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언론인 2,000명 ‘탈출’ 희망…‘퓰리처상’ 수상자 등 피살

입력 2021.08.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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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재집권에 '생명'의 위기를 느낀 아프가니스탄 언론인들이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출국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국제기자연맹(IFJ)은 지금까지 탈출을 도와달라고 신청한 아프간 언론 종사자 수가 2천 명을 넘었다며, 미국과 캐나다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뒤 아프간 현지 언론인과 가족은 계속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탈레반이 자사 소속 아프간 현지인 기자를 잡기 위해 그의 집에 들이닥쳐 가족 1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아프간 현지 라디오방송국 대표 1명도 탈레반에 살해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독일 매체 디차이트에 자주 기고를 해온 한 현지 번역가도 총살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한 달 전에는 로이터 통신 소속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인도인 사진작가 대니쉬 시디퀴가 탈레반에 사살됐고, 그를 추모하는 기사들이 계속 실리기도 했습니다.

퓰리처상 수상자 대니쉬 시디퀴를 추모하는 인디아 투데이의 기사 화면퓰리처상 수상자 대니쉬 시디퀴를 추모하는 인디아 투데이의 기사 화면

국제기자연맹 부사무총장 제레미 디어는 "아프간에서 탈출을 원하는 언론인 2천여 명의 지원서를 받았고, 신청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아프간 언론인을 받아줄 나라들과 협상하는 동시에 탈레반에 접촉해 언론인들이 카불공항을 통해 출국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국제기자연맹 아프간지부를 통해 탈레반 지도부를 접촉해 현지 언론인들이 떠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탈레반이 외국 비자를 가진 언론인의 출국을 허용하지 않아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조만간 카불공항을 통한 비행이 중단될 경우 아프간 언론인들의 탈출도 쉽지 않은 상황. 탈레반은 이미 미군 등 외국군과 조력자의 철수시한을 31일로 못 박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아프간 언론인들의 취재환경은 열악함 그 자체였습니다. 테러가 빈번한 환경 속에서 목숨을 내놓고 취재해야 했고, 때때로 탈레반의 공격 목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 4월에는 아프간 기자 10명이 같은 날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9명은 카불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취재 중 추가 폭탄 공격으로 사망했고, 10번째 희생자는 다른 지역에서 총격으로 숨진 것.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아프간에서 언론인 33명이 표적 살인으로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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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언론인 2,000명 ‘탈출’ 희망…‘퓰리처상’ 수상자 등 피살
    • 입력 2021-08-31 07:00:42
    취재K

탈레반 재집권에 '생명'의 위기를 느낀 아프가니스탄 언론인들이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출국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국제기자연맹(IFJ)은 지금까지 탈출을 도와달라고 신청한 아프간 언론 종사자 수가 2천 명을 넘었다며, 미국과 캐나다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뒤 아프간 현지 언론인과 가족은 계속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탈레반이 자사 소속 아프간 현지인 기자를 잡기 위해 그의 집에 들이닥쳐 가족 1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아프간 현지 라디오방송국 대표 1명도 탈레반에 살해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독일 매체 디차이트에 자주 기고를 해온 한 현지 번역가도 총살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한 달 전에는 로이터 통신 소속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인도인 사진작가 대니쉬 시디퀴가 탈레반에 사살됐고, 그를 추모하는 기사들이 계속 실리기도 했습니다.

퓰리처상 수상자 대니쉬 시디퀴를 추모하는 인디아 투데이의 기사 화면
국제기자연맹 부사무총장 제레미 디어는 "아프간에서 탈출을 원하는 언론인 2천여 명의 지원서를 받았고, 신청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아프간 언론인을 받아줄 나라들과 협상하는 동시에 탈레반에 접촉해 언론인들이 카불공항을 통해 출국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국제기자연맹 아프간지부를 통해 탈레반 지도부를 접촉해 현지 언론인들이 떠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탈레반이 외국 비자를 가진 언론인의 출국을 허용하지 않아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조만간 카불공항을 통한 비행이 중단될 경우 아프간 언론인들의 탈출도 쉽지 않은 상황. 탈레반은 이미 미군 등 외국군과 조력자의 철수시한을 31일로 못 박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아프간 언론인들의 취재환경은 열악함 그 자체였습니다. 테러가 빈번한 환경 속에서 목숨을 내놓고 취재해야 했고, 때때로 탈레반의 공격 목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 4월에는 아프간 기자 10명이 같은 날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9명은 카불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취재 중 추가 폭탄 공격으로 사망했고, 10번째 희생자는 다른 지역에서 총격으로 숨진 것.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아프간에서 언론인 33명이 표적 살인으로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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