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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안철수의 ‘퀴어축제 거부권리 존중’ 발언은 혐오 표현”
입력 2021.09.01 (12:56) 취재K
2019년 6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2019년 6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월 18일 한 방송사의 TV 토론회에서 '퀴어문화축제'에 관해 한 발언입니다.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퀴어 퍼레이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한 겁니다.

안 대표는 퀴어 축제가 도심 외곽지역에서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예로 들면서 "퀴어 축제를 (서울 도심지역인) 광화문에서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 않느냐"고도 말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의 지난 2월 TV 토론회 모습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의 지난 2월 TV 토론회 모습

■ 인권위 "선거기간 정치인의 '혐오표현'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

이에 한 진정인은 '안 대표가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방송에서 혐오와 차별 발언을 했다'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다수의 성 소수자들이 고통을 당했다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안 대표의 발언은 혐오표현에 해당한다고 오늘(1일) 의견을 냈습니다.

인권위는 퀴어축제가 차별과 억압으로 스스로 드러낼 수 없었던 성 소수자 차별의 역사에서 비롯됐다며, 공적인 장소에서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소속감과 자긍심을 느끼는 운동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선거기간 정치인의 혐오 표현은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고, 정당 대표는 혐오표현을 예방하고 대응할 사회적 책임이 막중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정당 윤리규정에 혐오표현 예방과 금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 시키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공직선거 후보자들이 혐오표현을 하지 않도록 예방적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이는 '다양성 존중'이라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인권위는 설명했습니다.

■ 공무원 '서울광장 퀴어축제 반대 성명서'…인권위 "증오와 적대감 유도하는 혐오"

서울시 공무원 17명이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서울광장 퀴어축제 개최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낸 것 역시 혐오표현이자 차별이라고 인권위는 판단했습니다.

인권위는 공무원에 의한 혐오표현은 공무원이 갖는 공신력에 따라 더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고, 해당 집단 구성원에게 더 큰 공포감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구성원에게도 혐오표현을 쉽게 용인할 수 있게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성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담은 성명서 발표는 부정적 편견을 심어주고, 성 소수자에 대한 증오심과 적대감을 갖도록 유도해 차별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인권위는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무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 만큼,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간 키스 삭제한 방송사…인권위 "편견 심어주는 행위 주의해야"

지난 설 명절, 한 지상파 방송사는 특선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송했습니다. 다만, 극장판과는 달리 극 중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동성 애인과 키스하는 장면 2개는 삭제됐고, 남성 보조출연자 간의 키스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됐습니다.

이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대표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방송사는 2015년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동성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을 방송한 드라마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규정 위반을 이유로 중징계를 받은 적이 있고, 설 명절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시간대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인권위에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인권위는 지상파 방송은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로, 대중의 가치관과 태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장면의 삭제와 모자이크는 성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인권위는 해당 방송사에 성 소수자가 평등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방송 편성 시 성 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아울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향후 심의 시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인권위는 위 3건의 진정 모두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인권위의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각하 처리했습니다. 대신 인권보호를 위해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인권위 “안철수의 ‘퀴어축제 거부권리 존중’ 발언은 혐오 표현”
    • 입력 2021-09-01 12:56:25
    취재K
2019년 6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2019년 6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월 18일 한 방송사의 TV 토론회에서 '퀴어문화축제'에 관해 한 발언입니다.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퀴어 퍼레이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한 겁니다.

안 대표는 퀴어 축제가 도심 외곽지역에서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예로 들면서 "퀴어 축제를 (서울 도심지역인) 광화문에서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 않느냐"고도 말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의 지난 2월 TV 토론회 모습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의 지난 2월 TV 토론회 모습

■ 인권위 "선거기간 정치인의 '혐오표현'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

이에 한 진정인은 '안 대표가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방송에서 혐오와 차별 발언을 했다'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다수의 성 소수자들이 고통을 당했다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안 대표의 발언은 혐오표현에 해당한다고 오늘(1일) 의견을 냈습니다.

인권위는 퀴어축제가 차별과 억압으로 스스로 드러낼 수 없었던 성 소수자 차별의 역사에서 비롯됐다며, 공적인 장소에서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소속감과 자긍심을 느끼는 운동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선거기간 정치인의 혐오 표현은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고, 정당 대표는 혐오표현을 예방하고 대응할 사회적 책임이 막중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정당 윤리규정에 혐오표현 예방과 금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 시키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공직선거 후보자들이 혐오표현을 하지 않도록 예방적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이는 '다양성 존중'이라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인권위는 설명했습니다.

■ 공무원 '서울광장 퀴어축제 반대 성명서'…인권위 "증오와 적대감 유도하는 혐오"

서울시 공무원 17명이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서울광장 퀴어축제 개최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낸 것 역시 혐오표현이자 차별이라고 인권위는 판단했습니다.

인권위는 공무원에 의한 혐오표현은 공무원이 갖는 공신력에 따라 더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고, 해당 집단 구성원에게 더 큰 공포감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구성원에게도 혐오표현을 쉽게 용인할 수 있게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성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담은 성명서 발표는 부정적 편견을 심어주고, 성 소수자에 대한 증오심과 적대감을 갖도록 유도해 차별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인권위는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무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 만큼,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간 키스 삭제한 방송사…인권위 "편견 심어주는 행위 주의해야"

지난 설 명절, 한 지상파 방송사는 특선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송했습니다. 다만, 극장판과는 달리 극 중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동성 애인과 키스하는 장면 2개는 삭제됐고, 남성 보조출연자 간의 키스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됐습니다.

이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대표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방송사는 2015년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동성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을 방송한 드라마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규정 위반을 이유로 중징계를 받은 적이 있고, 설 명절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시간대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인권위에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인권위는 지상파 방송은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로, 대중의 가치관과 태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장면의 삭제와 모자이크는 성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인권위는 해당 방송사에 성 소수자가 평등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방송 편성 시 성 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아울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향후 심의 시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인권위는 위 3건의 진정 모두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인권위의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각하 처리했습니다. 대신 인권보호를 위해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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