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화 원하지 않는 시진핑…개인숭배 강화로 장기집권行”

입력 2021.09.06 (21:23) 수정 2021.09.0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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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정주영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 화상연결
- "시진핑, '공동부유' 명목 전방위 통제"
- "中, 자본논리·서구 문화에 위기의식"
- "'시진핑 사상' 교육…개인숭배 강화"
- "통제 강화? 장기집권 정당성 확보용"
- "中 인민, 경제성장·위상강화에 설득돼"
- "큰 실수 없다면, 1당 독점 당분간 지속될 것"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9월 6일(월) 14:0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김민지 기자
■ 인터뷰 : 정주영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

신지혜>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광전총국이 새로 발표한 규제입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 연예인 육아프로, 고액 출연료도 금지합니다. 또 화장을 하는 남성 연예인들의 출연도 부적절하다며 규제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전문가와 함께 알아봅니다. 정주영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정주영> 네. 안녕하십니까?

신지혜> 교수님,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에서 사진을 몇 장 봤는데 규제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가 실시되고 있는 건가요?

정주영> 실질적으로 전방위적으로 이렇게 사상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건 사실이고요. 단순히 연예계나 문화계뿐 아니라, 교육이나 다른 분야들까지도 여러 가지 통제들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근본적으로 보면 지금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동 부유'라는 정책적 방향과 같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사회주의적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정풍운동(整風運動), 즉 비도덕적이거나 합법적이지 않거나 문란하다라고 평가받는 것을 규제하고, "사회주의적이고 중국식의 어떤 수준 높은 문화를 지향하겠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베이징 EPA=연합뉴스) 이달 2일 중국 방송규제기구 국가광전총국은 “기형적인 미적 기준을 결연히 근절한다”면서 화장을 하고 화려하게 꾸민 남성 연예인을 TV에서 퇴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광전총국은 이밖에도 ‘왕훙’으로 불리는 온라인 인플루언서 규제, 오디션 프로그램과 연예인 자녀의 육아예능 금지, 과도한 팬덤문화 근절을 선언했다.(베이징 EPA=연합뉴스) 이달 2일 중국 방송규제기구 국가광전총국은 “기형적인 미적 기준을 결연히 근절한다”면서 화장을 하고 화려하게 꾸민 남성 연예인을 TV에서 퇴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광전총국은 이밖에도 ‘왕훙’으로 불리는 온라인 인플루언서 규제, 오디션 프로그램과 연예인 자녀의 육아예능 금지, 과도한 팬덤문화 근절을 선언했다.

신지혜> '공동 부유', 시진핑의 공산당이 '다 같이 잘살자'고 추진하는 건데, 이런 차원에서 연예계 고가출연료를 규제하면서 동시에 중국답지 못한 서구 문화를 좀 배척하고 싶은 것이라고 해석을 하면 될까요?

정주영> 그렇죠.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 시장이 상당히 중요한 기능을 하지 않습니까? 모든 것들이 시장과 자본의 논리대로 많은 것들이 움직이고 있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교정해서 보다 평균주의적인 사회로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신지혜> 그러면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활동이라든지 한국 엔터기업의 중국진출은 규제가 많이 될 수 있겠네요?

정주영> 한국도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소프트파워라고 하죠, 중국은 서구의 자유민주주의적 사상과 문화가 중국에 유입돼서 천천히 중국을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공산당 지배 체제까지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항상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속성도 중국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민족공작회의에서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3월 국가주석 연임을 2회(최대 10년)로 제한하는 헌법규정을 삭제하면서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했다.(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민족공작회의에서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3월 국가주석 연임을 2회(최대 10년)로 제한하는 헌법규정을 삭제하면서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했다.

신지혜> 위협을 느끼고 그래서 내부통제가 강해진다는 건데, 중국 학생들이 이번 학기부터 '시진핑 사상'이라는 과목을 듣게 된다고 들었거든요. 지도자의 사상을 공부하는게 중국에서는 일반적인가요?

정주영> 중국은 기존에 모든 지도자가 자기들의 사상을 만들고 발표를 해왔어요.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장쩌민 집권기에는 '3개 대표론', 후진타오는 '과학적 발전관'. 전 인민이 다 같이 학습하고 지켜야 하는 원칙처럼 제시됐었죠. 그런데 이번에 좀 독특하게 봐야 되는 부분이, 그 전 지도자들은 덩샤오핑이나 마오쩌둥 외에는 개인의 이름을 넣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시진핑 사상'이라는 이름이 붙고, 그것을 교육과정에 철저히 녹여낸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시진핑 중심의 개인 독재, 개인 숭배 강화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진핑 사상'에는 사회주의가 명시돼 있거든요. 개혁개방 이후에 자본화, 시장화, 민영화되어왔던 중국이 사회주의로 본격적 방향전환을 했다는 측면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신지혜> 시진핑 주석 지금 3연임 하려고 하잖아요. 내년에 결정되는데, 사실 3연임 거의 확정됐다고 봐도 되는 상황인가요?

(EPA=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중국 상하이 거리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이 걸려 있다. 중국 학생들은 이번 학기부터 ‘시진핑 사상’ 과목을 배운다. 중국 교육당국은 청소년에게 마르크스주의를 교육하고 노동자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정규 교과목으로 시진핑 주석의 사상을 가르친다고 설명했다.(EPA=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중국 상하이 거리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이 걸려 있다. 중국 학생들은 이번 학기부터 ‘시진핑 사상’ 과목을 배운다. 중국 교육당국은 청소년에게 마르크스주의를 교육하고 노동자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정규 교과목으로 시진핑 주석의 사상을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정주영> 100%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대다수 중국 전문가들이 시진핑 3연임이 확실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국가주석이 원래는 2연임까지만 됐는데 2018년 개헌이 되면서 3연임이 될 수 있게 된 거죠? 그러면 이론적으론 횟수 제한 없이 연임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정주영> 지금 공산당 당규는 총서기의 종신은 할 수 없게 만들어놨거든요. 마오쩌둥이 종신집권을 하면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일단은 총서기 직위 규제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여건이 가능하다면 연임이 일정 정도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지혜> 지금 시진핑 주석이 국가주석이면서 중국 공산당의 총서기를 겸임하고 있는 거잖아요. 국가수반으로 선출되면 총서기 연임도 그대로 연장되는 건가요?

정주영> 순서가 좀 다른데요. 우선 공산당 총서기를 선임하고 그 총서기가 국가주석직을 위임받게 되어 있습니다. 2022년 가을에 20차 공산당 당 대회가 열리고, 그 당대회에서 시진핑이 총서기가 되면 그 다음해인 2023년에 우리나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가 열려서 그 자리에서 국가주석이 되는 거죠.

(EPA=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학생들이 서로 붉은 스카프(홍링진)를 매주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학생들이 서로 붉은 스카프(홍링진)를 매주고 있다.

신지혜> 그런데 연임 기반이 확실하다면 이렇게까지 강도 높은 내부통제를 해야 될까 하는 의문이 좀 들거든요.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주영> 지금 3연임이 확실시 된다는 거지 100% 보장은 아니거든요. 중국이 집단 지도체제예요. 총서기 1인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 최고 권력층인 정책상무위원 7인이 있고 아직 공산당 원로들의 영향력도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합의가 이루어져야 되는 거죠. 시진핑 총서기가 강력한 권력기반을 장악할 수는 있겠지만, 그들을 다 통합해서 완전히 합의하기까지는 상당히 노력이 필요할 거로 생각합니다. 공산당 최고지도부들의 실질적인 권력투쟁에 대해서는 들려오는 말들은 많지만, 어느 것이 맞는지 정확히 얘기할 수는 없거든요. 하지만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신지혜> 네.

정주영> 그리고 중국이 권위주의 국가이기는 하지만, 점점 중국 인민의 지지와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에 인민에게 국가 비전을 보여주고 시진핑이 연임을 해야 하는 정당성과 명분을 충분히 보여줘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사회주의 공동 부유의 상을 제시하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은 현재의 시진핑 총서기만 할 수 있다는 부분을 보여주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지혜> 중국의 이런 강화된 내부통제가 한국과의 관계, 또 나아가 미국과의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정주영> 한국은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 국가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지금처럼 강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한국도 중국하고의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하기가 일정 부분에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미국은 경제, 무역부터 가치 부분까지 언급하고 있고 그 분야를 확장해 갔기 때문에, 중국이 권위주의를 강화할수록 특히 미중 패권경쟁 하에서는 조금 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린즈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일 티베트 자치구 린즈공항에 도착해 환영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후 처음으로 21~23일 사흘간 티베트를 공개 시찰했다.(린즈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일 티베트 자치구 린즈공항에 도착해 환영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후 처음으로 21~23일 사흘간 티베트를 공개 시찰했다.

신지혜> 실제로 저는 광전총국이 발표한 규제나 중국당국이 기업에게 부과하는 부담들이 생소하게 느껴지기는 하거든요. 이런 권위주의 통치체제. 그러니까 일당 독점체제가 앞으로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중국 사회 내부에서도 변화가 좀 감지가 되고 있나요?

정주영> 지금처럼 강압적인 일당 독재체제에 대해서는 반대가 있기 마련이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경제성장이나 글로벌 위상강화, 시진핑 정부가 제시한 '중국몽' 등 비전이 중국 인민에게 상당히 설득력있고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건은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이 내세운 비전을 얼마만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느냐 같습니다. 국가경영에 있어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중국 인민들이 공산당에 대한 지금같은 지지를 쉽게 접지를 않을 것 같다. 그런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알겠습니다. 중국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여쭤봐야 될 것 같아요. 또 말씀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주영> 네. 감사합니다.

신지혜> 네. 지금까지 정주영 인천대 중국 학술원 교수와 함께 중국 내부의 강화되는 통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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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6 21:23:17
    • 수정2021-09-09 09: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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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9월 6일(월) 14:0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김민지 기자
■ 인터뷰 : 정주영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

신지혜>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광전총국이 새로 발표한 규제입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 연예인 육아프로, 고액 출연료도 금지합니다. 또 화장을 하는 남성 연예인들의 출연도 부적절하다며 규제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전문가와 함께 알아봅니다. 정주영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정주영> 네. 안녕하십니까?

신지혜> 교수님,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에서 사진을 몇 장 봤는데 규제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가 실시되고 있는 건가요?

정주영> 실질적으로 전방위적으로 이렇게 사상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건 사실이고요. 단순히 연예계나 문화계뿐 아니라, 교육이나 다른 분야들까지도 여러 가지 통제들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근본적으로 보면 지금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동 부유'라는 정책적 방향과 같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사회주의적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정풍운동(整風運動), 즉 비도덕적이거나 합법적이지 않거나 문란하다라고 평가받는 것을 규제하고, "사회주의적이고 중국식의 어떤 수준 높은 문화를 지향하겠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베이징 EPA=연합뉴스) 이달 2일 중국 방송규제기구 국가광전총국은 “기형적인 미적 기준을 결연히 근절한다”면서 화장을 하고 화려하게 꾸민 남성 연예인을 TV에서 퇴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광전총국은 이밖에도 ‘왕훙’으로 불리는 온라인 인플루언서 규제, 오디션 프로그램과 연예인 자녀의 육아예능 금지, 과도한 팬덤문화 근절을 선언했다.
신지혜> '공동 부유', 시진핑의 공산당이 '다 같이 잘살자'고 추진하는 건데, 이런 차원에서 연예계 고가출연료를 규제하면서 동시에 중국답지 못한 서구 문화를 좀 배척하고 싶은 것이라고 해석을 하면 될까요?

정주영> 그렇죠.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 시장이 상당히 중요한 기능을 하지 않습니까? 모든 것들이 시장과 자본의 논리대로 많은 것들이 움직이고 있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교정해서 보다 평균주의적인 사회로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신지혜> 그러면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활동이라든지 한국 엔터기업의 중국진출은 규제가 많이 될 수 있겠네요?

정주영> 한국도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소프트파워라고 하죠, 중국은 서구의 자유민주주의적 사상과 문화가 중국에 유입돼서 천천히 중국을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공산당 지배 체제까지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항상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속성도 중국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민족공작회의에서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3월 국가주석 연임을 2회(최대 10년)로 제한하는 헌법규정을 삭제하면서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했다.
신지혜> 위협을 느끼고 그래서 내부통제가 강해진다는 건데, 중국 학생들이 이번 학기부터 '시진핑 사상'이라는 과목을 듣게 된다고 들었거든요. 지도자의 사상을 공부하는게 중국에서는 일반적인가요?

정주영> 중국은 기존에 모든 지도자가 자기들의 사상을 만들고 발표를 해왔어요.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장쩌민 집권기에는 '3개 대표론', 후진타오는 '과학적 발전관'. 전 인민이 다 같이 학습하고 지켜야 하는 원칙처럼 제시됐었죠. 그런데 이번에 좀 독특하게 봐야 되는 부분이, 그 전 지도자들은 덩샤오핑이나 마오쩌둥 외에는 개인의 이름을 넣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시진핑 사상'이라는 이름이 붙고, 그것을 교육과정에 철저히 녹여낸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시진핑 중심의 개인 독재, 개인 숭배 강화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진핑 사상'에는 사회주의가 명시돼 있거든요. 개혁개방 이후에 자본화, 시장화, 민영화되어왔던 중국이 사회주의로 본격적 방향전환을 했다는 측면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신지혜> 시진핑 주석 지금 3연임 하려고 하잖아요. 내년에 결정되는데, 사실 3연임 거의 확정됐다고 봐도 되는 상황인가요?

(EPA=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중국 상하이 거리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이 걸려 있다. 중국 학생들은 이번 학기부터 ‘시진핑 사상’ 과목을 배운다. 중국 교육당국은 청소년에게 마르크스주의를 교육하고 노동자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정규 교과목으로 시진핑 주석의 사상을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정주영> 100%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대다수 중국 전문가들이 시진핑 3연임이 확실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국가주석이 원래는 2연임까지만 됐는데 2018년 개헌이 되면서 3연임이 될 수 있게 된 거죠? 그러면 이론적으론 횟수 제한 없이 연임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정주영> 지금 공산당 당규는 총서기의 종신은 할 수 없게 만들어놨거든요. 마오쩌둥이 종신집권을 하면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일단은 총서기 직위 규제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여건이 가능하다면 연임이 일정 정도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지혜> 지금 시진핑 주석이 국가주석이면서 중국 공산당의 총서기를 겸임하고 있는 거잖아요. 국가수반으로 선출되면 총서기 연임도 그대로 연장되는 건가요?

정주영> 순서가 좀 다른데요. 우선 공산당 총서기를 선임하고 그 총서기가 국가주석직을 위임받게 되어 있습니다. 2022년 가을에 20차 공산당 당 대회가 열리고, 그 당대회에서 시진핑이 총서기가 되면 그 다음해인 2023년에 우리나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가 열려서 그 자리에서 국가주석이 되는 거죠.

(EPA=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학생들이 서로 붉은 스카프(홍링진)를 매주고 있다.
신지혜> 그런데 연임 기반이 확실하다면 이렇게까지 강도 높은 내부통제를 해야 될까 하는 의문이 좀 들거든요.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주영> 지금 3연임이 확실시 된다는 거지 100% 보장은 아니거든요. 중국이 집단 지도체제예요. 총서기 1인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 최고 권력층인 정책상무위원 7인이 있고 아직 공산당 원로들의 영향력도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합의가 이루어져야 되는 거죠. 시진핑 총서기가 강력한 권력기반을 장악할 수는 있겠지만, 그들을 다 통합해서 완전히 합의하기까지는 상당히 노력이 필요할 거로 생각합니다. 공산당 최고지도부들의 실질적인 권력투쟁에 대해서는 들려오는 말들은 많지만, 어느 것이 맞는지 정확히 얘기할 수는 없거든요. 하지만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신지혜> 네.

정주영> 그리고 중국이 권위주의 국가이기는 하지만, 점점 중국 인민의 지지와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에 인민에게 국가 비전을 보여주고 시진핑이 연임을 해야 하는 정당성과 명분을 충분히 보여줘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사회주의 공동 부유의 상을 제시하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은 현재의 시진핑 총서기만 할 수 있다는 부분을 보여주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지혜> 중국의 이런 강화된 내부통제가 한국과의 관계, 또 나아가 미국과의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정주영> 한국은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 국가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지금처럼 강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한국도 중국하고의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하기가 일정 부분에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미국은 경제, 무역부터 가치 부분까지 언급하고 있고 그 분야를 확장해 갔기 때문에, 중국이 권위주의를 강화할수록 특히 미중 패권경쟁 하에서는 조금 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린즈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일 티베트 자치구 린즈공항에 도착해 환영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후 처음으로 21~23일 사흘간 티베트를 공개 시찰했다.
신지혜> 실제로 저는 광전총국이 발표한 규제나 중국당국이 기업에게 부과하는 부담들이 생소하게 느껴지기는 하거든요. 이런 권위주의 통치체제. 그러니까 일당 독점체제가 앞으로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중국 사회 내부에서도 변화가 좀 감지가 되고 있나요?

정주영> 지금처럼 강압적인 일당 독재체제에 대해서는 반대가 있기 마련이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경제성장이나 글로벌 위상강화, 시진핑 정부가 제시한 '중국몽' 등 비전이 중국 인민에게 상당히 설득력있고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건은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이 내세운 비전을 얼마만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느냐 같습니다. 국가경영에 있어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중국 인민들이 공산당에 대한 지금같은 지지를 쉽게 접지를 않을 것 같다. 그런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알겠습니다. 중국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여쭤봐야 될 것 같아요. 또 말씀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주영> 네. 감사합니다.

신지혜> 네. 지금까지 정주영 인천대 중국 학술원 교수와 함께 중국 내부의 강화되는 통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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