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전쟁’ 부활한다는데…이혼 건수는 급감

입력 2021.09.29 (12:02) 수정 2021.09.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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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후에 뵙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떠오르는 사람이 배우 신구 씨라면, KBS 2TV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을 기억하실 겁니다.

실제 이혼 사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저런 사람들도 있나?" 혀를 끌끌 차면서도 보게 되는 '매운맛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4년 시즌2가 끝나고 오랫동안 볼 수 없었는데 최근 인터넷TV를 통해 다음 달 '시즌3'가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혼은 최근 방송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입니다. 이혼한 사람들끼리 소개팅을 하고, 이혼 커플이 다시 만나는가 하면, 이혼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연예인들을 관찰 예능에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방송가의 '이혼 전성시대'를 보면 실제 이혼이 많이 늘어난 건가 싶은데,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통계청이 오늘(29일) 발표한 '7월 인구 동향'을 보면, 7월 이혼 건수는 8,306건으로 지난해 7월보다 1,482건(15.1%) 감소했습니다.

이런 감소율은 2004년 7월 26.4%가 줄어든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폭입니다. 2004년에는 2003년 '카드 대란'으로 이혼이 크게 늘었던 기저효과가 반영돼 감소 폭이 컸습니다.

통계청은 이혼 감소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먼저 지난해의 기저효과입니다. 지난해 4~6월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법원이 휴정하면서 이혼 접수가 미뤄졌고, 이게 7월에 몰렸습니다. 지난해 7월 이혼 건수가 많았고 올해 7월은 평상시 모습을 되찾으면서 기저효과로 감소 폭이 커졌다는 겁니다.

또, 결혼 후 4년 이하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몇 년 동안 결혼 건수가 계속 줄다 보니까 이혼 건수도 줄었다는 설명입니다.

결혼 연령층이 계속 줄고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면서 결혼 건수는 2012년 이후 줄곧 감소세입니다.

이에 따라 이혼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을 보면, 2018년과 2019년을 빼고는 모두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건 전체적인 이혼 감소 속에서도 '고령층 이혼'은 늘고 있다는 겁니다.

통계청이 오늘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 65세 이상 남자와 여자의 이혼은 각각 11.1%, 13.7% 늘었습니다.

전체 이혼 건수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남자 9.3%, 여자 5%입니다. 이 수치는 2010년만 해도 남자 3.7%, 여자 1.5%였는데 10년 만에 2~3배 늘었습니다.

65세 이상의 재혼 역시 남자 1.4%, 여자는 8.5% 늘었습니다. 30~40년 살면서 보기 싫어진 배우자와 갈라지고 새 출발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점점 줄어드는 젊은 층은 결혼을 꺼리고, 늘어나는 고령층 이혼이 늘어나는 세태 속에서 전체 이혼 감소 속에 고령층 이혼은 증가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몇 년 후에 '사랑과 전쟁' 시즌4, 시즌5가 나온다면, 배우 신구 씨가 이혼 조정위원이 아니라 주인공 배역으로 출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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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전쟁’ 부활한다는데…이혼 건수는 급감
    • 입력 2021-09-29 12:02:24
    • 수정2021-09-29 14:00:25
    취재K

"4주 후에 뵙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떠오르는 사람이 배우 신구 씨라면, KBS 2TV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을 기억하실 겁니다.

실제 이혼 사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저런 사람들도 있나?" 혀를 끌끌 차면서도 보게 되는 '매운맛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4년 시즌2가 끝나고 오랫동안 볼 수 없었는데 최근 인터넷TV를 통해 다음 달 '시즌3'가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혼은 최근 방송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입니다. 이혼한 사람들끼리 소개팅을 하고, 이혼 커플이 다시 만나는가 하면, 이혼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연예인들을 관찰 예능에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방송가의 '이혼 전성시대'를 보면 실제 이혼이 많이 늘어난 건가 싶은데,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통계청이 오늘(29일) 발표한 '7월 인구 동향'을 보면, 7월 이혼 건수는 8,306건으로 지난해 7월보다 1,482건(15.1%) 감소했습니다.

이런 감소율은 2004년 7월 26.4%가 줄어든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폭입니다. 2004년에는 2003년 '카드 대란'으로 이혼이 크게 늘었던 기저효과가 반영돼 감소 폭이 컸습니다.

통계청은 이혼 감소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먼저 지난해의 기저효과입니다. 지난해 4~6월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법원이 휴정하면서 이혼 접수가 미뤄졌고, 이게 7월에 몰렸습니다. 지난해 7월 이혼 건수가 많았고 올해 7월은 평상시 모습을 되찾으면서 기저효과로 감소 폭이 커졌다는 겁니다.

또, 결혼 후 4년 이하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몇 년 동안 결혼 건수가 계속 줄다 보니까 이혼 건수도 줄었다는 설명입니다.

결혼 연령층이 계속 줄고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면서 결혼 건수는 2012년 이후 줄곧 감소세입니다.

이에 따라 이혼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을 보면, 2018년과 2019년을 빼고는 모두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건 전체적인 이혼 감소 속에서도 '고령층 이혼'은 늘고 있다는 겁니다.

통계청이 오늘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 65세 이상 남자와 여자의 이혼은 각각 11.1%, 13.7% 늘었습니다.

전체 이혼 건수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남자 9.3%, 여자 5%입니다. 이 수치는 2010년만 해도 남자 3.7%, 여자 1.5%였는데 10년 만에 2~3배 늘었습니다.

65세 이상의 재혼 역시 남자 1.4%, 여자는 8.5% 늘었습니다. 30~40년 살면서 보기 싫어진 배우자와 갈라지고 새 출발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점점 줄어드는 젊은 층은 결혼을 꺼리고, 늘어나는 고령층 이혼이 늘어나는 세태 속에서 전체 이혼 감소 속에 고령층 이혼은 증가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몇 년 후에 '사랑과 전쟁' 시즌4, 시즌5가 나온다면, 배우 신구 씨가 이혼 조정위원이 아니라 주인공 배역으로 출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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