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은 장기기증의 날입니다”

입력 2021.09.09 (10:31) 수정 2021.09.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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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의 마지막 순간, 희망 나눈 사람들

故 김정숙, 故 장재진, 故 김병수, 故 김현미, 故 권인숙.

이들은 ' 장기기증자'입니다.

왼쪽부터 故 김정숙, 故 장재진, 故 김병수, 故 김현미, 故 권인숙 씨.(전북대병원 제공)왼쪽부터 故 김정숙, 故 장재진, 故 김병수, 故 김현미, 故 권인숙 씨.(전북대병원 제공)
정확히는 올해 전북대병원 뇌사 장기기증자 가운데 유가족이 이름과 얼굴을 알려도 된다고 허락한 사람들입니다. 이들 5명은 세상을 떠나며 심장과 콩팥, 간 등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20명이 새로운 삶을 얻었습니다. 이 가운데 故김정숙, 故 김현미 씨는 뼈나 연골, 피부와 같은 조직도 기증했습니다. 기증한 조직은 많게는 환자 100명에게 전달됩니다.

이 밖에도 이름과 얼굴을 밝히지 않은 많은 이들이 뇌사 상태에서, 살아 있을 때, 혹은 숨진 뒤에 장기를 기증했습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코노스) 자료를 보면 장기 이식은 2001년 1,100건 정도에서 지난해 4,100여 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의술 발전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무엇보다 기증자들 덕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장기 이식 대기자는 3만 5천 명이 넘습니다. 받아야 할 사람이 줄 사람보다 훨씬 많습니다. 하루 평균 5명이, 이식을 기다렸지만 결국 못 받아 숨지고 있습니다.

■ 지난해 장기 기증 희망자 10년 새 최저…"코로나19 탓"

상황이 이렇지만 최근 장기 기증 희망자가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국내 장기 기증 희망자는 6만 7천여 명, 지난 10년 새 가장 적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장기기증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을 보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방문 접수가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뇌사 장기기증 보호자 동의율도 낮아졌습니다. 본인이 희망했더라도 실제 장기기증이 이뤄지려면 가족 등 보호자 동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보호자 동의율은 2016년 50%대에서 2019년 30%대로 줄었습니다. 관련 기관이 접촉한 보호자는 늘어났지만, 기증에 최종 동의하는 경우가 해마다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국내 뇌사 장기기증자는 인구 100만 명당 8명꼴. 49명꼴인 스페인이나 37명꼴인 미국보다 훨씬 적습니다. 결국, 살아 있는 가족 등으로부터 장기를 받는 사례가 늘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이 없거나 검사 결과가 적합하지 않으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려야 합니다. 하루 평균 5명이 이식을 기다리다 숨지는 이유입니다.

■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1명이 최대 9명 살려"

이 때문에 국민권익위는 올해 초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장기기증과 관련해 정부 역할을 구체화하고 기증자 예우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유가족 지원 사업을 강화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장기기증을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라는 뜻입니다. 기증자들을 추모하고 장기기증에 대해 알릴 수 있는 대규모 생명나눔 기념공원 조성도 제안했습니다.


정책만큼 중요한 건 참여입니다. 오늘은(9월 9일) ' 장기기증의 날'입니다. 뇌사자 한 명이 장기를 기증하면 많게는 9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장기기증 희망 등록은 16살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고 온라인이나 우편, 팩스로도 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에서 바로 등록할 수 있으며, 장기기증 기관 등 관련 정보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 바로가기

사람이 사람에게 남기는 최고의 유산, '장기기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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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9-09 10:42:14
    취재K
■ 생의 마지막 순간, 희망 나눈 사람들

故 김정숙, 故 장재진, 故 김병수, 故 김현미, 故 권인숙.

이들은 ' 장기기증자'입니다.

왼쪽부터 故 김정숙, 故 장재진, 故 김병수, 故 김현미, 故 권인숙 씨.(전북대병원 제공)정확히는 올해 전북대병원 뇌사 장기기증자 가운데 유가족이 이름과 얼굴을 알려도 된다고 허락한 사람들입니다. 이들 5명은 세상을 떠나며 심장과 콩팥, 간 등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20명이 새로운 삶을 얻었습니다. 이 가운데 故김정숙, 故 김현미 씨는 뼈나 연골, 피부와 같은 조직도 기증했습니다. 기증한 조직은 많게는 환자 100명에게 전달됩니다.

이 밖에도 이름과 얼굴을 밝히지 않은 많은 이들이 뇌사 상태에서, 살아 있을 때, 혹은 숨진 뒤에 장기를 기증했습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코노스) 자료를 보면 장기 이식은 2001년 1,100건 정도에서 지난해 4,100여 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의술 발전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무엇보다 기증자들 덕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장기 이식 대기자는 3만 5천 명이 넘습니다. 받아야 할 사람이 줄 사람보다 훨씬 많습니다. 하루 평균 5명이, 이식을 기다렸지만 결국 못 받아 숨지고 있습니다.

■ 지난해 장기 기증 희망자 10년 새 최저…"코로나19 탓"

상황이 이렇지만 최근 장기 기증 희망자가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국내 장기 기증 희망자는 6만 7천여 명, 지난 10년 새 가장 적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장기기증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을 보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방문 접수가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뇌사 장기기증 보호자 동의율도 낮아졌습니다. 본인이 희망했더라도 실제 장기기증이 이뤄지려면 가족 등 보호자 동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보호자 동의율은 2016년 50%대에서 2019년 30%대로 줄었습니다. 관련 기관이 접촉한 보호자는 늘어났지만, 기증에 최종 동의하는 경우가 해마다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국내 뇌사 장기기증자는 인구 100만 명당 8명꼴. 49명꼴인 스페인이나 37명꼴인 미국보다 훨씬 적습니다. 결국, 살아 있는 가족 등으로부터 장기를 받는 사례가 늘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이 없거나 검사 결과가 적합하지 않으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려야 합니다. 하루 평균 5명이 이식을 기다리다 숨지는 이유입니다.

■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1명이 최대 9명 살려"

이 때문에 국민권익위는 올해 초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장기기증과 관련해 정부 역할을 구체화하고 기증자 예우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유가족 지원 사업을 강화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장기기증을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라는 뜻입니다. 기증자들을 추모하고 장기기증에 대해 알릴 수 있는 대규모 생명나눔 기념공원 조성도 제안했습니다.


정책만큼 중요한 건 참여입니다. 오늘은(9월 9일) ' 장기기증의 날'입니다. 뇌사자 한 명이 장기를 기증하면 많게는 9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장기기증 희망 등록은 16살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고 온라인이나 우편, 팩스로도 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에서 바로 등록할 수 있으며, 장기기증 기관 등 관련 정보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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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에게 남기는 최고의 유산, '장기기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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