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군 미화’ 논란에 中 영화 상영 철회…수입사 사과문까지 발표

입력 2021.09.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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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고민 없이 해당 영화를 수입한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원제 : 금강천)'의 수입사 대표가 사과문을 냈습니다. 영화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반발과 비난에 부딪힌 뒤 결국 상영 철회 사태를 맞았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수입사는 사과문까지 발표한 걸까요.

영화 ‘1953 금성 대전투’ 예고편영화 ‘1953 금성 대전투’ 예고편

■ 중공군 미화, 역사 왜곡 논란에 결국 국내 상영 철회

영화는 6·25 전쟁 막바지인 1953년 7월 강원도 화천군 북쪽에서 한국군과 중공군이 맞붙은 '금성전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금성전투를 앞두고 다음 날 새벽까지 금강천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 중공군이 미군 폭격기의 공습을 당합니다. 파괴된 다리를 여러 차례 고치다가 결국 병사들이 몸으로 널빤지를 받쳐 다리를 만들고 이를 넘어 강을 건너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중공군 입장에서 제작돼 '중공군 미화·찬양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상영 시간 121분 동안 한국군이나 북한군은 전혀 나오지 않고 미군과 중공군 사이의 전투만 다룬 이른바 '중공군 승전 영화'이자 '중공군 영웅담'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중국이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을 띄우며 내부 결집을 노리는가운데 나온 '애국주의 영화'기도 합니다. 중국은 자국군이 참전한 6·25 전쟁을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뜻을 가진 항미원조라고 부릅니다.

개봉 시기도 이를 증명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항미원조기념식에서 연설한 지난해 10월 23일 개봉했습니다.

해당 영화의 국내 상영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중공군 침략을 미화하고 청소년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논란 속에 영화 수입사는 등급 분류 취하 신청을 하며 국내 상영을 철회했습니다.

개봉을 앞둔 중국 영화 ‘장진호’ 포스터개봉을 앞둔 중국 영화 ‘장진호’ 포스터

■ 中, 항미원조 애국주의 영화 줄줄이 개봉 대기 중

중국은 지난해부터 항미원조를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쏟아내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6·25 전쟁 참전 노병 26명의 회고를 담은 다큐멘터리 '1950년, 그들은 젊었다'가 개봉했으며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다'가 지난해 중국중앙방송(CCTV)에서 방영됐습니다.

중국 영화 사상 최대인 13억 위안(한화 약 2,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장진호'는 오는 30일 국경절 황금 연휴에 개봉합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개마고원 장진호 일대까지 북진했던 미 해병1사단(1만 5천 명)이 중공군 제9병단 소속 7개 사단(12만 명)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17일 만에 극적으로 포위망을 뚫고 철수한 전투입니다.

상영시간 185분의 대작인 이 영화는 6·25 전쟁의 결정적 전투 가운데 하나인 장진호 전투를 철저히 중국 시각으로 담았습니다.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공동 연출한 영화 '저격수'도 개봉을 준비 중입니다. 영화는 장타오팡이라는 중국 인민지원군(CPV) 소속 요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1931년 장쑤성(江蘇省) 태생인 장타오팡은 중국 전쟁 영웅으로 6·25 전쟁 당시 북한 편에서 32일간 436발의 총탄으로 적군 214명을 사살한 인물입니다.

장이머우의 스튜디오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미국의 공격에 저항해 한국을 도운 전쟁에 초점을 맞춰 우리 조국의 기억을 되살리고 참전 용사들에게 뜨거운 경의를 불러일으키고자 한다"고 제작 의도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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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9 15:21:00
    취재K

"충분한 고민 없이 해당 영화를 수입한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원제 : 금강천)'의 수입사 대표가 사과문을 냈습니다. 영화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반발과 비난에 부딪힌 뒤 결국 상영 철회 사태를 맞았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수입사는 사과문까지 발표한 걸까요.

영화 ‘1953 금성 대전투’ 예고편
■ 중공군 미화, 역사 왜곡 논란에 결국 국내 상영 철회

영화는 6·25 전쟁 막바지인 1953년 7월 강원도 화천군 북쪽에서 한국군과 중공군이 맞붙은 '금성전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금성전투를 앞두고 다음 날 새벽까지 금강천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 중공군이 미군 폭격기의 공습을 당합니다. 파괴된 다리를 여러 차례 고치다가 결국 병사들이 몸으로 널빤지를 받쳐 다리를 만들고 이를 넘어 강을 건너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중공군 입장에서 제작돼 '중공군 미화·찬양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상영 시간 121분 동안 한국군이나 북한군은 전혀 나오지 않고 미군과 중공군 사이의 전투만 다룬 이른바 '중공군 승전 영화'이자 '중공군 영웅담'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중국이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을 띄우며 내부 결집을 노리는가운데 나온 '애국주의 영화'기도 합니다. 중국은 자국군이 참전한 6·25 전쟁을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뜻을 가진 항미원조라고 부릅니다.

개봉 시기도 이를 증명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항미원조기념식에서 연설한 지난해 10월 23일 개봉했습니다.

해당 영화의 국내 상영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중공군 침략을 미화하고 청소년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논란 속에 영화 수입사는 등급 분류 취하 신청을 하며 국내 상영을 철회했습니다.

개봉을 앞둔 중국 영화 ‘장진호’ 포스터
■ 中, 항미원조 애국주의 영화 줄줄이 개봉 대기 중

중국은 지난해부터 항미원조를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쏟아내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6·25 전쟁 참전 노병 26명의 회고를 담은 다큐멘터리 '1950년, 그들은 젊었다'가 개봉했으며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다'가 지난해 중국중앙방송(CCTV)에서 방영됐습니다.

중국 영화 사상 최대인 13억 위안(한화 약 2,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장진호'는 오는 30일 국경절 황금 연휴에 개봉합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개마고원 장진호 일대까지 북진했던 미 해병1사단(1만 5천 명)이 중공군 제9병단 소속 7개 사단(12만 명)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17일 만에 극적으로 포위망을 뚫고 철수한 전투입니다.

상영시간 185분의 대작인 이 영화는 6·25 전쟁의 결정적 전투 가운데 하나인 장진호 전투를 철저히 중국 시각으로 담았습니다.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공동 연출한 영화 '저격수'도 개봉을 준비 중입니다. 영화는 장타오팡이라는 중국 인민지원군(CPV) 소속 요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1931년 장쑤성(江蘇省) 태생인 장타오팡은 중국 전쟁 영웅으로 6·25 전쟁 당시 북한 편에서 32일간 436발의 총탄으로 적군 214명을 사살한 인물입니다.

장이머우의 스튜디오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미국의 공격에 저항해 한국을 도운 전쟁에 초점을 맞춰 우리 조국의 기억을 되살리고 참전 용사들에게 뜨거운 경의를 불러일으키고자 한다"고 제작 의도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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