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별명은 ‘조 페라리’…월급 142만 원인데 재산은 214억

입력 2021.09.0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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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급 142만 원의 태국 경찰서장…조사 결과 재산은 214억 원

지난달 초, 마약 관련 용의자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6장이나 씌우고 고문하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39살의 티티산 우타나폰(Thitisant Uttanapon) 전 경찰서장.

그는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250킬로미터 쯤 떨어진 나콘사완의 경찰서장이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이달 초 파면돼 현재 기소된 상태입니다.

경찰 내부의 공익제보 영상을 통해 밝혀진대로, 20대 용의자가 제시한 뇌물 액수가 적다며 그 두 배인 200만 바트(7천만 원)를 내놓으라고 비닐봉지를 덧씌워 숨지게 한 사건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양파 껍질 벗겨지듯 속속 드러나는 티티산 전 서장의 어마어마한 재산 규모에 태국 사회가 연일 들썩이고 있습니다.

일간 방콕포스트는 어제(7일) 티티산 우타나폰(39) 전 경찰서장이 최소 6억 바트(약 214억 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재산은 용의자 체포 보상금과 고급 차량을 압류 경매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티티산 전 서장이 지난 2011년부터 약 7년간 압류와 처리 업무를 맡았던 밀반입 고급차가 무려 410대였다며, 이와 관련한 돈의 흐름을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6천만 바트, 우리 돈 21억 원이 넘는 그의 방콕 소재 호화 주택에서는 기존에 확인됐던 1억 바트, 36억 원 가량의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 차량 13대 외에도 또 다른 고급차 5대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티티산 전 서장이 4명의 다른 마약 용의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를 포함해 다른 비리 행위 의혹들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수사 결과는 태국의 국가반부패위원회에 이첩될 예정입니다.



■ 그의 별명은 ‘조 페라리’였다…그의 부(富)는 어디서 왔을까

용의자 고문 살해 사건 이후 현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티티산 서장의 월급은 4만 바트(약 142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최고급 승용차의 이름을 딴 “조 페라리”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티티산은 최근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북부 지역의 경찰 고위간부의 딸이자 유명 방송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지난 2014년엔 유명 여배우에게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대형 꽃다발을 건네며 프로포즈하는 영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 여배우는 당시 그가 현금으로 2억 3천만 바트(82억 원)를 주기로 약속했었다고 2017년 태국 언론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2009년 티티산은 부유한 가정의 여성과 결혼하여 상류 사회의 행사를 즐기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원래 부유했던 걸까? BBC 보도에 따르면, 방콕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티티산은 명문 육군사관학교 예비학교에 입학해 2003년에 졸업한 뒤 경찰 사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도 같은 행보였습니다. 두 기관 모두 태국에서 학생들이 미래의 군대, 경찰 지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티티산은 졸업 후 방콕의 마약진압반으로 들어갔고, 그 뒤 악명 높은 말레이시아 국경 인근 나라티왓에서 근무했습니다.

티티산은 그 뒤로 밀수 고급차 압수 업무를 맡습니다. 이 업무 또한 태국에서는 비리와 관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태국은 페라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등과 같은 슈퍼카에 300%의 높은 세금을 매기기 때문입니다.

태국에선 높은 세율 때문에 세관원에게 뇌물을 주고 차를 싼 가격으로 신고하거나 부품 조립 방식으로 수입하는 것처럼 꾸며 세금을 탈루하도록 편의를 봐주기도 하고, 외국에서 훔친 차를 들여오거나 밀수된 차량을 압수해 공개 입찰에 부치면서 “알선료” 명목으로 경찰이 차의 반값을 챙길 수도 있다는 겁니다.

태국 세관 관계자는 티티산 전 서장이 2011년부터 이러한 차량 368대를 압수했으며, 이로 인해 약 4억 바트(142억 원)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경로들을 통한 덕분이었을까? 태국의 고위 경찰 중 상당수는 정식 급여로는 모을 수 없는 수백만 달러의 자산을 신고한다고 합니다.

올해 포브스는 최근 은퇴한 위라차이 송메타(Wirachai Songmetta) 경찰청장을 태국의 36번째 부자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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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8 06:02:42
    취재K

■ 월급 142만 원의 태국 경찰서장…조사 결과 재산은 214억 원

지난달 초, 마약 관련 용의자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6장이나 씌우고 고문하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39살의 티티산 우타나폰(Thitisant Uttanapon) 전 경찰서장.

그는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250킬로미터 쯤 떨어진 나콘사완의 경찰서장이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이달 초 파면돼 현재 기소된 상태입니다.

경찰 내부의 공익제보 영상을 통해 밝혀진대로, 20대 용의자가 제시한 뇌물 액수가 적다며 그 두 배인 200만 바트(7천만 원)를 내놓으라고 비닐봉지를 덧씌워 숨지게 한 사건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양파 껍질 벗겨지듯 속속 드러나는 티티산 전 서장의 어마어마한 재산 규모에 태국 사회가 연일 들썩이고 있습니다.

일간 방콕포스트는 어제(7일) 티티산 우타나폰(39) 전 경찰서장이 최소 6억 바트(약 214억 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재산은 용의자 체포 보상금과 고급 차량을 압류 경매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티티산 전 서장이 지난 2011년부터 약 7년간 압류와 처리 업무를 맡았던 밀반입 고급차가 무려 410대였다며, 이와 관련한 돈의 흐름을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6천만 바트, 우리 돈 21억 원이 넘는 그의 방콕 소재 호화 주택에서는 기존에 확인됐던 1억 바트, 36억 원 가량의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 차량 13대 외에도 또 다른 고급차 5대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티티산 전 서장이 4명의 다른 마약 용의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를 포함해 다른 비리 행위 의혹들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수사 결과는 태국의 국가반부패위원회에 이첩될 예정입니다.



■ 그의 별명은 ‘조 페라리’였다…그의 부(富)는 어디서 왔을까

용의자 고문 살해 사건 이후 현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티티산 서장의 월급은 4만 바트(약 142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최고급 승용차의 이름을 딴 “조 페라리”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티티산은 최근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북부 지역의 경찰 고위간부의 딸이자 유명 방송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지난 2014년엔 유명 여배우에게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대형 꽃다발을 건네며 프로포즈하는 영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 여배우는 당시 그가 현금으로 2억 3천만 바트(82억 원)를 주기로 약속했었다고 2017년 태국 언론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2009년 티티산은 부유한 가정의 여성과 결혼하여 상류 사회의 행사를 즐기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원래 부유했던 걸까? BBC 보도에 따르면, 방콕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티티산은 명문 육군사관학교 예비학교에 입학해 2003년에 졸업한 뒤 경찰 사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도 같은 행보였습니다. 두 기관 모두 태국에서 학생들이 미래의 군대, 경찰 지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티티산은 졸업 후 방콕의 마약진압반으로 들어갔고, 그 뒤 악명 높은 말레이시아 국경 인근 나라티왓에서 근무했습니다.

티티산은 그 뒤로 밀수 고급차 압수 업무를 맡습니다. 이 업무 또한 태국에서는 비리와 관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태국은 페라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등과 같은 슈퍼카에 300%의 높은 세금을 매기기 때문입니다.

태국에선 높은 세율 때문에 세관원에게 뇌물을 주고 차를 싼 가격으로 신고하거나 부품 조립 방식으로 수입하는 것처럼 꾸며 세금을 탈루하도록 편의를 봐주기도 하고, 외국에서 훔친 차를 들여오거나 밀수된 차량을 압수해 공개 입찰에 부치면서 “알선료” 명목으로 경찰이 차의 반값을 챙길 수도 있다는 겁니다.

태국 세관 관계자는 티티산 전 서장이 2011년부터 이러한 차량 368대를 압수했으며, 이로 인해 약 4억 바트(142억 원)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경로들을 통한 덕분이었을까? 태국의 고위 경찰 중 상당수는 정식 급여로는 모을 수 없는 수백만 달러의 자산을 신고한다고 합니다.

올해 포브스는 최근 은퇴한 위라차이 송메타(Wirachai Songmetta) 경찰청장을 태국의 36번째 부자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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