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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억 원대’ 미국판 ‘이건희 컬렉션’, 소더비 경매 나온다…왜?
입력 2021.09.12 (08:02) 취재K
(차례대로) 자코메티 ‘Le Nez’(코)/피카소 ‘FIGURE’/앤디 워홀 ‘Nine Marilyns’/로스코 ‘No. 7’(차례대로) 자코메티 ‘Le Nez’(코)/피카소 ‘FIGURE’/앤디 워홀 ‘Nine Marilyns’/로스코 ‘No. 7’

■ 국내 '이건희 컬렉션' 넘어선 7천억 원대 미국 '매클로 컬렉션'…피카소·워홀 작품 65점 소더비 경매로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마크 로스코 등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총망라된 미국 뉴욕 부동산 재벌의 초호화 미술품 컬렉션이 소더비 경매에 나오게 됐습니다.

소더비는 9일(현지시간) 뉴욕의 부동산 개발자인 해리 매클로 부부가 소유한 65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매클로 컬렉션'의 경매 권한을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컬렉션은 모두 6억 달러(약 7천 13억 원) 이상의 시장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매는 오는 11월과 내년 5월 두 차례로 나눠 뉴욕에서 진행되는데, 11월 15일로 예정된 첫 경매에는 유명 배우 매릴린 먼로의 초상인 '나인 매릴린스'를 비롯해 로스코와 피카소, 게르하르트 리히터,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이 나올 예정입니다.

'매클로 컬렉션' 중 가장 비싼 작품은 자코메티의 조각 '코'(Le Nez)와 로스코의 1951년 추상화 'No. 7'로, 각각 7천만 달러(818억 원) 이상의 가격표가 붙을 전망입니다.

앤디 워홀의 '나인 매릴린스'와 사이 톰블리의 2007년작 '무제'는 4천만∼6천만 달러(468억~701억 원)에 팔릴 것으로 AFP는 내다봤습니다.

찰스 스튜어트 소더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0년간 서구 미술의 최고 업적들이 담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 모음"이라며 "미술시장의 결정적 순간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 "비정상적" 아트 컬렉션 "팔아서 반씩 나눠라"…이혼 소송 담당 판사의 판결

이렇게 귀한 작품들이 한꺼번에 경매에 부쳐지는 것은 다름 아니라 '매클로 부부'가 이혼하면서 재산을 분할하게 된 탓입니다. 지금은 더이상 '매클로 부부'가 아닌 거죠.

지난 2018년 해리 매클로(당시 82살)와 린다 매클로(81살) 부부의 이혼 재판에서 뉴욕 법원의 판사는 작품 65점을 모두 매각한 뒤 수익금을 반씩 나누라고 판결했습니다.

해리 매클로의 변호사에 따르면 자산의 60~75%가 미술품 컬렉션에 묶여 있어 현금은 많지 않은데, 이들이 이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했습니다.

린다는 작품을 그대로 소유하길 원했지만, 나눠 갖기에는 서로 가치 평가액이 달라 합의가 어려웠습니다. 수집 작품들에 대한 전 남편과 부인의 산정 금액은 1억 6천만 달러(1,868억 원)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판사는 이미 80대인 이들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시간이 많이 지체될 거라고 보고, 중립적인 전문가의 판단을 구하자는 해리 매클로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해리 매클로는 2007년 포브스 잡지가 뽑은 400명의 가장 부유한 미국인 목록에서 239위를 차지하며 순자산 20억 달러(현재 24억 8천만 달러, 2조 9천억 원)를 보유한 것으로 나온 이후 포브스 목록에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 이들은 어쩌다 이렇게 놀라운 '매클로 컬렉션'을 수집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어쩌다 이 세기의 재산 분할에 이르게 됐을까?

전 부인인 린다 매클로는 현대 미술 수집에 열성적이었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명예 이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취미였던 미술품 수집은 예술계의 사람들의 부동산 거래나 갤러리 소유자와 관계 등에 영향을 미치며 부동산 개발업자인 해리 매클로에게도 이득이었습니다.

유대인으로 뉴욕 토박이인 해리 매클로는 2003년 맨해튼 빌딩 매매가 중 역대 최고였던 14억 달러에 제너럴모터스 빌딩을 사들여 재개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그 뒤 스티브 잡스를 설득해 애플 스토어(애플 피프스애비뉴)를 입접시켰고 이 곳은 2006년 공개된 뒤 뉴욕의 관광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해리 매클로는 또 무자비한 재개발로도 유명한데, 1985년 타임스 스퀘어에 대규모 빌딩을 재건축하기 위해 한밤중에 건물 4채를 무허가로 철거해 당시 기록적인 20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되기도 했습니다.

린다와 해리 매클로의 50여 년간의 결혼 생활은 지난 2016년 남편 해리 매클로가 당시 예루살렘에 있던 친구의 박물관 관장으로 알려진 20살 연하의 여성과 불륜을 저지르면서 파국을 맞았습니다.

2018년 12월 전 재산의 절반을 지급하도록 한 이혼 판결 뒤인 2019년 3월, 뉴욕 맨해튼의 핵심인 미드타운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파크애비뉴의 랜드마크, 세계 최고 높이의 초호화 콘도 ‘432 파크애비뉴’ 빌딩 부속 건물에는 한 남녀의 초대형 사진이 걸렸습니다.

폭 7.3m, 높이 12.8m에 이르는 초대형 사진은 제작비만 2000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자신이 지은 건물에 자신들의 초대형 사진을 걸어놓은 주인공 해리 매클로와 랜도는 결혼했습니다.

초대형 초상화는 긴 이혼 분쟁 뒤 전 부인 린다를 향한 일종의 자랑이자 복수였을 꺼라는 게 중론입니다.
  • ‘7천억 원대’ 미국판 ‘이건희 컬렉션’, 소더비 경매 나온다…왜?
    • 입력 2021-09-12 08:02:28
    취재K
(차례대로) 자코메티 ‘Le Nez’(코)/피카소 ‘FIGURE’/앤디 워홀 ‘Nine Marilyns’/로스코 ‘No. 7’(차례대로) 자코메티 ‘Le Nez’(코)/피카소 ‘FIGURE’/앤디 워홀 ‘Nine Marilyns’/로스코 ‘No. 7’

■ 국내 '이건희 컬렉션' 넘어선 7천억 원대 미국 '매클로 컬렉션'…피카소·워홀 작품 65점 소더비 경매로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마크 로스코 등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총망라된 미국 뉴욕 부동산 재벌의 초호화 미술품 컬렉션이 소더비 경매에 나오게 됐습니다.

소더비는 9일(현지시간) 뉴욕의 부동산 개발자인 해리 매클로 부부가 소유한 65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매클로 컬렉션'의 경매 권한을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컬렉션은 모두 6억 달러(약 7천 13억 원) 이상의 시장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매는 오는 11월과 내년 5월 두 차례로 나눠 뉴욕에서 진행되는데, 11월 15일로 예정된 첫 경매에는 유명 배우 매릴린 먼로의 초상인 '나인 매릴린스'를 비롯해 로스코와 피카소, 게르하르트 리히터,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이 나올 예정입니다.

'매클로 컬렉션' 중 가장 비싼 작품은 자코메티의 조각 '코'(Le Nez)와 로스코의 1951년 추상화 'No. 7'로, 각각 7천만 달러(818억 원) 이상의 가격표가 붙을 전망입니다.

앤디 워홀의 '나인 매릴린스'와 사이 톰블리의 2007년작 '무제'는 4천만∼6천만 달러(468억~701억 원)에 팔릴 것으로 AFP는 내다봤습니다.

찰스 스튜어트 소더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0년간 서구 미술의 최고 업적들이 담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 모음"이라며 "미술시장의 결정적 순간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 "비정상적" 아트 컬렉션 "팔아서 반씩 나눠라"…이혼 소송 담당 판사의 판결

이렇게 귀한 작품들이 한꺼번에 경매에 부쳐지는 것은 다름 아니라 '매클로 부부'가 이혼하면서 재산을 분할하게 된 탓입니다. 지금은 더이상 '매클로 부부'가 아닌 거죠.

지난 2018년 해리 매클로(당시 82살)와 린다 매클로(81살) 부부의 이혼 재판에서 뉴욕 법원의 판사는 작품 65점을 모두 매각한 뒤 수익금을 반씩 나누라고 판결했습니다.

해리 매클로의 변호사에 따르면 자산의 60~75%가 미술품 컬렉션에 묶여 있어 현금은 많지 않은데, 이들이 이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했습니다.

린다는 작품을 그대로 소유하길 원했지만, 나눠 갖기에는 서로 가치 평가액이 달라 합의가 어려웠습니다. 수집 작품들에 대한 전 남편과 부인의 산정 금액은 1억 6천만 달러(1,868억 원)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판사는 이미 80대인 이들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시간이 많이 지체될 거라고 보고, 중립적인 전문가의 판단을 구하자는 해리 매클로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해리 매클로는 2007년 포브스 잡지가 뽑은 400명의 가장 부유한 미국인 목록에서 239위를 차지하며 순자산 20억 달러(현재 24억 8천만 달러, 2조 9천억 원)를 보유한 것으로 나온 이후 포브스 목록에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 이들은 어쩌다 이렇게 놀라운 '매클로 컬렉션'을 수집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어쩌다 이 세기의 재산 분할에 이르게 됐을까?

전 부인인 린다 매클로는 현대 미술 수집에 열성적이었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명예 이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취미였던 미술품 수집은 예술계의 사람들의 부동산 거래나 갤러리 소유자와 관계 등에 영향을 미치며 부동산 개발업자인 해리 매클로에게도 이득이었습니다.

유대인으로 뉴욕 토박이인 해리 매클로는 2003년 맨해튼 빌딩 매매가 중 역대 최고였던 14억 달러에 제너럴모터스 빌딩을 사들여 재개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그 뒤 스티브 잡스를 설득해 애플 스토어(애플 피프스애비뉴)를 입접시켰고 이 곳은 2006년 공개된 뒤 뉴욕의 관광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해리 매클로는 또 무자비한 재개발로도 유명한데, 1985년 타임스 스퀘어에 대규모 빌딩을 재건축하기 위해 한밤중에 건물 4채를 무허가로 철거해 당시 기록적인 20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되기도 했습니다.

린다와 해리 매클로의 50여 년간의 결혼 생활은 지난 2016년 남편 해리 매클로가 당시 예루살렘에 있던 친구의 박물관 관장으로 알려진 20살 연하의 여성과 불륜을 저지르면서 파국을 맞았습니다.

2018년 12월 전 재산의 절반을 지급하도록 한 이혼 판결 뒤인 2019년 3월, 뉴욕 맨해튼의 핵심인 미드타운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파크애비뉴의 랜드마크, 세계 최고 높이의 초호화 콘도 ‘432 파크애비뉴’ 빌딩 부속 건물에는 한 남녀의 초대형 사진이 걸렸습니다.

폭 7.3m, 높이 12.8m에 이르는 초대형 사진은 제작비만 2000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자신이 지은 건물에 자신들의 초대형 사진을 걸어놓은 주인공 해리 매클로와 랜도는 결혼했습니다.

초대형 초상화는 긴 이혼 분쟁 뒤 전 부인 린다를 향한 일종의 자랑이자 복수였을 꺼라는 게 중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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