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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동거가 결혼보다 관계 만족도 높아…가사·돌봄도 훨씬 평등”
입력 2021.09.15 (06:01) 사회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남녀가 결혼한 부부보다 관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0월 만 19살~69살 일반 국민 중 남녀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 3,007명을 상대로 한 첫번째 '비혼 동거 실태조사' 결과를 오늘(15일) 발표했습니다.

■ '비혼 동거' 30대 4명 중 1명은 "집 없어서 동거"

조사 결과 동거 사유로는 전 연령층이 '별다른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38.6%)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그 외의 사유로는 남성은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6.9%), 여성은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여'(28.1%)가 높았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경우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38.6%), 30대는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9.6%)가 가장 높았습니다.

40대와 50대는 '형식적인 결혼제도에 얽매이기 싫어서'(각 33.7%, 48.4%), 60세 이상은 '결혼하기에는 나이가 많아서'(43.8%)가 가장 많았습니다.

20~30대보다 40~50대의 비혼 동거는 결혼으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가 아니라 적극적인 선택의 결과였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결혼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낮게 인식하고 있는 거죠.

비슷한 맥락에서 앞으로의 법률혼 의향에 대해서는 64.4%가 있다고 답했는데, 연령별로는 30대가 69.9%로 가장 높았고 29살 이하가 65.0%로 뒤를 이었습니다.

50대는 62.9%, 40대는 55.4%였고 60세 이상은 12.5%로 매우 낮았습니다.

■ "명절·출산 부담 덜 해…여성이 해방감 더 커"

동거 경험을 긍정적으로 느낀 면에 관한 질문에는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88.4%)을 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상대방의 생활 습관을 파악하여 결혼 결정에 도움'(84.9%), '생활비 공동부담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음'(82.8%),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음'(75.4%), '명절 및 가족행사 등 부담 덜함'(72.0%)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명절이나 자녀 출산 관련 부담에 대해서는 성별 간 동의율 차이가 컸습니다.

'명절 및 가족행사 등 부담 덜함'은 남성 17.0%, 여성 31.4%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고,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음'은 남성 18.9%, 여성 35.3%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겁니다.

여성이 결혼과 함께 암묵적으로 부과되는 가족 의례나 자녀 출산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더 느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헤어짐을 위한 별도의 법적 절차가 없어 자유롭다고 느낀다'는 응답 또한 남성 18.4%, 여성 27.0%가 '매우 그렇다'고 답해 차이가 크게 드러났습니다.

법적인 혼인 상태를 시작하고 유지하다가 종료하는 일련의 절차에 대한 부담 역시 여성들이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겁니다.

■ "주택 청약, 주거비 대출, 자녀 출생신고 어려워"

동거로 인한 불편함이나 어려움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주택 청약, 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제도 이용 어려움'(50.5%)을 꼽았습니다.

'부정적 시선'(50.0%), '법적인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함'(49.2%)도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남성보단 여성이, 연령별로는 40대가 동거로 인한 불편을 경험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동거 중이면서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 양육 어려움을 경험한 비율은 '출생신고 시'(52.3%), '의료기관에서 보호자 필요 시'(47.3%), '보육시설이나 학교에서 가족관계 증명 시'(42.9%)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응답자 전체에게 물어보자 '세금 납부 시 인적공제나 교육비 혜택이 없다'(62.4%), '부모 중 1명이 보호자로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53.1%), '부정적 시선이 있다'(46.8%) 순으로 답했습니다.

■ "결혼보다 관계 만족도 높아…가사·돌봄도 훨씬 평등"

동거 커플의 경우 파트너 관계에 대해 응답자의 63%가 만족한다고 응답해 '2020년 가족실태조사'의 배우자 관계 만족도 57.0%에 비해 6.0%p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가사·돌봄 수행과 관련해 배우자 간 똑같이 하는 비율은 '시장 보기, 식사 준비, 청소 등 가사 노동' 70.0%, '자녀 양육과 교육' 61.4%로 나타났는데요.

'2020년 가족실태조사'의 응답 결과보다 각각 43.4%p, 22.2%p 높게 나타나 비혼 동거 가족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평등한 가사·돌봄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 1년간 파트너와의 갈등과 의견 충돌 경험에 대해선 '있다'고 답한 비율이 67.0%로, 47.8%로 나타났던 혼인 관계에 비해 20% 가까이 높았습니다.

관계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 "법과 현실 괴리감 있어…제도 개선 노력하겠다"

비혼 동거 가족에게 필요한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수술동의서 등과 같이 의료적 결정 시 동거인을 법적인 배우자와 동일하게 인정하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65.4%)을 가장 높게 꼽았습니다.

또 '동거관계에서 출생한 자녀에 대한 부모 지위 인정'(61.6%), '공적 가족복지서비스 수혜 시 동등한 인정'(51.9%), '사망, 장례 시 법적 배우자와 동일하게 인정'(50.2%) 순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문유경 원장은 "다양한 가족 생활의 방식과 가족 가치관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법과 실제는 다소 괴리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도 "비혼 동거 가족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전문가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하고 정책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 “비혼동거가 결혼보다 관계 만족도 높아…가사·돌봄도 훨씬 평등”
    • 입력 2021-09-15 06:01:29
    사회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남녀가 결혼한 부부보다 관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0월 만 19살~69살 일반 국민 중 남녀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 3,007명을 상대로 한 첫번째 '비혼 동거 실태조사' 결과를 오늘(15일) 발표했습니다.

■ '비혼 동거' 30대 4명 중 1명은 "집 없어서 동거"

조사 결과 동거 사유로는 전 연령층이 '별다른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38.6%)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그 외의 사유로는 남성은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6.9%), 여성은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여'(28.1%)가 높았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경우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38.6%), 30대는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9.6%)가 가장 높았습니다.

40대와 50대는 '형식적인 결혼제도에 얽매이기 싫어서'(각 33.7%, 48.4%), 60세 이상은 '결혼하기에는 나이가 많아서'(43.8%)가 가장 많았습니다.

20~30대보다 40~50대의 비혼 동거는 결혼으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가 아니라 적극적인 선택의 결과였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결혼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낮게 인식하고 있는 거죠.

비슷한 맥락에서 앞으로의 법률혼 의향에 대해서는 64.4%가 있다고 답했는데, 연령별로는 30대가 69.9%로 가장 높았고 29살 이하가 65.0%로 뒤를 이었습니다.

50대는 62.9%, 40대는 55.4%였고 60세 이상은 12.5%로 매우 낮았습니다.

■ "명절·출산 부담 덜 해…여성이 해방감 더 커"

동거 경험을 긍정적으로 느낀 면에 관한 질문에는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88.4%)을 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상대방의 생활 습관을 파악하여 결혼 결정에 도움'(84.9%), '생활비 공동부담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음'(82.8%),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음'(75.4%), '명절 및 가족행사 등 부담 덜함'(72.0%)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명절이나 자녀 출산 관련 부담에 대해서는 성별 간 동의율 차이가 컸습니다.

'명절 및 가족행사 등 부담 덜함'은 남성 17.0%, 여성 31.4%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고,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음'은 남성 18.9%, 여성 35.3%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겁니다.

여성이 결혼과 함께 암묵적으로 부과되는 가족 의례나 자녀 출산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더 느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헤어짐을 위한 별도의 법적 절차가 없어 자유롭다고 느낀다'는 응답 또한 남성 18.4%, 여성 27.0%가 '매우 그렇다'고 답해 차이가 크게 드러났습니다.

법적인 혼인 상태를 시작하고 유지하다가 종료하는 일련의 절차에 대한 부담 역시 여성들이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겁니다.

■ "주택 청약, 주거비 대출, 자녀 출생신고 어려워"

동거로 인한 불편함이나 어려움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주택 청약, 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제도 이용 어려움'(50.5%)을 꼽았습니다.

'부정적 시선'(50.0%), '법적인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함'(49.2%)도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남성보단 여성이, 연령별로는 40대가 동거로 인한 불편을 경험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동거 중이면서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 양육 어려움을 경험한 비율은 '출생신고 시'(52.3%), '의료기관에서 보호자 필요 시'(47.3%), '보육시설이나 학교에서 가족관계 증명 시'(42.9%)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응답자 전체에게 물어보자 '세금 납부 시 인적공제나 교육비 혜택이 없다'(62.4%), '부모 중 1명이 보호자로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53.1%), '부정적 시선이 있다'(46.8%) 순으로 답했습니다.

■ "결혼보다 관계 만족도 높아…가사·돌봄도 훨씬 평등"

동거 커플의 경우 파트너 관계에 대해 응답자의 63%가 만족한다고 응답해 '2020년 가족실태조사'의 배우자 관계 만족도 57.0%에 비해 6.0%p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가사·돌봄 수행과 관련해 배우자 간 똑같이 하는 비율은 '시장 보기, 식사 준비, 청소 등 가사 노동' 70.0%, '자녀 양육과 교육' 61.4%로 나타났는데요.

'2020년 가족실태조사'의 응답 결과보다 각각 43.4%p, 22.2%p 높게 나타나 비혼 동거 가족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평등한 가사·돌봄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 1년간 파트너와의 갈등과 의견 충돌 경험에 대해선 '있다'고 답한 비율이 67.0%로, 47.8%로 나타났던 혼인 관계에 비해 20% 가까이 높았습니다.

관계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 "법과 현실 괴리감 있어…제도 개선 노력하겠다"

비혼 동거 가족에게 필요한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수술동의서 등과 같이 의료적 결정 시 동거인을 법적인 배우자와 동일하게 인정하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65.4%)을 가장 높게 꼽았습니다.

또 '동거관계에서 출생한 자녀에 대한 부모 지위 인정'(61.6%), '공적 가족복지서비스 수혜 시 동등한 인정'(51.9%), '사망, 장례 시 법적 배우자와 동일하게 인정'(50.2%) 순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문유경 원장은 "다양한 가족 생활의 방식과 가족 가치관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법과 실제는 다소 괴리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도 "비혼 동거 가족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전문가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하고 정책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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