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대행 내각’ 발표…수반에 ‘경량급’ 모하마드 하산

입력 2021.09.08 (02:42) 수정 2021.09.08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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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정부의 윤곽을 발표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7일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수반에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등 새 내각의 주요 명단을 공개했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정부 수반에 오른 하산은 탈레반이 결성된 남부 칸다하르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탈레반의 최고위원회를 이끌어 온 인물입니다. 탈레반의 과거 통치기(1996∼2001년)에는 외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맡기도 했습니다.

다만 하산은 그간 군사 업무보다는 주로 종교 분야를 맡아 이끈 것으로 알려져, 유력한 수반 후보로 거론됐던 압둘 가니 바라다르에 비해 '경량급 지도자'로 분류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유력한 수반 후보였던 바라다르는 부수반에 임명돼 부총리급 역할을 맡을 예정입니다.

탈레반 연계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내무부 장관에, 탈레반을 창설한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모하마드 야쿠브는 국방부 장관에 내정됐습니다.

한편 기자회견에서 대변인은 "내각 구성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힌 뒤, 이것은 '대행 내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내각은 '과도 정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뜻으로 분석됩니다.

탈레반은 지난 3일 정부 출범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정이 미뤄져왔습니다. 이에 대해 인도의 한 언론은 탈레반 내 분파 간 권력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탈레반은 그간 새 정부는 포용적으로 구성될 것이며 여성 인권도 존중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새 정부의 주요 보직에 이전 아프간 정부 출신 관료들도 포함될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특히 여성은 보직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난 탈레반은 지난 5월 미군의 본격적인 철군을 계기로 3개월 만에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기존 정부의 항복을 받아낸 뒤 정권을 잡았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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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9-08 02:43:00
    국제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정부의 윤곽을 발표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7일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수반에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등 새 내각의 주요 명단을 공개했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정부 수반에 오른 하산은 탈레반이 결성된 남부 칸다하르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탈레반의 최고위원회를 이끌어 온 인물입니다. 탈레반의 과거 통치기(1996∼2001년)에는 외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맡기도 했습니다.

다만 하산은 그간 군사 업무보다는 주로 종교 분야를 맡아 이끈 것으로 알려져, 유력한 수반 후보로 거론됐던 압둘 가니 바라다르에 비해 '경량급 지도자'로 분류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유력한 수반 후보였던 바라다르는 부수반에 임명돼 부총리급 역할을 맡을 예정입니다.

탈레반 연계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내무부 장관에, 탈레반을 창설한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모하마드 야쿠브는 국방부 장관에 내정됐습니다.

한편 기자회견에서 대변인은 "내각 구성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힌 뒤, 이것은 '대행 내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내각은 '과도 정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뜻으로 분석됩니다.

탈레반은 지난 3일 정부 출범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정이 미뤄져왔습니다. 이에 대해 인도의 한 언론은 탈레반 내 분파 간 권력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탈레반은 그간 새 정부는 포용적으로 구성될 것이며 여성 인권도 존중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새 정부의 주요 보직에 이전 아프간 정부 출신 관료들도 포함될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특히 여성은 보직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난 탈레반은 지난 5월 미군의 본격적인 철군을 계기로 3개월 만에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기존 정부의 항복을 받아낸 뒤 정권을 잡았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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