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보안’ 이스라엘 감옥 탈출 ‘비상’…팔레스타인은 “영웅” 환호

입력 2021.09.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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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보아 교도소 세면대 아래에서 발견된 구멍길보아 교도소 세면대 아래에서 발견된 구멍

■ '최고 보안' 이스라엘 감옥 탈출한 팔레스타인인 6명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일 월요일 새벽, 유대인의 새해 명절인 '로쉬 하샤나'를 몇 시간 앞두고 이스라엘 북부 길보아 교도소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 6명이 사라졌습니다.

교도소 감방의 화장실 세면대 아래선 작은 구멍이 발견됐는데 이 구멍은 교도소 담장 밖까지 좁은 땅굴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화장실 바닥에선 녹슨 숟가락도 발견됐습니다.

길보아 교도소는 요르단강 서안과의 경계에서 약 4km 떨어진 이스라엘 내 가장 보안이 철저한 감옥 중 하나로, 반이스라엘 활동으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의심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탈옥은 새벽 3시쯤 인근 주민들이 '수상한 인물'을 발견했다며 신고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이 탈옥하던 시간 교도소 경비는 잠들어 있었고, 교도소 건설에 참여한 업체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교도소 설계도를 인터넷에 게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1987년 이슬람 지하드 단체 소속 6명이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봉기인 '1차 인티파다' 발발 몇 달 전 가자의 감옥에서 탈출한 이래 최대의 사건이라고 평가됩니다.

■ '비상' 걸린 이스라엘의 대대적 추격 작전…탈옥수들 행방은 '오리무중'

탈주자 6명 중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주도하는 파타당의 군사 조직 '알아크사 순교 여단'의 전직 사령관이자 제닌의 전 무장 지도자인 자카리아 주베이디도 포함돼 있습니다.

다른 5명은 이슬람 지하드 무장단체의 일원으로 4명이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스라엘 경찰 대변인은 탈옥수들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제한된 자치권을 행사하는 서안 지구나 동쪽으로 약 14km 떨어진 요르단 국경에 접근하려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가리키는 '유대와 사마리아'의 "전면적 폐쇄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상황에 따라" 금요일 자정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이 군과 경찰, 정보기관 등을 동원해 검문소를 폐쇄하고 드론 등까지 사용해 요르단강 서안의 제닌 지역까지도 대대적인 추격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 팔레스타인들은 '영웅' 환호·도심 시위…재소자들 '방화' 등 집단행동 잇따라

탈옥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라말라, 베들레헴, 헤브론 등 곳곳에 모여 탈옥수들을 '국민 영웅'이라고 칭송하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탈옥을 축하했습니다.

탈주자들을 지지하는 팔레스타인들의 시위가 잇따르면서 라말라와 동예루살렘 등에선 시위대가 이스라엘군과 대치해 수십 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추가 탈출을 막기 위해 수감자들을 이감하려던 이스라엘 여러 교도소에서는 이를 거부하는 수감자들의 방화 등 집단행동이 잇따랐습니다.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의 케치오트 교도소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대원들이 감방 7곳에 불을 질렀고, 라몬 교도소에서도 다른 동에 있는 감방 2곳에서 불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예루살렘 인근의 오페르 교도소에서는 폭력 사태가 일어나는 등 소요 사태가 발생해, 이스라엘 교정 당국이 이감을 중단하고 전국 교도소에 최고 수준의 경계령을 발령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탈옥한 팔레스타인인의 배후로 추정되는 친척 등 최소 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탈옥 사건 직후 이를 '중대 사건'이라고 부른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는 발생 사흘째인 현지시간 8일 국방부와 안보 책임자들과 회의를 열었습니다.

총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사건은 수많은 전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스라엘은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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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0 07:00:07
    취재K
길보아 교도소 세면대 아래에서 발견된 구멍
■ '최고 보안' 이스라엘 감옥 탈출한 팔레스타인인 6명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일 월요일 새벽, 유대인의 새해 명절인 '로쉬 하샤나'를 몇 시간 앞두고 이스라엘 북부 길보아 교도소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 6명이 사라졌습니다.

교도소 감방의 화장실 세면대 아래선 작은 구멍이 발견됐는데 이 구멍은 교도소 담장 밖까지 좁은 땅굴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화장실 바닥에선 녹슨 숟가락도 발견됐습니다.

길보아 교도소는 요르단강 서안과의 경계에서 약 4km 떨어진 이스라엘 내 가장 보안이 철저한 감옥 중 하나로, 반이스라엘 활동으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의심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탈옥은 새벽 3시쯤 인근 주민들이 '수상한 인물'을 발견했다며 신고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이 탈옥하던 시간 교도소 경비는 잠들어 있었고, 교도소 건설에 참여한 업체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교도소 설계도를 인터넷에 게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1987년 이슬람 지하드 단체 소속 6명이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봉기인 '1차 인티파다' 발발 몇 달 전 가자의 감옥에서 탈출한 이래 최대의 사건이라고 평가됩니다.

■ '비상' 걸린 이스라엘의 대대적 추격 작전…탈옥수들 행방은 '오리무중'

탈주자 6명 중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주도하는 파타당의 군사 조직 '알아크사 순교 여단'의 전직 사령관이자 제닌의 전 무장 지도자인 자카리아 주베이디도 포함돼 있습니다.

다른 5명은 이슬람 지하드 무장단체의 일원으로 4명이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스라엘 경찰 대변인은 탈옥수들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제한된 자치권을 행사하는 서안 지구나 동쪽으로 약 14km 떨어진 요르단 국경에 접근하려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가리키는 '유대와 사마리아'의 "전면적 폐쇄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상황에 따라" 금요일 자정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이 군과 경찰, 정보기관 등을 동원해 검문소를 폐쇄하고 드론 등까지 사용해 요르단강 서안의 제닌 지역까지도 대대적인 추격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 팔레스타인들은 '영웅' 환호·도심 시위…재소자들 '방화' 등 집단행동 잇따라

탈옥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라말라, 베들레헴, 헤브론 등 곳곳에 모여 탈옥수들을 '국민 영웅'이라고 칭송하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탈옥을 축하했습니다.

탈주자들을 지지하는 팔레스타인들의 시위가 잇따르면서 라말라와 동예루살렘 등에선 시위대가 이스라엘군과 대치해 수십 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추가 탈출을 막기 위해 수감자들을 이감하려던 이스라엘 여러 교도소에서는 이를 거부하는 수감자들의 방화 등 집단행동이 잇따랐습니다.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의 케치오트 교도소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대원들이 감방 7곳에 불을 질렀고, 라몬 교도소에서도 다른 동에 있는 감방 2곳에서 불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예루살렘 인근의 오페르 교도소에서는 폭력 사태가 일어나는 등 소요 사태가 발생해, 이스라엘 교정 당국이 이감을 중단하고 전국 교도소에 최고 수준의 경계령을 발령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탈옥한 팔레스타인인의 배후로 추정되는 친척 등 최소 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탈옥 사건 직후 이를 '중대 사건'이라고 부른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는 발생 사흘째인 현지시간 8일 국방부와 안보 책임자들과 회의를 열었습니다.

총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사건은 수많은 전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스라엘은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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