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살인 책임 떠넘긴 백광석·김시남…유족 “법이 허용하는 최고형”

입력 2021.09.0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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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의 피고인인 백광석과 김시남이 첫 공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살인 행위에 대해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범행을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1일,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7월 18일 제주시 조천읍 주택에 침입해 중학생 A 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백광석은 자신 때문에 A 군이 죽었다며 잘못을 시인하고 유족에게 사과했고, 지금껏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김시남도 죽은 피해자와 유족에게 죄송하다며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흐느꼈다.


그런데 정작 살인 행위에 대해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 백광석은 살인을 공모하지 않았고, 제압만 부탁했는데 김시남이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백 씨는 “현장에서 주도적인 행동을 한 것은 김시남”이라며 “김시남이 살인을 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고, 마지막에 허리띠로 숨을 끊은 사람은 김시남”이라고 밝혔다.

김시남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씨는 “백광석과 피해자가 몸싸움을 벌여 피해자를 눌러 제압했고, 테이프를 가져와 함께 결박했지만 먼저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백광석이 손발로 피해자를 구타하고 허리띠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주장이다.

김시남은 또 공소사실에 있는 것처럼 백 씨에게 받은 경제적 지원은 사건에 대한 대가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살해 현장에서의 역할 분담은 인정하면서도, 살인 혐의는 서로 부인하는 것이다.

장찬수 부장판사는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누가 주도적으로 살인 행위에 가담했는지가 재판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재판부 “피해자가 무슨 죄가 있느냐” 일갈

장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백광석이 범행 이후 3시간가량 집에 머문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백 씨는 범행 직후 떨려서 소파에 앉아 있었고 어머니에게 전화해 얼굴을 보고 가고 싶다고 말한 뒤 현장에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장 판사는 “숨진 피해자는 어머니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하늘로 갔다”며 “피해자가 무슨 죄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백광석은 아무런 답도 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고, 옆에 있던 김시남도 “아무런 죄가 없다”며 몸을 들썩이며 흐느꼈다. 유족은 재판에 참석해 재판 내내 눈물을 흘렸다. 유족은 법에서 정한 최고형을 내려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 대리인인 오군성 변호사는 “두 피고인이 범행 현장에서 각자 실행 행위를 같이 분담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고 있다”며 “다만 살해 행위에서 결정적으로 누가 기여했는지에 대해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분들은 이 사건으로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고, 특히 두 피고인이 다시 사회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유족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 높은 형을 선고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다락방으로 침입해 A 군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백 씨가 A 군의 얼굴을 팔과 다리로 수차례 폭행하고, A 군이 격렬히 저항하자 현장에 있던 7kg 아령까지 휘두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백 씨가 청테이프를 가져오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간 사이 김 씨가 현장에 있던 허리띠로 A 군의 목을 조르고, 이후 백 씨가 청테이프를 들고 와 A 군의 발목과 양손을 감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백 씨가 손에 힘이 빠지자 김 씨에게 테이프를 건넸고, 김 씨가 테이프로 A 군을 결박한 뒤 백 씨로부터 허리띠를 받아 양손으로 A 군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고 판단했다.

백 씨와 김 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3시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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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 살인 책임 떠넘긴 백광석·김시남…유족 “법이 허용하는 최고형”
    • 입력 2021-09-01 19:24:43
    취재K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의 피고인인 백광석과 김시남이 첫 공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살인 행위에 대해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범행을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1일,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7월 18일 제주시 조천읍 주택에 침입해 중학생 A 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백광석은 자신 때문에 A 군이 죽었다며 잘못을 시인하고 유족에게 사과했고, 지금껏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김시남도 죽은 피해자와 유족에게 죄송하다며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흐느꼈다.


그런데 정작 살인 행위에 대해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 백광석은 살인을 공모하지 않았고, 제압만 부탁했는데 김시남이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백 씨는 “현장에서 주도적인 행동을 한 것은 김시남”이라며 “김시남이 살인을 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고, 마지막에 허리띠로 숨을 끊은 사람은 김시남”이라고 밝혔다.

김시남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씨는 “백광석과 피해자가 몸싸움을 벌여 피해자를 눌러 제압했고, 테이프를 가져와 함께 결박했지만 먼저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백광석이 손발로 피해자를 구타하고 허리띠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주장이다.

김시남은 또 공소사실에 있는 것처럼 백 씨에게 받은 경제적 지원은 사건에 대한 대가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살해 현장에서의 역할 분담은 인정하면서도, 살인 혐의는 서로 부인하는 것이다.

장찬수 부장판사는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누가 주도적으로 살인 행위에 가담했는지가 재판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재판부 “피해자가 무슨 죄가 있느냐” 일갈

장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백광석이 범행 이후 3시간가량 집에 머문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백 씨는 범행 직후 떨려서 소파에 앉아 있었고 어머니에게 전화해 얼굴을 보고 가고 싶다고 말한 뒤 현장에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장 판사는 “숨진 피해자는 어머니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하늘로 갔다”며 “피해자가 무슨 죄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백광석은 아무런 답도 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고, 옆에 있던 김시남도 “아무런 죄가 없다”며 몸을 들썩이며 흐느꼈다. 유족은 재판에 참석해 재판 내내 눈물을 흘렸다. 유족은 법에서 정한 최고형을 내려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 대리인인 오군성 변호사는 “두 피고인이 범행 현장에서 각자 실행 행위를 같이 분담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고 있다”며 “다만 살해 행위에서 결정적으로 누가 기여했는지에 대해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분들은 이 사건으로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고, 특히 두 피고인이 다시 사회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유족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 높은 형을 선고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다락방으로 침입해 A 군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백 씨가 A 군의 얼굴을 팔과 다리로 수차례 폭행하고, A 군이 격렬히 저항하자 현장에 있던 7kg 아령까지 휘두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백 씨가 청테이프를 가져오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간 사이 김 씨가 현장에 있던 허리띠로 A 군의 목을 조르고, 이후 백 씨가 청테이프를 들고 와 A 군의 발목과 양손을 감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백 씨가 손에 힘이 빠지자 김 씨에게 테이프를 건넸고, 김 씨가 테이프로 A 군을 결박한 뒤 백 씨로부터 허리띠를 받아 양손으로 A 군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고 판단했다.

백 씨와 김 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3시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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