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정치] 국민의힘 경선판 달구는 ‘배신자 프레임’

입력 2021.08.31 (19:19) 수정 2021.08.3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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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의 지역 정치권 소식을 알아보는 주간정치 시간입니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이 첫 지방 행선지로 고향 대구를 찾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불편했던 관계를 의식한 듯 배신자 낙인을 지우기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유 전 의원은 "입에 담기도 싫은 단어가 배신자"라면서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지난 27일, 대구시당 : "옳은 길이라면 살아있는 권력에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이런 각오로 정치를 하다보니 바람과 서리를 맞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저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저는 누구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고 바른 길로 가야한다고 고언을 했습니다."]

우연일까요?

유 전 의원이 대구를 방문한 날, 국민의힘 예비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을 들고 나왔습니다.

홍 의원은 개인 페이스북에 살아오면서 가장 혐오하는 부류는 배신자들이라면서 한번 배신 해본 사람은 언제나 또 배신한다고 썼습니다.

현 정권 고위 관료를 지낸 윤석열, 최재형 두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고 홍 의원 대변인이 따로 설명까지 했지만, 유승민 전 의원이 고향을 찾은 날 배신자 프레임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대선 후보 야권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뒤쫓고 있는 홍 의원은 이 배신자 프레임을 당분간 계속 들고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 "민주당으로서는 윤석열, 최재형 이 두 분은 자기 진영의 배신자라고 보지 않습니까? 진영의 배신자라고 보는데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 그러면 민주당이 가만 있겠어요? 2년간 허수아비 대통령 만들어버리지."]

이를 의식한 경쟁 후보들도 적극적으로 맞대응을 하는 모습입니다.

최재형 후보 측은 "홍준표 후보는 대표로 있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시킨 당사자"라며 "지난 총선에서는 공천을 못받자 탈당했고, 누가 봐도 배신의 정치를 되풀이해온 분"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최대 변수로 꼽히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탄핵과 배신의 프레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앞서 지난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이준석 당시 당 대표 후보가 탄핵 문제를 전면에 꺼내 들었었죠.

당시 이준석 대표의 발언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지난 6월,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가 굳이 탄핵에 대한야기를 꺼내드는 이유는 바로 세상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줄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는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오가지 않을 것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구 방문 당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지난달 20일, KBS : "이 지역에서 배출한 대통령에 대한 수사소추를 했던 것에 대해서 섭섭하거나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계신 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저는 이해하고, 또 제 마음 속으로도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과 각별한 관계인 이준석 대표는 탄핵 문제를 꺼내들었는데도 결국 당 대표에 당선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구경북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정면승부가 일단 대구경북에서 통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이 탄핵의 강을 이제 건넜다고 봐도 되는 걸까요?

이상하게도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지역의 시선은 아직 냉랭합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의 유 전 의원 지지율도 저조한 편인데, 유 전 의원은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이런 분위기에 대한 소회도 밝혔습니다.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지난 27일, 대구시당 : "저는 한번도 나라와 국민을 배신해 본 적이 없습니다. 누가 과연 배신을 했느냐. 거기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대구경북의 현명하신 시도민들께서 판단을 해주시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이 쏘아올린 '배신자 프레임' 공방이 달아오르는 분위기입니다.

이것이 어떤 이에게 약이 되고 독이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경선이 진행될수록 '배신자' 공방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파괴적 분란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간 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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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정치] 국민의힘 경선판 달구는 ‘배신자 프레임’
    • 입력 2021-08-31 19:19:36
    • 수정2021-08-31 20: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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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의 지역 정치권 소식을 알아보는 주간정치 시간입니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이 첫 지방 행선지로 고향 대구를 찾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불편했던 관계를 의식한 듯 배신자 낙인을 지우기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유 전 의원은 "입에 담기도 싫은 단어가 배신자"라면서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지난 27일, 대구시당 : "옳은 길이라면 살아있는 권력에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이런 각오로 정치를 하다보니 바람과 서리를 맞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저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저는 누구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고 바른 길로 가야한다고 고언을 했습니다."]

우연일까요?

유 전 의원이 대구를 방문한 날, 국민의힘 예비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을 들고 나왔습니다.

홍 의원은 개인 페이스북에 살아오면서 가장 혐오하는 부류는 배신자들이라면서 한번 배신 해본 사람은 언제나 또 배신한다고 썼습니다.

현 정권 고위 관료를 지낸 윤석열, 최재형 두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고 홍 의원 대변인이 따로 설명까지 했지만, 유승민 전 의원이 고향을 찾은 날 배신자 프레임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대선 후보 야권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뒤쫓고 있는 홍 의원은 이 배신자 프레임을 당분간 계속 들고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 "민주당으로서는 윤석열, 최재형 이 두 분은 자기 진영의 배신자라고 보지 않습니까? 진영의 배신자라고 보는데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 그러면 민주당이 가만 있겠어요? 2년간 허수아비 대통령 만들어버리지."]

이를 의식한 경쟁 후보들도 적극적으로 맞대응을 하는 모습입니다.

최재형 후보 측은 "홍준표 후보는 대표로 있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시킨 당사자"라며 "지난 총선에서는 공천을 못받자 탈당했고, 누가 봐도 배신의 정치를 되풀이해온 분"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최대 변수로 꼽히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탄핵과 배신의 프레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앞서 지난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이준석 당시 당 대표 후보가 탄핵 문제를 전면에 꺼내 들었었죠.

당시 이준석 대표의 발언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지난 6월,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가 굳이 탄핵에 대한야기를 꺼내드는 이유는 바로 세상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줄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는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오가지 않을 것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구 방문 당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지난달 20일, KBS : "이 지역에서 배출한 대통령에 대한 수사소추를 했던 것에 대해서 섭섭하거나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계신 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저는 이해하고, 또 제 마음 속으로도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과 각별한 관계인 이준석 대표는 탄핵 문제를 꺼내들었는데도 결국 당 대표에 당선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구경북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정면승부가 일단 대구경북에서 통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이 탄핵의 강을 이제 건넜다고 봐도 되는 걸까요?

이상하게도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지역의 시선은 아직 냉랭합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의 유 전 의원 지지율도 저조한 편인데, 유 전 의원은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이런 분위기에 대한 소회도 밝혔습니다.

[유승민/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지난 27일, 대구시당 : "저는 한번도 나라와 국민을 배신해 본 적이 없습니다. 누가 과연 배신을 했느냐. 거기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대구경북의 현명하신 시도민들께서 판단을 해주시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이 쏘아올린 '배신자 프레임' 공방이 달아오르는 분위기입니다.

이것이 어떤 이에게 약이 되고 독이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경선이 진행될수록 '배신자' 공방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파괴적 분란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간 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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