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 누가 샀을까

입력 2021.09.22 (07:01) 수정 2021.09.2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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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외국인 주택 매수 증가 추세…중국인 가장 많아
“비중 적어도 시장에 영향 줄 수 있어”
호주, 외국인 부동산 거래 사전 ‘승인’ 받아야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가 거래됐습니다. 복층 짜리 100평대 주택으로 거래 금액이 89억 원에 이릅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매수인은 88년생 중국인입니다. 지난 7월 기준 올해 외국인이 매수한 최고가 주택입니다. 또 다른 미국인도 올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주택을 71억 원에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수십억대 초고가 주택부터 경기·인천 지역의 상대적으로 저가인 주택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입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 외국인 주택 매수 증가 추세…중국인 가장 많아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수 건수는 지난 2016년 5,713건에서 지난해 8,756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매수 건수는 5,135건으로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6,233건으로 지난해 전체 외국인 주택 매수의 70%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은 미국인으로 1,237건입니다.

중국인들은 경기 지역 주택(3,252채)을 가장 많이 사들였습니다. 다음은 서울 주택 777채, 인천 주택 728채 순이었습니다. 경기 지역에서도 수도권 서남부 지역 매수가 많았는데 중국인들이 실제 많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실거주 목적이 대부분으로 보이지만 '투자용' 매수도 적잖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의원실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를 2채 이상 보유한 외국인은 지난달(8월) 기준 2,500명이 넘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2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725명, 인천 155명 등이었습니다.


■ 전체 거래량의 0.6%…"비중 적어도 시장에 영향 줄 수 있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건수는 127만여 건, 외국인 주택 매수는 8,700여 건으로 0.6% 정도입니다.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거래 한 건만 발생해도 주변 지역 주택 가격에까지 영향을 주는 부동산 시장 특성상 향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지난 3월 부산 해운대구 경남 마리나 아파트 7층 전용 84㎡ 면적이 17억 원에 거래됐습니다. 매수자는 외국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12층이 7억 5,6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석달 만에 매매가가 9억 넘게 오른 것입니다. 한 포털 부동산에서 검색해보니 현재 이 아파트 전용 84㎡ 면적 매물의 매매가는 17억 5천만 원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이 부동산 취득 시 군사시설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등 일정 구역 내의 허가 대상 토지를 제외하고는 규모나 목적 등에 관계없이 신고만으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체 거래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아직까지 큰 문제가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래량이 계속 늘고 있어 경계 수준은 아니더라도 주의보 수준까지는 온 상태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주거용 부동산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선제적으로 적정한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호주, 외국인 부동산 거래 사전 '승인' 받아야…"우리나라도 적정 규제 필요"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입이 늘면서 가격이 급등했던 캐나다와 호주 등은 외국인 부동산 매입과 관련한 엄격한 규제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외국인 또는 외국 법인이 밴쿠버 등에서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부동산 가격의 20%를 취득세로 부과합니다. 온타리오주와 광역 토론토 지역에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 외에 비거주자 투기세 15%를 추가로 부과합니다.

호주는 외국인이 주거용 부동산을 사면 '외국인 투자 심의 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신축 주택만 구입이 가능하고, 기존 주택의 구입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부동산 매매 현황을 분석한 홍기원 의원은 "외국인 부동산 거래를 모두 투기로 단정하고 규제할 수는 없지만, 외국인의 다주택 보유 실태 및 실거주 현황, 부동산 시장가격 교란을 일으키는 고가 매수나 가족 명의의 주택보유로 인한 조세포탈 등의 부작용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사 및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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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억’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 누가 샀을까
    • 입력 2021-09-22 07:01:43
    • 수정2021-09-22 12:22:59
    취재K
외국인 주택 매수 증가 추세…중국인 가장 많아<br />“비중 적어도 시장에 영향 줄 수 있어”<br />호주, 외국인 부동산 거래 사전 ‘승인’ 받아야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가 거래됐습니다. 복층 짜리 100평대 주택으로 거래 금액이 89억 원에 이릅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매수인은 88년생 중국인입니다. 지난 7월 기준 올해 외국인이 매수한 최고가 주택입니다. 또 다른 미국인도 올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주택을 71억 원에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수십억대 초고가 주택부터 경기·인천 지역의 상대적으로 저가인 주택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입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 외국인 주택 매수 증가 추세…중국인 가장 많아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수 건수는 지난 2016년 5,713건에서 지난해 8,756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매수 건수는 5,135건으로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6,233건으로 지난해 전체 외국인 주택 매수의 70%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은 미국인으로 1,237건입니다.

중국인들은 경기 지역 주택(3,252채)을 가장 많이 사들였습니다. 다음은 서울 주택 777채, 인천 주택 728채 순이었습니다. 경기 지역에서도 수도권 서남부 지역 매수가 많았는데 중국인들이 실제 많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실거주 목적이 대부분으로 보이지만 '투자용' 매수도 적잖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의원실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를 2채 이상 보유한 외국인은 지난달(8월) 기준 2,500명이 넘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2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725명, 인천 155명 등이었습니다.


■ 전체 거래량의 0.6%…"비중 적어도 시장에 영향 줄 수 있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건수는 127만여 건, 외국인 주택 매수는 8,700여 건으로 0.6% 정도입니다.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거래 한 건만 발생해도 주변 지역 주택 가격에까지 영향을 주는 부동산 시장 특성상 향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지난 3월 부산 해운대구 경남 마리나 아파트 7층 전용 84㎡ 면적이 17억 원에 거래됐습니다. 매수자는 외국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12층이 7억 5,6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석달 만에 매매가가 9억 넘게 오른 것입니다. 한 포털 부동산에서 검색해보니 현재 이 아파트 전용 84㎡ 면적 매물의 매매가는 17억 5천만 원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이 부동산 취득 시 군사시설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등 일정 구역 내의 허가 대상 토지를 제외하고는 규모나 목적 등에 관계없이 신고만으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체 거래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아직까지 큰 문제가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래량이 계속 늘고 있어 경계 수준은 아니더라도 주의보 수준까지는 온 상태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주거용 부동산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선제적으로 적정한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호주, 외국인 부동산 거래 사전 '승인' 받아야…"우리나라도 적정 규제 필요"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입이 늘면서 가격이 급등했던 캐나다와 호주 등은 외국인 부동산 매입과 관련한 엄격한 규제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외국인 또는 외국 법인이 밴쿠버 등에서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부동산 가격의 20%를 취득세로 부과합니다. 온타리오주와 광역 토론토 지역에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 외에 비거주자 투기세 15%를 추가로 부과합니다.

호주는 외국인이 주거용 부동산을 사면 '외국인 투자 심의 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신축 주택만 구입이 가능하고, 기존 주택의 구입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부동산 매매 현황을 분석한 홍기원 의원은 "외국인 부동산 거래를 모두 투기로 단정하고 규제할 수는 없지만, 외국인의 다주택 보유 실태 및 실거주 현황, 부동산 시장가격 교란을 일으키는 고가 매수나 가족 명의의 주택보유로 인한 조세포탈 등의 부작용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사 및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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