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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유흥주점, 감염병법으론 형사처분 없었다…이유는?
입력 2021.09.15 (11:36) 수정 2021.09.15 (11:36) 취재K
경찰에 적발된 무허가 유흥주점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경찰에 적발된 무허가 유흥주점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

거리두기 4단계 이후, 경찰이 서울 도심 유흥주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몰래 영업한 업소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는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이 중 상당수는 '무허가 영업'이었습니다. 관할 지자체에서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고 영업한 겁니다.

그런데 경찰이 지자체에서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고 유흥주점을 운영한 업주에 대해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하지 않아 왔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식품위생법의 무허가 영업 혐의만 적용했습니다. 서울시가 집합금지 대상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허가 유흥주점은 지자체의 일상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허가받은 유흥주점보다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이 더 큽니다. 그런데 허가받은 곳만 집합금지 대상이고, 무허가는 대상이 아니어서 처벌하기 어렵다는 설명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유흥주점 단속하고도… 감염병예방법은 적용 안 해

서울 수서경찰서는 어제(14일) 새벽 1시쯤 강남구 역삼동에서 운영 중이던 불법 유흥업소를 단속해, 30대 업주 1명과 남성 접객원들, 손님 등 38명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곳은 지자체에서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업주 A 씨는 단속을 피하려고 자신이 운영하던 유흥업소 대신 100평 규모의 폐업 노래방을 인수한 뒤, 미리 예약한 여성 손님들을 상대로만 영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집합금지 명령을 어긴 것으로 보이지만, 경찰은 이 업주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만 적용할 계획입니다.

폐업 노래방을 인수해 무허가 유흥주점으로 운영된 업소 (화면제공 : 서울 수서경찰서)폐업 노래방을 인수해 무허가 유흥주점으로 운영된 업소 (화면제공 : 서울 수서경찰서)

이 업주뿐만이 아닙니다. 서울경찰청은 지자체에서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은 유흥주점에 대해서는 그 업주에게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아 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집합금지 명령 위반 여부의 1차적 판단은 서울시가 하는 것"이라며, "무허가 유흥주점은 집합금지 명령 대상이 아니라고 서울시가 판단하고 있고, 경찰은 이를 존중해 형사입건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무허가' 유흥주점은 집합금지 대상 아니다?

현재 서울시의 고시상 유흥주점은 집합금지 대상입니다.

감염병예방법 49조는 시·도지사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러한 조치 중 하나로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근거해 서울시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연장에 따른 유흥시설 방역조치 고시'를 공고하고 있습니다. 이 고시는 집합금지 대상으로 '유흥시설(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 나이트, 감성 주점, 헌팅포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벌금 3백만 원 이하의 형사처분을 받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실제 유흥 형태로 영업하고 있더라도 유흥주점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서에서 문의가 오면 무허가인 유흥주점은 집합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답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도 형사입건을 하지 않아 왔던 겁니다. 서울시는 대신 식품위생법상 무허가 영업 조항을 적용해 고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카페 주인도 벌금 3백만 원 받는데…법 적용 불합리"

하지만 현장에서는 서울시 해석대로 법을 적용하면 불합리한 결과가 나온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허가받고 영업하는 음식점과 카페 주인들도 영업시간 제한을 위반하면 벌금 3백만 원을 받는다"며, "무허가 유흥주점은 죄질이 더 나쁜데도 감염병예방법을 적용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석상 애매한 점이 있다면, 고시의 적용 대상에 '무허가 유흥주점'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서울시 '특수판매업체 방역조치 고시'의 경우, 적용 대상을 "특수판매업(다단계·후원방문·방문판매, 미신고·미등록 포함) 집합·판매 영업장소"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시가 무허가 유흥주점을 집합금지 명령 대상으로 판단해 고발해주면, 형사 입건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재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무허가’ 유흥주점, 감염병법으론 형사처분 없었다…이유는?
    • 입력 2021-09-15 11:36:19
    • 수정2021-09-15 11:36:29
    취재K
경찰에 적발된 무허가 유흥주점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경찰에 적발된 무허가 유흥주점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

거리두기 4단계 이후, 경찰이 서울 도심 유흥주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몰래 영업한 업소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는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이 중 상당수는 '무허가 영업'이었습니다. 관할 지자체에서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고 영업한 겁니다.

그런데 경찰이 지자체에서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고 유흥주점을 운영한 업주에 대해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하지 않아 왔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식품위생법의 무허가 영업 혐의만 적용했습니다. 서울시가 집합금지 대상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허가 유흥주점은 지자체의 일상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허가받은 유흥주점보다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이 더 큽니다. 그런데 허가받은 곳만 집합금지 대상이고, 무허가는 대상이 아니어서 처벌하기 어렵다는 설명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유흥주점 단속하고도… 감염병예방법은 적용 안 해

서울 수서경찰서는 어제(14일) 새벽 1시쯤 강남구 역삼동에서 운영 중이던 불법 유흥업소를 단속해, 30대 업주 1명과 남성 접객원들, 손님 등 38명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곳은 지자체에서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업주 A 씨는 단속을 피하려고 자신이 운영하던 유흥업소 대신 100평 규모의 폐업 노래방을 인수한 뒤, 미리 예약한 여성 손님들을 상대로만 영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집합금지 명령을 어긴 것으로 보이지만, 경찰은 이 업주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만 적용할 계획입니다.

폐업 노래방을 인수해 무허가 유흥주점으로 운영된 업소 (화면제공 : 서울 수서경찰서)폐업 노래방을 인수해 무허가 유흥주점으로 운영된 업소 (화면제공 : 서울 수서경찰서)

이 업주뿐만이 아닙니다. 서울경찰청은 지자체에서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은 유흥주점에 대해서는 그 업주에게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아 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집합금지 명령 위반 여부의 1차적 판단은 서울시가 하는 것"이라며, "무허가 유흥주점은 집합금지 명령 대상이 아니라고 서울시가 판단하고 있고, 경찰은 이를 존중해 형사입건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무허가' 유흥주점은 집합금지 대상 아니다?

현재 서울시의 고시상 유흥주점은 집합금지 대상입니다.

감염병예방법 49조는 시·도지사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러한 조치 중 하나로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근거해 서울시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연장에 따른 유흥시설 방역조치 고시'를 공고하고 있습니다. 이 고시는 집합금지 대상으로 '유흥시설(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 나이트, 감성 주점, 헌팅포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벌금 3백만 원 이하의 형사처분을 받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아무런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실제 유흥 형태로 영업하고 있더라도 유흥주점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서에서 문의가 오면 무허가인 유흥주점은 집합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답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도 형사입건을 하지 않아 왔던 겁니다. 서울시는 대신 식품위생법상 무허가 영업 조항을 적용해 고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카페 주인도 벌금 3백만 원 받는데…법 적용 불합리"

하지만 현장에서는 서울시 해석대로 법을 적용하면 불합리한 결과가 나온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허가받고 영업하는 음식점과 카페 주인들도 영업시간 제한을 위반하면 벌금 3백만 원을 받는다"며, "무허가 유흥주점은 죄질이 더 나쁜데도 감염병예방법을 적용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석상 애매한 점이 있다면, 고시의 적용 대상에 '무허가 유흥주점'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서울시 '특수판매업체 방역조치 고시'의 경우, 적용 대상을 "특수판매업(다단계·후원방문·방문판매, 미신고·미등록 포함) 집합·판매 영업장소"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시가 무허가 유흥주점을 집합금지 명령 대상으로 판단해 고발해주면, 형사 입건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재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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