뛰어다니다가 밤에 발목 접질리지, 또 역류성 식도염 생기고 낮에 또 자야 되니까 수면 장애도 생기고. 그런 거로 이제 5년, 6년 버티시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좀 많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범기영 이제 직업은 정치인이시니까, 국회의원이시니까 역할은 사실 입법을 하는 게 역할이시잖아요?

▼이탄희 맞습니다.

◎범기영 이러한 고충을 직접 경험해보시니까 어떤 부분을 법에 반영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드셨어요?

▼이탄희 그러니까 우리 야간 중노동, 정확하게 말하면 반복적인 야간 중노동인데요. 이거에 대해서 우리나라가 거의 규제가 없어요.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거든요. 프랑스 같은 경우만 해서 야간에 중노동을 하려고 하면 단체 협약 또는 근로감독관의 승인이 있어야 돼요. 그렇게 승인을 하는 과정에서 이 건강 보호라고 하는 장치가 충분히 돼 있는지 점검이 되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그런 규제가 하나도 없어요. 유일한 규제 딱 하나는 뭐냐 하면, 근로기준법 56조에 야간 임금 조금 더 주게 돼 있어요.

◎범기영 수당을 더 많이 주게 돼 있죠.

▼이탄희 그렇죠. 그래서 이제 기업가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돈을 주지 않았느냐, 내 할 일 다 했다, 이런 느낌을 많이 받는 거죠. 그런데 그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이, 간호사 같은 경우만 해도 야간에 일하는 간호사의 경우에는 질병이 36배 가까이 발생된다, 이런 통계도 있거든요? 이거 심각한 문제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교대제 같은 것도 도입되고 한 건데, 야간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좀 그런 규제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입니다.

◎범기영 송영길 대표도 택배 배송 현장에 가셨던데, 한 1시간 하셨나 봐요, 분류하고 상·하차 하고. 의원님은 몇 시간 정도, 며칠을 하셨나요?

▼이탄희 저도 한 번 갔는데요. 시간이 제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정신이 없더라고요.

◎범기영 우울해질 정도로 아무튼 뛰어다니셨다.

▼이탄희 끝나고 나니까 계속 거기에서 일을 한 동료들, 동료라고 느껴지던데요. 같이 일하던 분들 생각하니까 마음이 좀 우울했습니다.

◎범기영 다음 현장은 어떤 걸 좀 생각을 해보고 계십니까?

▼이탄희 사실 제가 뭐 계획을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어서요. 발길 닿는 대로 가려고 합니다.

◎범기영 발길 닿는 대로요?

▼이탄희 다만 제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의, 예전에 제가 서울대의 청소 노동자분 돌아가셨을 때 갔다가 서울대판 설국열차다,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학교 당국하고 청소 노동자 간의 힘의 격차가 너무 커서 머리칸, 꼬리 칸, 사실상 이런 상태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보면 대한민국 곳곳이 다 설국열차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곳들을 찾아가려고 하고요. 갈 곳은 많을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민생 현장, 대선 주자들도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실효성 있는 입법, 이거로 좀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은 드네요. 그러니까 지금 이제 초선이시니까 여러 고민들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의정 활동하시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좀 인상적이었고 어떨 때는 좀 좌절감도 느끼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탄희 사실 성과가 있을 때, 그때 제일 기쁘죠. 국민들한테도 저를 지지해 주신 그런 어떤 효능감 같은 것들을 느끼게 해 주는 그런 상황이니까요. 좌절감이 들 때는 사실 매일매일 조금씩조금씩 들어요. 당내 상황 같은 경우에 특히나, 밖에서 보면 국민의 대표지만 당에 들어가면 또 180명 중의 1명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원하는 대로 이 당을 움직일 수가 없으니까, 그럴 때 많이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범기영 좀 구체적으로 여쭤볼까요? 그러니까 이탄희 의원이 법복을 벗고 이제 국회로 들어오신 거는 사법농단을 고발하고 폭로하고.

▼이탄희 맞습니다.

◎범기영 이런 과정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다음에 국민들은 더불어민주당 180석을 몰아주었고 개혁에 대한 요구도 굉장히 높았습니다, 초반에. 최근에는 사법 개혁이라는 이야기는 좀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어디까지 지금 와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이탄희 특히 법원 개혁 같은 경우는 진도가 많이 못 나갔죠. 우리가 2월 달에 이제 세월호 7시간 재판 개입했던 사법농단 판사에 대해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소추를 했습니다. 물론 굉장히 역사적인 일이고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헌법 위반의 기준이 나오게 되면 그것이 앞으로 향후에 미래의 판사들한테 큰 효과가 있을 거라고 저는 믿어요. 그렇지만 그것은 하나의 사건이고 이제 제도 개혁을 해야 되는데, 사실은 법원 개혁과 관련된 법률안 중에서 제대로 통과된 게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고요. 제가 좀 답답한 건 사실 이거예요. 공직 사회 개혁은 사실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거든요. 데일리 이벤트들, 사건 사고, 이거에 대한 여론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일이 저는 아니라고 봐요. 그래서 청사진을 가지고 모범생처럼 그냥 따박따박 해가면 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게 좀 아쉽고요. 그런데 뭐 시작만 되면 금방 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은 풍부하게 준비돼 있으니까요. 언제든지 기회만 생기면 좋겠습니다.

◎범기영 내용은 충분히 준비돼 있는데 속도가 나지 않는 그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됩니까?

▼이탄희 아무래도 제가 당내에서 목소리가 약해서 그렇겠죠.

◎범기영 당에서 설정한 검찰 개혁의 목표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 이런 내용도 있었고 6대 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 여기에 넘기자, 이런 논의도 있었는데 이것도 그렇게 빨리 진척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탄희 그러니까 이제 그런 입법 사항들은 사실 당에서 중심을 잡고 끌고 가야 되는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난 4월 7일 보궐 선거 결과가 너무 안 좋았고, 그거로 인해서 이제 당내 혁신이 필요하다, 이런 논란이 많이 있었고요. 그다음에 이제 당 대표 선거 끝나고 나서 경선 연기 논란이 있었고 그게 정리되고 나니까 바로 대선 국면으로 가서, 아무래도 당을 중심으로 해서 이제 개혁이 추진되기보다는 지금은 법무부를 중심으로 해서 끌고 가는 상황이다 보니까 굵직굵직한 제도 개혁이 되기보다는 기존에 이루어졌던 제도 개혁들의 후속 조치, 후속 조치들이 이제 주로 진행이 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범기영 이 질문은 좀 어려우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검찰 개혁하면 사실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거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그 지루한 다툼으로 사실 각인돼버린 측면이 없지 않거든요. 초반에는 사법 개혁에 대한 지지도 꽤 높았던 거로 저는 인식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두 인물의 갈등, 검찰총장을 몰아낼 수 있느냐, 아니냐, 이 갈등으로 치환된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이탄희 맞습니다.

◎범기영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탄희 저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그런데 이제 저희 같은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원래 이게 중요한 게 뭐다, 라고 다시 계속 말씀드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한번 저는 말씀드리지만, 검찰 개혁의 핵심은 2개입니다. 하나는 선택적 수사, 검찰이 원하는 대로 어떤 사람은 특수부 배당해서 탈탈 덜고 어떤 사람은 형사부 배당해서 시간 끌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공소시효 끝나고, 이거 안 된다. 그리고 제 식구 감싸기, 검사들의 경우에는 기소하지 않고 나중에 무고한 사람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나도 책임지지 않는 이 상황을 바꾸는 것 두 가지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위한 제도 개혁으로 우리가 다시 돌아가야 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저라도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원칙은 알겠는데 속도가 잘 안 나니까, 검찰 개혁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도 중요한 쟁점이죠?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세 후보 입장을 듣고 계속 말씀 나누겠습니다.

[이재명] “검찰개혁, 조국처럼 탈탈 못 털게 해야”

<녹취> 이재명 /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어제, 유튜브 델리민주)
우리 조 장관님처럼 이렇게 다 걸어가지고 이렇게 하는. 이걸 못하게 하는 방법은 사실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기소와 수사를 분리하는 거죠. 수사와 기소를 어떻게 분리할지는 좀 논의할 필요가 있어요. 경찰에 다 주면 안 돼요. 경찰도 위험하거든요. 우리가 권력을 잃었을 때를 생각해야 됩니다.
이낙연 “검찰개혁 시즌2” vs 추미애 “이제 와서?”

<녹취> 이낙연 /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유튜브 이낙연TV 2021.8.18)
우리 후보 모두가 연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제도적으로 처리하는 데 합의하고 그것을 지도부에 건의하는 그런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고요.

<녹취> 추미애 /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난 20일)
느닷없이 이제 와서 그러는 건 좀 저도 어이가 없어요. 이낙연 후보가 그 전에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를 다음 대통령이 되면 공약으로 발표하겠다고 그러셨잖아요. (검찰개혁을) 안 할 것처럼 하시다가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 라는 후보가... 지금 할 수 있는데 대통령이 되면 굳이 공약을 할 이유가 없는 거잖아요?

◎범기영 이 주제는 제가 이 질문만 드리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전에도 할 수 있었는데 왜 안 하다가 이제 와서 또 공약으로 내느냐? 이런 다툼들을 지금 후보들 간에 하고 있는데, 이 질문을 국민들은 민주당을 향해서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탄희 저도 충분히 그렇게 질문할 수 있는 상황 전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중요하다고 하는 걸 계속해서 말씀드리고 입법은 준비돼 있기 때문에 언제든 기회가 생기면 우리는 법을 만들 수 있다, 계속 이 말씀을 드립니다.

◎범기영 180석을 국민들은 몰아줬으니까요. 임성근 전 부장판사, 기소가 됐을 때, 그때 제가 뉴스를 진행하면서 제가 멘트를 그렇게 했었어요. 위헌적인 행동을 한 건 분명한데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될 것 같다, 라고 제가 그 뉴스를 소개한 적이 있었거든요? 역시 무죄 판결이 나왔더군요. 혹시 결과를 예상하셨습니까?

▼이탄희 저보다는 진행자께서 예상하신 것 같은데요. 판결 그대로 위헌은 맞는데 무죄다, 이렇게 났죠. 저는 뭐 결과는 그렇게 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만 이제 헌법재판소에 우리가 탄핵소추를 해서 헌법재판을 지금 진행하고 있는데, 그 탄핵소추가 정당했고 그게 필요했다고 하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탄핵소추를 한 이유는 법원에서 스스로 해결 못 한다. 형사재판으로 해결 안 된다, 헌법재판 해야 된다. 판사가 신이냐. 공무원들 조금만 잘못하면 다 징계 재판받고 헌법재판 받는데 왜 판사만 안 받냐? 이런 취지였거든요? 그 필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런 과정이, 그러니까 형사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이 비록 나왔지만 이런 과정 자체가 법원 조직에는 어떤 신호가 됐습니까, 분명히?

▼이탄희 그럼요. 탄핵소추가 된 것만으로도 분명히 법원에는 큰 신호가 갔다고 전 생각하고요. 이제는 헌법재판소로 공이 넘어갔으니까 헌법재판소에서 그 위헌적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행위 기준만 명확하게 설치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범기영 최근 법사위에서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통과가 됐더군요. 판사 임용 경력을 5년으로 줄이는 내용이었는데, 이거는 어떤 의미가 좀 있습니까? 사실 법원 밖에 있는 일반 국민들은 의미를 알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이탄희 그렇죠. 그런데 일단 제 입장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저는 지금 상태에서 다른 어떤 대비책 없이 그냥 5년으로 줄이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하고 반대합니다. 전관예우, 후관예우가 굉장히 늘어날 거고요. 또 판사 승진 제도가 부활할 거예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판사가 판사를 뽑는 그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조일원화 국가 중에서 그런 나라 없거든요? 판사가 판사를 뽑고 더군다나 판사를 필기 시험으로 뽑습니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5년으로 줄이면 어떻게 되냐 하면요. 제일 처음에 변호사 시험 합격한 사람을 로클럭으로 뽑아요. 이 사람들이 나중에 판사가 되는 겁니다. 입도선매 되는 거죠. 3년 로클럭 끝나고 나면, 그러면 이제 2년이 남았잖아요? 2년 후에 판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로펌에서 모셔가기 경쟁을 해요. 이게 후관예우입니다. 그래서 업계 말로 기름칠을 하는 거죠. 그다음에 5년 뒤에 판사가 되고, 이것이 이제 후관예우의 문제일 것이고요. 이 결과가 아마 이제 보도를 보신 분들께서 아시겠지만, 내년 신규 임용 판사의, 전국에 가는 판사의 8분의 1이 김앤장 출신입니다. 전국으로 이제 임지를 받을 판사의 8분의 1이 1개 로펌, 김앤장 출신이거든요. 인구 5,000만이 넘는 국가에서 이런 경우는 저는 못 봤습니다.

◎범기영 그러면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까, 나중에?

▼이탄희 그러면 이제 판사가 김앤장 출신이라는 거기 때문에 김앤장에서 오는 사건에 대해서 아무래도 심적 부담을 느낄 수가 있고 또 그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실제로 안 느꼈다고 하더라도 판결 자체에 대해서 불복하는 비율이 엄청 높아질 겁니다. 또 문제는 판사 승진 제도가 부활하는 거기 때문에 승진에서 탈락하면 이 판사들이 옷을 벗을 거예요. 그러면 그 로펌으로 다시 돌아갈 수가 있죠. 그러면 30대 중후반의 전관 변호사가 탄생하는 겁니다. 이 전관예우 시장에서는 황태자들이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양산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저는 지금 상태에서 다른 거 안 고치고 5년으로 줄이는 거?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게 법사위를 통과했다는 건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공감대가 있다는 뜻이어서.

▼이탄희 그러니까 사실 여야 간에 좀 다른 면들이 있었는데요. 이게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이게 이상하게 봉합이 됐어요. 그래서 방금 전에 저희 의원들 전체가 모인 워크숍에서도, 저도 이제 설명을 하고 다른 의원님들도 이거에 대해서 조금씩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조금 더 지켜봐주시고요. 설사 이게 잘못된 내용으로 통과가 되더라도 바로 후속 조치를 저도 나서서 하겠습니다.

◎범기영 주제를 좀 바꿔보죠. 언론개혁법, 제가 언론 종사자라 그런지 뜨거운데. 당내에서도 우려도 있고 반발도 있고, 조응천 의원을 비롯해서. 법률 전문가시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이탄희 이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오히려 애초의 법안보다 너무 많이 후퇴했다, 그래서 실효성은 별로 없고 반발만 많이 얻는 이런 상황이다, 오히려 언론 개혁 동의했던 국민들 입장에서는 비판을 그런 식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오늘 사실 워크숍 때도 그런 찬반 양론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게 이제 조율되고 있는 과정이니까요. 조금 더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범기영 그렇군요. 개인적인 입장을 말씀하시긴 좀 어려우신가요?

▼이탄희 저는 좀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기대하는 부분도 있어서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니까 오늘은 그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오늘 뭐 여러 개혁 이슈에 대한 입장을 여쭤봤는데, 최근에 이재명 후보 캠프로 가셨더라고요. 어떤 배경에서 그런 결심을 하셨습니까?

▼이탄희 사실 이제 다음 주부터 저희 민주당 순회 경선입니다. 그래서 경선을 앞두고 저한테도 어떤 의견이냐, 이렇게 물어보시는 당원들이 많이 있으셨고요. 그래서 제가 이제 판단이 있는데 얘기 안 하는 게 좀 무책임한 느낌이 들어서 말씀을 드리게 됐습니다. 저는 우리 민주당이 지금 가지고 있는 후보들 중에서는 가장 아웃사이더가 이재명 후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본선에서 민주당의 가장 큰 무기이기도 하고요. 왜냐하면, 지금 대선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건 변화거든요. 그리고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변화의 내용이라고 하는 건 같이 만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당장 저부터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그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 이제 캠프에 합류를 하면서도 미래 정치 기획이라는 파트를 제가 맡아서 진행을 하려고 하고요.

◎범기영 미래 정치 기획이라면 어떤 건가요, 구체적으로?

▼이탄희 우리가 통상 이야기하는 정치 개혁 이슈들 플러스 정치 시스템 전반, 예를 들면 선거, 의회, 정당뿐만이 아니라요. 행정의 개혁 또 직접 민주주의와 디지털 플랫폼 문제, 또 주민 자치 문제 그리고 청년 정치 문제, 이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5년 뒤, 10년 뒤의 정치의 아름다운 모습, 이런 것들을 좀 구상을 하고 후보에게 제안하고 또 국민들께 설명하고 이런 역할을 해보겠습니다.

◎범기영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나오시면 이 질문은 빠뜨리지 않고 드리는 편인데, 왜냐하면 어려워하시니까요. 그런데 국민들은 가장 묻고 싶어 하는 내용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국민들이 거의 반으로 쪼개지다시피 이렇게 했었잖아요? 무리한 수사다, 라는 비판이 한쪽에는 있었고 한쪽에서는 그렇다고 무고한 피해자는 아니지 않으냐는 이 양론이 굉장히 뜨거웠는데, 최근에 또 조민 씨 관련 재판 결과가, 부산대 결정이 나오면서 또 한 번 그 이름이 나왔어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이탄희 저는 사실 조심스럽긴 한데요. 저는 좀 입체적으로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정치인들이 너무 이거를 규정을 해서 단순화시켜서 이야기하려고 하는데요. 이 사안은 정말로 입체적으로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에 저는 있는 그대로 다양한 측면을 다 우리가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윤석열식의 죽을 때까지 찌르기 수사, 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하나의 가족이 도륙당하는 상황을 우리가 본 건 맞다고 저는 분명히 그건 생각하고요. 그거는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또 한 측면으로 지금 와서는, 그것이 어떤 교육이라는 영역을 통한 계층의 세습이라고 하는 것의 어떤 상징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춰진 측면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가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된다. 두 가지 측면이 다 있다, 그것이 팩트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좀 솔직해질 필요도 있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그러니까 공정이라는 이슈를 꺼내긴 했었거든요, 그 사건으로 인해서.

▼이탄희 저는 이제 제가 방금 말씀드린 그대로 거예요. 그 두 가지 측면들이 다 여기 속에 혼재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초선 의원으로 계속 생활을 하고 계시는데, 다짐이랄까요? 이거를 마지막으로 여쭤보고 끝내고 싶어요. 그러니까 의정 활동을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겠습니다, 어떤 부분을 주목하겠습니다, 이렇게 약속을 해 주신다면?

▼이탄희 저는 사실 제가 2019년에 법원에서 나올 때 여기까지 올 거라고 생각을 못 했습니다. 그때그때 눈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고요. 사실 국회의원이 되면서는 법관 탄핵을 꼭 해야 된다, 그게 굉장히 강해서 국회까지 들어왔는데, 법관 탄핵이라고 하는 걸 일단 이뤘기 때문에 제가 국회의원이 됐던 가장 첫 번째, 가장 기초적인 이유, 그거는 어느 정도 이제는 달성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한 말씀으로. 그런데 이제 국회에서 국회의원 생활을 하다 보니까, 이게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자리가 법원이라고 하는 어떤 전문 영역 하나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이런 평등이라는 가치를 실현시키고 격차가 너무 큰데, 이 격차를 좀 더 줄여나가고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자리구나, 라고 하는 걸 스스로 많이 느끼고 있고요. 그래서 뭐 당내에서 어떤 국회의원의 1명으로서 당을 움직이는 역할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변화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미래가 좀 더 희망적이다, 라고 하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그런 의정 활동을 미약하나마 꾸준히 해보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초반에 그 현장에서 열심히 뛰시는 모습도 보여주셨고, 지금 보니까 국회의원 배지 옆에 세월호 배지도 아직 달고 계시네요. 요즘에는, 지금은 많이 달고 계신 분을 많이 못 본 것 같은데, 그 초심으로 계속 활발한 의정 활동, 의미 있는 활동들 많이 만들어내시기를 기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민주당 이탄희 의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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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사사건건] 이탄희 “대한민국 곳곳이 설국열차…법원 개혁 법률안 통과 안 돼 죄송”
    • 입력 2021-08-26 16:07:09
    • 수정2021-08-26 20:57:47
    사사건건
-"우리나라 반복적 야간 중노동 규제 거의 없어. 야간 임금 조금 더 주는 거 외에 규제 없어"<br />-"요즘 대한민국 곳곳이 설국열차…머리칸, 꼬리칸 힘의 격차 너무 커"<br />-"법원 개혁 법률안 거의 통과 안 돼 죄송. 내용 준비돼 있어 시작만 하면 금방 할 수 있어"<br />-임성근 항소심 '무죄'…"탄핵소추만으로도 법원에 큰 신호. 헌재가 행위 기준 명확히 해주길 기대"<br />-"다른 대비책 없이 판사 임용 경력만 5년으로 줄이는 것 반대. 전관예우·후관예우 늘어날 것"<br />-"언론중재법, 개인적으로 우려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대하는 부분도"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코너명 : 여의도 사사건건
■ 방송시간 : 8월 26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https://youtu.be/rn3NZHHbWZU

◎범기영 오늘 여의도 사사건건은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단독 출연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탄희 안녕하세요?

◎범기영 단독 출연이니까 잘해 주셔야 되는데. 너무 부담 갖진 마시고요. 이제 아프간인들 입국 소식을 저희가 전해드리고 있는데, 그러니까 이것 좀 여쭤보려고요. 정부는 특별 공로자 신분이라는 걸 계속 강조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니까 거부감이 생길까 봐 이런 걸 강조하는 것 같긴 한데, 그러다 보니까 그냥 평범한 아프간인들이 들어올 때, 난민이 들어올 때는 좀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도 들어요.

▼이탄희 꼭 그렇게 이어지리라는 법은 없고요. 전체적으로 정부가 가지고 있는 입장이 난민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인 입장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고요. 저는 그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가 사실 6·25 때는 온 국민이 다 난민 문제를 피부로 겪어봤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어느 정도 경제를 갖춘 상태고 또 근본적으로는 남을 돌보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도 돌봄을 못 받는 그런 세상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난민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우리 공군기가 여러 나라 영공을 통과해 가면서 이렇게 아프간 현지로 가서 구출해오는 과정 자체가, 모르겠어요,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장면인데, 우리나라가 이렇게 됐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본론으로 좀 들어가 볼까요? 최근에 새벽 배송 현장에 직접 가셨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떤 경험을 좀 하셨습니까?

▼이탄희 일단 제가 가게 된 이유를 좀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저는 거기 일하시는 분들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제가 갖게 됐어요. 그러니까 이게 야간에 하는 중노동이잖아요. 원래 WHO에서 야간 중노동은 2군 발암물질로 분류를 해놨거든요. 그런 데다가 최근의 통계를 보니까 물류와 택배, 이 현장에서 119구급 출동 건수가 급증하고 있고요. 또 산업재해율도 막 올라가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제 여의도 인근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논의를 주변 분들하고 해봤더니 경험해보신 분들이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나라도 좀 가서 느껴보고, 그러고 나서 얘기를 하자, 그런 생각이 들어서 현장을 가게 됐습니다.

◎범기영 현장에서 느끼긴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건가요?

▼이탄희 일단 제가 정말 힘들었어요. 세 가지를 느꼈는데, 첫 번째는 정신이 없다. 두 번째는 몸이 아프다. 세 번째는 끝나고 나니까 좀 많이 우울하더라고요. 업무량이 진짜 많아요. 그러니까 2분당 1개꼴로 소화를 해야 되는데...

◎범기영 2분당 1개.

▼이탄희 이게 뭐 복도식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7개, 8개씩 들고 막 오르락내리락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막 떨어지기도 하고, 그러면 제가 7개, 8개 호수를 다 이렇게 기억하고 동선을 그려놨다가 머릿속에서 숫자가 엉키고, 또 뭐 상가 같은 데는, 밤에는 이렇게 셔터가 내려가 있어서 비상문 찾는 데 3~4분 걸리기도 하고, 뛰어다니다가 밤에 발목 접질리지, 또 역류성 식도염 생기고 낮에 또 자야 되니까 수면 장애도 생기고. 그런 거로 이제 5년, 6년 버티시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좀 많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범기영 이제 직업은 정치인이시니까, 국회의원이시니까 역할은 사실 입법을 하는 게 역할이시잖아요?

▼이탄희 맞습니다.

◎범기영 이러한 고충을 직접 경험해보시니까 어떤 부분을 법에 반영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드셨어요?

▼이탄희 그러니까 우리 야간 중노동, 정확하게 말하면 반복적인 야간 중노동인데요. 이거에 대해서 우리나라가 거의 규제가 없어요.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거든요. 프랑스 같은 경우만 해서 야간에 중노동을 하려고 하면 단체 협약 또는 근로감독관의 승인이 있어야 돼요. 그렇게 승인을 하는 과정에서 이 건강 보호라고 하는 장치가 충분히 돼 있는지 점검이 되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그런 규제가 하나도 없어요. 유일한 규제 딱 하나는 뭐냐 하면, 근로기준법 56조에 야간 임금 조금 더 주게 돼 있어요.

◎범기영 수당을 더 많이 주게 돼 있죠.

▼이탄희 그렇죠. 그래서 이제 기업가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돈을 주지 않았느냐, 내 할 일 다 했다, 이런 느낌을 많이 받는 거죠. 그런데 그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이, 간호사 같은 경우만 해도 야간에 일하는 간호사의 경우에는 질병이 36배 가까이 발생된다, 이런 통계도 있거든요? 이거 심각한 문제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교대제 같은 것도 도입되고 한 건데, 야간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좀 그런 규제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입니다.

◎범기영 송영길 대표도 택배 배송 현장에 가셨던데, 한 1시간 하셨나 봐요, 분류하고 상·하차 하고. 의원님은 몇 시간 정도, 며칠을 하셨나요?

▼이탄희 저도 한 번 갔는데요. 시간이 제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정신이 없더라고요.

◎범기영 우울해질 정도로 아무튼 뛰어다니셨다.

▼이탄희 끝나고 나니까 계속 거기에서 일을 한 동료들, 동료라고 느껴지던데요. 같이 일하던 분들 생각하니까 마음이 좀 우울했습니다.

◎범기영 다음 현장은 어떤 걸 좀 생각을 해보고 계십니까?

▼이탄희 사실 제가 뭐 계획을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어서요. 발길 닿는 대로 가려고 합니다.

◎범기영 발길 닿는 대로요?

▼이탄희 다만 제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의, 예전에 제가 서울대의 청소 노동자분 돌아가셨을 때 갔다가 서울대판 설국열차다,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학교 당국하고 청소 노동자 간의 힘의 격차가 너무 커서 머리칸, 꼬리 칸, 사실상 이런 상태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보면 대한민국 곳곳이 다 설국열차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곳들을 찾아가려고 하고요. 갈 곳은 많을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민생 현장, 대선 주자들도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실효성 있는 입법, 이거로 좀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은 드네요. 그러니까 지금 이제 초선이시니까 여러 고민들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의정 활동하시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좀 인상적이었고 어떨 때는 좀 좌절감도 느끼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탄희 사실 성과가 있을 때, 그때 제일 기쁘죠. 국민들한테도 저를 지지해 주신 그런 어떤 효능감 같은 것들을 느끼게 해 주는 그런 상황이니까요. 좌절감이 들 때는 사실 매일매일 조금씩조금씩 들어요. 당내 상황 같은 경우에 특히나, 밖에서 보면 국민의 대표지만 당에 들어가면 또 180명 중의 1명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원하는 대로 이 당을 움직일 수가 없으니까, 그럴 때 많이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범기영 좀 구체적으로 여쭤볼까요? 그러니까 이탄희 의원이 법복을 벗고 이제 국회로 들어오신 거는 사법농단을 고발하고 폭로하고.

▼이탄희 맞습니다.

◎범기영 이런 과정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다음에 국민들은 더불어민주당 180석을 몰아주었고 개혁에 대한 요구도 굉장히 높았습니다, 초반에. 최근에는 사법 개혁이라는 이야기는 좀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어디까지 지금 와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이탄희 특히 법원 개혁 같은 경우는 진도가 많이 못 나갔죠. 우리가 2월 달에 이제 세월호 7시간 재판 개입했던 사법농단 판사에 대해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소추를 했습니다. 물론 굉장히 역사적인 일이고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헌법 위반의 기준이 나오게 되면 그것이 앞으로 향후에 미래의 판사들한테 큰 효과가 있을 거라고 저는 믿어요. 그렇지만 그것은 하나의 사건이고 이제 제도 개혁을 해야 되는데, 사실은 법원 개혁과 관련된 법률안 중에서 제대로 통과된 게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고요. 제가 좀 답답한 건 사실 이거예요. 공직 사회 개혁은 사실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거든요. 데일리 이벤트들, 사건 사고, 이거에 대한 여론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일이 저는 아니라고 봐요. 그래서 청사진을 가지고 모범생처럼 그냥 따박따박 해가면 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게 좀 아쉽고요. 그런데 뭐 시작만 되면 금방 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은 풍부하게 준비돼 있으니까요. 언제든지 기회만 생기면 좋겠습니다.

◎범기영 내용은 충분히 준비돼 있는데 속도가 나지 않는 그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됩니까?

▼이탄희 아무래도 제가 당내에서 목소리가 약해서 그렇겠죠.

◎범기영 당에서 설정한 검찰 개혁의 목표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 이런 내용도 있었고 6대 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 여기에 넘기자, 이런 논의도 있었는데 이것도 그렇게 빨리 진척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탄희 그러니까 이제 그런 입법 사항들은 사실 당에서 중심을 잡고 끌고 가야 되는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난 4월 7일 보궐 선거 결과가 너무 안 좋았고, 그거로 인해서 이제 당내 혁신이 필요하다, 이런 논란이 많이 있었고요. 그다음에 이제 당 대표 선거 끝나고 나서 경선 연기 논란이 있었고 그게 정리되고 나니까 바로 대선 국면으로 가서, 아무래도 당을 중심으로 해서 이제 개혁이 추진되기보다는 지금은 법무부를 중심으로 해서 끌고 가는 상황이다 보니까 굵직굵직한 제도 개혁이 되기보다는 기존에 이루어졌던 제도 개혁들의 후속 조치, 후속 조치들이 이제 주로 진행이 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범기영 이 질문은 좀 어려우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검찰 개혁하면 사실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거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그 지루한 다툼으로 사실 각인돼버린 측면이 없지 않거든요. 초반에는 사법 개혁에 대한 지지도 꽤 높았던 거로 저는 인식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두 인물의 갈등, 검찰총장을 몰아낼 수 있느냐, 아니냐, 이 갈등으로 치환된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이탄희 맞습니다.

◎범기영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탄희 저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그런데 이제 저희 같은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원래 이게 중요한 게 뭐다, 라고 다시 계속 말씀드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한번 저는 말씀드리지만, 검찰 개혁의 핵심은 2개입니다. 하나는 선택적 수사, 검찰이 원하는 대로 어떤 사람은 특수부 배당해서 탈탈 덜고 어떤 사람은 형사부 배당해서 시간 끌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공소시효 끝나고, 이거 안 된다. 그리고 제 식구 감싸기, 검사들의 경우에는 기소하지 않고 나중에 무고한 사람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나도 책임지지 않는 이 상황을 바꾸는 것 두 가지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위한 제도 개혁으로 우리가 다시 돌아가야 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저라도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원칙은 알겠는데 속도가 잘 안 나니까, 검찰 개혁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도 중요한 쟁점이죠?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세 후보 입장을 듣고 계속 말씀 나누겠습니다.

[이재명] “검찰개혁, 조국처럼 탈탈 못 털게 해야”

<녹취> 이재명 /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어제, 유튜브 델리민주)
우리 조 장관님처럼 이렇게 다 걸어가지고 이렇게 하는. 이걸 못하게 하는 방법은 사실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기소와 수사를 분리하는 거죠. 수사와 기소를 어떻게 분리할지는 좀 논의할 필요가 있어요. 경찰에 다 주면 안 돼요. 경찰도 위험하거든요. 우리가 권력을 잃었을 때를 생각해야 됩니다.
이낙연 “검찰개혁 시즌2” vs 추미애 “이제 와서?”

<녹취> 이낙연 /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유튜브 이낙연TV 2021.8.18)
우리 후보 모두가 연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제도적으로 처리하는 데 합의하고 그것을 지도부에 건의하는 그런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고요.

<녹취> 추미애 /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난 20일)
느닷없이 이제 와서 그러는 건 좀 저도 어이가 없어요. 이낙연 후보가 그 전에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를 다음 대통령이 되면 공약으로 발표하겠다고 그러셨잖아요. (검찰개혁을) 안 할 것처럼 하시다가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 라는 후보가... 지금 할 수 있는데 대통령이 되면 굳이 공약을 할 이유가 없는 거잖아요?

◎범기영 이 주제는 제가 이 질문만 드리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전에도 할 수 있었는데 왜 안 하다가 이제 와서 또 공약으로 내느냐? 이런 다툼들을 지금 후보들 간에 하고 있는데, 이 질문을 국민들은 민주당을 향해서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탄희 저도 충분히 그렇게 질문할 수 있는 상황 전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중요하다고 하는 걸 계속해서 말씀드리고 입법은 준비돼 있기 때문에 언제든 기회가 생기면 우리는 법을 만들 수 있다, 계속 이 말씀을 드립니다.

◎범기영 180석을 국민들은 몰아줬으니까요. 임성근 전 부장판사, 기소가 됐을 때, 그때 제가 뉴스를 진행하면서 제가 멘트를 그렇게 했었어요. 위헌적인 행동을 한 건 분명한데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될 것 같다, 라고 제가 그 뉴스를 소개한 적이 있었거든요? 역시 무죄 판결이 나왔더군요. 혹시 결과를 예상하셨습니까?

▼이탄희 저보다는 진행자께서 예상하신 것 같은데요. 판결 그대로 위헌은 맞는데 무죄다, 이렇게 났죠. 저는 뭐 결과는 그렇게 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만 이제 헌법재판소에 우리가 탄핵소추를 해서 헌법재판을 지금 진행하고 있는데, 그 탄핵소추가 정당했고 그게 필요했다고 하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탄핵소추를 한 이유는 법원에서 스스로 해결 못 한다. 형사재판으로 해결 안 된다, 헌법재판 해야 된다. 판사가 신이냐. 공무원들 조금만 잘못하면 다 징계 재판받고 헌법재판 받는데 왜 판사만 안 받냐? 이런 취지였거든요? 그 필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런 과정이, 그러니까 형사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이 비록 나왔지만 이런 과정 자체가 법원 조직에는 어떤 신호가 됐습니까, 분명히?

▼이탄희 그럼요. 탄핵소추가 된 것만으로도 분명히 법원에는 큰 신호가 갔다고 전 생각하고요. 이제는 헌법재판소로 공이 넘어갔으니까 헌법재판소에서 그 위헌적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행위 기준만 명확하게 설치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범기영 최근 법사위에서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통과가 됐더군요. 판사 임용 경력을 5년으로 줄이는 내용이었는데, 이거는 어떤 의미가 좀 있습니까? 사실 법원 밖에 있는 일반 국민들은 의미를 알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이탄희 그렇죠. 그런데 일단 제 입장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저는 지금 상태에서 다른 어떤 대비책 없이 그냥 5년으로 줄이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하고 반대합니다. 전관예우, 후관예우가 굉장히 늘어날 거고요. 또 판사 승진 제도가 부활할 거예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판사가 판사를 뽑는 그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조일원화 국가 중에서 그런 나라 없거든요? 판사가 판사를 뽑고 더군다나 판사를 필기 시험으로 뽑습니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5년으로 줄이면 어떻게 되냐 하면요. 제일 처음에 변호사 시험 합격한 사람을 로클럭으로 뽑아요. 이 사람들이 나중에 판사가 되는 겁니다. 입도선매 되는 거죠. 3년 로클럭 끝나고 나면, 그러면 이제 2년이 남았잖아요? 2년 후에 판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로펌에서 모셔가기 경쟁을 해요. 이게 후관예우입니다. 그래서 업계 말로 기름칠을 하는 거죠. 그다음에 5년 뒤에 판사가 되고, 이것이 이제 후관예우의 문제일 것이고요. 이 결과가 아마 이제 보도를 보신 분들께서 아시겠지만, 내년 신규 임용 판사의, 전국에 가는 판사의 8분의 1이 김앤장 출신입니다. 전국으로 이제 임지를 받을 판사의 8분의 1이 1개 로펌, 김앤장 출신이거든요. 인구 5,000만이 넘는 국가에서 이런 경우는 저는 못 봤습니다.

◎범기영 그러면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까, 나중에?

▼이탄희 그러면 이제 판사가 김앤장 출신이라는 거기 때문에 김앤장에서 오는 사건에 대해서 아무래도 심적 부담을 느낄 수가 있고 또 그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실제로 안 느꼈다고 하더라도 판결 자체에 대해서 불복하는 비율이 엄청 높아질 겁니다. 또 문제는 판사 승진 제도가 부활하는 거기 때문에 승진에서 탈락하면 이 판사들이 옷을 벗을 거예요. 그러면 그 로펌으로 다시 돌아갈 수가 있죠. 그러면 30대 중후반의 전관 변호사가 탄생하는 겁니다. 이 전관예우 시장에서는 황태자들이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양산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저는 지금 상태에서 다른 거 안 고치고 5년으로 줄이는 거?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게 법사위를 통과했다는 건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공감대가 있다는 뜻이어서.

▼이탄희 그러니까 사실 여야 간에 좀 다른 면들이 있었는데요. 이게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이게 이상하게 봉합이 됐어요. 그래서 방금 전에 저희 의원들 전체가 모인 워크숍에서도, 저도 이제 설명을 하고 다른 의원님들도 이거에 대해서 조금씩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조금 더 지켜봐주시고요. 설사 이게 잘못된 내용으로 통과가 되더라도 바로 후속 조치를 저도 나서서 하겠습니다.

◎범기영 주제를 좀 바꿔보죠. 언론개혁법, 제가 언론 종사자라 그런지 뜨거운데. 당내에서도 우려도 있고 반발도 있고, 조응천 의원을 비롯해서. 법률 전문가시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이탄희 이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오히려 애초의 법안보다 너무 많이 후퇴했다, 그래서 실효성은 별로 없고 반발만 많이 얻는 이런 상황이다, 오히려 언론 개혁 동의했던 국민들 입장에서는 비판을 그런 식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오늘 사실 워크숍 때도 그런 찬반 양론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게 이제 조율되고 있는 과정이니까요. 조금 더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범기영 그렇군요. 개인적인 입장을 말씀하시긴 좀 어려우신가요?

▼이탄희 저는 좀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기대하는 부분도 있어서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니까 오늘은 그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오늘 뭐 여러 개혁 이슈에 대한 입장을 여쭤봤는데, 최근에 이재명 후보 캠프로 가셨더라고요. 어떤 배경에서 그런 결심을 하셨습니까?

▼이탄희 사실 이제 다음 주부터 저희 민주당 순회 경선입니다. 그래서 경선을 앞두고 저한테도 어떤 의견이냐, 이렇게 물어보시는 당원들이 많이 있으셨고요. 그래서 제가 이제 판단이 있는데 얘기 안 하는 게 좀 무책임한 느낌이 들어서 말씀을 드리게 됐습니다. 저는 우리 민주당이 지금 가지고 있는 후보들 중에서는 가장 아웃사이더가 이재명 후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본선에서 민주당의 가장 큰 무기이기도 하고요. 왜냐하면, 지금 대선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건 변화거든요. 그리고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변화의 내용이라고 하는 건 같이 만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당장 저부터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그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 이제 캠프에 합류를 하면서도 미래 정치 기획이라는 파트를 제가 맡아서 진행을 하려고 하고요.

◎범기영 미래 정치 기획이라면 어떤 건가요, 구체적으로?

▼이탄희 우리가 통상 이야기하는 정치 개혁 이슈들 플러스 정치 시스템 전반, 예를 들면 선거, 의회, 정당뿐만이 아니라요. 행정의 개혁 또 직접 민주주의와 디지털 플랫폼 문제, 또 주민 자치 문제 그리고 청년 정치 문제, 이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5년 뒤, 10년 뒤의 정치의 아름다운 모습, 이런 것들을 좀 구상을 하고 후보에게 제안하고 또 국민들께 설명하고 이런 역할을 해보겠습니다.

◎범기영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나오시면 이 질문은 빠뜨리지 않고 드리는 편인데, 왜냐하면 어려워하시니까요. 그런데 국민들은 가장 묻고 싶어 하는 내용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국민들이 거의 반으로 쪼개지다시피 이렇게 했었잖아요? 무리한 수사다, 라는 비판이 한쪽에는 있었고 한쪽에서는 그렇다고 무고한 피해자는 아니지 않으냐는 이 양론이 굉장히 뜨거웠는데, 최근에 또 조민 씨 관련 재판 결과가, 부산대 결정이 나오면서 또 한 번 그 이름이 나왔어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이탄희 저는 사실 조심스럽긴 한데요. 저는 좀 입체적으로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정치인들이 너무 이거를 규정을 해서 단순화시켜서 이야기하려고 하는데요. 이 사안은 정말로 입체적으로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에 저는 있는 그대로 다양한 측면을 다 우리가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윤석열식의 죽을 때까지 찌르기 수사, 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하나의 가족이 도륙당하는 상황을 우리가 본 건 맞다고 저는 분명히 그건 생각하고요. 그거는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또 한 측면으로 지금 와서는, 그것이 어떤 교육이라는 영역을 통한 계층의 세습이라고 하는 것의 어떤 상징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춰진 측면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가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된다. 두 가지 측면이 다 있다, 그것이 팩트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좀 솔직해질 필요도 있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그러니까 공정이라는 이슈를 꺼내긴 했었거든요, 그 사건으로 인해서.

▼이탄희 저는 이제 제가 방금 말씀드린 그대로 거예요. 그 두 가지 측면들이 다 여기 속에 혼재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초선 의원으로 계속 생활을 하고 계시는데, 다짐이랄까요? 이거를 마지막으로 여쭤보고 끝내고 싶어요. 그러니까 의정 활동을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겠습니다, 어떤 부분을 주목하겠습니다, 이렇게 약속을 해 주신다면?

▼이탄희 저는 사실 제가 2019년에 법원에서 나올 때 여기까지 올 거라고 생각을 못 했습니다. 그때그때 눈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고요. 사실 국회의원이 되면서는 법관 탄핵을 꼭 해야 된다, 그게 굉장히 강해서 국회까지 들어왔는데, 법관 탄핵이라고 하는 걸 일단 이뤘기 때문에 제가 국회의원이 됐던 가장 첫 번째, 가장 기초적인 이유, 그거는 어느 정도 이제는 달성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한 말씀으로. 그런데 이제 국회에서 국회의원 생활을 하다 보니까, 이게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자리가 법원이라고 하는 어떤 전문 영역 하나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이런 평등이라는 가치를 실현시키고 격차가 너무 큰데, 이 격차를 좀 더 줄여나가고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자리구나, 라고 하는 걸 스스로 많이 느끼고 있고요. 그래서 뭐 당내에서 어떤 국회의원의 1명으로서 당을 움직이는 역할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변화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미래가 좀 더 희망적이다, 라고 하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그런 의정 활동을 미약하나마 꾸준히 해보겠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초반에 그 현장에서 열심히 뛰시는 모습도 보여주셨고, 지금 보니까 국회의원 배지 옆에 세월호 배지도 아직 달고 계시네요. 요즘에는, 지금은 많이 달고 계신 분을 많이 못 본 것 같은데, 그 초심으로 계속 활발한 의정 활동, 의미 있는 활동들 많이 만들어내시기를 기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민주당 이탄희 의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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