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가 그렇게 빨리 달렸나?…서산 ‘머드맥스’ 감각적 영상과 음악으로 승부

입력 2021.09.1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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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소리가 있습니다. 바로 '범 내려오는 소리'. 밴드 이날치의 퓨전 국악곡 '범 내려온다'와 자유분방한 안무가 조합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

그리고 1년 뒤. 드넓은 갯벌 위로 경운기 수십 대가 질주하는 영상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공개된 이 영상은 10일 기준으로 조회 수가 340만을 넘었습니다.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시즌2로 공개된 영상 10개 중 서산편입니다.



영상은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속 장면을 절묘하게 패러디했습니다. 영상 제목도 '머드맥스'로 붙였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인 퓨리오사가 차량에 시동을 거는 장면이 머드맥스 영상에선 경운기의 시동을 거는 장면으로 바뀌었습니다. 영화 속 해골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은 바지락으로 장식한 해골 형상으로 재현돼 경운기 위에 올려졌습니다.

‘머드맥스’ 영상 속 서산 ‘해미읍성’‘머드맥스’ 영상 속 서산 ‘해미읍성’

‘머드맥스’ 영상 속 서산 ‘간월암’‘머드맥스’ 영상 속 서산 ‘간월암’

재미만 담지 않았습니다. 영상에는 서산의 대표 관광지들이 등장합니다. 한 주민이 경운기에 시동을 건 후 일제강점기 가옥인 유기방가옥(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제23호)을 지나 산길과 논길을 빠르게 내달립니다. 서산의 대표 관광지인 해미읍성이 나오고 바닷가에 접어들어 간월암을 배경으로 질주를 이어갑니다. 경운기 수는 점점 늘어나고 이들은 떼를 이뤄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충남 서산의 가로림만으로 향합니다.


‘머드맥스’ 촬영 현장‘머드맥스’ 촬영 현장

갯벌에 빠진 촬영용 차량을 주민들이 꺼내주는 모습갯벌에 빠진 촬영용 차량을 주민들이 꺼내주는 모습

출연자들은 실제 주민이고 이들이 바지락을 캐러 나가는 것도 설정이 아닌 실제 상황입니다.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 주민 80여 명과 경운기 30여 대가 동원됐습니다.

주민들 모두가 경운기를 끌고 바지락을 캐러 나가는 날에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갯벌 물때에 맞춰서 촬영해야 하기에 주어진 시간은 하루 단 2시간뿐이었다고 합니다. 비까지 내려서 촬영용 차량이 갯벌에 빠지기도 하는 등 쉽지 않은 촬영이었습니다. 영상에서는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 나오는 차량들과 버금가는 속도를 보여주지만 실제로 경운기가 그렇게 빨리 달리지는 않습니다. 갯벌이라 속력을 내는것이 쉽지 않기도 하구요. 이는 드론을 동원해 박진감 있게 촬영하고 감각적으로 영상을 편집한 덕분입니다.

영상뿐만 아니라 음악도 귀를 사로잡습니다. 민요 '옹헤야'를 재해석한 힙합 음악을 곁들여 박진감을 더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오충섭 브랜드마케팅팀장은 "'일상의 비일상' 같은 터무니없고 뜬금없는 감성을 터치한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습니다. 차 마시는 연인들 앞에서 춤을 추고, 청와대 앞 경찰과 군인 앞에서 춤을 추는 등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생각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게 '재미'를 잡아내며 통했다는 겁니다.

경주와 안동편경주와 안동편

부산과 통영편부산과 통영편

서산편 외에도 다양한 도시를 담은 영상이 함께 공개됐습니다. 서울과 부산, 대구, 경주와 안동, 순천, 양양 등 10개 도시를 배경으로 이들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전통·현대적 매력이 소개됐습니다. 힙합과 민요 후렴구가 어우러진 도시별 음원도 제작됐습니다.

경주·안동편은 음원으로 민요 '강강술래'를 활용했고, 강강술래 춤과 사자춤, 오고무를 조합했습니다. 대구편은 먹거리와 골목 문화를, 순천편은 전통적인 생활 모습을 담았습니다. 부산·통영편은 '바닷가에서의 힐링'을 콘셉트로 했고 서울편은 수도의 현대적·전통적 모습을 2편으로 나눠 제작했습니다.

특히, 서울편의 아리랑은 탑골공원과 동묘 벼룩시장, 황학동 가구시장, 종각, 낙원상가 등 중장년층들이 많이 찾는 도심 명소들을 해당 명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들과 함께 소개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도시별로 관광지를 특색있게 보여줍니다.

영상에 사용된 음원들은 9월 중순쯤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올라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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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운기가 그렇게 빨리 달렸나?…서산 ‘머드맥스’ 감각적 영상과 음악으로 승부
    • 입력 2021-09-12 08:02:28
    취재K

지난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소리가 있습니다. 바로 '범 내려오는 소리'. 밴드 이날치의 퓨전 국악곡 '범 내려온다'와 자유분방한 안무가 조합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

그리고 1년 뒤. 드넓은 갯벌 위로 경운기 수십 대가 질주하는 영상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공개된 이 영상은 10일 기준으로 조회 수가 340만을 넘었습니다.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시즌2로 공개된 영상 10개 중 서산편입니다.



영상은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속 장면을 절묘하게 패러디했습니다. 영상 제목도 '머드맥스'로 붙였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인 퓨리오사가 차량에 시동을 거는 장면이 머드맥스 영상에선 경운기의 시동을 거는 장면으로 바뀌었습니다. 영화 속 해골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은 바지락으로 장식한 해골 형상으로 재현돼 경운기 위에 올려졌습니다.

‘머드맥스’ 영상 속 서산 ‘해미읍성’
‘머드맥스’ 영상 속 서산 ‘간월암’
재미만 담지 않았습니다. 영상에는 서산의 대표 관광지들이 등장합니다. 한 주민이 경운기에 시동을 건 후 일제강점기 가옥인 유기방가옥(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제23호)을 지나 산길과 논길을 빠르게 내달립니다. 서산의 대표 관광지인 해미읍성이 나오고 바닷가에 접어들어 간월암을 배경으로 질주를 이어갑니다. 경운기 수는 점점 늘어나고 이들은 떼를 이뤄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충남 서산의 가로림만으로 향합니다.


‘머드맥스’ 촬영 현장
갯벌에 빠진 촬영용 차량을 주민들이 꺼내주는 모습
출연자들은 실제 주민이고 이들이 바지락을 캐러 나가는 것도 설정이 아닌 실제 상황입니다.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 주민 80여 명과 경운기 30여 대가 동원됐습니다.

주민들 모두가 경운기를 끌고 바지락을 캐러 나가는 날에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갯벌 물때에 맞춰서 촬영해야 하기에 주어진 시간은 하루 단 2시간뿐이었다고 합니다. 비까지 내려서 촬영용 차량이 갯벌에 빠지기도 하는 등 쉽지 않은 촬영이었습니다. 영상에서는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 나오는 차량들과 버금가는 속도를 보여주지만 실제로 경운기가 그렇게 빨리 달리지는 않습니다. 갯벌이라 속력을 내는것이 쉽지 않기도 하구요. 이는 드론을 동원해 박진감 있게 촬영하고 감각적으로 영상을 편집한 덕분입니다.

영상뿐만 아니라 음악도 귀를 사로잡습니다. 민요 '옹헤야'를 재해석한 힙합 음악을 곁들여 박진감을 더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오충섭 브랜드마케팅팀장은 "'일상의 비일상' 같은 터무니없고 뜬금없는 감성을 터치한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습니다. 차 마시는 연인들 앞에서 춤을 추고, 청와대 앞 경찰과 군인 앞에서 춤을 추는 등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생각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게 '재미'를 잡아내며 통했다는 겁니다.

경주와 안동편
부산과 통영편
서산편 외에도 다양한 도시를 담은 영상이 함께 공개됐습니다. 서울과 부산, 대구, 경주와 안동, 순천, 양양 등 10개 도시를 배경으로 이들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전통·현대적 매력이 소개됐습니다. 힙합과 민요 후렴구가 어우러진 도시별 음원도 제작됐습니다.

경주·안동편은 음원으로 민요 '강강술래'를 활용했고, 강강술래 춤과 사자춤, 오고무를 조합했습니다. 대구편은 먹거리와 골목 문화를, 순천편은 전통적인 생활 모습을 담았습니다. 부산·통영편은 '바닷가에서의 힐링'을 콘셉트로 했고 서울편은 수도의 현대적·전통적 모습을 2편으로 나눠 제작했습니다.

특히, 서울편의 아리랑은 탑골공원과 동묘 벼룩시장, 황학동 가구시장, 종각, 낙원상가 등 중장년층들이 많이 찾는 도심 명소들을 해당 명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들과 함께 소개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도시별로 관광지를 특색있게 보여줍니다.

영상에 사용된 음원들은 9월 중순쯤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올라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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