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취재후] 폐업 준비하시나요?…‘철거 먹튀’ 조심하세요!
입력 2021.09.18 (11:50) 수정 2021.09.18 (11:51) 취재후

요즘에 코로나 때문인지 철거업체도 엄청 많이 생겼어요. 한 20~30% 늘어난 것 같아요. 그런 상황이다 보니 업체 간 경쟁도 심하고….

한 철거업체 대표의 말입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인지 처음부터 과도하게 낮은 금액을 제시한 뒤 추가금을 요구하다가 돈을 더 안 주면 잠적해버리는 비양심적인 곳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른바 '철거 먹튀'를 당했다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방배동 DVD방을 폐업하며 철거를 맡겼다가 피해를 본 온경래 씨 사례를 취재하며 확인한 '철거 먹튀' 피하는 법을 공유합니다.

[연관기사][제보] 폐업하려 철거 맡겼는데…업체 ‘먹튀’에 두 번 우는 자영업자

■과도하게 싼 금액은 피해라

폐업을 위해 철거를 하려는 자영업자는 철거업자들을 불러 ‘견적’을 봅니다. 철거업자가 매장을 직접 살펴보고 철거에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살펴본 뒤, 특정 금액에 철거할 수 있다고 자영업자에게 제시하는 겁니다.

이때 4개 업체가 1,500만 원 안팎을 제시하는데 1,000만 원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다면 피하라는 겁니다.

이런 업체는 낮은 금액을 제시해 일을 따낸 후 추가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DVD방 업주 온 씨가 철거업자와 작성한 견적서DVD방 업주 온 씨가 철거업자와 작성한 견적서

한 철거업자는 "철거는 철거인력 인건비, 폐기물 수거비용 등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철거업자별로 견적 비용이 크게 차이 나기 어려운 구조인데, 이 상황에서 지나치게 낮은 금액을 제시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럴싸한 홈페이지에 속지 마라

온 씨도 철거를 맡기려 철거업체를 찾다가 인터넷에 나온 그럴듯한 홈페이지에 속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온 씨가 일을 맡겼던 'OO 철거'홈페이지를 가보면 각종 철거 공사를 공법별로 설명하고, 시공사례에 대형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을 철거하는 사진까지 넣어 뒀습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업체 주소는 DVD방과 같은 방배동이었는데, 해당 주소지의 5층짜리 건물에 OO 철거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OO 철거 철거업자 오 모 씨에게 확인했습니다.

오 씨는 6년 전에 그 건물에 있을 때 홈페이지 제작 업자에게 의뢰해 만든 홈페이지인데, 홈페이지 안에 적힌 주소를 변경하기 어려워 그냥 뒀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부동산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부동산에선 최근 10년 안에 그 건물에 철거업체가 있었던 적은 없고, OO 철거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오 씨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6년 전 주소지로 적은 건물 4~5층의 원룸텔에 살았다며 내가 살던 곳이니 주소지로 적은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애초에 ‘OO 철거’라는 간판이 붙은 별도의 공간은 없었던 겁니다.

■작업한 것 이상으로 돈을 주지 마라

OO 철거 오 씨는 DVD방 업주 온 씨에게 작업 첫날부터 공사비를 모두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코로나 19로 망해서 나가는 자영업자들이 많아 일을 다 해주고 나서도 잔금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먼저 돈을 주면 일을 싹 다 해주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OO 철거 오 씨는 돈을 미리 받는 경우도 많다고 본인은 늘 그렇게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철거업자들은 잔금까지 미리 다 받는 경우는 없다고 말합니다. 일 한 거 이상으로 돈을 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계약금, 중도금, 잔금 정도로 나눠서 일 시작 전에 10~20%를 내고, 중간에 30% 정도를 내고, 일을 다 끝내고 나면 현장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나머지 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한 철거업자는 "철거는 기간이 짧아서 계약금만 받고 중도금 없이 일을 다 끝낸 후 잔금을 한 번에 받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폐업하고 나가는 자영업자도 철거를 마친 후 건물주에게 보증금을 받아 그 돈으로 철거업자에게 잔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돈을 떼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약서나 견적서, 문자라도 증빙을 남겨라

철거 작업에서도 견적을 볼 당시 발견하지 못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추가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추가금이 발생할 일이 생기면 일을 맡긴 자영업자와 철거업자가 합의해 추가금 액수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때 분쟁을 피할 수 있도록 추가금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한다는 등의 내용을 계약서나 견적서에 남겨두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추가금 문제뿐 아니라 공사 기간, 중도금 및 잔금 지급방식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철거업자는 "철거 일을 하다 보면 계약서를 일일이 쓰기가 어려워서 문자로 항상 얘기한다"며 "계약서든 문자든 명확하게 증빙을 남기는 게 서로에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경찰 고소해도 사기죄 처벌 어려워…민사는 법률구조공단 지원 가능

DVD방 업주 온 씨는 경찰에 철거업자를 신고했지만, 경찰에선 “이런 경우가 많은데, 사기죄로는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형법상 사기는 '사람을 속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철거업자 오 씨가 고의적으로 또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먹튀'를 하려 했다는 걸 입증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기죄 처벌이 어렵다는 겁니다.

변호사들은 이 같은 경우 민사 손해배상청구 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소송 비용이 부담될 수 있는데,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기준 중위소득 125% 이하이거나 매출액 기준 연 매출액 2억 원 이하인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무료법률구조라고 해서 소송비용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371건, 올해는 8월까지 249건의 소송비용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소송은 시간이 걸리고, 철거업자가 '먹튀'하고 떠난 현장을 방치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일을 찾는 자영업자에게 밑천이 될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철거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치하는 기간 동안 임대료까지 물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철거업자를 잘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철거업자들은 조언했습니다.
  • [취재후] 폐업 준비하시나요?…‘철거 먹튀’ 조심하세요!
    • 입력 2021-09-18 11:50:54
    • 수정2021-09-18 11:51:27
    취재후

요즘에 코로나 때문인지 철거업체도 엄청 많이 생겼어요. 한 20~30% 늘어난 것 같아요. 그런 상황이다 보니 업체 간 경쟁도 심하고….

한 철거업체 대표의 말입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인지 처음부터 과도하게 낮은 금액을 제시한 뒤 추가금을 요구하다가 돈을 더 안 주면 잠적해버리는 비양심적인 곳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른바 '철거 먹튀'를 당했다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방배동 DVD방을 폐업하며 철거를 맡겼다가 피해를 본 온경래 씨 사례를 취재하며 확인한 '철거 먹튀' 피하는 법을 공유합니다.

[연관기사][제보] 폐업하려 철거 맡겼는데…업체 ‘먹튀’에 두 번 우는 자영업자

■과도하게 싼 금액은 피해라

폐업을 위해 철거를 하려는 자영업자는 철거업자들을 불러 ‘견적’을 봅니다. 철거업자가 매장을 직접 살펴보고 철거에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살펴본 뒤, 특정 금액에 철거할 수 있다고 자영업자에게 제시하는 겁니다.

이때 4개 업체가 1,500만 원 안팎을 제시하는데 1,000만 원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다면 피하라는 겁니다.

이런 업체는 낮은 금액을 제시해 일을 따낸 후 추가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DVD방 업주 온 씨가 철거업자와 작성한 견적서DVD방 업주 온 씨가 철거업자와 작성한 견적서

한 철거업자는 "철거는 철거인력 인건비, 폐기물 수거비용 등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철거업자별로 견적 비용이 크게 차이 나기 어려운 구조인데, 이 상황에서 지나치게 낮은 금액을 제시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럴싸한 홈페이지에 속지 마라

온 씨도 철거를 맡기려 철거업체를 찾다가 인터넷에 나온 그럴듯한 홈페이지에 속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온 씨가 일을 맡겼던 'OO 철거'홈페이지를 가보면 각종 철거 공사를 공법별로 설명하고, 시공사례에 대형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을 철거하는 사진까지 넣어 뒀습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업체 주소는 DVD방과 같은 방배동이었는데, 해당 주소지의 5층짜리 건물에 OO 철거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OO 철거 철거업자 오 모 씨에게 확인했습니다.

오 씨는 6년 전에 그 건물에 있을 때 홈페이지 제작 업자에게 의뢰해 만든 홈페이지인데, 홈페이지 안에 적힌 주소를 변경하기 어려워 그냥 뒀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부동산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부동산에선 최근 10년 안에 그 건물에 철거업체가 있었던 적은 없고, OO 철거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오 씨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6년 전 주소지로 적은 건물 4~5층의 원룸텔에 살았다며 내가 살던 곳이니 주소지로 적은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애초에 ‘OO 철거’라는 간판이 붙은 별도의 공간은 없었던 겁니다.

■작업한 것 이상으로 돈을 주지 마라

OO 철거 오 씨는 DVD방 업주 온 씨에게 작업 첫날부터 공사비를 모두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코로나 19로 망해서 나가는 자영업자들이 많아 일을 다 해주고 나서도 잔금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먼저 돈을 주면 일을 싹 다 해주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OO 철거 오 씨는 돈을 미리 받는 경우도 많다고 본인은 늘 그렇게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철거업자들은 잔금까지 미리 다 받는 경우는 없다고 말합니다. 일 한 거 이상으로 돈을 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계약금, 중도금, 잔금 정도로 나눠서 일 시작 전에 10~20%를 내고, 중간에 30% 정도를 내고, 일을 다 끝내고 나면 현장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나머지 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한 철거업자는 "철거는 기간이 짧아서 계약금만 받고 중도금 없이 일을 다 끝낸 후 잔금을 한 번에 받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폐업하고 나가는 자영업자도 철거를 마친 후 건물주에게 보증금을 받아 그 돈으로 철거업자에게 잔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돈을 떼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약서나 견적서, 문자라도 증빙을 남겨라

철거 작업에서도 견적을 볼 당시 발견하지 못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추가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추가금이 발생할 일이 생기면 일을 맡긴 자영업자와 철거업자가 합의해 추가금 액수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때 분쟁을 피할 수 있도록 추가금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한다는 등의 내용을 계약서나 견적서에 남겨두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추가금 문제뿐 아니라 공사 기간, 중도금 및 잔금 지급방식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철거업자는 "철거 일을 하다 보면 계약서를 일일이 쓰기가 어려워서 문자로 항상 얘기한다"며 "계약서든 문자든 명확하게 증빙을 남기는 게 서로에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경찰 고소해도 사기죄 처벌 어려워…민사는 법률구조공단 지원 가능

DVD방 업주 온 씨는 경찰에 철거업자를 신고했지만, 경찰에선 “이런 경우가 많은데, 사기죄로는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형법상 사기는 '사람을 속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철거업자 오 씨가 고의적으로 또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먹튀'를 하려 했다는 걸 입증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기죄 처벌이 어렵다는 겁니다.

변호사들은 이 같은 경우 민사 손해배상청구 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소송 비용이 부담될 수 있는데,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기준 중위소득 125% 이하이거나 매출액 기준 연 매출액 2억 원 이하인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무료법률구조라고 해서 소송비용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371건, 올해는 8월까지 249건의 소송비용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소송은 시간이 걸리고, 철거업자가 '먹튀'하고 떠난 현장을 방치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일을 찾는 자영업자에게 밑천이 될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철거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치하는 기간 동안 임대료까지 물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철거업자를 잘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철거업자들은 조언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