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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죽였다” 서로 떠넘기는 백광석·김시남…진실은?
입력 2021.09.30 (15:02) 수정 2021.09.30 (15:11) 취재K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인 백광석과 김시남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인 백광석과 김시남

지난 7월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광석과 김시남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살인 행위에 대해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

백광석은 어떤 판결이 내려지건 달게 받겠다면서도, 살인을 선제적이고 주도적·능동적으로 저지른 건 김시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시남은 살인과 관련한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백광석이 피해자를 직접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KBS는 백광석과 김시남의 사건 기록과 1·2차 재판 진술 등을 토대로 둘의 주장을 살펴봤다.


■ 백광석 "모든 공소사실 인정하지만…살인은 김시남이"

사건이 발생한 지난 7월 18일 오후 3시 16분쯤. 백광석과 김시남은 중학생 A 군이 머물던 제주시 조천읍 주택 다락방 창문을 통해 집에 들어간다.

백광석 측 주장에 따르면, 백광석과 김시남은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1층에서 다락방으로 올라오는 A 군과 마주쳤고, 곧바로 몸싸움이 시작됐다.

A 군을 제압하자 김시남은 백광석에게 테이프를 찾아오라고 지시한 뒤 허리띠로 A군의 목을 졸랐는데, 이로 인해 결국 A군이 사망했다는 게 백광석의 주장이다.

즉 살인하기로 사전에 함께 합의했던 것이 아니라, 김시남의 예상치 못한 행위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는 김시남지난 1일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는 김시남

■ 김시남 "나는 제압만…살인은 백광석이"

김시남은 전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김시남은 자신이 사건 현장에 들어갔을 당시 다락방 계단 아래에서 백광석이 A 군과 다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후 (의붓)아버지한테 무슨 짓이냐며 A 군을 뒤에서 끌어안았고, 이후 백광석이 A군을 둔기로 때리려다 실패하자 허리띠로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는 게 김시남 측 진술이다.

즉 김시남 자신은 A 군을 제압하기만 했고 살인은 백광석이 주도했다는 주장이다. 김시남은 백광석으로부터 받은 경제적 지원 역시 이 사건을 공모한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 김시남, 백광석 향해 소리치며 책임공방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지난 28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에서 두 피고인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김시남은 백광석을 형해 "저는 그 애를 죽일 마음이 없었다. 형님이 다 계획한 건데 왜 이렇게까지 거짓말을 하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또 "저는 그 애를 죽일 마음이 없었다"며 "형님이 다 계획한 것"이라고 강하게 분노를 표출했다.

백광석은 경찰에 연행됐을 당시부터 두 번째 재판까지 시종일관 주눅 든 모습을 보였지만, 목을 조른 건 김시남이라고 이야기했다.

백광석은 주도적인 행동을 한 게 누구냐고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100% 김시남"이라고 말했다. 백광석은 "저는 어떤 처벌 받아도 상관없다"며 "다 뒤집어 쓰려고 했는데 죽은 OO(피해자만) 생각하면…"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시남은 이에 대해 백광석이 "계속 말을 버벅거리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재판부는 백광석에게 김시남과 피살된 A 군은 아무런 원한이 없고, 김시남에게 준 돈도 대가성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묶는 것만 도와주기로 했던 김시남이 A 군을 살해한 게 맞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대해 백광석은 "처음부터 저와 시남이가 바뀐 것처럼 행동했다. 시남이가 죽였다"고 말했다.


■ 대검찰청 심리분석 감정관들 "백광석 진술은 판단불가, 김시남 진술은 거짓"

이날 재판에는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대검찰청 감정관 3명이 출석했다.

심리생리분석 담당관은 김시남이 허리띠로 A 군의 목을 졸라 사망하게 했다는 백광석의 진술에 대해 두 차례 모두 '판단 불능' 결과가 나왔지만, 김시남이 허리띠로 피해자의 목을 조른 사실이 없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행동분석 감정관 역시 '목을 조른 사람이 누구인지 여부'에 대해 물었을 때 김시남에게서 다른 눈동자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으며, 임상 심리를 분석한 감정관은 "김시남은 정서적 흥분이 있을 때는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같은 통합심리분석을 통해 김시남에게서 거짓 반응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시남 측 변호인은 세 감정관의 의견에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는 취지로 질문을 이어갔다. 감정관들은 주관이 개입될 수 있기 때문에 교차검증을 하고, 각종 평가 도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행동분석 감정관은 "실제 교차 검증에서 결론이 반대로 나오는 경우도 왕왕 있다"며 "하지만 교차검증에서도 김시남에게서 거짓 반응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 범행 직후 무슨 이야기 오갔나, 녹취록에는…

이날 재판에서는 범행 직후 백광석과 김시남의 녹취록도 공개됐다. 김시남은 백광석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

"형님하고 저하고 통화한 거 다 삭제시켜야 되고 형님. 삭제시켜야 되고. 형님 차에 제 것도 남아 있으니까. 다 닦은 다음에 형님 차에 가서 들어가야 되고. A 군 휴대폰 유심 있지 않습니까? 녹음될 수 있어서. 그거 변기로 내려야 돼요 형님. 휴대폰 유심 변기에 버려야돼. 나도 공범 돼요. 저도 통화내용 삭제할 거고요 형님. 지금 다시 가면 CCTV에 다시 다 걸려요. 형님. 저는 지금 완전 멘붕입니다."

백광석이 김시남과 범행을 마친 뒤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한 녹취록도 공개됐다.

"엄마 나 성질나서 머리 이빠이 돌안(화가 많이 났다.) 아무한테도 이야기하면 안 돼. 사람 죽였어. 통화한 거 삭제해."

당시 백광석은 흐느끼며 어머니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범행 도구였던 허리띠에서 김시남의 DNA가 나온 사실도 새롭게 공개됐다.


■ "엄마 지키려던 아들 죽음 헛되지 않도록 최고형 내려달라"

이날 재판에서는 피살된 중학생 A 군의 어머니의 발언도 이어졌다.

A 군의 어머니는 "겨우 16살, 꽃도 피워보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간 아들의 원한을 풀 수 있도록, 엄마를 지키고 싶었던 아들의 마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피고인들에 대한 법정최고형을 내려달라"고 오열했다.

재판부는 "아들을 잃은 고통은 가슴에 영원히 간직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유족을 달랬다.

재판부는 백광석과 김시남 가운데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누가 주도적으로 살인 행위에 가담했는지가 재판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3차 공판은 10월 27일 오후 3시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 “내가 안죽였다” 서로 떠넘기는 백광석·김시남…진실은?
    • 입력 2021-09-30 15:02:57
    • 수정2021-09-30 15:11:28
    취재K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인 백광석과 김시남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인 백광석과 김시남

지난 7월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광석과 김시남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살인 행위에 대해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

백광석은 어떤 판결이 내려지건 달게 받겠다면서도, 살인을 선제적이고 주도적·능동적으로 저지른 건 김시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시남은 살인과 관련한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백광석이 피해자를 직접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KBS는 백광석과 김시남의 사건 기록과 1·2차 재판 진술 등을 토대로 둘의 주장을 살펴봤다.


■ 백광석 "모든 공소사실 인정하지만…살인은 김시남이"

사건이 발생한 지난 7월 18일 오후 3시 16분쯤. 백광석과 김시남은 중학생 A 군이 머물던 제주시 조천읍 주택 다락방 창문을 통해 집에 들어간다.

백광석 측 주장에 따르면, 백광석과 김시남은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1층에서 다락방으로 올라오는 A 군과 마주쳤고, 곧바로 몸싸움이 시작됐다.

A 군을 제압하자 김시남은 백광석에게 테이프를 찾아오라고 지시한 뒤 허리띠로 A군의 목을 졸랐는데, 이로 인해 결국 A군이 사망했다는 게 백광석의 주장이다.

즉 살인하기로 사전에 함께 합의했던 것이 아니라, 김시남의 예상치 못한 행위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는 김시남지난 1일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는 김시남

■ 김시남 "나는 제압만…살인은 백광석이"

김시남은 전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김시남은 자신이 사건 현장에 들어갔을 당시 다락방 계단 아래에서 백광석이 A 군과 다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후 (의붓)아버지한테 무슨 짓이냐며 A 군을 뒤에서 끌어안았고, 이후 백광석이 A군을 둔기로 때리려다 실패하자 허리띠로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는 게 김시남 측 진술이다.

즉 김시남 자신은 A 군을 제압하기만 했고 살인은 백광석이 주도했다는 주장이다. 김시남은 백광석으로부터 받은 경제적 지원 역시 이 사건을 공모한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 김시남, 백광석 향해 소리치며 책임공방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지난 28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에서 두 피고인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김시남은 백광석을 형해 "저는 그 애를 죽일 마음이 없었다. 형님이 다 계획한 건데 왜 이렇게까지 거짓말을 하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또 "저는 그 애를 죽일 마음이 없었다"며 "형님이 다 계획한 것"이라고 강하게 분노를 표출했다.

백광석은 경찰에 연행됐을 당시부터 두 번째 재판까지 시종일관 주눅 든 모습을 보였지만, 목을 조른 건 김시남이라고 이야기했다.

백광석은 주도적인 행동을 한 게 누구냐고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100% 김시남"이라고 말했다. 백광석은 "저는 어떤 처벌 받아도 상관없다"며 "다 뒤집어 쓰려고 했는데 죽은 OO(피해자만) 생각하면…"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시남은 이에 대해 백광석이 "계속 말을 버벅거리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재판부는 백광석에게 김시남과 피살된 A 군은 아무런 원한이 없고, 김시남에게 준 돈도 대가성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묶는 것만 도와주기로 했던 김시남이 A 군을 살해한 게 맞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대해 백광석은 "처음부터 저와 시남이가 바뀐 것처럼 행동했다. 시남이가 죽였다"고 말했다.


■ 대검찰청 심리분석 감정관들 "백광석 진술은 판단불가, 김시남 진술은 거짓"

이날 재판에는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대검찰청 감정관 3명이 출석했다.

심리생리분석 담당관은 김시남이 허리띠로 A 군의 목을 졸라 사망하게 했다는 백광석의 진술에 대해 두 차례 모두 '판단 불능' 결과가 나왔지만, 김시남이 허리띠로 피해자의 목을 조른 사실이 없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행동분석 감정관 역시 '목을 조른 사람이 누구인지 여부'에 대해 물었을 때 김시남에게서 다른 눈동자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으며, 임상 심리를 분석한 감정관은 "김시남은 정서적 흥분이 있을 때는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같은 통합심리분석을 통해 김시남에게서 거짓 반응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시남 측 변호인은 세 감정관의 의견에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는 취지로 질문을 이어갔다. 감정관들은 주관이 개입될 수 있기 때문에 교차검증을 하고, 각종 평가 도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행동분석 감정관은 "실제 교차 검증에서 결론이 반대로 나오는 경우도 왕왕 있다"며 "하지만 교차검증에서도 김시남에게서 거짓 반응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 범행 직후 무슨 이야기 오갔나, 녹취록에는…

이날 재판에서는 범행 직후 백광석과 김시남의 녹취록도 공개됐다. 김시남은 백광석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

"형님하고 저하고 통화한 거 다 삭제시켜야 되고 형님. 삭제시켜야 되고. 형님 차에 제 것도 남아 있으니까. 다 닦은 다음에 형님 차에 가서 들어가야 되고. A 군 휴대폰 유심 있지 않습니까? 녹음될 수 있어서. 그거 변기로 내려야 돼요 형님. 휴대폰 유심 변기에 버려야돼. 나도 공범 돼요. 저도 통화내용 삭제할 거고요 형님. 지금 다시 가면 CCTV에 다시 다 걸려요. 형님. 저는 지금 완전 멘붕입니다."

백광석이 김시남과 범행을 마친 뒤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한 녹취록도 공개됐다.

"엄마 나 성질나서 머리 이빠이 돌안(화가 많이 났다.) 아무한테도 이야기하면 안 돼. 사람 죽였어. 통화한 거 삭제해."

당시 백광석은 흐느끼며 어머니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범행 도구였던 허리띠에서 김시남의 DNA가 나온 사실도 새롭게 공개됐다.


■ "엄마 지키려던 아들 죽음 헛되지 않도록 최고형 내려달라"

이날 재판에서는 피살된 중학생 A 군의 어머니의 발언도 이어졌다.

A 군의 어머니는 "겨우 16살, 꽃도 피워보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간 아들의 원한을 풀 수 있도록, 엄마를 지키고 싶었던 아들의 마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피고인들에 대한 법정최고형을 내려달라"고 오열했다.

재판부는 "아들을 잃은 고통은 가슴에 영원히 간직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유족을 달랬다.

재판부는 백광석과 김시남 가운데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누가 주도적으로 살인 행위에 가담했는지가 재판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3차 공판은 10월 27일 오후 3시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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