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오성홍기’든 타이완 연예인 vs 야스쿠니 간 중국 연예인…한 달 사이 12명 퇴출

입력 2021.09.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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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성홍기를 들고 있는 타이완 출신 연예인 탕위저 (출처: 탕위저 웨이보)중국 오성홍기를 들고 있는 타이완 출신 연예인 탕위저 (출처: 탕위저 웨이보)

“애국(愛國)의 남신(男神)”
“긍정적 에너지 가득, 화이팅”
“탕위저와 함께 공산당 역사를 배우자”

최근 타이완 출신 연예인 탕위저(唐禹哲) 웨이보에 올라온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 가운데 일부입니다.

탕위저는 타이완 출신으로 가수 겸 영화배우, 사회자로 활동하는 연예인입니다.

그가 최근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옛 혁명가들의 분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들이 있어 오늘날 우리의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라고 적었습니다.

탕위저 웨이보탕위저 웨이보

■타이완 출신 연예인 ‘오성홍기’들고 ... 칭찬 일색

탕위저는 동행한 사람들과 함께 “당의 역사를 배우고, 당의 고마움을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창작활동‘이란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찍은 사진도 올렸습니다.

탕위저가 사진을 찍은 곳은 중국 푸젠성의 고전(古田)이라는 마을입니다.

이곳에서는 1929년 중공 홍4군 제9차 대표회의가 열렸습니다.

고전회의라 불리는 이 회의에서 ’사상으로 당을 건설하고 정치로 군대를 건설하는 원칙‘을 확립했다며 중국은 중요 회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이 같은 탕위저 관련 소식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중국인들의 반응이 뜨거운 데 비해 타이완 매체들은 싸늘합니다.

”타이완으로 돌아올 필요가 없다“
”위안화가 그렇게 향기로운가?“
”대륙에서 퇴출될까봐 두려워하는 것“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에 따르면 탕위저는 2016년부터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타이완과 중국의 관계만큼 한 연예인의 행동에 대해 양측의 극명한 입장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탕위저의 경우와는 반대로 중국에서 싸늘한 반응을 받고 있는 중국 연예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장저한 (출처:바이두)장저한 (출처:바이두)

■야스쿠니서 사진 찍은 중국 배우 ... 계약 파기 줄이어

무협 판타지 드라마 ’산허링‘(山河令)으로 유명해진 중국 배우 장저한(張哲瀚)은 사진 한 장이 공개되면서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당했습니다.

2018년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찍은 사진이 지난달 인터넷에 올라와 네티즌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물론 CCTV 등 관영 매체들이 잇따라 정저한을 거론하며 비난 행렬에 나섰습니다.

장저한은 다음날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파장은 수그러들지 않아 광고가 끊기고 25개 넘는 기업과의 계약이 파기됐습니다.

인민일보는 논평에서 ”공인으로서 역사의식이 부족하고 민족의 고난에 대해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민족의 대의와 관련된 어떠한 도전도 용납할 수 없고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력한 논조로 장저한을 비판했습니다.

■중국 연예계 긴장 속 한 달 사이 12명 퇴출

올해 들어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국가안보 심사, 교육계의 사교육 금지에 이어 연예계를 겨냥한 고강도 규제에 중국 연예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크리스 (출처:바이두)크리스 (출처:바이두)

최근 한 달 사이 각종 행위 등으로 연예계에서 사라진 중국 연예인들이 1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돌 그룹 엑소 전 멤버였던 크리스(중국명 우이판, 吳亦凡)이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구속 이후 크리스와 관련된 영상 190만 개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첸펑 (출처: 바이두)첸펑 (출처: 바이두)

후난성 위성TV 오락프로그램인 《天天向上》진행자이자 배우인 첸펑(钱枫) 역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호소문이 인터넷에 올라온 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적벽대전‘으로 유명한 배우 자오웨이(趙薇)는 2001년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복장으로 논란을 촉발시켰는데 최근 탈세 등의 혐의로 그녀의 작품이 각종 온라인에서 사라졌습니다,

자오웨이 (출처: 바이두)자오웨이 (출처: 바이두)

자오웨이는 ’프랑스에 있다‘, ’중국에 있다‘는 등 아직 소재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올해 중국 연예계 파문의 시발점이 됐던 정솽(郑爽)은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낳은 아이를 버렸다 퇴출당했는데 최근에는 중국 세무당국으로부터 고액 출연료를 받고 숨긴 혐의로 2억 9천900만 위안(우리 돈 약 540억 원) 을 부과받기도 했습니다.

정솽 (출처: 바이두)정솽 (출처: 바이두)

각종 파문으로 퇴출당한 연예인들에 대해 중국 네티즌 대부분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 연예계 재정비“ 중국 정부 정책에 수긍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새로운 규제... 끝은 어디?

’연예인 팬덤 철퇴‘, ’인기챠트 삭제‘, ’고액출연료 불가‘, ’시진핑 사상 교육‘, ’냥파오(娘炮)-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퇴출‘...

하루가 멀다 하고 최근 나온 연예계 관련 조치들입니다.

지난 2일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문예프로그램과 인원관리‘ 에 대한 통지문을 발표했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내용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법을 위반하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 출연 금지,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방송 금지, 스타와 자녀가 함께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금지, 불량 팬덤문화 단속, 오디션 프로그램 장외 투표 금지, 고가의 출연료 금지, 탈세 엄중 처벌.

대신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 혁명문화, 사회주의 선진문화 고취‘ 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절대로 용납 못 하고, 팬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의 언행과 일거수 일투족이 청소년들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앞으로 철저한 단속을 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연예계의 정풍이 본격화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1국가 2체제‘를 내세우며 홍콩이나 타이완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가 중국 오성홍기를 들고 사진을 찍은 타이완 출신 탕위저의 사례를 소개한 것을 보면 미루어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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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오성홍기’든 타이완 연예인 vs 야스쿠니 간 중국 연예인…한 달 사이 12명 퇴출
    • 입력 2021-09-05 08:00:04
    특파원 리포트
중국 오성홍기를 들고 있는 타이완 출신 연예인 탕위저 (출처: 탕위저 웨이보)
“애국(愛國)의 남신(男神)”
“긍정적 에너지 가득, 화이팅”
“탕위저와 함께 공산당 역사를 배우자”

최근 타이완 출신 연예인 탕위저(唐禹哲) 웨이보에 올라온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 가운데 일부입니다.

탕위저는 타이완 출신으로 가수 겸 영화배우, 사회자로 활동하는 연예인입니다.

그가 최근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옛 혁명가들의 분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들이 있어 오늘날 우리의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라고 적었습니다.

탕위저 웨이보
■타이완 출신 연예인 ‘오성홍기’들고 ... 칭찬 일색

탕위저는 동행한 사람들과 함께 “당의 역사를 배우고, 당의 고마움을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창작활동‘이란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찍은 사진도 올렸습니다.

탕위저가 사진을 찍은 곳은 중국 푸젠성의 고전(古田)이라는 마을입니다.

이곳에서는 1929년 중공 홍4군 제9차 대표회의가 열렸습니다.

고전회의라 불리는 이 회의에서 ’사상으로 당을 건설하고 정치로 군대를 건설하는 원칙‘을 확립했다며 중국은 중요 회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이 같은 탕위저 관련 소식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중국인들의 반응이 뜨거운 데 비해 타이완 매체들은 싸늘합니다.

”타이완으로 돌아올 필요가 없다“
”위안화가 그렇게 향기로운가?“
”대륙에서 퇴출될까봐 두려워하는 것“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에 따르면 탕위저는 2016년부터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타이완과 중국의 관계만큼 한 연예인의 행동에 대해 양측의 극명한 입장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탕위저의 경우와는 반대로 중국에서 싸늘한 반응을 받고 있는 중국 연예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장저한 (출처:바이두)
■야스쿠니서 사진 찍은 중국 배우 ... 계약 파기 줄이어

무협 판타지 드라마 ’산허링‘(山河令)으로 유명해진 중국 배우 장저한(張哲瀚)은 사진 한 장이 공개되면서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당했습니다.

2018년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찍은 사진이 지난달 인터넷에 올라와 네티즌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물론 CCTV 등 관영 매체들이 잇따라 정저한을 거론하며 비난 행렬에 나섰습니다.

장저한은 다음날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파장은 수그러들지 않아 광고가 끊기고 25개 넘는 기업과의 계약이 파기됐습니다.

인민일보는 논평에서 ”공인으로서 역사의식이 부족하고 민족의 고난에 대해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민족의 대의와 관련된 어떠한 도전도 용납할 수 없고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력한 논조로 장저한을 비판했습니다.

■중국 연예계 긴장 속 한 달 사이 12명 퇴출

올해 들어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국가안보 심사, 교육계의 사교육 금지에 이어 연예계를 겨냥한 고강도 규제에 중국 연예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크리스 (출처:바이두)
최근 한 달 사이 각종 행위 등으로 연예계에서 사라진 중국 연예인들이 1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돌 그룹 엑소 전 멤버였던 크리스(중국명 우이판, 吳亦凡)이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구속 이후 크리스와 관련된 영상 190만 개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첸펑 (출처: 바이두)
후난성 위성TV 오락프로그램인 《天天向上》진행자이자 배우인 첸펑(钱枫) 역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호소문이 인터넷에 올라온 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적벽대전‘으로 유명한 배우 자오웨이(趙薇)는 2001년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복장으로 논란을 촉발시켰는데 최근 탈세 등의 혐의로 그녀의 작품이 각종 온라인에서 사라졌습니다,

자오웨이 (출처: 바이두)
자오웨이는 ’프랑스에 있다‘, ’중국에 있다‘는 등 아직 소재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올해 중국 연예계 파문의 시발점이 됐던 정솽(郑爽)은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낳은 아이를 버렸다 퇴출당했는데 최근에는 중국 세무당국으로부터 고액 출연료를 받고 숨긴 혐의로 2억 9천900만 위안(우리 돈 약 540억 원) 을 부과받기도 했습니다.

정솽 (출처: 바이두)
각종 파문으로 퇴출당한 연예인들에 대해 중국 네티즌 대부분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 연예계 재정비“ 중국 정부 정책에 수긍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새로운 규제... 끝은 어디?

’연예인 팬덤 철퇴‘, ’인기챠트 삭제‘, ’고액출연료 불가‘, ’시진핑 사상 교육‘, ’냥파오(娘炮)-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퇴출‘...

하루가 멀다 하고 최근 나온 연예계 관련 조치들입니다.

지난 2일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문예프로그램과 인원관리‘ 에 대한 통지문을 발표했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내용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법을 위반하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 출연 금지,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방송 금지, 스타와 자녀가 함께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금지, 불량 팬덤문화 단속, 오디션 프로그램 장외 투표 금지, 고가의 출연료 금지, 탈세 엄중 처벌.

대신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 혁명문화, 사회주의 선진문화 고취‘ 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절대로 용납 못 하고, 팬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의 언행과 일거수 일투족이 청소년들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앞으로 철저한 단속을 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연예계의 정풍이 본격화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1국가 2체제‘를 내세우며 홍콩이나 타이완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가 중국 오성홍기를 들고 사진을 찍은 타이완 출신 탕위저의 사례를 소개한 것을 보면 미루어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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