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말랐어요”…추석에 더 애타는 이산가족

입력 2021.09.22 (07:15) 수정 2021.09.2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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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는 오늘 같은 명절에 더욱 외로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인데요.

지난 2018년 8월을 마지막으로, 벌써 3년째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봉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는 이산가족들을 김소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88살의 김기홍 할아버지는 1950년 10월, 고향인 평안북도 정주를 떠났습니다.

아버지 손을 잡고 남으로 내려온 그 날 이후 어머니와 여동생은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김기홍/88살/이산가족 : "가족들이야 한 보름 있으면 유엔군이 다시 들어올 때 다시 따라 들어가면 되니까 그렇게 생각들 다 했지. 몇 년이 걸린다는 건 상상도 못 했죠."]

4살 아래 여동생 이름은 김기옥, 지금은 생사조차 모릅니다.

[박영순/김기홍 씨 아내 : "(이산가족 상봉을) 할 때마다 신청을 했대요. 그런데 한 번도 해당이 안 되는 가봐요. 이제는 뭐 자포자기하고 있죠. 나이도 많으니까."]

올해 87살인 이인범 할아버지도 매년 추석이 되면 대가족으로 북적이던 고향 집 생각이 더 간절해집니다.

[이인범/87살/이산가족 : "추석이 되면 말이죠, 어머니 생각하면 제가 자꾸 눈물이 나요. 제가 어렸을 때는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해보고."]

1948년 평안북도 용천에 두고 온 부모 형제는 남북이 갈리면서 73년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인범/이산가족 : "누가 살고 있는가, 없는가 말이죠. 서신 교환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뭐 그 외에는 전부 어렵지 않습니까 지금."]

지난 1988년 이후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 3천여 명, 이 중 생존자는 4만 7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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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도 말랐어요”…추석에 더 애타는 이산가족
    • 입력 2021-09-22 07:15:34
    • 수정2021-09-22 08: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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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는 오늘 같은 명절에 더욱 외로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인데요.

지난 2018년 8월을 마지막으로, 벌써 3년째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봉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는 이산가족들을 김소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88살의 김기홍 할아버지는 1950년 10월, 고향인 평안북도 정주를 떠났습니다.

아버지 손을 잡고 남으로 내려온 그 날 이후 어머니와 여동생은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김기홍/88살/이산가족 : "가족들이야 한 보름 있으면 유엔군이 다시 들어올 때 다시 따라 들어가면 되니까 그렇게 생각들 다 했지. 몇 년이 걸린다는 건 상상도 못 했죠."]

4살 아래 여동생 이름은 김기옥, 지금은 생사조차 모릅니다.

[박영순/김기홍 씨 아내 : "(이산가족 상봉을) 할 때마다 신청을 했대요. 그런데 한 번도 해당이 안 되는 가봐요. 이제는 뭐 자포자기하고 있죠. 나이도 많으니까."]

올해 87살인 이인범 할아버지도 매년 추석이 되면 대가족으로 북적이던 고향 집 생각이 더 간절해집니다.

[이인범/87살/이산가족 : "추석이 되면 말이죠, 어머니 생각하면 제가 자꾸 눈물이 나요. 제가 어렸을 때는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해보고."]

1948년 평안북도 용천에 두고 온 부모 형제는 남북이 갈리면서 73년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인범/이산가족 : "누가 살고 있는가, 없는가 말이죠. 서신 교환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뭐 그 외에는 전부 어렵지 않습니까 지금."]

지난 1988년 이후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 3천여 명, 이 중 생존자는 4만 7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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