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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K] 종이팩 재활용률 15.7%…그 많은 우유팩은 어디로 갔나
입력 2021.09.14 (19:24) 수정 2021.09.14 (20:10) 뉴스7(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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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오늘도 깨끗하게 씻어서 분리배출 했던 우유팩은 어떻게 재활용되고 있을까요.

전주 시내 공동주택 절반 가까이의 재활용쓰레기를 수거하는 한 업체. 그런데 이곳에서 우유팩은 처치곤란입니다.

[이종욱/관리이사/○○ 재활용 수거선별업체 : "파지하고 종이팩류하고는 성분이 다르거든요. 저희가 운반 수거해서 가져온 파지하고 우유팩이 섞여 있는 것 중에 선별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종이쓰레기에 섞인 우유팩은 이물질에 불과하다는 것. 선별 작업을 하고 있지만 일일이 골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정에서부터 따로 버려야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종이와 함께 버려지고 있는데요.

최근 우유팩 수거함이 설치된 아파트가 있습니다.

수거함을 만들자고 제안한 건 여기 살고 있는 한 주민.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처음에는 저도 잘 몰랐었거든요, 사실은. 그런데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제가 버린 어떤 쓰레기에 대해서 하나 하나씩 다 조사를 했어요. 내가 버린 쓰레기가 어떻게 재활용되고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지구환경에 어떻게 해를 끼치는지. 제가 버리는 쓰레기를 다 하나씩 점검을 했거든요. 그런데 보니까 종이팩은 종이하고 다르더라고요."]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건의하기를 여러 번.

두 달 전 어렵게 수거함이 생겼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처음에는 사람들이 대부분 몰랐어요. 그래서 제가 초기에는 거의 하루에 한 번씩 나왔거든요. 매일 나와서 여기 수거장에 오시는 분들에게 다 설명을 했어요. 종이팩은 따로 폐지하고 다르니, 여기 준비가 돼있으니까 뜯어서 씻어서 말려서 여기에 배출해 주세요 하니까…."]

이틀에 한 번씩은 아파트 수거함을 돌며 잘못 버려진 우유팩을 찾고, 일일이 씻고 말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하거든요. 이렇게 한번 뜯고…. 제가 가방에 항상 들고 다니는 게 있는데요, 가방에. 가위로 이렇게 하셔서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데…."]

두 달이 지났지만 오래 묵은 습관이 금세 바뀌긴 어려운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우유팩들이 많습니다.

남은 음료가 뚝뚝 떨어지는 건 기본이고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악취가 진동을 합니다.

["여름에는 정말 냄새가 고약하거든요. 어떨 때는 집에 가면 온몸에서 썩은 냄새가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때론 지치지만 멈출 수 없는 건 망가지고 있는 환경을 나부터 지켜야 한다는 신념 때문.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시민으로서 한 개인의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지구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첫 번째 일이기 때문에 그게 하는 첫 번째 이유고요. 다른 이유는 글쎄요. 이게 재활용이 잘 안 되거든요. 재활용 안 되는 이유는 충분하게 올바른 분리배출이 안 되기 때문에."]

100% 천연펄프로 만들어진 우유팩은 고급화장지로 재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종이팩 재활용률은 점점 낮아져 2020년엔 15.7퍼센트까지 떨어졌는데요.

해마다 7만 톤가량의 우유팩이 소비되는데 만여 톤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활쓰레기에 섞여 폐기되는 겁니다.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문제는 우유팩만 따로 분리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 돼 있다는 거예요. 시민들은 우유팩을 배출하고 싶어요. 제대로…. 그렇지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있거든요."]

전국의 분리수거장에 종이팩 수거함이 만들어지면 버려지는 우유팩이 줄어들거라 생각한 남지숙 씨는 청와대 청원도 올려봤습니다.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지자체나 정부, 환경부가 각각 아파트나 공동주택, 단독주택에 우유팩을 따로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고…."]

우유팩 분리배출에 앞장 선지 두 달.

요즘엔 정리를 도와주는 주민도 있고,

["분리수거 하러 오셨어요? (네.) 종이팩은 따로 분리하는 거 아시죠? 아, 가져오셨어요? (네. 해 가지고 왔어요. 시작했잖아요)."]

잘 씻어 말려온 우유팩을 내미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많이 모으셨네요."]

[홍선이/전주시 송천동 : "솔직히 말하면 되게 귀찮았어요. 귀찮고 가족들도 딸이랑 남편이랑 안 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잔소리하고 저도…. 주민이 시작했으니까 저도 해야겠다. 우리가 지구환경을 위해서 해야 될 것 같아서 시작하니까 지금은 자연스럽게 일상적으로 그냥 자연스럽게 말려가지고 오는 것 같아요."]

남지숙 씨는 조금씩 변화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다시 힘을 낸다고 합니다.

환경도 미래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가져 봅니다.

["너희들 집에서 우유 마시니? (네.) 그러면 먹고 종이팩 어떻게 해? (씻어 가지고 가위로 자른 다음에 잘라 가지고 버려야 돼요.) 멋쟁이다. 짱이다. 너희들.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할 거지? (네.) 친구들한테도 알려줘. (네.) 우리 너무 자랑스러우니까 으쌰으쌰 해볼까? 깨끗한 환경을 위하여!"]

생활 속에서 매일 배출되는 어마어마한 쓰레기들.

조금만 더 신경 쓰고 관리한다면, 쓰레기의 또 다른 이름은 자원입니다.
  • [환경K] 종이팩 재활용률 15.7%…그 많은 우유팩은 어디로 갔나
    • 입력 2021-09-14 19:24:24
    • 수정2021-09-14 20:10:46
    뉴스7(전주)
어제도 오늘도 깨끗하게 씻어서 분리배출 했던 우유팩은 어떻게 재활용되고 있을까요.

전주 시내 공동주택 절반 가까이의 재활용쓰레기를 수거하는 한 업체. 그런데 이곳에서 우유팩은 처치곤란입니다.

[이종욱/관리이사/○○ 재활용 수거선별업체 : "파지하고 종이팩류하고는 성분이 다르거든요. 저희가 운반 수거해서 가져온 파지하고 우유팩이 섞여 있는 것 중에 선별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종이쓰레기에 섞인 우유팩은 이물질에 불과하다는 것. 선별 작업을 하고 있지만 일일이 골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정에서부터 따로 버려야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종이와 함께 버려지고 있는데요.

최근 우유팩 수거함이 설치된 아파트가 있습니다.

수거함을 만들자고 제안한 건 여기 살고 있는 한 주민.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처음에는 저도 잘 몰랐었거든요, 사실은. 그런데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제가 버린 어떤 쓰레기에 대해서 하나 하나씩 다 조사를 했어요. 내가 버린 쓰레기가 어떻게 재활용되고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지구환경에 어떻게 해를 끼치는지. 제가 버리는 쓰레기를 다 하나씩 점검을 했거든요. 그런데 보니까 종이팩은 종이하고 다르더라고요."]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건의하기를 여러 번.

두 달 전 어렵게 수거함이 생겼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처음에는 사람들이 대부분 몰랐어요. 그래서 제가 초기에는 거의 하루에 한 번씩 나왔거든요. 매일 나와서 여기 수거장에 오시는 분들에게 다 설명을 했어요. 종이팩은 따로 폐지하고 다르니, 여기 준비가 돼있으니까 뜯어서 씻어서 말려서 여기에 배출해 주세요 하니까…."]

이틀에 한 번씩은 아파트 수거함을 돌며 잘못 버려진 우유팩을 찾고, 일일이 씻고 말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하거든요. 이렇게 한번 뜯고…. 제가 가방에 항상 들고 다니는 게 있는데요, 가방에. 가위로 이렇게 하셔서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데…."]

두 달이 지났지만 오래 묵은 습관이 금세 바뀌긴 어려운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우유팩들이 많습니다.

남은 음료가 뚝뚝 떨어지는 건 기본이고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악취가 진동을 합니다.

["여름에는 정말 냄새가 고약하거든요. 어떨 때는 집에 가면 온몸에서 썩은 냄새가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때론 지치지만 멈출 수 없는 건 망가지고 있는 환경을 나부터 지켜야 한다는 신념 때문.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시민으로서 한 개인의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지구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첫 번째 일이기 때문에 그게 하는 첫 번째 이유고요. 다른 이유는 글쎄요. 이게 재활용이 잘 안 되거든요. 재활용 안 되는 이유는 충분하게 올바른 분리배출이 안 되기 때문에."]

100% 천연펄프로 만들어진 우유팩은 고급화장지로 재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종이팩 재활용률은 점점 낮아져 2020년엔 15.7퍼센트까지 떨어졌는데요.

해마다 7만 톤가량의 우유팩이 소비되는데 만여 톤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활쓰레기에 섞여 폐기되는 겁니다.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문제는 우유팩만 따로 분리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 돼 있다는 거예요. 시민들은 우유팩을 배출하고 싶어요. 제대로…. 그렇지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있거든요."]

전국의 분리수거장에 종이팩 수거함이 만들어지면 버려지는 우유팩이 줄어들거라 생각한 남지숙 씨는 청와대 청원도 올려봤습니다.

[남지숙/전주시 송천동 : "지자체나 정부, 환경부가 각각 아파트나 공동주택, 단독주택에 우유팩을 따로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고…."]

우유팩 분리배출에 앞장 선지 두 달.

요즘엔 정리를 도와주는 주민도 있고,

["분리수거 하러 오셨어요? (네.) 종이팩은 따로 분리하는 거 아시죠? 아, 가져오셨어요? (네. 해 가지고 왔어요. 시작했잖아요)."]

잘 씻어 말려온 우유팩을 내미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많이 모으셨네요."]

[홍선이/전주시 송천동 : "솔직히 말하면 되게 귀찮았어요. 귀찮고 가족들도 딸이랑 남편이랑 안 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잔소리하고 저도…. 주민이 시작했으니까 저도 해야겠다. 우리가 지구환경을 위해서 해야 될 것 같아서 시작하니까 지금은 자연스럽게 일상적으로 그냥 자연스럽게 말려가지고 오는 것 같아요."]

남지숙 씨는 조금씩 변화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다시 힘을 낸다고 합니다.

환경도 미래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가져 봅니다.

["너희들 집에서 우유 마시니? (네.) 그러면 먹고 종이팩 어떻게 해? (씻어 가지고 가위로 자른 다음에 잘라 가지고 버려야 돼요.) 멋쟁이다. 짱이다. 너희들.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할 거지? (네.) 친구들한테도 알려줘. (네.) 우리 너무 자랑스러우니까 으쌰으쌰 해볼까? 깨끗한 환경을 위하여!"]

생활 속에서 매일 배출되는 어마어마한 쓰레기들.

조금만 더 신경 쓰고 관리한다면, 쓰레기의 또 다른 이름은 자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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