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마르 메노르’ 기후변화 지중해 위협

입력 2021.09.11 (21:29) 수정 2021.09.1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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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중해하면 깨끗하고 푸른 바다를 떠올리실 텐데요.

그런데 이 지중해가 기후변화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바닷물 온도와 주변 지역 기온이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지난 달엔 물고기 수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유원중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페인 최대의 바닷물 석호, 마르 메노르입니다.

인기 휴양지인 이곳에 지난 8월 물고기 수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현지 잠수부의 안내로 들어간 물속.

죽은 물고기 천지입니다.

불과 1미터 앞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탁해진 물, 죽은 해초가 썪어 바닥은 뻘밭처럼 변했습니다.

물고기 폐사의 원인은 산소 부족.

주변 농지에서 흘러 들어온 비료가 부영양화를 일으켰고, 수온이 올라가자 석호는 녹조로 뒤덮였습니다.

석호 바깥쪽 바다는 어떨까.

한 눈에 봐도 석호 안과 밖의 생태계가 하늘과 땅 차이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레한드로/다이빙 강사 : "예전에는 깨끗하고 파란 물에 다양한 생물이 있었어요. 지금은 완전히 죽은 바다가 됐어요."]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지중해 휴양지 마요르카와 이비사섬.

이 곳도 기후변화로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이곳 이비사섬 앞바다는 기후변화의 해결사, 포시도니아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인데, 20년 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선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포시도니아는 아마존 숲보다 15배나 높은 탄소 포집 능력이 확인돼 지중해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닷물 온도가 29도를 넘는 날이 늘어나면서 포시도니아 군락이 조금씩 파괴되고 있습니다.

마르 메노르 지역 주민들이 석호를 살려 달라며 수십 킬로미터 길이의 인간사슬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이 훗날 지중해 전체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마르 메노르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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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S 마르 메노르’ 기후변화 지중해 위협
    • 입력 2021-09-11 21:29:29
    • 수정2021-09-11 22: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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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중해하면 깨끗하고 푸른 바다를 떠올리실 텐데요.

그런데 이 지중해가 기후변화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바닷물 온도와 주변 지역 기온이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지난 달엔 물고기 수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유원중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페인 최대의 바닷물 석호, 마르 메노르입니다.

인기 휴양지인 이곳에 지난 8월 물고기 수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현지 잠수부의 안내로 들어간 물속.

죽은 물고기 천지입니다.

불과 1미터 앞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탁해진 물, 죽은 해초가 썪어 바닥은 뻘밭처럼 변했습니다.

물고기 폐사의 원인은 산소 부족.

주변 농지에서 흘러 들어온 비료가 부영양화를 일으켰고, 수온이 올라가자 석호는 녹조로 뒤덮였습니다.

석호 바깥쪽 바다는 어떨까.

한 눈에 봐도 석호 안과 밖의 생태계가 하늘과 땅 차이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레한드로/다이빙 강사 : "예전에는 깨끗하고 파란 물에 다양한 생물이 있었어요. 지금은 완전히 죽은 바다가 됐어요."]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지중해 휴양지 마요르카와 이비사섬.

이 곳도 기후변화로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이곳 이비사섬 앞바다는 기후변화의 해결사, 포시도니아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인데, 20년 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선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포시도니아는 아마존 숲보다 15배나 높은 탄소 포집 능력이 확인돼 지중해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닷물 온도가 29도를 넘는 날이 늘어나면서 포시도니아 군락이 조금씩 파괴되고 있습니다.

마르 메노르 지역 주민들이 석호를 살려 달라며 수십 킬로미터 길이의 인간사슬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이 훗날 지중해 전체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마르 메노르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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