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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콜택시 직접 불러보니…기다림 ‘하세월’
입력 2021.08.30 (13:31) 취재K
■ 투쟁 끝에 얻어낸 장애인들의 발, '장애인 콜택시'

버스나 지하철로 약속 장소에 가고,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누군가에게는 당연한 행동이지만,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장애인들은 이런 움직일 수 있는 권리를 '이동권'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2001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노부부가 휠체어 리프트를 타다 숨진 사건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운동의 계기가 됐습니다. 장애인들은 안전하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전국 곳곳에서 20년 동안 싸워 왔습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 배영준 씨가 광주시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에 올라타는 모습.장애인 콜택시 이용자 배영준 씨가 광주시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에 올라타는 모습.

목소리가 모이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2005년, 교통약자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인들의 발이 되어 줄 '장애인 콜택시'가 탄생했습니다. 휠체어도 태울 수 있는 장애인 전용 택시를 만들고, 정부가 요금 상당 부분을 지원하기로 한 겁니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대중교통 환경 개선보다 훨씬 빠르게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는 수단이었습니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충분히 보장하자는 법 취지대로였습니다.

교통약자는 (…중략…)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3조-

전국 자치단체를 포함해 광주광역시에서도 2008년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 운행이 시작됐습니다. 운행 13년이 지난 지금, 새빛콜은 한 달 운행 횟수가 3만 차례가 넘는 장애인들의 '발'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에게 장애인 콜택시가 정말로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수단일까요?

■ 좀처럼 안 잡히는 장애인 콜택시…"4시간 기다리기도"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이강식 씨가 힘들게 전동 휠체어에 올라타는 모습.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이강식 씨가 힘들게 전동 휠체어에 올라타는 모습.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이강식 씨는 정기 검진을 위해 매주 대학병원에 갑니다. 휠체어 타기도 버거운 이 씨는 장애인 콜택시에 많이 의존합니다. 하지만 차가 마음처럼 안 잡히는 게 문제입니다.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건 허다합니다. 3시간 가까이 대기한 적도 있습니다. 이 씨는 "오후 4시 반쯤 차를 불렀는데, 콜이 여러 차례 안 잡히다 저녁 7시 10분에야 차량이 왔었다"며 씁쓸하게 털어놨습니다.

늦은 밤에는 이동에 제약이 더 많아집니다. 배영준 씨는 밤 늦게 택시를 타기 위해 4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배 씨는 "밤 8시가 넘어가면 운행하는 차량이 크게 줄기 때문"이라며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 직접 부른 장애인 콜택시, 1시간 13분 만에 왔다

취재진과 김민정 씨가 함께 ‘새빛콜’ 어플리케이션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호출하는 모습.취재진과 김민정 씨가 함께 ‘새빛콜’ 어플리케이션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호출하는 모습.

59분이 지나서야 장애인 콜택시 배차가 완료됐다는 문자가 도착한 상황.59분이 지나서야 장애인 콜택시 배차가 완료됐다는 문자가 도착한 상황.

이용자가 몰리는 출퇴근길에는 택시 잡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장애인 콜택시로 출퇴근하는 김민정 씨는 출근 시각인 오전 9시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하기 위해 미리 집을 나섭니다. '러시 아워'에 콜택시를 불렀다가는 지각을 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퇴근 시간, 취재진이 김 씨와 함께 직접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봤습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새빛콜' 어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불렀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배차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59분이 지나서야 겨우 차 한대가 잡혔습니다. 콜택시가 온 건 택시를 부른 지 1시간 13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김 씨의 퇴근도 그만큼 늦어졌습니다. 김 씨는 피곤한 몸을 어렵사리 차에 실었습니다.

1시간 13분을 기다려 장애인 콜택시에 탑승 중인 김민정 씨의 모습.1시간 13분을 기다려 장애인 콜택시에 탑승 중인 김민정 씨의 모습.

취재진에게는 단 한 차례의 경험이었지만 장애인들은 매일같이 이 막막한 기다림을 견뎌 내고 있습니다. 5분만 택시를 기다려도 '안 잡힌다'고 느끼는 비장애인들의 입장에서는 차마 다 헤아리지 못할 고충이었습니다.

기나긴 배차시간만이 유일한 문제는 아닙니다. 이용자 상당수는 낡은 차량 때문에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배영준 씨는 장애인 콜택시를 타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춘 적이 있었습니다. 택시가 고장나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서 버린 겁니다. 배 씨는 휠체어를 탄 채 위험한 고속도로에서 또 다른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야 했습니다. 이강식 씨도 낡은 차량을 탈 때마다 휠체어가 흔들리는 등 불안함을 느낀다고 호소했습니다.

■ 이용자 느는데 공급은 부족..."많게는 70명 대기"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는 늘어났는데, 늘어난 수요를 차량 숫자와 서비스 품질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부터였습니다. 장애인 등급제가 폐지되면서 '1, 2급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었던 장애인 콜택시를 '보행상 장애'가 있는 이들까지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2년 새 광주의 장애인 콜택시 등록 이용자는 1,700여 명이 늘었습니다. 또 휠체어를 타지 않는 이용자가 증가하는 등 이용 형태도 바뀌었습니다.

광주 장애인콜택시 이용자 차량 현황광주 장애인콜택시 이용자 차량 현황

장애인 콜택시를 찾는 수요가 급증한 셈인데, 이른바 '공급'은 부족합니다. 2018년 150여 대에서 올해 200여 대로 차량 대수를 늘렸지만 역부족입니다. 택시를 호출했을 때 평균 30명 이상, 많을 때는 70명 이상의 대기자가 밀려 있을 정도입니다.

구비된 차량의 종류도 문제입니다. 장애인 콜택시는 휠체어 전용인 승합차와 일반 승용차로 나뉩니다. 광주 장애인 콜택시 열 대 가운데 6대 가량은 휠체어 전용이고, 4대 가량은 일반 차량입니다. 하지만 이용자 가운데 휠체어를 타는 이들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용 수요와 균형이 맞지 않는 겁니다. 고육지책으로 붐비는 시간에는 전용 차량과 일반 차량을 통합 배차하지만, 이용자들은 크게 나아진 점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 허술했던 배차 시스템…'비합리적 배차' 의혹

상담원과 AI를 활용한 배차가 비합리적이라는 의혹도 있습니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센터 배차 시스템의 접속 비밀번호가 오랫동안 '1234' 등으로 고정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누구나 다른 직원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배차 정보를 고칠 수 있는 상태였던 겁니다. 이를 이용해 특정인에게 불리하도록 배차가 이뤄진 정황이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광주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이하 센터) 관계자는 "운전 직원이나 교통약자 이용객들에게 골탕을 먹이고 싶은 생각이 들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용자들은 배차 신청을 했는데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취소되거나, 분명 빈 차량이 있는데도 택시가 잡히지 않는 사례를 겪었다고도 말합니다.

이에 대해 센터는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시스템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부분의 문제는 이용자나 상담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센터는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정병문 센터장은 "현재 센터의 자산과 운영의 한계가 엄연해, 이용자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한 점은 미안하다"고 밝혔습니다. 정 센터장은 이용자 불만을 상시 접수하는 위원회를 꾸리겠다고도 말했습니다.

■ 당연한 권리 "장애인 이동권"…언제쯤 나아질까?

광주시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광주시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

조금이라도 나아질 방법은 없을까요? 예산 문제로 차량 수를 당장 늘리기가 어려운 만큼, 법인택시와 대량으로 계약하는 '바우처 택시' 제도가 대안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대전과 전남 등에서는 이미 시행 중인데, 서비스 질 담보 등이 과제로 꼽힙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운전사와 배차 상담원 등의 처우 개선을 통해 서비스 향상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센터 노동자들이 과도한 근무 시간과 열악한 노동 환경에 시달리면 그 피해는 결국 이용자들에게 전가된다는 겁니다.

방법이 어떻든, 어렵게 얻어낸 결실인 만큼 장애인 콜택시 서비스 개선이 절실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장애인 이동권이 완전하게 보장되는 날은 언제쯤 올까요. 당연한 것이 당연해지는 그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바라봅니다.

배영준/장애인 콜택시 이용자
"이동권은 당연한 권리인데 왜 이렇게까지 우리 장애인들이 싸워 와야 되는지 미지수고. 마음 아픈 현실입니다. 좌절감이 들 때가 많아요."
  • 장애인콜택시 직접 불러보니…기다림 ‘하세월’
    • 입력 2021-08-30 13:31:02
    취재K
■ 투쟁 끝에 얻어낸 장애인들의 발, '장애인 콜택시'

버스나 지하철로 약속 장소에 가고,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누군가에게는 당연한 행동이지만,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장애인들은 이런 움직일 수 있는 권리를 '이동권'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2001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노부부가 휠체어 리프트를 타다 숨진 사건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운동의 계기가 됐습니다. 장애인들은 안전하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전국 곳곳에서 20년 동안 싸워 왔습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 배영준 씨가 광주시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에 올라타는 모습.장애인 콜택시 이용자 배영준 씨가 광주시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에 올라타는 모습.

목소리가 모이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2005년, 교통약자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인들의 발이 되어 줄 '장애인 콜택시'가 탄생했습니다. 휠체어도 태울 수 있는 장애인 전용 택시를 만들고, 정부가 요금 상당 부분을 지원하기로 한 겁니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대중교통 환경 개선보다 훨씬 빠르게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는 수단이었습니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충분히 보장하자는 법 취지대로였습니다.

교통약자는 (…중략…)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3조-

전국 자치단체를 포함해 광주광역시에서도 2008년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 운행이 시작됐습니다. 운행 13년이 지난 지금, 새빛콜은 한 달 운행 횟수가 3만 차례가 넘는 장애인들의 '발'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에게 장애인 콜택시가 정말로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수단일까요?

■ 좀처럼 안 잡히는 장애인 콜택시…"4시간 기다리기도"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이강식 씨가 힘들게 전동 휠체어에 올라타는 모습.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이강식 씨가 힘들게 전동 휠체어에 올라타는 모습.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이강식 씨는 정기 검진을 위해 매주 대학병원에 갑니다. 휠체어 타기도 버거운 이 씨는 장애인 콜택시에 많이 의존합니다. 하지만 차가 마음처럼 안 잡히는 게 문제입니다.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건 허다합니다. 3시간 가까이 대기한 적도 있습니다. 이 씨는 "오후 4시 반쯤 차를 불렀는데, 콜이 여러 차례 안 잡히다 저녁 7시 10분에야 차량이 왔었다"며 씁쓸하게 털어놨습니다.

늦은 밤에는 이동에 제약이 더 많아집니다. 배영준 씨는 밤 늦게 택시를 타기 위해 4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배 씨는 "밤 8시가 넘어가면 운행하는 차량이 크게 줄기 때문"이라며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 직접 부른 장애인 콜택시, 1시간 13분 만에 왔다

취재진과 김민정 씨가 함께 ‘새빛콜’ 어플리케이션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호출하는 모습.취재진과 김민정 씨가 함께 ‘새빛콜’ 어플리케이션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호출하는 모습.

59분이 지나서야 장애인 콜택시 배차가 완료됐다는 문자가 도착한 상황.59분이 지나서야 장애인 콜택시 배차가 완료됐다는 문자가 도착한 상황.

이용자가 몰리는 출퇴근길에는 택시 잡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장애인 콜택시로 출퇴근하는 김민정 씨는 출근 시각인 오전 9시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하기 위해 미리 집을 나섭니다. '러시 아워'에 콜택시를 불렀다가는 지각을 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퇴근 시간, 취재진이 김 씨와 함께 직접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봤습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새빛콜' 어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불렀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배차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59분이 지나서야 겨우 차 한대가 잡혔습니다. 콜택시가 온 건 택시를 부른 지 1시간 13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김 씨의 퇴근도 그만큼 늦어졌습니다. 김 씨는 피곤한 몸을 어렵사리 차에 실었습니다.

1시간 13분을 기다려 장애인 콜택시에 탑승 중인 김민정 씨의 모습.1시간 13분을 기다려 장애인 콜택시에 탑승 중인 김민정 씨의 모습.

취재진에게는 단 한 차례의 경험이었지만 장애인들은 매일같이 이 막막한 기다림을 견뎌 내고 있습니다. 5분만 택시를 기다려도 '안 잡힌다'고 느끼는 비장애인들의 입장에서는 차마 다 헤아리지 못할 고충이었습니다.

기나긴 배차시간만이 유일한 문제는 아닙니다. 이용자 상당수는 낡은 차량 때문에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배영준 씨는 장애인 콜택시를 타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춘 적이 있었습니다. 택시가 고장나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서 버린 겁니다. 배 씨는 휠체어를 탄 채 위험한 고속도로에서 또 다른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야 했습니다. 이강식 씨도 낡은 차량을 탈 때마다 휠체어가 흔들리는 등 불안함을 느낀다고 호소했습니다.

■ 이용자 느는데 공급은 부족..."많게는 70명 대기"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는 늘어났는데, 늘어난 수요를 차량 숫자와 서비스 품질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부터였습니다. 장애인 등급제가 폐지되면서 '1, 2급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었던 장애인 콜택시를 '보행상 장애'가 있는 이들까지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2년 새 광주의 장애인 콜택시 등록 이용자는 1,700여 명이 늘었습니다. 또 휠체어를 타지 않는 이용자가 증가하는 등 이용 형태도 바뀌었습니다.

광주 장애인콜택시 이용자 차량 현황광주 장애인콜택시 이용자 차량 현황

장애인 콜택시를 찾는 수요가 급증한 셈인데, 이른바 '공급'은 부족합니다. 2018년 150여 대에서 올해 200여 대로 차량 대수를 늘렸지만 역부족입니다. 택시를 호출했을 때 평균 30명 이상, 많을 때는 70명 이상의 대기자가 밀려 있을 정도입니다.

구비된 차량의 종류도 문제입니다. 장애인 콜택시는 휠체어 전용인 승합차와 일반 승용차로 나뉩니다. 광주 장애인 콜택시 열 대 가운데 6대 가량은 휠체어 전용이고, 4대 가량은 일반 차량입니다. 하지만 이용자 가운데 휠체어를 타는 이들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용 수요와 균형이 맞지 않는 겁니다. 고육지책으로 붐비는 시간에는 전용 차량과 일반 차량을 통합 배차하지만, 이용자들은 크게 나아진 점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 허술했던 배차 시스템…'비합리적 배차' 의혹

상담원과 AI를 활용한 배차가 비합리적이라는 의혹도 있습니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센터 배차 시스템의 접속 비밀번호가 오랫동안 '1234' 등으로 고정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누구나 다른 직원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배차 정보를 고칠 수 있는 상태였던 겁니다. 이를 이용해 특정인에게 불리하도록 배차가 이뤄진 정황이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광주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이하 센터) 관계자는 "운전 직원이나 교통약자 이용객들에게 골탕을 먹이고 싶은 생각이 들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용자들은 배차 신청을 했는데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취소되거나, 분명 빈 차량이 있는데도 택시가 잡히지 않는 사례를 겪었다고도 말합니다.

이에 대해 센터는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시스템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부분의 문제는 이용자나 상담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센터는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정병문 센터장은 "현재 센터의 자산과 운영의 한계가 엄연해, 이용자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한 점은 미안하다"고 밝혔습니다. 정 센터장은 이용자 불만을 상시 접수하는 위원회를 꾸리겠다고도 말했습니다.

■ 당연한 권리 "장애인 이동권"…언제쯤 나아질까?

광주시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광주시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

조금이라도 나아질 방법은 없을까요? 예산 문제로 차량 수를 당장 늘리기가 어려운 만큼, 법인택시와 대량으로 계약하는 '바우처 택시' 제도가 대안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대전과 전남 등에서는 이미 시행 중인데, 서비스 질 담보 등이 과제로 꼽힙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운전사와 배차 상담원 등의 처우 개선을 통해 서비스 향상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센터 노동자들이 과도한 근무 시간과 열악한 노동 환경에 시달리면 그 피해는 결국 이용자들에게 전가된다는 겁니다.

방법이 어떻든, 어렵게 얻어낸 결실인 만큼 장애인 콜택시 서비스 개선이 절실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장애인 이동권이 완전하게 보장되는 날은 언제쯤 올까요. 당연한 것이 당연해지는 그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바라봅니다.

배영준/장애인 콜택시 이용자
"이동권은 당연한 권리인데 왜 이렇게까지 우리 장애인들이 싸워 와야 되는지 미지수고. 마음 아픈 현실입니다. 좌절감이 들 때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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