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보고서 “김용 전 총재 참모들, 기업환경평가 중국 순위 올리려 압력”

입력 2021.09.17 (05:09) 수정 2021.09.17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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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일부 인사들이 2018년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조사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보고서는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실의 참모들과 현재 국제통화기금 총재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당시 세계은행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은행 이사회가 현지 시각으로 16일 법무법인 윌머헤일을 통해 진행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 공개를 승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은행은 2017년 10월 발표된 2018년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의 순위가 78위가 아닌 85위여야 했다면서 지난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사 보고서는 최고위층의 ‘과도한 압력’을 언급했는데, 우선 김용 당시 총재실 참모들이 중국의 점수를 올리기 위해 평가 방식을 변경하도록 하는 직·간접 압력을 이메일 등으로 행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는 김 전 총재의 지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김 총재가 중국 자료를 부당하게 수정하라고 직접 지시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다”고 적었습니다.

“보고서 방법론의 개선 필요성과 함께 중국의 경제개혁을 장려한 것이 불만을 표시하는 모든 나라에 했던 똑같은 반응이었다”는 김 전 총재의 반박도 실었습니다.

보고서는 다음으로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의 CEO와 한 핵심 보좌관이 중국의 점수를 세부적으로 수정하고 순위를 올리라고 했다며, 이를 또 다른 갈래의 압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AFP는 보고서에 게오르기에바가 세계은행 고위 인사를 꾸짖었다는 내용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세계은행은 대규모 자본 확충을 위해 중국의 지원을 추진하던 시점이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은 전년인 2017년도 보고서에서 순위가 78위로 나오자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오르기에바는 성명을 내고 “조사에서 발견한 내용과 해석에 대해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IMF 집행 이사들과 회의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는 규제 환경, 기업 창업 편의성, 사회간접시설 등을 평가한 뒤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작성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환경평가 순위의 진실성이 몇 년간 격렬한 논쟁의 원천이었다며 2018년 W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칠레의 순위 변경에 의문을 표하며 사퇴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이 보고서가 공개된 뒤 “이는 심각한 조사 결과이고 보고서를 분석하고 있다”며 “우리의 주된 책임은 금제금융기구의 진실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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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7 05:09:37
    • 수정2021-09-17 05:16:54
    국제
세계은행 일부 인사들이 2018년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조사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보고서는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실의 참모들과 현재 국제통화기금 총재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당시 세계은행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은행 이사회가 현지 시각으로 16일 법무법인 윌머헤일을 통해 진행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 공개를 승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은행은 2017년 10월 발표된 2018년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의 순위가 78위가 아닌 85위여야 했다면서 지난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사 보고서는 최고위층의 ‘과도한 압력’을 언급했는데, 우선 김용 당시 총재실 참모들이 중국의 점수를 올리기 위해 평가 방식을 변경하도록 하는 직·간접 압력을 이메일 등으로 행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는 김 전 총재의 지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김 총재가 중국 자료를 부당하게 수정하라고 직접 지시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다”고 적었습니다.

“보고서 방법론의 개선 필요성과 함께 중국의 경제개혁을 장려한 것이 불만을 표시하는 모든 나라에 했던 똑같은 반응이었다”는 김 전 총재의 반박도 실었습니다.

보고서는 다음으로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의 CEO와 한 핵심 보좌관이 중국의 점수를 세부적으로 수정하고 순위를 올리라고 했다며, 이를 또 다른 갈래의 압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AFP는 보고서에 게오르기에바가 세계은행 고위 인사를 꾸짖었다는 내용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세계은행은 대규모 자본 확충을 위해 중국의 지원을 추진하던 시점이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은 전년인 2017년도 보고서에서 순위가 78위로 나오자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오르기에바는 성명을 내고 “조사에서 발견한 내용과 해석에 대해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IMF 집행 이사들과 회의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는 규제 환경, 기업 창업 편의성, 사회간접시설 등을 평가한 뒤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작성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환경평가 순위의 진실성이 몇 년간 격렬한 논쟁의 원천이었다며 2018년 W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칠레의 순위 변경에 의문을 표하며 사퇴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이 보고서가 공개된 뒤 “이는 심각한 조사 결과이고 보고서를 분석하고 있다”며 “우리의 주된 책임은 금제금융기구의 진실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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