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찬투’ 한반도로 북상, 제주 최고 500mm 폭우

입력 2021.09.12 (15:37) 수정 2021.09.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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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 태풍 '찬투'가 위협적으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찬투'는 현재 타이완 동쪽 해상을 지나고 있는데요. '초강력' 등급에서 다소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중심기압 940헥토파스칼(hPa)에, 초속 50m에 가까운 강풍을 동반한 '매우 강'한 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천리안 위성영상에서도 '찬투'가 동반한 거대한 구름대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입니다.

■ 동쪽으로 바뀌는 태풍 진로, 제주 부근 남해안으로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태풍의 진로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태풍이 점점 동쪽으로, 그러니까 우리나라와 가깝게 올라오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중국 상륙이 예상됐지만 이후 타이완 상륙으로 진로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태풍은 타이완에 상륙하는 대신 그 동쪽 해상을 지나겠고 13일(월)~15일(수) 중국 상하이 부근 해안을 직진하듯 올라오겠습니다.


이후에는 중위도 상공의 강한 바람인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방향을 틀겠는데요. 17일(금)에는 제주 북쪽 해상까지 올라와 남해안을 지날 전망입니다. 다음 주말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시점입니다.

과거 2003년 최악의 피해를 준 추석 태풍 '매미'의 악몽이 되살아납니다. 한반도 북쪽 찬 공기의 발달 정도에 따라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태풍 진로에 놓인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바람이 예상되는데요.

태풍이 몰고 올 비바람은 언제, 어느 지역부터 영향을 주게 될까요?

■ 제주도 15일까지 '최고 500mm' 많은 비

태풍이 제주 부근 해상으로 다가오는 시점은 17일(금)이지만 태풍 앞부분에 발달한 거대한 비구름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오늘(12일) 밤 비가 시작됩니다.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가 한반도 북서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며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겠는데요. 제주와 전남 해안에는 매우 강한 바람도 불 것으로 보여 시설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태풍이 가까워지는 14일(화)부터는 남부지방으로 비가 확대되고 특히 강한 비는 제주도에 집중되겠습니다. 15일(수)까지 제주도엔 100~300mm, 산지 등 많은 곳은 최고 500mm의 비가 내리겠습니다. 또 전남과 경남 등 남부지방에도 20~80mm의 비가 예보됐습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16일(목)~17일(금)은 전국으로 비가 확대되겠습니다. 강원 영동지역은 동풍의 영향으로 18일(토)까지 비 예보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적극적인 귀성에 나서기는 힘들겠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길이 빗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주를 시작으로 항공기 결항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태풍 예보에 계속 귀를 기울여주시고요.


바닷길도 수월하지 않겠습니다. 오늘(12일) 밤 제주 남쪽 해상을 시작으로 남해 먼바다에는 최고 6m의 높은 파도가 일겠습니다.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는 17일(금)을 전후해서는 남해 전 해상과 서해상에서도 물결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 고기압에 막혀 느려지는 '찬투', 추석까지 영향?


태풍이 타이완이나 중국에 상륙한 뒤 북상한다면 세력이 약해지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현재 예상 대로라면 태풍은 '중간' 강도를 유지한 채 제주 부근으로 접근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아래 왼쪽 그림을 보면 13일(월) 중국 내륙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강한 고기압(H)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기압의 세력에 막혀 '찬투'는 15일(수)까지 무려 사흘 동안 중국 상하이 부근에 정체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동 속도는 시속 10km 아래로 떨어지겠습니다.


오른쪽 그림을 보면 16일(목) 이후에야 고기압이 수축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고기압이라는 장벽이 사라지는 바로 이 시점에 태풍은 비로소 빨간색으로 보이는 상층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방향을 틀겠는데요.

쭉쭉 올라오는 일반적인 태풍과 달리 오래 정체하고 올라오는 만큼 직접 영향을 받는 시점은 추석 연휴 가까이로 늦어질 전망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변수는 있습니다.

■ 이례적인 북상 경로, 제주·남부지방 호우 대비해야

이번 태풍이 중국을 지나는 동안 크게 약해져 태풍보다 약한 열대 저압부로 북상할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반대로 북쪽 제트기류가 강해지며 지금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수치모델이 예측한 태풍 ‘찬투’의 이동 경로세계 각국의 수치모델이 예측한 태풍 ‘찬투’의 이동 경로

발생 초기 '초강력' 등급이었다가, 중국에서 오래 정체한 뒤 동쪽으로 향하는 이번 태풍, 과거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기상청은 밝혔습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수치예보 모델의 예측 결과도 변동성이 크게 나오는데요.

과거 2018년 태풍 '솔릭' 역시 제주 부근 해상에 하루 동안 정체한 느림보 태풍이었습니다. 당시 수온이 낮은 우리나라 부근 바다를 지나며 힘이 약해졌습니다.

이번 태풍 역시 중국 상하이 부근에 정체하면서 세력이 다소 약해지겠지만, 이후 동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선 오히려 다시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 상공에 위치한 차고 건조한 공기가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와 만나 집중호우가 퍼붓겠습니다.

이번 태풍은 제주 부근 또는 남해안으로 북상할 수 있습니다. 여러 변수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최대 위험지역입니다. 아직 태풍의 직접 영향이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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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2 15:37:29
    • 수정2021-09-12 17:12:50
    취재K

14호 태풍 '찬투'가 위협적으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찬투'는 현재 타이완 동쪽 해상을 지나고 있는데요. '초강력' 등급에서 다소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중심기압 940헥토파스칼(hPa)에, 초속 50m에 가까운 강풍을 동반한 '매우 강'한 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천리안 위성영상에서도 '찬투'가 동반한 거대한 구름대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입니다.

■ 동쪽으로 바뀌는 태풍 진로, 제주 부근 남해안으로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태풍의 진로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태풍이 점점 동쪽으로, 그러니까 우리나라와 가깝게 올라오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중국 상륙이 예상됐지만 이후 타이완 상륙으로 진로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태풍은 타이완에 상륙하는 대신 그 동쪽 해상을 지나겠고 13일(월)~15일(수) 중국 상하이 부근 해안을 직진하듯 올라오겠습니다.


이후에는 중위도 상공의 강한 바람인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방향을 틀겠는데요. 17일(금)에는 제주 북쪽 해상까지 올라와 남해안을 지날 전망입니다. 다음 주말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시점입니다.

과거 2003년 최악의 피해를 준 추석 태풍 '매미'의 악몽이 되살아납니다. 한반도 북쪽 찬 공기의 발달 정도에 따라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태풍 진로에 놓인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바람이 예상되는데요.

태풍이 몰고 올 비바람은 언제, 어느 지역부터 영향을 주게 될까요?

■ 제주도 15일까지 '최고 500mm' 많은 비

태풍이 제주 부근 해상으로 다가오는 시점은 17일(금)이지만 태풍 앞부분에 발달한 거대한 비구름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오늘(12일) 밤 비가 시작됩니다.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가 한반도 북서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며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겠는데요. 제주와 전남 해안에는 매우 강한 바람도 불 것으로 보여 시설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태풍이 가까워지는 14일(화)부터는 남부지방으로 비가 확대되고 특히 강한 비는 제주도에 집중되겠습니다. 15일(수)까지 제주도엔 100~300mm, 산지 등 많은 곳은 최고 500mm의 비가 내리겠습니다. 또 전남과 경남 등 남부지방에도 20~80mm의 비가 예보됐습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16일(목)~17일(금)은 전국으로 비가 확대되겠습니다. 강원 영동지역은 동풍의 영향으로 18일(토)까지 비 예보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적극적인 귀성에 나서기는 힘들겠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길이 빗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주를 시작으로 항공기 결항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태풍 예보에 계속 귀를 기울여주시고요.


바닷길도 수월하지 않겠습니다. 오늘(12일) 밤 제주 남쪽 해상을 시작으로 남해 먼바다에는 최고 6m의 높은 파도가 일겠습니다.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는 17일(금)을 전후해서는 남해 전 해상과 서해상에서도 물결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 고기압에 막혀 느려지는 '찬투', 추석까지 영향?


태풍이 타이완이나 중국에 상륙한 뒤 북상한다면 세력이 약해지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현재 예상 대로라면 태풍은 '중간' 강도를 유지한 채 제주 부근으로 접근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아래 왼쪽 그림을 보면 13일(월) 중국 내륙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강한 고기압(H)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기압의 세력에 막혀 '찬투'는 15일(수)까지 무려 사흘 동안 중국 상하이 부근에 정체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동 속도는 시속 10km 아래로 떨어지겠습니다.


오른쪽 그림을 보면 16일(목) 이후에야 고기압이 수축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고기압이라는 장벽이 사라지는 바로 이 시점에 태풍은 비로소 빨간색으로 보이는 상층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방향을 틀겠는데요.

쭉쭉 올라오는 일반적인 태풍과 달리 오래 정체하고 올라오는 만큼 직접 영향을 받는 시점은 추석 연휴 가까이로 늦어질 전망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변수는 있습니다.

■ 이례적인 북상 경로, 제주·남부지방 호우 대비해야

이번 태풍이 중국을 지나는 동안 크게 약해져 태풍보다 약한 열대 저압부로 북상할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반대로 북쪽 제트기류가 강해지며 지금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수치모델이 예측한 태풍 ‘찬투’의 이동 경로
발생 초기 '초강력' 등급이었다가, 중국에서 오래 정체한 뒤 동쪽으로 향하는 이번 태풍, 과거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기상청은 밝혔습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수치예보 모델의 예측 결과도 변동성이 크게 나오는데요.

과거 2018년 태풍 '솔릭' 역시 제주 부근 해상에 하루 동안 정체한 느림보 태풍이었습니다. 당시 수온이 낮은 우리나라 부근 바다를 지나며 힘이 약해졌습니다.

이번 태풍 역시 중국 상하이 부근에 정체하면서 세력이 다소 약해지겠지만, 이후 동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선 오히려 다시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 상공에 위치한 차고 건조한 공기가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와 만나 집중호우가 퍼붓겠습니다.

이번 태풍은 제주 부근 또는 남해안으로 북상할 수 있습니다. 여러 변수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최대 위험지역입니다. 아직 태풍의 직접 영향이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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