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간 한계 무의미”…KBS 장애인 앵커가 주목한 패럴림픽 선수는?

입력 2021.08.27 (08:00) 수정 2021.09.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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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KBS 장애인 앵커 최국화 씨 인터뷰

-KBS 9시 뉴스서 패럴림픽 관련 소식 전해
-이집트 이브라힘 탁구 선수의 경기보며 큰 감동
-"패럴림픽 태권도 출전 주정훈 주목해야"
-'시청자에서 앵커로' 12시 뉴스 생활뉴스 코너 진행
-"당당한 장애인 앵커 모습 보며 꿈 키워"
-유학 시절 장애 얻고 방황하기도
-가족들 지원과 긍정적 사고로 극복
-90%는 후천적 장애..."주위서 편견 없이 바라봐야"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 했더니 할 수 있는 일이 생겨"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8월 26일(목) 14:00~17: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연결 : KBS 최국화 앵커

신지혜: KBS에서는 장애인 앵커분이 패럴림픽 관련 소식을 전해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분을 오늘 저희가 연결해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최국화 앵커님을 모셨습니다. 앵커님, 안녕하세요.

조혜진: 간단하게 소개와 함께 어떤 프로그램 진행하고 있으신지부터 말씀해 주시겠어요?

최국화: 안녕하세요. 너무 반갑습니다.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고요. 저는 12시 뉴스에서 생활뉴스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고요. 패럴림픽이 13일 동안 하거든요. 이 기간에 패럴림픽 관련 소식들을 9시 뉴스에서 전해드리는 역할 맡고 있습니다.

 패럴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KBS 장애인 앵커 최국화 씨 패럴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KBS 장애인 앵커 최국화 씨

조혜진: 뜻깊으실 것 같은데요. 어떻게 9시 뉴스에서 패럴림픽 관련 진행을 하시게 된 거예요?

최국화: 9시 뉴스팀에서 논의가 있으셨던 것 같더라고요. 이번에 KBS에서 패럴림픽 관련 소식들 전할 때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이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장애인 앵커로 뽑혔고 이렇게 활동을 하고 있으니 적임자가 아닌가 해서 맡겨주신 것 같더라고요.

조혜진: 얼마 안 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전한 그 패럴림픽 뉴스 중에 좀 기억에 남는 건 어떤 게 있으세요?

최국화: 제가 오늘 12시 생활뉴스 코너에서 전해드린 소식이에요. 두 팔이 없는, 그래서 탁구채를 입으로 물고 경기하는 이집트의 이브라힘 하마드투라는 선수인데 그분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너무 깜짝 놀랐거든요. 세상에 인간에게 한계라는 게 있을까 싶은 생각으로 참 경이로운 모습을 보면서 저도 새삼 다시 많은 울림을 받았고 또 열심히 저도 해봐야 하겠다는 의지를, 각오를 다지게 되는 그런 모습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패럴림픽에서 탁구 경기를 하는 이집트 선수 이브라힘 히마드투 패럴림픽에서 탁구 경기를 하는 이집트 선수 이브라힘 히마드투

조혜진: 디라이브 보시는 분들도 한 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정말 저도 보면서 굉장히 많이 놀라고 스스로를 좀 돌아보게 하는 그런 영상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우리 최국화 앵커님이 지금 주목하고 계신 패럴림픽 선수 어떤 분이 있을까요?

최국화: 이번에 태권도와 배드민턴이 처음으로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태권도 종주국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시아 선수 유일하게 출전권을 1위로 따낸 선수가 있어요. 주정훈 선수라고 그 친구가 이번에 출전하고 있어서 우리 종주국의 자존심을 좀 세워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들고요. 그 선수께서 하신 이야기가 참 또 가슴에 와닿더라고요.

조혜진: 어떤 얘기인가요?

최국화: 신체적인 자신의 조건 때문에 동정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도쿄 패럴림픽에서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주면서 동경의 대상이 되고 싶다는 이런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또 감동 받았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조혜진: 그렇군요. 좋은 소식이 있어서 저희 뉴스에서 최국화 앵커님이 관련 소식을 전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 패럴림픽 우리 최국화 앵커님께는 어떤 의미인지 또 이 소식들을 전하시면서 어떤 마음이실지 궁금합니다.

최국화: 선수들에게는 패럴림픽이 꿈의 무대인 것처럼 저 역시나 앵커로서 9시 뉴스라는 꿈의 무대에 이번 패럴림픽 덕분에 설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또 다른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패럴림픽이라는 걸 보시는 분들이 비장애인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장애인분들이 많이 보시잖아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분 없이 모두가 다 함께 다 같이 행복하게 이렇게 즐기고 누릴 수 있는 그런 모습들을 많이 선사해 주시는 것 같아서 남다른 감동이 있고 또 제가 앵커로서 이 무대에 서서 사명감도 느끼고 그런 마음입니다.

신지혜: 연락 많이 받으셨죠? 어떠셨어요?

최국화: 인터뷰 요청이 많아서 오늘 아침에도 시간이 없어서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조혜진: 말씀을 들어보니까 앵커로서의 사명감, 자부심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갖고 계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앵커, 진행자의 꿈을 가지게 되셨는지 그 계기가 좀 궁금합니다.

신지혜: 원래 아나운서를 하겠다고 처음부터 계획하셨던 건지 궁금했거든요.

최국화: 전혀 아니었고요. 저는 그 KBS 12시 뉴스 생활뉴스 코너를 즐겨봤던 애청자예요. 아직 TV에서 장애인은 동정이라든지 또 시혜, 그리고 안타까운 모습으로 비춰질 때가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생활뉴스 코너에서 보았던 앵커분들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어요. 당당하고 생방송을 하는 여느 앵커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는 느낌을 받고 나도 저렇게 멋진 모습으로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서 한번 서보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는데요. 이번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제가 장애 인식 개선 교육 강사로 활동을 오래 했었어요. 장애인 앵커라는 걸 뽑으신 이유가 장애 인식 개선의 일환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활동했던 그런 이야기들 그리고 저의 진정성을 봐주시고 좋은 결과를 주셔서 이렇게 앵커로 활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조혜진: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저희가 듣기로는 유학 시절에 장애를 얻게 되셨다고 들었어요. 그때 당시에 어떤 심정이셨을지 감히 저희는 상상할 수 없겠지만, 설명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최국화: 큰 사고가 아니었어요. 그냥 계단 같은 데 높지 않은 데서 떨어지는 낙상 사고로 다치게 된 거라서요. 척추가 손상되면 하반신 마비라는 것이 오는 거라는 걸 사고 이후에나 알게 됐고 한 번 손상을 입으면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어서 이렇게 몸이 불편해지니까 마음도 많이 힘들어지고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고 또 절망하고 좌절에 빠지기도 했었는데 참 다행인 것은 곁에서 항상 응원해 주고 아껴주고 또 저를 위해 기도해주는 가족들이 있어서 많이 힘을 냈던 것 같고요. 제 가족들은 항상 저한테 ‘잘한다, 네가 최고다, 제일 멋있다’고 용기를 내게 해 주시거든요. 사람이 항상 그런 얘기를 듣다 보면 누구라도 내가 뭔가 된 것 같고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용기가 늘 생기거든요.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조금씩 이겨내면서 또 이렇게 사회활동 하다 보니 좀 많이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조혜진: 가족분들의 든든한 지원과 또 앵커님의 긍정적인 사고 이런 것들이 지금의 앵커님을 만들어내신 것 같습니다. 사실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일종의 편견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좀 없애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최국화: 아직 시설이나 주위 환경들이 불편한 부분들이 있지만, 장애인들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 편견이라든지 차별 같은 이런 시선들이 제일 무섭다고 다들 말씀하시거든요.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애인 인구가 거의 250만 명이 넘어요. 등록돼 있는 인구만 해서요. 그런데 그중에 거의 90% 가까운 분들이 후천적 으로, 사고라든지 질병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 말은 또다시 우리가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장애인이 내 가족일 수도 있고 또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일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나는 아니겠지, 나는 저 사람이랑 다르겠지’라는 시선들보다는 내 주위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는 마음들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앵커로 KBS 12시 뉴스에서 생활뉴스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최국화 앵커장애인 앵커로 KBS 12시 뉴스에서 생활뉴스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최국화 앵커

또 장애인 당사자들의 마인드컨트롤이라든지, 생각들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처음에 가장 힘들었던 게 제 다리만 안 움직이고 저만 유일하게 장애인이라며 남들과 비교하니 저 자신이 되게 힘들더라고요. 자꾸 남들과 비교하다 보니까 끝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 내 다리는 왜 안 움직이지'라고만 생각했다면 저는 지금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을 것 같아요. 그저 다리만 쳐다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일밖에 없었을 텐데 그러지 않으려고 했더니 할 수 있는 일이 생겼고 또 이렇게 여러분들과 함께 오늘 이 뜻깊은 시간까지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 여러분들도 스스로 사랑하시면서 자신을 아끼고 남들과 절대로 비교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신지혜: 앵커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이 응원의 메시지 보내주시고 있습니다. 앵커님도 약간 이렇게 좀 감정이 울컥하신 것 같은데요. 오늘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최국화: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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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인간 한계 무의미”…KBS 장애인 앵커가 주목한 패럴림픽 선수는?
    • 입력 2021-08-27 08:00:34
    • 수정2021-09-09 09:52:25
    패럴림픽 뉴스
<strong>KBS 장애인 앵커 최국화 씨 인터뷰</strong><br /><br />-KBS 9시 뉴스서 패럴림픽 관련 소식 전해<br />-이집트 이브라힘 탁구 선수의 경기보며 큰 감동<br />-"패럴림픽 태권도 출전 주정훈 주목해야"<br />-'시청자에서 앵커로' 12시 뉴스 생활뉴스 코너 진행<br />-"당당한 장애인 앵커 모습 보며 꿈 키워"<br />-유학 시절 장애 얻고 방황하기도<br />-가족들 지원과 긍정적 사고로 극복<br />-90%는 후천적 장애..."주위서 편견 없이 바라봐야"<br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 했더니 할 수 있는 일이 생겨"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8월 26일(목) 14:00~17: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연결 : KBS 최국화 앵커

신지혜: KBS에서는 장애인 앵커분이 패럴림픽 관련 소식을 전해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분을 오늘 저희가 연결해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최국화 앵커님을 모셨습니다. 앵커님, 안녕하세요.

조혜진: 간단하게 소개와 함께 어떤 프로그램 진행하고 있으신지부터 말씀해 주시겠어요?

최국화: 안녕하세요. 너무 반갑습니다.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고요. 저는 12시 뉴스에서 생활뉴스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고요. 패럴림픽이 13일 동안 하거든요. 이 기간에 패럴림픽 관련 소식들을 9시 뉴스에서 전해드리는 역할 맡고 있습니다.

 패럴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KBS 장애인 앵커 최국화 씨
조혜진: 뜻깊으실 것 같은데요. 어떻게 9시 뉴스에서 패럴림픽 관련 진행을 하시게 된 거예요?

최국화: 9시 뉴스팀에서 논의가 있으셨던 것 같더라고요. 이번에 KBS에서 패럴림픽 관련 소식들 전할 때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이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장애인 앵커로 뽑혔고 이렇게 활동을 하고 있으니 적임자가 아닌가 해서 맡겨주신 것 같더라고요.

조혜진: 얼마 안 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전한 그 패럴림픽 뉴스 중에 좀 기억에 남는 건 어떤 게 있으세요?

최국화: 제가 오늘 12시 생활뉴스 코너에서 전해드린 소식이에요. 두 팔이 없는, 그래서 탁구채를 입으로 물고 경기하는 이집트의 이브라힘 하마드투라는 선수인데 그분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너무 깜짝 놀랐거든요. 세상에 인간에게 한계라는 게 있을까 싶은 생각으로 참 경이로운 모습을 보면서 저도 새삼 다시 많은 울림을 받았고 또 열심히 저도 해봐야 하겠다는 의지를, 각오를 다지게 되는 그런 모습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패럴림픽에서 탁구 경기를 하는 이집트 선수 이브라힘 히마드투
조혜진: 디라이브 보시는 분들도 한 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정말 저도 보면서 굉장히 많이 놀라고 스스로를 좀 돌아보게 하는 그런 영상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우리 최국화 앵커님이 지금 주목하고 계신 패럴림픽 선수 어떤 분이 있을까요?

최국화: 이번에 태권도와 배드민턴이 처음으로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태권도 종주국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시아 선수 유일하게 출전권을 1위로 따낸 선수가 있어요. 주정훈 선수라고 그 친구가 이번에 출전하고 있어서 우리 종주국의 자존심을 좀 세워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들고요. 그 선수께서 하신 이야기가 참 또 가슴에 와닿더라고요.

조혜진: 어떤 얘기인가요?

최국화: 신체적인 자신의 조건 때문에 동정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도쿄 패럴림픽에서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주면서 동경의 대상이 되고 싶다는 이런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또 감동 받았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조혜진: 그렇군요. 좋은 소식이 있어서 저희 뉴스에서 최국화 앵커님이 관련 소식을 전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 패럴림픽 우리 최국화 앵커님께는 어떤 의미인지 또 이 소식들을 전하시면서 어떤 마음이실지 궁금합니다.

최국화: 선수들에게는 패럴림픽이 꿈의 무대인 것처럼 저 역시나 앵커로서 9시 뉴스라는 꿈의 무대에 이번 패럴림픽 덕분에 설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또 다른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패럴림픽이라는 걸 보시는 분들이 비장애인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장애인분들이 많이 보시잖아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분 없이 모두가 다 함께 다 같이 행복하게 이렇게 즐기고 누릴 수 있는 그런 모습들을 많이 선사해 주시는 것 같아서 남다른 감동이 있고 또 제가 앵커로서 이 무대에 서서 사명감도 느끼고 그런 마음입니다.

신지혜: 연락 많이 받으셨죠? 어떠셨어요?

최국화: 인터뷰 요청이 많아서 오늘 아침에도 시간이 없어서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조혜진: 말씀을 들어보니까 앵커로서의 사명감, 자부심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갖고 계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앵커, 진행자의 꿈을 가지게 되셨는지 그 계기가 좀 궁금합니다.

신지혜: 원래 아나운서를 하겠다고 처음부터 계획하셨던 건지 궁금했거든요.

최국화: 전혀 아니었고요. 저는 그 KBS 12시 뉴스 생활뉴스 코너를 즐겨봤던 애청자예요. 아직 TV에서 장애인은 동정이라든지 또 시혜, 그리고 안타까운 모습으로 비춰질 때가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생활뉴스 코너에서 보았던 앵커분들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어요. 당당하고 생방송을 하는 여느 앵커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는 느낌을 받고 나도 저렇게 멋진 모습으로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서 한번 서보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는데요. 이번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제가 장애 인식 개선 교육 강사로 활동을 오래 했었어요. 장애인 앵커라는 걸 뽑으신 이유가 장애 인식 개선의 일환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활동했던 그런 이야기들 그리고 저의 진정성을 봐주시고 좋은 결과를 주셔서 이렇게 앵커로 활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조혜진: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저희가 듣기로는 유학 시절에 장애를 얻게 되셨다고 들었어요. 그때 당시에 어떤 심정이셨을지 감히 저희는 상상할 수 없겠지만, 설명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최국화: 큰 사고가 아니었어요. 그냥 계단 같은 데 높지 않은 데서 떨어지는 낙상 사고로 다치게 된 거라서요. 척추가 손상되면 하반신 마비라는 것이 오는 거라는 걸 사고 이후에나 알게 됐고 한 번 손상을 입으면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어서 이렇게 몸이 불편해지니까 마음도 많이 힘들어지고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고 또 절망하고 좌절에 빠지기도 했었는데 참 다행인 것은 곁에서 항상 응원해 주고 아껴주고 또 저를 위해 기도해주는 가족들이 있어서 많이 힘을 냈던 것 같고요. 제 가족들은 항상 저한테 ‘잘한다, 네가 최고다, 제일 멋있다’고 용기를 내게 해 주시거든요. 사람이 항상 그런 얘기를 듣다 보면 누구라도 내가 뭔가 된 것 같고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용기가 늘 생기거든요.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조금씩 이겨내면서 또 이렇게 사회활동 하다 보니 좀 많이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조혜진: 가족분들의 든든한 지원과 또 앵커님의 긍정적인 사고 이런 것들이 지금의 앵커님을 만들어내신 것 같습니다. 사실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일종의 편견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좀 없애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최국화: 아직 시설이나 주위 환경들이 불편한 부분들이 있지만, 장애인들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 편견이라든지 차별 같은 이런 시선들이 제일 무섭다고 다들 말씀하시거든요.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애인 인구가 거의 250만 명이 넘어요. 등록돼 있는 인구만 해서요. 그런데 그중에 거의 90% 가까운 분들이 후천적 으로, 사고라든지 질병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 말은 또다시 우리가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장애인이 내 가족일 수도 있고 또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일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나는 아니겠지, 나는 저 사람이랑 다르겠지’라는 시선들보다는 내 주위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는 마음들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앵커로 KBS 12시 뉴스에서 생활뉴스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최국화 앵커
또 장애인 당사자들의 마인드컨트롤이라든지, 생각들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처음에 가장 힘들었던 게 제 다리만 안 움직이고 저만 유일하게 장애인이라며 남들과 비교하니 저 자신이 되게 힘들더라고요. 자꾸 남들과 비교하다 보니까 끝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 내 다리는 왜 안 움직이지'라고만 생각했다면 저는 지금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을 것 같아요. 그저 다리만 쳐다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일밖에 없었을 텐데 그러지 않으려고 했더니 할 수 있는 일이 생겼고 또 이렇게 여러분들과 함께 오늘 이 뜻깊은 시간까지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 여러분들도 스스로 사랑하시면서 자신을 아끼고 남들과 절대로 비교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신지혜: 앵커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이 응원의 메시지 보내주시고 있습니다. 앵커님도 약간 이렇게 좀 감정이 울컥하신 것 같은데요. 오늘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최국화: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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