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에 58억·‘군 생활관 비데’에 37억…눈에 띄는 내년 예산

입력 2021.08.3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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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은 지난 4월 미술품과 문화재 등 2만 3,000여 점을 국가 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기증품들은 전국 각 지역 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전시하고 있는데, 입장권 구하기가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만큼이나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다.

감정가만 2~3조 원에 달한다고 알려진 이 기증품에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사와 관리, 지역 전시 추진 등을 하기 위해서다.


■내년에만 58억 투입…DB 구축

정부가 오늘(31일)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한 '2022년도 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이건희 컬렉션'에 예산 58억 원을 배정했다.

이 예산은 이건희 컬렉션 관리를 위한 조사와 연구,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문화예술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른바 '현장 공감 예산' 가운데 하나다.

이건희 컬렉션에는 국보 제216호로 지정된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 14건과 보물 46건, 모두 합쳐 1만 1,023건의 국보급 기증품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58억 원 가운데 기증품 관리를 위한 등록·연구비용 및 시설개선 등에 33억 원을 쓰기로 했다. 기증품 규모가 커서 2026년까지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기초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국민 공개 전시와 지역 특별전에는 25억 원이 배정됐다. 지난달부터 특별공개전이 시작됐고, 내년에는 연합 특별전과 미술품 특별전, 지역 특별전이 추진된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예산실 직원들이 한 180명 정도 되는데 전체 투표도 했다"며 "(현장 공감 예산 가운데) 이건희 컬렉션 예산이 가장 투표수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군 생활관에 비데 설치…실내체육관 시범 사업도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는 '이건희 컬렉션' 관련 예산처럼 각 분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예산안이 있다. 기재부는 이를 '현장 공감 예산'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러한 예산 가운데 내년에 눈에 띄는 건 군대 관련 예산이다. 정부는 이른바 '내무반'이라고 불리는 병영생활관에 비데를 설치하는 예산으로 내년에 37억 원을 배정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전 군의 생활관이 대상인데, 변기의 약 30%에 15,351대가 설치된다.

정부는 "MZ세대 장병들의 위생 및 병영생활여건 보장을 위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비데를 설치 이후 청소 등 관리 업무만 더 늘어나는 것 아닌지 걱정부터 할 텐데, 비데를 임대 형식으로 들여와서 업체에서 주기적으로 관리해주기 때문에 장병들의 관리 부담이 완화될 거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또, 군대에 '철골 돔 형식의 막 구조 실내체육관' 건립 시범사업을 하겠다며 179억 원을 새로 편성했다.

통상적인 철골 구조 체육관은 짓는 데 3년이 걸리는데, 철골 돔 형식의 막 구조 체육관은 1년이 걸린다. 건설 비용도 1개당 18억 원으로 철골 구조 체육관의 30% 정도 수준이다.

정부는 우선 10개만 시범으로 지어보고, 장병 만족도 등을 조사해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취약계층 대상 낡은 수도관 교체 지원

정부는 또, 가정에 있는 수도관 교체 비용을 지원하는 데 39억 1,000만 원을 배정했다. 내년부터 새로 생기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낡은 수도관을 교체해 수돗물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현장 의견에 따라 만들어졌다. 깨끗한 수돗물이 가정까지 공급되더라도 가정 내 수도관을 20년 이상 사용하면 녹물 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2년 동안 소득이 중위소득 대비 45∼60%인 취약계층 8,747세대의 수도관 교체를 지원한다. 개선 비용 중 각 세대가 내는 자부담 비용은 전체 비용의 5%(세대당 약 12만 5,000원) 로 할 계획이다. 소득이 중위소득 대비 45% 이하인 경우에는 현재 국토교통부 수선유지급여사업으로 수도관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신변 보호용 스마트 워치' 예산을 올해 6억 6,000만 원에서 내년 20억 7,000만 원으로 늘린다. 스마트 워치 보급을 3,000개에서 1만 개로 늘릴 수 있는 금액이다.

이 장치는 신변보호를 요청해 보호 대상이 된 사람들에게 지급되는데, 위치 추적이 가능하며, 위급할 때 긴급 버튼을 누르면 경찰관이 출동한다.


■캠핑카에 수도·전기 공급 쉽게

정부는 이와 함께 야영장 활성화 등을 위해서 100억 5,000만 원을 쓰기로 했다. 올해보다 예산을 40억 원가량 늘렸다.

이 예산은 전국에 야행주간 행사 5개를 만들고, 문화재 야간 관광 등을 활성화하는 데 쓰인다. 또, 전국 각지 야영장에 캠핑카가 이용할 수 있는 '덤프스테이션'도 만든다. 캠핑카에 수도와 전기를 공급하고, 오수처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다.

반려동물 애호가들이 환영할만한 예산도 있다. 유기 동물 관련 예산이 올해 53억 원에서 내년 113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유실·유기 동물이 2017년 10만 2,000마리에서 지난해 13만 마리로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이 예산은 읍면 단위 마당 개 1만 8,000마리와 길고양이 8만 6,000마리의 중성화 수술 지원에 쓰인다.

또, 유기동물 4만 마리 구조·보호비 지원, 유기동물 9,986마리 입양비 지원, 15개 민간동물보호시설 개선 등에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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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컬렉션’에 58억·‘군 생활관 비데’에 37억…눈에 띄는 내년 예산
    • 입력 2021-08-31 11:11:04
    취재K

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은 지난 4월 미술품과 문화재 등 2만 3,000여 점을 국가 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기증품들은 전국 각 지역 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전시하고 있는데, 입장권 구하기가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만큼이나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다.

감정가만 2~3조 원에 달한다고 알려진 이 기증품에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사와 관리, 지역 전시 추진 등을 하기 위해서다.


■내년에만 58억 투입…DB 구축

정부가 오늘(31일)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한 '2022년도 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이건희 컬렉션'에 예산 58억 원을 배정했다.

이 예산은 이건희 컬렉션 관리를 위한 조사와 연구,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문화예술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른바 '현장 공감 예산' 가운데 하나다.

이건희 컬렉션에는 국보 제216호로 지정된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 14건과 보물 46건, 모두 합쳐 1만 1,023건의 국보급 기증품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58억 원 가운데 기증품 관리를 위한 등록·연구비용 및 시설개선 등에 33억 원을 쓰기로 했다. 기증품 규모가 커서 2026년까지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기초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국민 공개 전시와 지역 특별전에는 25억 원이 배정됐다. 지난달부터 특별공개전이 시작됐고, 내년에는 연합 특별전과 미술품 특별전, 지역 특별전이 추진된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예산실 직원들이 한 180명 정도 되는데 전체 투표도 했다"며 "(현장 공감 예산 가운데) 이건희 컬렉션 예산이 가장 투표수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군 생활관에 비데 설치…실내체육관 시범 사업도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는 '이건희 컬렉션' 관련 예산처럼 각 분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예산안이 있다. 기재부는 이를 '현장 공감 예산'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러한 예산 가운데 내년에 눈에 띄는 건 군대 관련 예산이다. 정부는 이른바 '내무반'이라고 불리는 병영생활관에 비데를 설치하는 예산으로 내년에 37억 원을 배정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전 군의 생활관이 대상인데, 변기의 약 30%에 15,351대가 설치된다.

정부는 "MZ세대 장병들의 위생 및 병영생활여건 보장을 위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비데를 설치 이후 청소 등 관리 업무만 더 늘어나는 것 아닌지 걱정부터 할 텐데, 비데를 임대 형식으로 들여와서 업체에서 주기적으로 관리해주기 때문에 장병들의 관리 부담이 완화될 거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또, 군대에 '철골 돔 형식의 막 구조 실내체육관' 건립 시범사업을 하겠다며 179억 원을 새로 편성했다.

통상적인 철골 구조 체육관은 짓는 데 3년이 걸리는데, 철골 돔 형식의 막 구조 체육관은 1년이 걸린다. 건설 비용도 1개당 18억 원으로 철골 구조 체육관의 30% 정도 수준이다.

정부는 우선 10개만 시범으로 지어보고, 장병 만족도 등을 조사해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취약계층 대상 낡은 수도관 교체 지원

정부는 또, 가정에 있는 수도관 교체 비용을 지원하는 데 39억 1,000만 원을 배정했다. 내년부터 새로 생기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낡은 수도관을 교체해 수돗물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현장 의견에 따라 만들어졌다. 깨끗한 수돗물이 가정까지 공급되더라도 가정 내 수도관을 20년 이상 사용하면 녹물 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2년 동안 소득이 중위소득 대비 45∼60%인 취약계층 8,747세대의 수도관 교체를 지원한다. 개선 비용 중 각 세대가 내는 자부담 비용은 전체 비용의 5%(세대당 약 12만 5,000원) 로 할 계획이다. 소득이 중위소득 대비 45% 이하인 경우에는 현재 국토교통부 수선유지급여사업으로 수도관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신변 보호용 스마트 워치' 예산을 올해 6억 6,000만 원에서 내년 20억 7,000만 원으로 늘린다. 스마트 워치 보급을 3,000개에서 1만 개로 늘릴 수 있는 금액이다.

이 장치는 신변보호를 요청해 보호 대상이 된 사람들에게 지급되는데, 위치 추적이 가능하며, 위급할 때 긴급 버튼을 누르면 경찰관이 출동한다.


■캠핑카에 수도·전기 공급 쉽게

정부는 이와 함께 야영장 활성화 등을 위해서 100억 5,000만 원을 쓰기로 했다. 올해보다 예산을 40억 원가량 늘렸다.

이 예산은 전국에 야행주간 행사 5개를 만들고, 문화재 야간 관광 등을 활성화하는 데 쓰인다. 또, 전국 각지 야영장에 캠핑카가 이용할 수 있는 '덤프스테이션'도 만든다. 캠핑카에 수도와 전기를 공급하고, 오수처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다.

반려동물 애호가들이 환영할만한 예산도 있다. 유기 동물 관련 예산이 올해 53억 원에서 내년 113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유실·유기 동물이 2017년 10만 2,000마리에서 지난해 13만 마리로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이 예산은 읍면 단위 마당 개 1만 8,000마리와 길고양이 8만 6,000마리의 중성화 수술 지원에 쓰인다.

또, 유기동물 4만 마리 구조·보호비 지원, 유기동물 9,986마리 입양비 지원, 15개 민간동물보호시설 개선 등에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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