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관, 5·18 이전 ‘反전두환 역 쿠데타’ 시도 세력 정보 입수

입력 2021.09.16 (09:36) 수정 2021.09.1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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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 민주화 운동 직전, 미국 대사관이 한국군 내부에 전두환에 대한 '역(逆) 쿠데타' 모의세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는 사실이 미국 정부 문서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오늘(16일) 미 국무부가 외교부에 전달한 882쪽 분량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외교문서에는, 이 같은 내용을 1980년 2월 주한 미국 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한 '한국군 불안정성에 대한 추가 증거'라는 제목의 전문도 포함됐습니다.

이 문서는 미국 대사관이 '이범준(General Rhee Bomb June)'이라는 이름의 장군으로부터 12.12 사태를 되돌리려는 한국군 내 '반(反) 전두환' 시도 세력의 정보를 입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문서를 보면, 당시 미 대사관은 제보자인 이범준에게 미국 정부가 12·12 사태 주모자들의 권력 확장과 민간정부 장악에 반대하는 동시에, 이를 되돌리려는 군 내부 움직임 또한 반대한다는 강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본국에 제언했습니다.

또 최규하 대통령에게 미국이 양측 세력에 모두 강하게 경고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니 상부의 승인을 바란다고도 밝혔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문서와 관련해 "1980년대 초 역(逆) 쿠데타 시도는 잘 알려져 있었으나 관련된 전문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역(逆) 쿠데타 시도' 관련 정보를 미국 측에 알려준 것으로 특정된 '이범준' 장군의 신상은 정확히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1980년 5월, 학생들과 한국 정부 간 심각한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두환이 이미 2~3개의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는 내용도 미 백악관 NSC 문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5·18 진상규명위 관계자는 이 문서 내용에 대해 공수여단 이동의 실질적 명령권자가 전두환인 것을 지목하고, 전두환이 당시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미국이 인정한 대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당시 미국의 주된 대외 관심사는 이란 문제였던 만큼, 이 문서가 당시 지미 카터 미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봤습니다.

이번 공개는 5·18 관련 진상규명을 위해선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필요하다는 시민단체와 학계의 의견에 따른 우리 정부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하면서 이뤄졌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43건의 문서 공개에 이어 올해는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5·18 관련 문서 14건과 21건을 추가로 비밀해제했습니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5·18 관련 미측 문서의 추가적인 비밀해제를 위해 미국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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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대사관, 5·18 이전 ‘反전두환 역 쿠데타’ 시도 세력 정보 입수
    • 입력 2021-09-16 09:36:08
    • 수정2021-09-16 11:56:11
    정치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직전, 미국 대사관이 한국군 내부에 전두환에 대한 '역(逆) 쿠데타' 모의세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는 사실이 미국 정부 문서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오늘(16일) 미 국무부가 외교부에 전달한 882쪽 분량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외교문서에는, 이 같은 내용을 1980년 2월 주한 미국 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한 '한국군 불안정성에 대한 추가 증거'라는 제목의 전문도 포함됐습니다.

이 문서는 미국 대사관이 '이범준(General Rhee Bomb June)'이라는 이름의 장군으로부터 12.12 사태를 되돌리려는 한국군 내 '반(反) 전두환' 시도 세력의 정보를 입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문서를 보면, 당시 미 대사관은 제보자인 이범준에게 미국 정부가 12·12 사태 주모자들의 권력 확장과 민간정부 장악에 반대하는 동시에, 이를 되돌리려는 군 내부 움직임 또한 반대한다는 강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본국에 제언했습니다.

또 최규하 대통령에게 미국이 양측 세력에 모두 강하게 경고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니 상부의 승인을 바란다고도 밝혔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문서와 관련해 "1980년대 초 역(逆) 쿠데타 시도는 잘 알려져 있었으나 관련된 전문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역(逆) 쿠데타 시도' 관련 정보를 미국 측에 알려준 것으로 특정된 '이범준' 장군의 신상은 정확히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1980년 5월, 학생들과 한국 정부 간 심각한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두환이 이미 2~3개의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는 내용도 미 백악관 NSC 문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5·18 진상규명위 관계자는 이 문서 내용에 대해 공수여단 이동의 실질적 명령권자가 전두환인 것을 지목하고, 전두환이 당시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미국이 인정한 대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당시 미국의 주된 대외 관심사는 이란 문제였던 만큼, 이 문서가 당시 지미 카터 미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봤습니다.

이번 공개는 5·18 관련 진상규명을 위해선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필요하다는 시민단체와 학계의 의견에 따른 우리 정부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하면서 이뤄졌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43건의 문서 공개에 이어 올해는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5·18 관련 문서 14건과 21건을 추가로 비밀해제했습니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5·18 관련 미측 문서의 추가적인 비밀해제를 위해 미국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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