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대표 조각승 색난의 대표작 4건 보물 된다

입력 2021.08.31 (12:02) 수정 2021.08.3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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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17세기에 조각승(彫刻僧)으로 이름을 떨친 색난(色難)이 만든 불교 조각 4건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습니다.

색난은 17세기 전반에 활약한 여러 선배 조각승을 이어 17세기 후반에 활동한 대표적인 조각승입니다. 정확한 생몰연대와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련 기록 등을 통해 1640년을 전후로 태어나 1660년대에 수련기를 거친 뒤 1680년 우두머리인 수조각승이 돼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약 40년 넘게 활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색난은 동시기 조각승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인물로,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20여 건에 이릅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색난이 만든 불상을 선호하고 조각 기술을 높이 평가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때문에 색난은 솜씨가 뛰어난 장인이라는 뜻의 '교장(巧匠)' 또는 '조묘공(彫妙工)'으로 불렸습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조각품은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光州 德林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 등 4건입니다.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발원문을 통해 수조각승으로 활동한 40대인 1680년(숙종 6년)에 제작했음을 알 수 있으며, 총 26구로 구성된 대규모 불상입니다.

수조각승으로서 색난의 현존작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된 작품으로, 조선 후기 불교 조각사에 있어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의 위상까지 고려하면 상징성과 중요성이 인정된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조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요 존상(尊像)의 손실이 없고, 작품성도 뛰어나 17세기 후반 명부전 불상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고도 전했습니다.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高興 楞伽寺 木造釋迦如來三尊像 및 十六羅漢像 一括)'은 능가사 응진당(應眞堂)에 봉안된 불상 일괄로, 복장(腹藏)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을 통해 1685년 6월 전라도 홍양현(洪陽縣) 팔영산(八影山) 능가사(楞伽寺) 승려 상기(尙機)가 발원했고, 색난이 수조각승으로서 동료‧제자들과 함께 주도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요 존상이 결실되지 않아 구성이 거의 완전하고, 나한상의 표정과 몸짓이 지물(持物, 불보살 등이 손에 지니고 있는 물건)과 잘 어우러져 풍부한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어 예술성도 탁월합니다. 색난 조각의 형성과 발전, 그의 사승관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습니다.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金海 銀河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은 1687년(숙종 18년) 제작돼 김해 신어산(神魚山) 서림사(西林寺) 시왕전(十王殿)에 봉안된 불상입니다. 서림사 시왕전은 현재의 은하사 명부전을 가리킵니다.

이 불상은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귀왕, 판관, 사자, 금강역사 등 거의 완전한 구성을 갖추고 있고, 조각기법 역시 정교하고 섬세해 조각사적으로 높게 평가됩니다.

문화재청은 1687년 조각승 색난을 중심으로 제작한 상으로 존상의 완전성과 창의적인 도상(圖像), 그리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학술‧예술적 중요성이 크며,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의 한 획을 그은 색난의 전성기 작품이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求禮 華嚴寺 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 및 四菩薩立像)'은 경북 예천 학가산에서 화엄사로 온 계파 성능(桂坡 聖能)이 장육전(丈六殿, 지금의 각황전覺皇殿)을 중창한 뒤 1703년 조성한 대형 불상으로 색난의 50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힙니다.

조각승 색난의 숙련된 기량과 원숙함이 반영된 기념비적인 대작이자, 도상학적으로도 의의가 크다는 점, 수준 높은 조형성과 기술적 완전성을 갖춘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하고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색난이 조성한 불교 조각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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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후기 대표 조각승 색난의 대표작 4건 보물 된다
    • 입력 2021-08-31 12:02:40
    • 수정2021-08-31 12:28:06
    문화
조선 17세기에 조각승(彫刻僧)으로 이름을 떨친 색난(色難)이 만든 불교 조각 4건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습니다.

색난은 17세기 전반에 활약한 여러 선배 조각승을 이어 17세기 후반에 활동한 대표적인 조각승입니다. 정확한 생몰연대와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련 기록 등을 통해 1640년을 전후로 태어나 1660년대에 수련기를 거친 뒤 1680년 우두머리인 수조각승이 돼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약 40년 넘게 활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색난은 동시기 조각승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인물로,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20여 건에 이릅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색난이 만든 불상을 선호하고 조각 기술을 높이 평가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때문에 색난은 솜씨가 뛰어난 장인이라는 뜻의 '교장(巧匠)' 또는 '조묘공(彫妙工)'으로 불렸습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조각품은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光州 德林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 등 4건입니다.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발원문을 통해 수조각승으로 활동한 40대인 1680년(숙종 6년)에 제작했음을 알 수 있으며, 총 26구로 구성된 대규모 불상입니다.

수조각승으로서 색난의 현존작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된 작품으로, 조선 후기 불교 조각사에 있어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의 위상까지 고려하면 상징성과 중요성이 인정된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조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요 존상(尊像)의 손실이 없고, 작품성도 뛰어나 17세기 후반 명부전 불상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고도 전했습니다.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高興 楞伽寺 木造釋迦如來三尊像 및 十六羅漢像 一括)'은 능가사 응진당(應眞堂)에 봉안된 불상 일괄로, 복장(腹藏)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을 통해 1685년 6월 전라도 홍양현(洪陽縣) 팔영산(八影山) 능가사(楞伽寺) 승려 상기(尙機)가 발원했고, 색난이 수조각승으로서 동료‧제자들과 함께 주도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요 존상이 결실되지 않아 구성이 거의 완전하고, 나한상의 표정과 몸짓이 지물(持物, 불보살 등이 손에 지니고 있는 물건)과 잘 어우러져 풍부한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어 예술성도 탁월합니다. 색난 조각의 형성과 발전, 그의 사승관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습니다.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金海 銀河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은 1687년(숙종 18년) 제작돼 김해 신어산(神魚山) 서림사(西林寺) 시왕전(十王殿)에 봉안된 불상입니다. 서림사 시왕전은 현재의 은하사 명부전을 가리킵니다.

이 불상은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귀왕, 판관, 사자, 금강역사 등 거의 완전한 구성을 갖추고 있고, 조각기법 역시 정교하고 섬세해 조각사적으로 높게 평가됩니다.

문화재청은 1687년 조각승 색난을 중심으로 제작한 상으로 존상의 완전성과 창의적인 도상(圖像), 그리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학술‧예술적 중요성이 크며,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의 한 획을 그은 색난의 전성기 작품이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求禮 華嚴寺 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 및 四菩薩立像)'은 경북 예천 학가산에서 화엄사로 온 계파 성능(桂坡 聖能)이 장육전(丈六殿, 지금의 각황전覺皇殿)을 중창한 뒤 1703년 조성한 대형 불상으로 색난의 50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힙니다.

조각승 색난의 숙련된 기량과 원숙함이 반영된 기념비적인 대작이자, 도상학적으로도 의의가 크다는 점, 수준 높은 조형성과 기술적 완전성을 갖춘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하고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색난이 조성한 불교 조각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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