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연예인 아냐? 존재감 굳혀가는 ‘가상 인간’

입력 2021.09.05 (06:00) 수정 2021.09.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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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취미는 패션 스타일링과 식물 가꾸기, 요가, 여행입니다. 친환경에도 관심이 많은 이 22살 여성은 패션과 광고 모델로 활약 중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팔로워 수는 5만 명으로 탄탄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이 여성의 이름은 ‘오로지’입니다.

수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해 SNS상에서 영향력이 큰 전형적인 인플루언서(influencer)로 보이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 불로장생하는 운명을 타고 난 겁니다. 바로 ‘가상 인간’이기때문입니다.


가상 인간 ‘로지’가상 인간 ‘로지’

■ ‘가상 인간’ 로지, 광고 반응 폭발적…환경 캠페인까지 동참

가상 인간 ‘오로지’는 지난 7월 한 보험사의 광고 모델이 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진짜 사람인 줄 알았다’는 놀라움과 함께 유튜브에서 광고 2건의 조회 수가 1,500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섭외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지난달에는 한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 광고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호텔 마케팅 모델로도 각광 받고 있습니다. 로지는 코로나19 시국에도 노마스크로 호텔을 활보할 수 있습니다.

수익을 내는 활동만 하는 건 아닙니다. 로지는 자신의 영향력 바탕으로 환경 보호 캠페인에도 참여했습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와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하는 ‘노플라스틱 챌린지’ 등 비영리단체의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가상 인간 ‘루시’가상 인간 ‘루시’

■ 피부 솜털까지 재현한 가상 인간, 실존 인물로 착각할 정도로 정교

레깅스를 입고 잠수교에서 조깅을 하는 한 여성의 뒷모습. 평범해 보이는 이 사진 한 장이 얼마전 SNS 상에서 회자가 됐습니다.

운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스타 계정에 올렸을 법한 사진이지만, 이 사진은 실제 촬영한 것이 아닙니다. 사진 속 여성이 실제 인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름은 ‘루시’. 국내 홈쇼핑 회사가 만들어낸 가상 인간 쇼호스트입니다. 루시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살 디자인 연구원으로 SNS 팔로워 2만 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 홈쇼핑 회사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가상 인간으로 피부 솜털까지 보이도록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이 활용됐습니다.

루시는 가상 스튜디오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고객과 소통하며 직접 판매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인공지능 기반 음성 표현 기술에 움직임까지 더해 가상 상담원으로 활동 반경도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인간 쇼호스트와 같은 역할을 해내는 겁니다.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여성 AI 앵커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여성 AI 앵커

■ 기술 진보로 점차 진화… 기상캐스터와 앵커까지 이미 등장

중국 신화통신에서는 이미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남성과 여성 앵커를 개발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여성 AI 아나운서인 신 샤오멍은 신화통신의 실제 앵커인 취 멍의 외모를 본 따 제작했고 그 전에 먼저 등장했던 남성 아나운서 추 하오에 비해 훨씬 자연스러운 표정과 말투가 특징입니다.

인공지능으로 개발된 아나운서는 기자들이 컴퓨터에 기사를 입력하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따라 실제 인간처럼 방송을 하게 됩니다. 신화통신은 “하루 24시간, 언제든 방송에 투입할 수 있는 데다 스튜디오와 카메라, 조명 등이 필요하지 않아서 제작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교하게 피부에 난 솜털까지 재현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지는 못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을 통해 흡사 실제로 먹고 마시고 생활하는 사람이라고 착각할 만큼 생생한 현실 인간의 모습을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가상 인간 ‘김래아’가상 인간 ‘김래아’

■ 사생활 문제 없고 시공간 제약없이 활동…“메타버스로 시장 확대 예상”

가상 인간의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세계최대 ITㆍ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국내 가전업체가 공개한 가상 인간 ‘김래아’는 한국인 23살 음악가로 소개됐지만, 유창한 영어로 쇼를 진행했습니다. 또 인공 지능 기술을 활용해 국내 기업이 개발한 가상 인간 ‘네온’은 기상 캐스터의 역할을 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가상 인간을 활용한 시장의 규모는 점차 커질 전망입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상 인간 모델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기업 브랜드 가치에 맞게 콘셉트화 하기 쉽고, 좋지 않은 문제에 휘말리는 등 사생활 문제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이를 먹지 않아 활동 기간도 길고 어떤 환경에서도 원하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metaverse)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가상 인간을 하나의 생명체로 취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화면 출처 : ‘rozy.gram’ ‘here.me.lucy’ ‘reahkeem’ 인스타그램, ‘New China T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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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뜨는 연예인 아냐? 존재감 굳혀가는 ‘가상 인간’
    • 입력 2021-09-05 06:00:26
    • 수정2021-09-05 13:52:47
    취재K

그녀의 취미는 패션 스타일링과 식물 가꾸기, 요가, 여행입니다. 친환경에도 관심이 많은 이 22살 여성은 패션과 광고 모델로 활약 중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팔로워 수는 5만 명으로 탄탄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이 여성의 이름은 ‘오로지’입니다.

수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해 SNS상에서 영향력이 큰 전형적인 인플루언서(influencer)로 보이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 불로장생하는 운명을 타고 난 겁니다. 바로 ‘가상 인간’이기때문입니다.


가상 인간 ‘로지’
■ ‘가상 인간’ 로지, 광고 반응 폭발적…환경 캠페인까지 동참

가상 인간 ‘오로지’는 지난 7월 한 보험사의 광고 모델이 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진짜 사람인 줄 알았다’는 놀라움과 함께 유튜브에서 광고 2건의 조회 수가 1,500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섭외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지난달에는 한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 광고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호텔 마케팅 모델로도 각광 받고 있습니다. 로지는 코로나19 시국에도 노마스크로 호텔을 활보할 수 있습니다.

수익을 내는 활동만 하는 건 아닙니다. 로지는 자신의 영향력 바탕으로 환경 보호 캠페인에도 참여했습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와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하는 ‘노플라스틱 챌린지’ 등 비영리단체의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가상 인간 ‘루시’
■ 피부 솜털까지 재현한 가상 인간, 실존 인물로 착각할 정도로 정교

레깅스를 입고 잠수교에서 조깅을 하는 한 여성의 뒷모습. 평범해 보이는 이 사진 한 장이 얼마전 SNS 상에서 회자가 됐습니다.

운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스타 계정에 올렸을 법한 사진이지만, 이 사진은 실제 촬영한 것이 아닙니다. 사진 속 여성이 실제 인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름은 ‘루시’. 국내 홈쇼핑 회사가 만들어낸 가상 인간 쇼호스트입니다. 루시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살 디자인 연구원으로 SNS 팔로워 2만 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 홈쇼핑 회사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가상 인간으로 피부 솜털까지 보이도록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이 활용됐습니다.

루시는 가상 스튜디오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고객과 소통하며 직접 판매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인공지능 기반 음성 표현 기술에 움직임까지 더해 가상 상담원으로 활동 반경도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인간 쇼호스트와 같은 역할을 해내는 겁니다.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여성 AI 앵커
■ 기술 진보로 점차 진화… 기상캐스터와 앵커까지 이미 등장

중국 신화통신에서는 이미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남성과 여성 앵커를 개발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여성 AI 아나운서인 신 샤오멍은 신화통신의 실제 앵커인 취 멍의 외모를 본 따 제작했고 그 전에 먼저 등장했던 남성 아나운서 추 하오에 비해 훨씬 자연스러운 표정과 말투가 특징입니다.

인공지능으로 개발된 아나운서는 기자들이 컴퓨터에 기사를 입력하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따라 실제 인간처럼 방송을 하게 됩니다. 신화통신은 “하루 24시간, 언제든 방송에 투입할 수 있는 데다 스튜디오와 카메라, 조명 등이 필요하지 않아서 제작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교하게 피부에 난 솜털까지 재현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지는 못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을 통해 흡사 실제로 먹고 마시고 생활하는 사람이라고 착각할 만큼 생생한 현실 인간의 모습을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가상 인간 ‘김래아’
■ 사생활 문제 없고 시공간 제약없이 활동…“메타버스로 시장 확대 예상”

가상 인간의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세계최대 ITㆍ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국내 가전업체가 공개한 가상 인간 ‘김래아’는 한국인 23살 음악가로 소개됐지만, 유창한 영어로 쇼를 진행했습니다. 또 인공 지능 기술을 활용해 국내 기업이 개발한 가상 인간 ‘네온’은 기상 캐스터의 역할을 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가상 인간을 활용한 시장의 규모는 점차 커질 전망입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상 인간 모델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기업 브랜드 가치에 맞게 콘셉트화 하기 쉽고, 좋지 않은 문제에 휘말리는 등 사생활 문제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이를 먹지 않아 활동 기간도 길고 어떤 환경에서도 원하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metaverse)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가상 인간을 하나의 생명체로 취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화면 출처 : ‘rozy.gram’ ‘here.me.lucy’ ‘reahkeem’ 인스타그램, ‘New China T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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