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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에 열광하는 어린이들…그들은 왜?
입력 2021.09.28 (07:00) 취재K
■ 공룡, 스크린에 등장하다!

"그랜트와 새틀러 박사, 말콤 박사, 그리고 아이들이 투어 차량을 타고 쥬라기 공원에 들어간 밤. 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갑자기 투어 차량 위로 피 묻은 뼈다귀가 떨어집니다. 옆을 올려다보니 티라노사우루스가 먹이를 집어삼키며 등장합니다. 투어 차량 안에 타고 있는 먹잇감을 발견한 쥬라기 공원의 공룡들... 공룡의 인간 사냥이 시작됩니다."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법한 화제작이였죠.

그동안 화석 정도로만 인식해 왔던 공룡을, 마치 살아 숨쉬는 듯 스크린에 생생하게 올려놓은 영화였습니다. 나이 불문하고 인기가 많았지만 특히 아이들이 좋아해서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인 IMDB(Internet Movie Database) 평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우리 돈 1조 천5백억의 누적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 공룡을 좋아하게 되는 생물학적 이유

CNN은 9월 24일 '왜 공룡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원제: Dinosaurs are colossal beings that shaped our childhood. Psychologists share why they capture kids’ hearts)'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많은 아이들이 공룡을 좋아하는데, 아이들의 연령대 중에서도 특정 시기가 있다고 합니다.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공룡이 화석 형태를 벗어나 더욱 리얼하게 그려지면서 아이들의 공룡 사랑은 극대화됐습니다.

그런데 그 특정 시기는 생물학적인 이유 때문에 찾아온다고 하는데요.

CNN이 인터뷰한 미국소아과학회의 아서 라빈(Arthur Lavin) 교수에 따르면, 아기가 태어나면 첫
3개월은 본인의 존재를 모릅니다. 그리고 생후 1년 동안은 자아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18개월에서 3년 사이에 자아가 어느 정도 형성되지만 그래도 주위 세상에 대한 혼란스러움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3살부터는 혼란스러움이 점차 잠잠해지고 주위 세상을 인지하게 되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집니다. 상상과 감정의 힘이 점차 자라면서 자아가 완성되는데, 이 과정을 거치며 본인만의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3~4살 때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놀이에 대한 집착이 시작됩니다. 공룡은 물론 요정이나 유니콘, 괴물 등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아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상에 대해 집착합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 이대로 괜찮을까?

티라노사우루스, 벨로키랍토르, 안킬로사우루스, 프로토케라톱스...

이렇게 복잡하고 발음도 어려운 공룡 이름을 숫자도 제대로 못 세는 아이들이 어쩌면 그리 잘 외우는 걸까요? 이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식습관과 생김새 등까지 줄줄 외우고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본 어른들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어른들에게도 길고 어렵게 느껴지고 기억하기 힘든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예일대 약대 엘리 르보위츠(Eli Lebowitz) 조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린아이들은 언어능력이 발달하는 나이여서 어른들보다 공룡 이름을 기억하기가 쉽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한글이나 숫자 공부를 하지 않고 너무 상상 속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며 걱정하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소아과학회의 논문, ‘놀이의 힘: 아이들의 발달을 향상시키는 소아과의 역할’(The Power of Play: A Pediatric Role in Enhancing Development in Young Children)에 나온 연구결과를 보면, 아이들이 이런 상상의 세계 속에서 노는 건 좋다고 하니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공부하며 놀다 보면 언어능력, 사회 적응력, 그리고 수학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라네요.

더 나아가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공룡 등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관심을 갖지만, 이 관심이 오래가진 않습니다. 아서 라빈(Arthur Lavin)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의 어린이는 5~6살이 되면 공룡을 포함해 상상 속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잃는다고 합니다. 현실을 보게 되는 나이가 됐기 때문입니다.

3~4살 때는 본인과 가족만 보이는데 1~2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고 남들과 어울리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됩니다. 그러니 아이들을 우려하기보단 아이들이 공룡을 동경하는 마음을 인정해주고 동심으로 돌아가 보면 어떨까요.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 공룡에 관한 오해와 미스터리

어떻게 보면 공룡은 무시무시한 동물입니다. 하지만 ‘아기공룡 둘리’ 등 만화책, 영화, 애니메이션을 통해 귀여운 이미지로 변신하기도 하고 친근감을 주기도 합니다.

덕분에 공룡은 전 세계 어린이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동물 중 하나가 됐습니다. 실제 모습을 본 적도 없고 반려동물처럼 집에서 키울 수도 없는데 말입니다.

심지어 6월 1일이 '세계 공룡의 날'로 정해졌다는데, 알고 계셨나요?

세계 최대의 아동 도서 출판사 스콜라스틱(Scholastic)에서 공룡 전문가 돈 레슴(Don Lessem)을 인터뷰한 ‘고생물학자로서의 삶’(Career As a Paleonologist)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전 세계에 공룡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는 100명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공룡 덕후의 시기를 거치지만 몇 년 후 이 시기를 벗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세상에 고생물학자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것이죠.

이렇게 몇 안 되는 고생물학자 중 공룡을 직접 본 사람은 없습니다. 이들은 뼈를 발굴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공룡 시대를 추측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고생물학자들의 추측이나 연구결과보다 공룡에 대한 영화나 소설이 더 친숙합니다. 그러다 보니 공룡에 대한 미스터리나 잘못된 정보를 갖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는 먹이를 먹기 위해 공룡이 입을 크게 벌리고 혀를 내미는 장면이 나옵니다. 국제학술지 ‘공공과학도서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룡의 입 구조는 악어와 비슷한 형태로, 영화에 나온 것처럼 혀를 내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처럼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공룡의 이미지와 실제 연구결과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공룡의 멸종 과정 등 전반적인 실체 파악은 언제쯤 미스터리 수준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 공룡에 열광하는 어린이들…그들은 왜?
    • 입력 2021-09-28 07:00:23
    취재K
■ 공룡, 스크린에 등장하다!

"그랜트와 새틀러 박사, 말콤 박사, 그리고 아이들이 투어 차량을 타고 쥬라기 공원에 들어간 밤. 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갑자기 투어 차량 위로 피 묻은 뼈다귀가 떨어집니다. 옆을 올려다보니 티라노사우루스가 먹이를 집어삼키며 등장합니다. 투어 차량 안에 타고 있는 먹잇감을 발견한 쥬라기 공원의 공룡들... 공룡의 인간 사냥이 시작됩니다."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법한 화제작이였죠.

그동안 화석 정도로만 인식해 왔던 공룡을, 마치 살아 숨쉬는 듯 스크린에 생생하게 올려놓은 영화였습니다. 나이 불문하고 인기가 많았지만 특히 아이들이 좋아해서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인 IMDB(Internet Movie Database) 평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우리 돈 1조 천5백억의 누적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 공룡을 좋아하게 되는 생물학적 이유

CNN은 9월 24일 '왜 공룡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원제: Dinosaurs are colossal beings that shaped our childhood. Psychologists share why they capture kids’ hearts)'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많은 아이들이 공룡을 좋아하는데, 아이들의 연령대 중에서도 특정 시기가 있다고 합니다.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공룡이 화석 형태를 벗어나 더욱 리얼하게 그려지면서 아이들의 공룡 사랑은 극대화됐습니다.

그런데 그 특정 시기는 생물학적인 이유 때문에 찾아온다고 하는데요.

CNN이 인터뷰한 미국소아과학회의 아서 라빈(Arthur Lavin) 교수에 따르면, 아기가 태어나면 첫
3개월은 본인의 존재를 모릅니다. 그리고 생후 1년 동안은 자아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18개월에서 3년 사이에 자아가 어느 정도 형성되지만 그래도 주위 세상에 대한 혼란스러움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3살부터는 혼란스러움이 점차 잠잠해지고 주위 세상을 인지하게 되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집니다. 상상과 감정의 힘이 점차 자라면서 자아가 완성되는데, 이 과정을 거치며 본인만의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3~4살 때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놀이에 대한 집착이 시작됩니다. 공룡은 물론 요정이나 유니콘, 괴물 등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아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상에 대해 집착합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 이대로 괜찮을까?

티라노사우루스, 벨로키랍토르, 안킬로사우루스, 프로토케라톱스...

이렇게 복잡하고 발음도 어려운 공룡 이름을 숫자도 제대로 못 세는 아이들이 어쩌면 그리 잘 외우는 걸까요? 이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식습관과 생김새 등까지 줄줄 외우고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본 어른들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어른들에게도 길고 어렵게 느껴지고 기억하기 힘든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예일대 약대 엘리 르보위츠(Eli Lebowitz) 조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린아이들은 언어능력이 발달하는 나이여서 어른들보다 공룡 이름을 기억하기가 쉽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한글이나 숫자 공부를 하지 않고 너무 상상 속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며 걱정하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소아과학회의 논문, ‘놀이의 힘: 아이들의 발달을 향상시키는 소아과의 역할’(The Power of Play: A Pediatric Role in Enhancing Development in Young Children)에 나온 연구결과를 보면, 아이들이 이런 상상의 세계 속에서 노는 건 좋다고 하니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공부하며 놀다 보면 언어능력, 사회 적응력, 그리고 수학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라네요.

더 나아가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공룡 등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관심을 갖지만, 이 관심이 오래가진 않습니다. 아서 라빈(Arthur Lavin)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의 어린이는 5~6살이 되면 공룡을 포함해 상상 속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잃는다고 합니다. 현실을 보게 되는 나이가 됐기 때문입니다.

3~4살 때는 본인과 가족만 보이는데 1~2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고 남들과 어울리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됩니다. 그러니 아이들을 우려하기보단 아이들이 공룡을 동경하는 마음을 인정해주고 동심으로 돌아가 보면 어떨까요.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 공룡에 관한 오해와 미스터리

어떻게 보면 공룡은 무시무시한 동물입니다. 하지만 ‘아기공룡 둘리’ 등 만화책, 영화, 애니메이션을 통해 귀여운 이미지로 변신하기도 하고 친근감을 주기도 합니다.

덕분에 공룡은 전 세계 어린이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동물 중 하나가 됐습니다. 실제 모습을 본 적도 없고 반려동물처럼 집에서 키울 수도 없는데 말입니다.

심지어 6월 1일이 '세계 공룡의 날'로 정해졌다는데, 알고 계셨나요?

세계 최대의 아동 도서 출판사 스콜라스틱(Scholastic)에서 공룡 전문가 돈 레슴(Don Lessem)을 인터뷰한 ‘고생물학자로서의 삶’(Career As a Paleonologist)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전 세계에 공룡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는 100명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공룡 덕후의 시기를 거치지만 몇 년 후 이 시기를 벗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세상에 고생물학자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것이죠.

이렇게 몇 안 되는 고생물학자 중 공룡을 직접 본 사람은 없습니다. 이들은 뼈를 발굴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공룡 시대를 추측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고생물학자들의 추측이나 연구결과보다 공룡에 대한 영화나 소설이 더 친숙합니다. 그러다 보니 공룡에 대한 미스터리나 잘못된 정보를 갖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는 먹이를 먹기 위해 공룡이 입을 크게 벌리고 혀를 내미는 장면이 나옵니다. 국제학술지 ‘공공과학도서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룡의 입 구조는 악어와 비슷한 형태로, 영화에 나온 것처럼 혀를 내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처럼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공룡의 이미지와 실제 연구결과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공룡의 멸종 과정 등 전반적인 실체 파악은 언제쯤 미스터리 수준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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