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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훼손 후 도망’ 통계 1명 줄여 발표한 법무부
입력 2021.09.01 (18:45) 취재K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 모 씨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 모 씨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하고 도망쳤던 강 모 씨가 경찰에 자수한건 지난달 29일 오전 8시였습니다.

법무부는 오후 4시 30분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및 재범 사건 관련'이라는 제목의 설명 자료를 기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자료 4쪽을 보면 '훼손 후 미검거자'는 2명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법무부가 지난달 29일 배포한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및 재범 사건 관련’ 설명 자료 중 일부법무부가 지난달 29일 배포한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및 재범 사건 관련’ 설명 자료 중 일부

2명 가운데 한 명은 지난달 21일 전남 장흥에서 도망친 50대 남성 마 모 씨입니다. 마 씨는 2011년 미성년자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출소한 뒤로 전자발찌를 줄곧 착용해왔습니다.

경찰은 최근 성폭행 혐의로 마 씨가 고소당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마 씨가 도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거주지에서 전자발찌를 끊었고, 차량을 한 야산 밑에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다른 한 명은 가석방 대상이었던 사기 전과자 A 씨였습니다. 지난 6월 호송중 서울에서 도망친 뒤 붙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 '전자발찌 훼손 후 미검거자' 2명이라고 발표…실제로는 3명

그런데 이 두 명 외에 한 명의 미검거자가 더 있습니다. 2019년 10월 경주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60대 남성 B 씨입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완수 의원이 지난해 경찰과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B 씨는 강도와 절도 등 혐의로 10년 형을 선고받고 8년가량 복역했으며, 2017년 9월 지병을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3년 동안 전자발찌 착용 명령도 받았습니다.

B 씨는 2019년 10월 25일 오전 8시쯤 울산 집에서 이웃 여성을 성폭행하고 도망친 뒤 같은 날 오후 6시 50분쯤 경주에서 전자 발찌를 훼손한 혐의로 지명 수배 명단에 올랐습니다.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검거에 나섰지만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법무부는 왜 B씨를 통계에서 뺀걸까요?

■ 법무부 "전자감독 기간 지나 통계에서 제외"

법무부는 B 씨의 전자감독 기간 즉, 전자발찌 착용기간인 3년이 지난해 9월 지났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보호관찰소 공무원에게 수사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체포는 경찰이 담당했고, 전자감독 기간이 지나면서 보호관찰소의 공조 업무도 종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B 씨가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훼손 후 미검거자' 집계에서도 빠졌고, 3명이 아닌 2명으로 발표했다는 겁니다. 미검거자가 통계에서만 사라지는 셈인데, 마 씨와 A 씨도 전자감독 기간이 지나면 법무부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인지 물어봤습니다.

법무부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 보호관찰관에게 수사권이 부여된 지난 6월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해 말 이른바 '조두순 방지법' 중 하나였던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올들어 지난 6월 9일부터 보호관찰소 공무원은 전자발찌 부착자가 의무를 위반할 경우 수사 권한을 부여받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마 씨와 A 씨는 보호관찰소 특별사법경찰관이 직접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영장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이상, 전자감독 기간이 지나도 여전히 보호관찰소가 관리하며 체포에 나선다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법무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강 모 씨 사건처럼 자칫 흉악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미검거자에 대한 통계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 박범계 장관 "브리핑이 좀 일렀던 것 같다…내일쯤 다시 발표"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또다시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전자장치 훼손 사건 경과 및 향후 재범억제 방안'이었습니다. 강 씨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한 겁니다.

전자발찌의 견고성을 개선하고, 경찰과 공조체계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실효성과 구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박범계 장관은 오늘(1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브리핑이 있었는데 조금 일렀던 것 같다"며 "어제 오후부터 다시 전면적인 재검토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일쯤 교정본부장과 함께 국민 여러분께 보고를 좀 드릴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통계의 허점과 설익은 대책 발표까지 법무부의 실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 ‘전자발찌 훼손 후 도망’ 통계 1명 줄여 발표한 법무부
    • 입력 2021-09-01 18:45:31
    취재K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 모 씨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 모 씨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하고 도망쳤던 강 모 씨가 경찰에 자수한건 지난달 29일 오전 8시였습니다.

법무부는 오후 4시 30분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및 재범 사건 관련'이라는 제목의 설명 자료를 기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자료 4쪽을 보면 '훼손 후 미검거자'는 2명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법무부가 지난달 29일 배포한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및 재범 사건 관련’ 설명 자료 중 일부법무부가 지난달 29일 배포한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및 재범 사건 관련’ 설명 자료 중 일부

2명 가운데 한 명은 지난달 21일 전남 장흥에서 도망친 50대 남성 마 모 씨입니다. 마 씨는 2011년 미성년자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출소한 뒤로 전자발찌를 줄곧 착용해왔습니다.

경찰은 최근 성폭행 혐의로 마 씨가 고소당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마 씨가 도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거주지에서 전자발찌를 끊었고, 차량을 한 야산 밑에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다른 한 명은 가석방 대상이었던 사기 전과자 A 씨였습니다. 지난 6월 호송중 서울에서 도망친 뒤 붙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 '전자발찌 훼손 후 미검거자' 2명이라고 발표…실제로는 3명

그런데 이 두 명 외에 한 명의 미검거자가 더 있습니다. 2019년 10월 경주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60대 남성 B 씨입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완수 의원이 지난해 경찰과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B 씨는 강도와 절도 등 혐의로 10년 형을 선고받고 8년가량 복역했으며, 2017년 9월 지병을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3년 동안 전자발찌 착용 명령도 받았습니다.

B 씨는 2019년 10월 25일 오전 8시쯤 울산 집에서 이웃 여성을 성폭행하고 도망친 뒤 같은 날 오후 6시 50분쯤 경주에서 전자 발찌를 훼손한 혐의로 지명 수배 명단에 올랐습니다.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검거에 나섰지만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법무부는 왜 B씨를 통계에서 뺀걸까요?

■ 법무부 "전자감독 기간 지나 통계에서 제외"

법무부는 B 씨의 전자감독 기간 즉, 전자발찌 착용기간인 3년이 지난해 9월 지났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보호관찰소 공무원에게 수사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체포는 경찰이 담당했고, 전자감독 기간이 지나면서 보호관찰소의 공조 업무도 종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B 씨가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훼손 후 미검거자' 집계에서도 빠졌고, 3명이 아닌 2명으로 발표했다는 겁니다. 미검거자가 통계에서만 사라지는 셈인데, 마 씨와 A 씨도 전자감독 기간이 지나면 법무부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인지 물어봤습니다.

법무부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 보호관찰관에게 수사권이 부여된 지난 6월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해 말 이른바 '조두순 방지법' 중 하나였던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올들어 지난 6월 9일부터 보호관찰소 공무원은 전자발찌 부착자가 의무를 위반할 경우 수사 권한을 부여받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마 씨와 A 씨는 보호관찰소 특별사법경찰관이 직접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영장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이상, 전자감독 기간이 지나도 여전히 보호관찰소가 관리하며 체포에 나선다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법무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강 모 씨 사건처럼 자칫 흉악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미검거자에 대한 통계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 박범계 장관 "브리핑이 좀 일렀던 것 같다…내일쯤 다시 발표"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또다시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전자장치 훼손 사건 경과 및 향후 재범억제 방안'이었습니다. 강 씨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한 겁니다.

전자발찌의 견고성을 개선하고, 경찰과 공조체계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실효성과 구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박범계 장관은 오늘(1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브리핑이 있었는데 조금 일렀던 것 같다"며 "어제 오후부터 다시 전면적인 재검토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일쯤 교정본부장과 함께 국민 여러분께 보고를 좀 드릴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통계의 허점과 설익은 대책 발표까지 법무부의 실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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