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쫓기듯 끝낸 ‘아프간 전쟁’…불확실한 미래, 숱한 과제들

입력 2021.09.01 (07:46) 수정 2021.09.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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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주 해설위원

미국이 해외에서 벌인 가장 긴 전쟁, 아프간 전쟁이 20년 만에 공식종료됐습니다.

철수인력을 태운 마지막 미 수송기는 철수시한을 하루 앞두고 쫓기듯 심야에 카불공항을 이륙했습니다.

탈레반은 아프간 완전 독립을 선언하며 축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미군과 탈레반 사이에 총격은 멎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전쟁만큼이나 답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쟁의 시발점은 9.11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처리 문제였습니다.

당시 집권세력이던 탈레반이 신병 인도를 거부하자 미국은 아프간을 침공해 탈레반을 몰아냈습니다.

10년 뒤인 2011년에는 파키스탄에 은신 중이던 빈 라덴을 사살하는 전과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미국은 발을 빼지 못했고 미국에게 아프간은 점차 수렁이 돼갔습니다.

친서방정부와 정부군은 무능하고 부패했던 반면 탈레반은 테러와 게릴라전 등을 앞세워 집요하게 맞섰습니다.

2천4백 명이 넘는 미군 장병이 전사하고 천 조원이 넘는 전쟁비용을 쏟아부었습니다.

우리 정부도 2007년까지 수송과 의료지원 등 비전투 부대를 아프간에 파병했습니다.

2007년 2월에는 다산부대 소속이던 윤장호 하사가 폭탄테러로 전사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같은 해 7월에는 탈레반에 납치된 교회 신도 23명 가운데 2명이 피살돼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아프간 전쟁 20년 동안 민간인을 포함해 2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도 아프간이 테러의 온상이 될 것이란 우려는 여전합니다.

IS 등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테러와 미국의 보복공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입니다.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탈레반의 천명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권 등 아프간의 불확실한 미래 역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당장 철군 이후에도 아프간에 남아있는 자국민 등의 무사 귀환이 발등의 불입니다.

아프간 철수 과정에서 촉발된 동맹국들과의 신뢰 문제 역시 미국에겐 계속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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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9-01 07: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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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주 해설위원

미국이 해외에서 벌인 가장 긴 전쟁, 아프간 전쟁이 20년 만에 공식종료됐습니다.

철수인력을 태운 마지막 미 수송기는 철수시한을 하루 앞두고 쫓기듯 심야에 카불공항을 이륙했습니다.

탈레반은 아프간 완전 독립을 선언하며 축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미군과 탈레반 사이에 총격은 멎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전쟁만큼이나 답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쟁의 시발점은 9.11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처리 문제였습니다.

당시 집권세력이던 탈레반이 신병 인도를 거부하자 미국은 아프간을 침공해 탈레반을 몰아냈습니다.

10년 뒤인 2011년에는 파키스탄에 은신 중이던 빈 라덴을 사살하는 전과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미국은 발을 빼지 못했고 미국에게 아프간은 점차 수렁이 돼갔습니다.

친서방정부와 정부군은 무능하고 부패했던 반면 탈레반은 테러와 게릴라전 등을 앞세워 집요하게 맞섰습니다.

2천4백 명이 넘는 미군 장병이 전사하고 천 조원이 넘는 전쟁비용을 쏟아부었습니다.

우리 정부도 2007년까지 수송과 의료지원 등 비전투 부대를 아프간에 파병했습니다.

2007년 2월에는 다산부대 소속이던 윤장호 하사가 폭탄테러로 전사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같은 해 7월에는 탈레반에 납치된 교회 신도 23명 가운데 2명이 피살돼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아프간 전쟁 20년 동안 민간인을 포함해 2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도 아프간이 테러의 온상이 될 것이란 우려는 여전합니다.

IS 등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테러와 미국의 보복공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입니다.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탈레반의 천명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권 등 아프간의 불확실한 미래 역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당장 철군 이후에도 아프간에 남아있는 자국민 등의 무사 귀환이 발등의 불입니다.

아프간 철수 과정에서 촉발된 동맹국들과의 신뢰 문제 역시 미국에겐 계속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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