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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세금이 새고 있다]① 주민숙원? 부동산값 올리려는 땅주인들의 꼼수?
입력 2021.08.31 (07:00) 취재K
매년 세금 1조 원이 검증 없이 쓰이고 있습니다.
못 믿으시겠지만, 사실입니다.
이 막대한 세금이 어떻게 낭비 되고 있는지, KBS가 연속해서 알려드립니다.

■ "멀쩡한 야산을 왜 깎냐구요!"

경북 청도군의 한 마을.  산 중턱에 최근 수상한 도로가 개통했다!경북 청도군의 한 마을. 산 중턱에 최근 수상한 도로가 개통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풍광이 아름다운 한 마을이 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마을 야산에 갑자기 인부들이 찾아와 나무를 베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주민 A 씨는 급하게 청도군에 문의했습니다.

A 씨
"집 앞 야산에 누가 나무를 베고 있는데요. 무슨 일인가요?"

청도군 공무원
"도로가 납니다. 마을 주민들이 도로를 만들어 달라고 신청했어요."

A 씨는 황당했습니다. 주민들은 도로를 내달라고 신청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도로가 필요 없었습니다. 도로를 이용해 굳이 산에 들어갈 일이 없었습니다.

A 씨는 주민들과 합세해, 청도군에 도로 건설 반대 의견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청도군은 막무가내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국, 아름드리 나무 수백 그루가 베어지고, 최근 볼썽사나운 도로가 완공됐습니다.

주민 반대에도 막무가내로 건설된 도로. 아름드리 나무 수천 그루가 베어졌다. 도대체 왜?주민 반대에도 막무가내로 건설된 도로. 아름드리 나무 수천 그루가 베어졌다. 도대체 왜?

A 씨는 이 도로를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도대체 세금 들여서 멀쩡한 야산을 왜 깎아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 '세금이 줄줄 샌다'… 주민 없는 주민숙원사업

A 씨 안내로 도로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도로 주변에는 아무런 시설도 없었습니다. 취재진이 봐도 왜 도로가 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도로 주변에는 아무런 시설도 없다. 너 정말 왜 만들어진거냐?도로 주변에는 아무런 시설도 없다. 너 정말 왜 만들어진거냐?

도로 건설을 담당한 청도군청 새마을과를 찾아갔습니다.

기자
"도대체 이 야산에 도로가 왜 나는 겁니까?

청도군 공무원
"주민숙원사업이거든요. 주민들이 도로 만들어달라고 신청을 했어요."

공무원은 이 도로가 ' 주민숙원사업'이라고 했습니다.

"주민숙원사업이 뭔가요?"
"주민분들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서, 도로나 다리가 필요하다고 신청하면 만들어 드려요."

말 그대로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민원을 자치단체가 세금 들여 해결해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동네 주민들은 도로 건설을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만나지 못한 주민이 있었던 걸까요? 도로를 놔달라고 신청한 주민들의 신청서를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마지못해 사업신청서류를 꺼내 보내줍니다. 산 주인 십여 명이 다음의 내용으로 도로 신청을 요청했습니다.

<주민 숙원 사업 요청>
'마을에 도로가 없어서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농산물 수송도로를 만들어주십시오.'

그런데 땅 주인들의 주소지가 이상했습니다. 대구, 대구, 대구, 대구, 대구, 대구, 경기도 파주……. 땅 주인 십여 명 중 80% 이상이 주민이 아닌 '외지사람'이었던 겁니다.

이상한 점은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신청서는 '농사를 짓게 농로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이 야산에는 농지가 없었던 겁니다.

왼쪽은 가파른 절벽, 오른쪽은 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도대체 어디서 농사를 짓는다는 걸까?왼쪽은 가파른 절벽, 오른쪽은 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도대체 어디서 농사를 짓는다는 걸까?

기자
"주민숙원사업 신청한 사람들이 청도주민이 아니라 대구사람이네요?"

청도군 공무원
"아 네.. 그렇네요."

기자
"이 야산에 가 보셨어요? 농지가 전혀 보이지 않던데요."

청도군 공무원
"근처에 농지가 없는 것 같긴 한데….
저희는 일단 주민숙원사업 신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해드려야 되거든요."

주민숙원사업인데 주민이 아닌 외지사람이 사업을 신청해도, 농사지을 땅이 없는데도, 무조건 농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황당한 답변에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이 도로를 개설하는데 예산이 얼마나 들었는지 물었습니다.

'2억 5천만 원 들었습니다.' 아무런 검증 절차 없이, 세금 2억 5천만 원이 투입됐다는 겁니다.

“아 주민들이 숙원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로 내드려요~”“아 주민들이 숙원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로 내드려요~”

■ 공인중개사가 사업 신청….'이장님이니 믿을 수밖에요'

취재인이 확인한 결과, 청도군에 이번 사업을 정식으로 신청한 사람은 마을 이장이었습니다. 모든 주민숙원사업은 각 마을의 이장이 신청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이장에게 필요한 사업을 이야기하면, 마을 이장이 관공서에 사업을 접수하는 겁니다. 이번 도로 개설을 접수시킨 마을 이장은 도대체 어떤 주민들에게 도로 개설 요청을 받은 걸까요.

그런데 취재 도중,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됐습니다. 도로 개설을 신청한 이장이 현직 공인중개사라는 겁니다. 이장(겸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기자
"도대체 어떤 마을 주민에게 사업 신청을 받으셨나요?"

이장
"거기 마을 대표하는 사람들 몇 명 있어요."

기자
"실제 마을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으셨나요?
마을 주민들은 사업을 반대하던데요. 혹시 회의록 있으신가요?"

이장
"회의록 없어요. 코로나 때문에 회의는 못 했는데, 의견을 묻긴 물었어요."

기자
"그런데 땅 주인 상당수가 외지사람이던데요."

이장
"외지인이든 이 지역 사람이든 어쨌든 지역 발전이잖아요. 그게"

이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도로 개설에 대한 의견을 묻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동의 따윈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외지인들이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민숙원사업 제도를 악용해 도로를 개설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도로 주변에 '타운하우스' 단지 조성이 추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도로 개통 이후, 대규모 타운하우스 단지 조성이 추진 중이다. 맹지에 도로가 놨으니, 건설허가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수상하다.도로 개통 이후, 대규모 타운하우스 단지 조성이 추진 중이다. 맹지에 도로가 놨으니, 건설허가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수상하다.

마을 주민 A 씨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이런 사업들은 분명히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장)이 주민숙원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외지인들 위해서 땅값만 올리는 격이 된 거니까"


다시 청도군에 이러한 사실을 물어봤습니다. 공무원은 일일이 이장의 직업을 알 수도 없고, 이장이 마을 대표니깐, 이장 말을 믿고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청도군 각북면에서 일어난 수상한 도로개설 사업의 전모입니다.

■ '1억, 1억, 1억….' 티끌 모으니 태산, 줄줄 새는 당신의 세금

예산감시를 전문가 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는 이번 사례에 대해 이렇게 지적합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외지사람들이 마을 주민 인척 예산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했잖아요.
이건 일종의 사기인거죠. 이건 수사를 해서 왜 이런 예산이 편성됐는지
정확하게 밝혀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도로 사업 예산은 2억 5천만 원. 이런 수상한 도로 개설이 과연 경북 청도군만의 일이었을까요?

저희 취재진은 청도 도로 사례를 취재한 뒤 곧바로 전국 228곳 자치단체에 2014년 ~ 2020년 6년 치 주민숙원사업 시행 건수와 예산액을 정보공개청구 했습니다.

그 결과는 6년 치 예산 총액은 6조 5천억 원, 연도별 편차를 감안해도, 매년 1조 원 이상 꼬박꼬박 집행돼 왔습니다.

여러분! 우리 세금이 매년 1조 원 이상, 이렇게 검증 없이 집행되고 있습니다.여러분! 우리 세금이 매년 1조 원 이상, 이렇게 검증 없이 집행되고 있습니다.

수상한 도로 사업비 2억 5천만 원만 놓고 보면 적은 예산이었는데 한데 모아봤더니 태산이었습니다.
(사실 이 금액마저도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기사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이제 조금 감이 오시나요? 매년 세금 1조 원이 어떻게 검증 없이 낭비되고 있는지 말입니다.

에이, 허술한 집행은 청도군만의 특이한 사례 아니냐? 다른 지자체들은 꼼꼼하게 예산 편성하고 집행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사실이기만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 할수록 납득이 안되고 어처구니없는 사례들이 계속 불거져 나왔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이 사업이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되는지, 왜 검증도 없이 그냥 마구잡이로 집행되는지, 공무원들의 생생한 증언과 함께 알려드리겠습니다.
  • [당신의 세금이 새고 있다]① 주민숙원? 부동산값 올리려는 땅주인들의 꼼수?
    • 입력 2021-08-31 07:00:43
    취재K
매년 세금 1조 원이 검증 없이 쓰이고 있습니다.<br />못 믿으시겠지만, 사실입니다.<br />이 막대한 세금이 어떻게 낭비 되고 있는지, KBS가 연속해서 알려드립니다.<br />

■ "멀쩡한 야산을 왜 깎냐구요!"

경북 청도군의 한 마을.  산 중턱에 최근 수상한 도로가 개통했다!경북 청도군의 한 마을. 산 중턱에 최근 수상한 도로가 개통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풍광이 아름다운 한 마을이 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마을 야산에 갑자기 인부들이 찾아와 나무를 베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주민 A 씨는 급하게 청도군에 문의했습니다.

A 씨
"집 앞 야산에 누가 나무를 베고 있는데요. 무슨 일인가요?"

청도군 공무원
"도로가 납니다. 마을 주민들이 도로를 만들어 달라고 신청했어요."

A 씨는 황당했습니다. 주민들은 도로를 내달라고 신청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도로가 필요 없었습니다. 도로를 이용해 굳이 산에 들어갈 일이 없었습니다.

A 씨는 주민들과 합세해, 청도군에 도로 건설 반대 의견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청도군은 막무가내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국, 아름드리 나무 수백 그루가 베어지고, 최근 볼썽사나운 도로가 완공됐습니다.

주민 반대에도 막무가내로 건설된 도로. 아름드리 나무 수천 그루가 베어졌다. 도대체 왜?주민 반대에도 막무가내로 건설된 도로. 아름드리 나무 수천 그루가 베어졌다. 도대체 왜?

A 씨는 이 도로를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도대체 세금 들여서 멀쩡한 야산을 왜 깎아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 '세금이 줄줄 샌다'… 주민 없는 주민숙원사업

A 씨 안내로 도로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도로 주변에는 아무런 시설도 없었습니다. 취재진이 봐도 왜 도로가 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도로 주변에는 아무런 시설도 없다. 너 정말 왜 만들어진거냐?도로 주변에는 아무런 시설도 없다. 너 정말 왜 만들어진거냐?

도로 건설을 담당한 청도군청 새마을과를 찾아갔습니다.

기자
"도대체 이 야산에 도로가 왜 나는 겁니까?

청도군 공무원
"주민숙원사업이거든요. 주민들이 도로 만들어달라고 신청을 했어요."

공무원은 이 도로가 ' 주민숙원사업'이라고 했습니다.

"주민숙원사업이 뭔가요?"
"주민분들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서, 도로나 다리가 필요하다고 신청하면 만들어 드려요."

말 그대로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민원을 자치단체가 세금 들여 해결해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동네 주민들은 도로 건설을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만나지 못한 주민이 있었던 걸까요? 도로를 놔달라고 신청한 주민들의 신청서를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마지못해 사업신청서류를 꺼내 보내줍니다. 산 주인 십여 명이 다음의 내용으로 도로 신청을 요청했습니다.

<주민 숙원 사업 요청>
'마을에 도로가 없어서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농산물 수송도로를 만들어주십시오.'

그런데 땅 주인들의 주소지가 이상했습니다. 대구, 대구, 대구, 대구, 대구, 대구, 경기도 파주……. 땅 주인 십여 명 중 80% 이상이 주민이 아닌 '외지사람'이었던 겁니다.

이상한 점은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신청서는 '농사를 짓게 농로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이 야산에는 농지가 없었던 겁니다.

왼쪽은 가파른 절벽, 오른쪽은 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도대체 어디서 농사를 짓는다는 걸까?왼쪽은 가파른 절벽, 오른쪽은 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도대체 어디서 농사를 짓는다는 걸까?

기자
"주민숙원사업 신청한 사람들이 청도주민이 아니라 대구사람이네요?"

청도군 공무원
"아 네.. 그렇네요."

기자
"이 야산에 가 보셨어요? 농지가 전혀 보이지 않던데요."

청도군 공무원
"근처에 농지가 없는 것 같긴 한데….
저희는 일단 주민숙원사업 신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해드려야 되거든요."

주민숙원사업인데 주민이 아닌 외지사람이 사업을 신청해도, 농사지을 땅이 없는데도, 무조건 농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황당한 답변에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이 도로를 개설하는데 예산이 얼마나 들었는지 물었습니다.

'2억 5천만 원 들었습니다.' 아무런 검증 절차 없이, 세금 2억 5천만 원이 투입됐다는 겁니다.

“아 주민들이 숙원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로 내드려요~”“아 주민들이 숙원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로 내드려요~”

■ 공인중개사가 사업 신청….'이장님이니 믿을 수밖에요'

취재인이 확인한 결과, 청도군에 이번 사업을 정식으로 신청한 사람은 마을 이장이었습니다. 모든 주민숙원사업은 각 마을의 이장이 신청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이장에게 필요한 사업을 이야기하면, 마을 이장이 관공서에 사업을 접수하는 겁니다. 이번 도로 개설을 접수시킨 마을 이장은 도대체 어떤 주민들에게 도로 개설 요청을 받은 걸까요.

그런데 취재 도중,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됐습니다. 도로 개설을 신청한 이장이 현직 공인중개사라는 겁니다. 이장(겸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기자
"도대체 어떤 마을 주민에게 사업 신청을 받으셨나요?"

이장
"거기 마을 대표하는 사람들 몇 명 있어요."

기자
"실제 마을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으셨나요?
마을 주민들은 사업을 반대하던데요. 혹시 회의록 있으신가요?"

이장
"회의록 없어요. 코로나 때문에 회의는 못 했는데, 의견을 묻긴 물었어요."

기자
"그런데 땅 주인 상당수가 외지사람이던데요."

이장
"외지인이든 이 지역 사람이든 어쨌든 지역 발전이잖아요. 그게"

이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도로 개설에 대한 의견을 묻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동의 따윈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외지인들이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민숙원사업 제도를 악용해 도로를 개설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도로 주변에 '타운하우스' 단지 조성이 추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도로 개통 이후, 대규모 타운하우스 단지 조성이 추진 중이다. 맹지에 도로가 놨으니, 건설허가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수상하다.도로 개통 이후, 대규모 타운하우스 단지 조성이 추진 중이다. 맹지에 도로가 놨으니, 건설허가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수상하다.

마을 주민 A 씨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이런 사업들은 분명히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장)이 주민숙원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외지인들 위해서 땅값만 올리는 격이 된 거니까"


다시 청도군에 이러한 사실을 물어봤습니다. 공무원은 일일이 이장의 직업을 알 수도 없고, 이장이 마을 대표니깐, 이장 말을 믿고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청도군 각북면에서 일어난 수상한 도로개설 사업의 전모입니다.

■ '1억, 1억, 1억….' 티끌 모으니 태산, 줄줄 새는 당신의 세금

예산감시를 전문가 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는 이번 사례에 대해 이렇게 지적합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외지사람들이 마을 주민 인척 예산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했잖아요.
이건 일종의 사기인거죠. 이건 수사를 해서 왜 이런 예산이 편성됐는지
정확하게 밝혀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도로 사업 예산은 2억 5천만 원. 이런 수상한 도로 개설이 과연 경북 청도군만의 일이었을까요?

저희 취재진은 청도 도로 사례를 취재한 뒤 곧바로 전국 228곳 자치단체에 2014년 ~ 2020년 6년 치 주민숙원사업 시행 건수와 예산액을 정보공개청구 했습니다.

그 결과는 6년 치 예산 총액은 6조 5천억 원, 연도별 편차를 감안해도, 매년 1조 원 이상 꼬박꼬박 집행돼 왔습니다.

여러분! 우리 세금이 매년 1조 원 이상, 이렇게 검증 없이 집행되고 있습니다.여러분! 우리 세금이 매년 1조 원 이상, 이렇게 검증 없이 집행되고 있습니다.

수상한 도로 사업비 2억 5천만 원만 놓고 보면 적은 예산이었는데 한데 모아봤더니 태산이었습니다.
(사실 이 금액마저도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기사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이제 조금 감이 오시나요? 매년 세금 1조 원이 어떻게 검증 없이 낭비되고 있는지 말입니다.

에이, 허술한 집행은 청도군만의 특이한 사례 아니냐? 다른 지자체들은 꼼꼼하게 예산 편성하고 집행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사실이기만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 할수록 납득이 안되고 어처구니없는 사례들이 계속 불거져 나왔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이 사업이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되는지, 왜 검증도 없이 그냥 마구잡이로 집행되는지, 공무원들의 생생한 증언과 함께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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