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전 여친 만나고 내 연락처도 지워?” 배신감에 남자친구 흉기로 찔러

입력 2021.08.27 (07: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20년 8월 전북 전주시.

30대 여성 A 씨는 20대 남성 B 씨와 처음 만났습니다. 이들은 석달이 지난 같은 해 11월부터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고, 이후 여러 차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던 지난 5월 30일 전주시의 한 원룸.

B 씨는 자신의 집에서 A씨가 아닌 자신의 전 여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A 씨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큰 다툼으로 번진 이 둘의 싸움은 격한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다시 화해하기를 원한 A 씨는 B 씨와 함께 바다 여행을 계획하며 B 씨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6월 6일, A씨가 전화를 걸어봤지만 술을 마시러 나갔다는 B 씨는 새벽이 지나고 동이 트도록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당일 오전 11시 45분 쯤, B 씨의 집으로 찾아간 A 씨는 술에 취해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 B 씨를 발견했습니다. 화가 난 A 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평소 ‘OOO’라고 저장돼 있던 자신의 이름이 휴대전화 화면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이내 자신의 연락처가 B 씨의 주소록에서 삭제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이어 A 씨는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시도했지만 자신이 B 씨로부터 카카오톡 차단까지 당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 혼자만의 노력이었다는 생각에 A 씨는 큰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 주방에 있던 흉기가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흉기 손잡이에 화장지를 감은 뒤 아직 잠들어 있던 B 씨에게 다가가 끝내 B 씨를 찔렀습니다.

이에 놀란 피해자가 일어나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굴러 떨어지자 또 다시 B 씨를 여러차례 찔렀습니다. B씨는 당일 오후 1시 쯤 인근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신체 다발손상으로 결국 사망했습니다.


전주지방법원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형법 제250조 제1항에 따라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오전 A 씨가 자고 있던 B 씨의 원룸에 들어가 자신의 연락처가 삭제되어 있다는 이유로 B 씨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지도 않은 채 살해를 저질렀다고 사건을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중학생 등 2명의 자녀를 경제적으로 양육하고 있는 등 가정환경이 어려운 점, 이 사건 범행이 초범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잔인한 범행의 동기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유족 측이 A 씨에 대한 엄벌을 요청하고 있는 점, 고의에 의한 생명을 침해한 범죄를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건후] “전 여친 만나고 내 연락처도 지워?” 배신감에 남자친구 흉기로 찔러
    • 입력 2021-08-27 07:02:40
    취재후·사건후

2020년 8월 전북 전주시.

30대 여성 A 씨는 20대 남성 B 씨와 처음 만났습니다. 이들은 석달이 지난 같은 해 11월부터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고, 이후 여러 차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던 지난 5월 30일 전주시의 한 원룸.

B 씨는 자신의 집에서 A씨가 아닌 자신의 전 여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A 씨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큰 다툼으로 번진 이 둘의 싸움은 격한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다시 화해하기를 원한 A 씨는 B 씨와 함께 바다 여행을 계획하며 B 씨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6월 6일, A씨가 전화를 걸어봤지만 술을 마시러 나갔다는 B 씨는 새벽이 지나고 동이 트도록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당일 오전 11시 45분 쯤, B 씨의 집으로 찾아간 A 씨는 술에 취해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 B 씨를 발견했습니다. 화가 난 A 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평소 ‘OOO’라고 저장돼 있던 자신의 이름이 휴대전화 화면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이내 자신의 연락처가 B 씨의 주소록에서 삭제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이어 A 씨는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시도했지만 자신이 B 씨로부터 카카오톡 차단까지 당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 혼자만의 노력이었다는 생각에 A 씨는 큰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 주방에 있던 흉기가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흉기 손잡이에 화장지를 감은 뒤 아직 잠들어 있던 B 씨에게 다가가 끝내 B 씨를 찔렀습니다.

이에 놀란 피해자가 일어나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굴러 떨어지자 또 다시 B 씨를 여러차례 찔렀습니다. B씨는 당일 오후 1시 쯤 인근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신체 다발손상으로 결국 사망했습니다.


전주지방법원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형법 제250조 제1항에 따라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오전 A 씨가 자고 있던 B 씨의 원룸에 들어가 자신의 연락처가 삭제되어 있다는 이유로 B 씨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지도 않은 채 살해를 저질렀다고 사건을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중학생 등 2명의 자녀를 경제적으로 양육하고 있는 등 가정환경이 어려운 점, 이 사건 범행이 초범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잔인한 범행의 동기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유족 측이 A 씨에 대한 엄벌을 요청하고 있는 점, 고의에 의한 생명을 침해한 범죄를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