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123년 전 ‘여권통문’ 되새기며…‘일·가정 양립’ 실질 조치 필요

입력 2021.09.07 (07:46) 수정 2021.09.0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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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KBS객원 해설위원(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여권통문.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입니다.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에 모인 약 3백 명의 여성들이 평등한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을 주요 내용으로 이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만든 미국의 여성운동보다 10년 앞선 것이었죠.

여권통문의 날인 9월 1일부터 오늘까지 일주일은 '양성평등주간'입니다.

여권통문이 발표된 지 123년이 지난 지금 한국사회는 양성평등에 얼마나 다가와 있을까요?

최근 발표된 통계수치로 가늠해 보겠습니다. 남녀 평균 임금 격차는 약 36%포인트였습니다.

남성이 100만 원 받을 때 여성은 64만 원을 받는다는 얘깁니다.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격차가 가장 큽니다.

여성 고용률은 남성 고용률보다 약 19%포인트 낮았지만 비정규직에서는 여성이 15.6%포인트 높았고 저임금 노동에서도 여성이 12.1%포인트 높았습니다.

여성은 안정적인 고용 기회가 적고, 비정규직에 그리고 임금이 낮은 직종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이죠.

여성 고용률을 연령대별로 살피니 20대 후반에 가장 높았다가 40대 후반에 다시 높아지는 M자형으로 나타났는데요, 짐작하시는 대로 30대에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는 여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가사노동, 돌봄노동 부담도 큽니다.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은 하루 평균 3시간 집안일을 하는데 남성은 54분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여성만 일을 나가는 외벌이 가구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매일 37분 더 집안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통계치는 우리 사회가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지속 가능한 양성평등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보여줍니다.

특히 일과 가정의 양립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튼튼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정책적 노력은 물론 기업들의 적극적 조치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아울러 각 가정과 사회구성원 모두가 성 평등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노력도 절실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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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9-07 07: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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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KBS객원 해설위원(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여권통문.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입니다.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에 모인 약 3백 명의 여성들이 평등한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을 주요 내용으로 이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만든 미국의 여성운동보다 10년 앞선 것이었죠.

여권통문의 날인 9월 1일부터 오늘까지 일주일은 '양성평등주간'입니다.

여권통문이 발표된 지 123년이 지난 지금 한국사회는 양성평등에 얼마나 다가와 있을까요?

최근 발표된 통계수치로 가늠해 보겠습니다. 남녀 평균 임금 격차는 약 36%포인트였습니다.

남성이 100만 원 받을 때 여성은 64만 원을 받는다는 얘깁니다.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격차가 가장 큽니다.

여성 고용률은 남성 고용률보다 약 19%포인트 낮았지만 비정규직에서는 여성이 15.6%포인트 높았고 저임금 노동에서도 여성이 12.1%포인트 높았습니다.

여성은 안정적인 고용 기회가 적고, 비정규직에 그리고 임금이 낮은 직종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이죠.

여성 고용률을 연령대별로 살피니 20대 후반에 가장 높았다가 40대 후반에 다시 높아지는 M자형으로 나타났는데요, 짐작하시는 대로 30대에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는 여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가사노동, 돌봄노동 부담도 큽니다.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은 하루 평균 3시간 집안일을 하는데 남성은 54분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여성만 일을 나가는 외벌이 가구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매일 37분 더 집안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통계치는 우리 사회가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지속 가능한 양성평등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보여줍니다.

특히 일과 가정의 양립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튼튼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정책적 노력은 물론 기업들의 적극적 조치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아울러 각 가정과 사회구성원 모두가 성 평등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노력도 절실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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