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옥상 방수에 8백만 원? 마을재생 사업의 민낯

입력 2021.09.14 (19:14) 수정 2021.09.14 (19: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부여 향교마을은 3년 전,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돼 각종 개선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경관 개선을 위한 동네 집수리 지원 사업을 두고,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사비가 너무 과다하고, 품질도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현장K,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이뤄지는 부여군 향교마을의 한 주택입니다.

지난 7월, 부여군에서 국비와 지방비 예산을 지원받아 대문을 교체하고 울타리를 덧댔는데, 집주인의 자부담 10%를 포함해 760여만 원의 공사비가 들었습니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 하에 다른 업체에 문의했더니 180만 원이면 공사가 가능하다는 견적을 내놨습니다.

또 다른 주택의 경우, 담장 일부와 대문을 고치고 일부 벽면에 페인트 칠을 하는 데 천여 만원의 공사비가 쓰였고, 75㎡ 남짓한 한 주택의 경우 옥상 방수 공사에 750만 원가량의 세금을 포함해 8백만 원이 들었습니다.

방수 업체 대부분이 3.3㎡당 10만 원 안팎의 견적을 내놓는 것과 비교하면 3~4배가량 비싼 값에 공사를 한 겁니다.

업체 선정과 공사비 지급 등은 부여군이 일괄 진행하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은 환경 개선은커녕 일감 몰아주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향교마을 주민 : "특정한 기업을 선정해서 혜택을 주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지, 실제 주민이나 국가를 위한 일이 아니다…."]

공사 수준도 엉망인 경우가 많습니다.

페인트 칠 등의 마감이 엉성한 건 물론이고, 대문과 울타리 등은 고정력이 약해 크게 흔들립니다.

열쇠 하나로 여러 대문이 열리는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열쇠로 다른 집 대문을 한 번 열어보겠습니다.

하나의 열쇠로 적어도 두 집의 대문이 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미 수리가 이뤄진 집이 8채, 앞으로 20여 채의 집이 더 공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여군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예산이 적정하게 집행됐고, 품질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명근/부여군 도시재생팀 : "제비율이 포함되다 보니까 주민들이 느끼기에는 조금 과한 거로 느낄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는 않습니다. (품질은) 개개인이 느끼는 거다 보니까…."]

해당 사업에 편성된 정부와 지자체 예산은 2억 7천만 원.

부여군은 앞서 사업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하는 데에도 2억 원의 예산을 집행했습니다.

현장K,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K] 옥상 방수에 8백만 원? 마을재생 사업의 민낯
    • 입력 2021-09-14 19:14:42
    • 수정2021-09-14 19:51:59
    뉴스7(대전)
[앵커]

부여 향교마을은 3년 전,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돼 각종 개선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경관 개선을 위한 동네 집수리 지원 사업을 두고,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사비가 너무 과다하고, 품질도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현장K,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이뤄지는 부여군 향교마을의 한 주택입니다.

지난 7월, 부여군에서 국비와 지방비 예산을 지원받아 대문을 교체하고 울타리를 덧댔는데, 집주인의 자부담 10%를 포함해 760여만 원의 공사비가 들었습니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 하에 다른 업체에 문의했더니 180만 원이면 공사가 가능하다는 견적을 내놨습니다.

또 다른 주택의 경우, 담장 일부와 대문을 고치고 일부 벽면에 페인트 칠을 하는 데 천여 만원의 공사비가 쓰였고, 75㎡ 남짓한 한 주택의 경우 옥상 방수 공사에 750만 원가량의 세금을 포함해 8백만 원이 들었습니다.

방수 업체 대부분이 3.3㎡당 10만 원 안팎의 견적을 내놓는 것과 비교하면 3~4배가량 비싼 값에 공사를 한 겁니다.

업체 선정과 공사비 지급 등은 부여군이 일괄 진행하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은 환경 개선은커녕 일감 몰아주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향교마을 주민 : "특정한 기업을 선정해서 혜택을 주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지, 실제 주민이나 국가를 위한 일이 아니다…."]

공사 수준도 엉망인 경우가 많습니다.

페인트 칠 등의 마감이 엉성한 건 물론이고, 대문과 울타리 등은 고정력이 약해 크게 흔들립니다.

열쇠 하나로 여러 대문이 열리는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열쇠로 다른 집 대문을 한 번 열어보겠습니다.

하나의 열쇠로 적어도 두 집의 대문이 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미 수리가 이뤄진 집이 8채, 앞으로 20여 채의 집이 더 공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여군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예산이 적정하게 집행됐고, 품질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명근/부여군 도시재생팀 : "제비율이 포함되다 보니까 주민들이 느끼기에는 조금 과한 거로 느낄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는 않습니다. (품질은) 개개인이 느끼는 거다 보니까…."]

해당 사업에 편성된 정부와 지자체 예산은 2억 7천만 원.

부여군은 앞서 사업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하는 데에도 2억 원의 예산을 집행했습니다.

현장K,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전-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